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71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71
“난입이라면··· 관중으로 참여하셨다가 끼어드실 생각이십니까?”
“그게 더 나을 것 같아서요.”
“하긴 굳이 저쪽 장단에 어울려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유성민과 박현우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럼 저희들은··· .”
“두 사람은 계획대로 도전하시면 됩니다. 그동안 훈련하신 이유가 스스로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인데 그 결과는 확인을 해야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에도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에이.. 우린 드래곤 나이트 모습을 보려고 왔는데 당사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하오즈만 나와서 도전자들을 상대하니까 김빠지는 거 같아.”
“나도 그래. 어디 좀 거물급들 안 나오나.”
드래곤 나이트를 불러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눈앞의 상대를 이기거나 아니면 접전을 펼칠 것.
문제는
“세계 랭킹 8위인 하오즈를 무슨 수로 이기냐고.”
대부분의 쭉정이들이 여기서 걸러졌다.
하오즈의 실력은 분명 뛰어났으나 제대로 그를 상대할 수준의 도전자가 나오지 않아 모두 초반에 탈락하는 상태였다.
드래곤 나이트에게 접근해 영입이나 계약을 해보려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모두 하오즈에게 차단당하는 상태.
그리고 하오즈의 이런 행동은 드래곤 나이트가 중국인이라는 루머에 점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드래곤 나이트 진짜 중국 사람 맞나 본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오즈가 단순히 자기보다 강하다고 저렇게 부하처럼 굴 사람은 아니지.”
“그렇지 수련광이라 어지간해서는 시끄러운 행사에 나서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나설 정도면 뭐가 있겠지.”
“어.. 저, 저거!”
그때 무대를 지켜보던 관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천천히 하오즈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턱수염에 근육질의 몸을 자랑하는 헌터.
미국의 2번째 강자 크리스 도노반의 출현이었다.
“오.. 이번에는 제대로 거물이 등장했네.”
“일단 랭킹도 하오즈보다 한 단계 위니까 기대해봐도 되겠는데.”
잠시 주변을 둘러 본 크리스가 말했다.
“오랜만이야 하오즈.”
“그렇군요.”
“드래곤 나이트에게 도전하려고 하는데 나도 자격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지?”
“물론입니다. 당신이라면 충분히 드래곤 나이트를 만날 자격이 있죠. 하지만··· .”
하오즈는 천천히 검을 뽑아 그를 겨누었다.
“일단 나에게 검증을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크리스의 눈이 찌푸려졌다.
“검증.. 검증이라 말이 좀 그렇네. 마치 자네가 나보다 더 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잖아.”
“나는 이미 드래곤 나이트에게 패했소. 나를 꺾지 않는 이상 그에게 도전할 자격은 없지.”
크리스가 고개를 꺾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우선 널 쓰러뜨리고 그 잘난 드래곤 나이트를 불러내겠다.”
번개를 머금은 크리스의 주먹이 하오즈에게 날아갔다.
퍼어어엉
반경 수십 미터를 울릴 무지막지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폭음과 충격파를 만들어 낸 크리스가 손목을 꺾으며 다가왔다.
“빨리 끝내보자고.”
충격파를 흘려내며 뒤로 물러난 하오즈의 검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지.”
***
펑펑펑
계속되는 크리스의 공격을 하오즈는 검으로 흘려내거나 튕겨내며 여유롭게 상대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크리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가 이렇게 여유롭지?’
대인전에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하오즈라도 자신이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카일 제임스라는 벽을 경험한 후 그 외의 상대는 모두 하찮게 보였으니까.
‘쪽팔리게 이런 곳에서 막힐 수는 없지.’
크리스가 아껴뒀던 스킬을 사용하며 힘을 끌어모으려던 그때였다.
“나름 쓸 만은 하겠군.”
마력이 깃든 검을 휘둘러 크리스를 밀어낸 하오즈가 말했다.
“드래곤 나이트를 만나기에 충분한 실력입니다.”
“뭐라고?”
“절 따라오시죠.”
크리스는 황당한 표정으로 하오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슨 꿍꿍이지?’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 역시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대결이 끝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는데 갑자기 종료라니.
