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80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80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아니… 지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일단… 일어나십시오.”
가까스로 입을 연 협회장이 히무라의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닙니다… 나는 죄인입니다.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히무라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계속 이상한 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일본을 구해달라니, 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자세하게 말을 해주세요.”
머뭇거리던 히무라가 힘겹게 말을 토해냈다.
“일본 헌터 업계는.. 아니 일본은… 누군가에게 점령당했습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진실에 방 안의 모두가 경악을 토했다.
“그런… .”
“말도 안 됩니다!”
유성민과 박현우의 반응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국가를, 그것도 손에 꼽히는 강대국 중 하나를 점령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에 가능할 리가 없었으니까.
“시작은··· 대규모 굿이었습니다.”
그들의 반응을 무시한 채 히무라는 계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천왕과 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리와 수많은 헌터들까지 참여한 국가적인 행사. 모든 것은 그곳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국가의 안녕을 빈다는 목적하에 전국적인 규모로 사흘 동안 치러졌으며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한 행사였다.
“저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반년 정도 전에 있었던 일이죠.”
“맞습니다. 저는… 그 행사에서 의문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목소리요?”
이야기를 하는 히무라의 얼굴에 공포가 깃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매우 불길하고 꺼림칙하며… 죽음의 향기가 짙게 나는 어두운 목소리였습니다.”
“그 목소리가··· 뭐라고 했습니까?”
“자신의 손을 잡으라고…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
“으음… .”
“그것은 저에게만 들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장소에 있는…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들린 말이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히무라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물론 일반 시민들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헌터들이나 고위 관리, 천왕 일족은 대부분 그 목소리에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니… 그런데 히무라 헌터는 어째서 영향을 받지 않으셨죠?”
“제 고유 스킬의 영향으로 정신 공격에는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서 겨우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알아내셨습니까?”
“아직..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천왕궁 안에서 무엇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보통 일이 아니군요.”
“정체불명의 무엇인가는… 모두를 홀리고 잡아먹었습니다.”
“잡아먹다니..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저보다는 못하지만 강력한 헌터인 쿠보 헌터가 어둠에 휩싸이더니 해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헌터들도 그렇게 되는 것을 제가 두 눈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죽었다는.. 겁니까?”
“차라리 죽었다면 다행일 겁니다. 그들은 해골이 되어 다시 살아나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의문의 존재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며 일본을 집어삼키는 중입니다.”
“이건 마치… 언데드나 데스나이트 아닙니까?”
“물론 게이트나 던전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밖에서도 일어나다니… .”
“도와주십시오. 제발… 우리 일본을… .”
히무라가 다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
모두가 서로 눈치만 보며 대답을 미루었다.
“그게 아니라면… 드래곤 나이트와 만날 수 있게라도 해주십시오.”
“음… .”
“그가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에게 도움을… .”
한재윤이 히무라를 다독였다.
“일단은… 몸을 좀 추스리십시오.”
확실히 그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언제 쓰려져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으니까.
“하지만… .”
“저희가 빠르게 회의를 해서 결과를 알려드릴 테니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시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그럼… 잠깐만 쉬겠습니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 히무라가 방을 나섰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군요.”
그가 나간 후 나는 모습을 드러냈다.
“솔직히… 쉽게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맞습니다. 게이트 밖에서 데스 나이트라니.. 그것도 언데드 다수까지 부리면 이건 마치… 리치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리치 정도가 한 국가를 잡아먹는 것이 가능할까요?”
나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한다.’
원래라면 다크 헌터만 소탕하고 악마의 존재까지는 밝히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분명 악마의 소행.
이해시키려면 모든 걸 밝히는 것이 나아 보였다.
“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알아두셔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네? 그게 무엇입니까?”
나는 악마들의 존재를 다 밝히기로 결정했다.
“일본을 집어삼킨 놈들은… 악마들입니다.”
“악마요? 그.. 게임이나 소설에서나 나오는 악마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악마가 맞습니다.”
“악마라니… .”
모두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제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처리했던 강력한 몬스터들 역시 악마였습니다.”
“맙소사… .”
“악마들은 저마다 세력이 나누어져 있고 이번 일본에 나타난 놈은 제가 처리한 녀석들과는 다른 쪽 같기는 합니다.”
“그, 그걸 어떻게 다 알고 있으십니까?”
“제 고유 스킬에는 미래 예지와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단편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죠. 그래서 어느 정도는 알 수가 있었습니다.”
회귀나 신을 만난 것까지 말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 대충 변명을 만들었다.
“과연… 그래서 놈들이 나타나는 곳에 그렇게 빨리 등장을 하셨던 거였군요.”
어… 놈들이 내 주변에서 자주 나타나게 되어있어서 그런 것인데.
어쨌거나 그들은 내 말을 믿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일본을 구하러 가실 생각입니까?”
“아무래도… 그래야겠죠. 녀석들의 세력이 더 커지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으니까요.”
겸사겸사 경험치도 좀 얻고.
잠시 고민하던 유성민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혹시 함정일 확률도 있지 않을까요?”
“함정이라면?”
“히무라 쿄우 헌터가 이미 악마에게 제압당해서 명령을 받고 우리에게 왔을 가능성을 말하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
박현우와 한재윤의 얼굴도 굳어졌다.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악마 탐지기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니까.
“아.. 그것도 그 예지라는 것 때문입니까?”
“비슷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몬스터들이 더 강해질 겁니다.”
“몬스터가요?”
나는 처음 이곳에 왔던 목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한 달은 넘기지 않을 겁니다. 몬스터들이 강해지고 경험치 역시 많이 주게 변할 겁니다.”
“그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군요.”
“하지만 미리 대비하고 있다면 충분히 잘 대응할 수 있습니다.”
신이 말했던 몬스터가 강해진다는 정보를 대대적으로 알릴 예정이었다.
“일단 일본은.. 제 나름대로 먼저 정보를 수집해 보겠습니다. 지원이 필요하면 따로 요청을 할 테니 여기 있는 분들은 앞으로 몬스터가 강해지며 발생할 혼란을 최대한 대비하고 억제하는 것에 주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래도 함께 행동하는 것이… .”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히무라 코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위험해 보입니다.”
“아.. 그건 그렇겠군요.”
“확실히.. 어디까지 그들의 마수가 뻗어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대강의 계획을 세운 후 회의를 마치려는 그때.
“협회장님, 히무라 쿄우 헌터가 말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무슨 말인가?”
“그게… 일본에서 조만간 다시 큰 굿을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뭐라고? 그게 언제라고 했나.”
“2주… 분명 2주 뒤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나는 허탈하게 웃어버렸다.
‘이거 시간제한까지 있네.’
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
일본의 천왕궁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은밀한 방.
그곳에서 라스칼은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라스칼 님.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온 데스나이트가 무릎을 꿇으며 보고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던 발레론이 연락이 안 된다?”
“네, 분명 헌터 양성 