“무슨 속셈이냐.”
하오즈가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같은 길을 가게 될 동지를 굳이 다치게 하지 말라 하셨소.”
“뭔 소리야.”
하오즈는 대답하지 않은 채 안으로 걸어들어갔고 크리스가 고개를 저으며 뒤를 따랐다.
그러자 관중들이 또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 어 뭐야 지금.”
“왜 싸우다 말아?”
“드래곤 나이트가 나오는 건가?”
잠시 후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중국 헌터 협회장 우레이입니다. 드래곤 나이트와 크리스 도노반 헌터의 대결은 실내에서 은밀하게 이뤄질 예정이니 관객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 말에 관중석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니 그게 뭔 소리야.”
“드래곤 나이트 한 번 보겠다고 왔는데 코빼기도 안 보이고 그나마 도전자가 시험에 통과를 하면 실내에서 비공개로 한다고?”
“이 사기꾼 놈들!”
하지만 우레이는 관객들의 반응을 무시했다.
“대결 장면은 추후에 영상으로 확인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잠시 후 결과를 알려드리죠.”
우레이가 안으로 사라지자 관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애초에 돈을 받고 관람객을 받은 것도 아니고 주변을 완벽하게 장악해둔 중국 헌터 협회였기에 관객들의 불만은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고…
“커억··· .”
안에 들어서자 하오즈를 비롯한 다른 헌터들에게 합공을 받은 크리스는 순식간에 제압을 당하였고
“아하하, 또 하나 쓸만한 노예가 생겼구나.”
“네, 네 녀석들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그건 곧 알게 될 거다. 자.. 편안하게 받아들이렴.”
“으아아악!”
하오즈와 마찬가지로 엘리스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
“이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티비를 통해 현장을 지켜보던 박현우가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
“수상합니다. 안에 뭘 꽁꽁 숨겨놨길래 저렇게 나오는 건지.”
유성민 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두 사람은 그냥 도전을 하시면 돼요. 저는 알아서 잠입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안에 어떤 함정들이 있는지 알 수 없는데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저희 둘 중 하나가 가짜를 만나고 난 뒤 행동하시는 것이··· .”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절 위협할 만한 것들은 딱히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잘 되었어요. 이렇게 여론을 악화시켜놨으니 제가 들어가서 가짜를 때려잡고 끌고 나오면 더 반응이 커지겠죠.”
둘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단 현장으로 이동하죠.”
이벤트 현장에 도착한 나는 두 사람과 떨어져 움직이기로 했다.
인적이 없는 곳에 도착해 갈릭을 불러냈다.
“갈릭 나와.”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나는 베이징에 도착한 후 갈릭에게 정보를 수집하게 하였고 그 결과를 들을 차례였다.
검은 연기가 뭉쳐지며 온통 검은색 차림의 갈릭이 나타났다.
“너 그 모습은 또 뭐냐··· .”
“은신 첩보 정찰을 위한 저만의 시그니처랄까요.”
매우 눈에 띄는 복장이라 오히려 더 방해가 될 것 같았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구나··· 일단 조사한 것들 보고해 봐.”
“주인님 여기 뭔가 이상합니다. 뭔가 주변에 거대한 마법진이 발동되었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마법진?”
“네, 소환을 위한 마법진과··· 마력의 밀집을 위한 마력진 같기는 한데 이 둘은 사용이 된 것 같고 또 하나가 저 안에서 느껴지는데 정확히 파악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악마 놈들의 작품인 것 같았다.
“혹시 말이야··· 대마왕이나 공작급들이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잠시 고민하던 갈릭이 입을 열었다.
“일단..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을까요? 저번에 케이로스가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정도 격을 지닌 존재가 넘어오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흠··· 역시 그렇겠지?”
“저도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격의 존재는 쉽게 넘어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직접 넘어왔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꾸미지는 않았을 겁니다. 단번에 지역 하나를 집어삼키고 영역을 늘리려고 했겠죠.”
“그건 그렇네.”
케이로스도 베르탄스도 일단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뽐냈지 이런 식의 일은 벌이지 않았다.
“계약을 통해서 넘어오는 방법도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계약 쪽은 잘 모르지만 저번에 지하 경매장이 박살이 나서 계약으로 불러오는 것도 어렵지 않을까요? 그리고 주인님을 상대할 급이라면 보통 인간은 계약도 힘들 겁니다.”
“저기 안에는 못 들어가 본 거냐?”
갈릭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뭔가 묘한 결계가 깔려있어서 들어가려다 발각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럼 내가 직접 들어가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겠네.”
“조심하십시오, 주인님.”
나는 은밀하게 건물 안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
크리스가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크리스다. 어떻게 된 거지?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
“드래곤 나이트는 만난 겁니까?”
주변을 둘러보던 크리스의 입이 열렸다.
“드래곤 나이트는 강했습니다. 난 그에게 완패를 당했고 그의 계획을 돕기로 했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사람들의 반응이 더 뜨거워졌다.
“야 크리스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진짜인 거 아니냐?”
“중국 사람도 아니고 미국인이 인정할 정도면 그런 것 같은데.”
“이제 진짜 상위권들도 나타날 차례 아닌가?”
소식이 전해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경기장 주변이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그 시각 경기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마법진에는 리웨이펑이 앉아있었다.
“드디어 왔구나.”
리웨이펑 아니 엘리스의 눈이 보라색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대한 마법진이 떠오르며 관중석과 건물을 집어삼켰다.
순식간에 엘리스의 권역이 되어버린 주변은 몬스터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이제.. 사냥을 시작해 볼까?”
***
“으, 으아악!”
“사람 살려!”
“헌터들은 뭐 하는 거냐!”
주변에서 몬스터들이 달려드는 난장판 속에 유독 차분한 두 사람이 있었다.
“이거.. 난리가 났군.”
“중국 놈들 대체 뭔 짓을 저지른 거야.”
금발의 미남이 입을 열었다.
“이고르 네가 왜 여기 있냐?”
차가운 인상의 남자가 답했다.
“설명하자면 좀 복잡한데··· .”
“복잡하면 설명하지 마.”
“그럼 왜 물었냐, 이 새끼야!”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하는 둘은 세계 랭킹 1, 2위의 헌터 카일 제임스와 이고르 자기에프였다.
“그나저나 네놈이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는데.”
퍼엉
“나는 크리스가 참가하길래 구경을 온 거지. 너야말로 어쩐 일이지.”
콰앙
“나.. 나도 러시아 동료들이 참여해서 온 거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사람들에게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차례차례 처리하는 중이었다.
여유롭게 이동하던 두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
“어이.. 얼음땡이.”
“뭐냐 기생오라비.”
“너도 느꼈냐?”
“네가 느낀 걸 내가 못 느꼈을까.”
저 멀리서 너무나도 거대한 그리고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거 엄청난 일에 말려든 것 같은데.”
“오늘만은 힘을 합쳐야겠어.”
불길한 기운이 나는 쪽으로 달려가려던 두 사람이 멈칫했다.
“뭐야 저건?”
드래곤 나이트 가면을 쓴 누군가가 여유롭게 몬스터 사이를 활보하고 있었다.
“저 놈.. 좀 수상한데.”
“일단 가보자.”
***
“이거.. 저번에 세이가 만든 결계랑 비슷한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는 그때 무엇인가가 빠르게 날아왔다.
콰앙!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지?”
나는 창을 내질러 앞을 가로막은 녀석을 보며 말했다.
“네 녀석이 드래곤 나이트 흉내를 낸 짝퉁이냐?”
“난 짝퉁 잡으려고 온 진짜인데?”
이고르가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그동안 짝퉁을 워낙 많이 만나봤는데 전부 내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지더군. 그러니 네놈도 그렇게 될 거다!”
나는 기습적으로 날아온 주먹을 가볍게 잡으며 말했다.
“일단 한 방에는 안 나가떨어졌네?”
“이, 이놈이!”
퍼엉
나는 이고르의 뒤로 이동해 녀석의 뒤통수를 찍어버렸다.
이고르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개구리처럼 그 자리에 엎어졌다.
“컥!”
“우리 잠깐 이야기 좀 할까?”
물론 좀 맞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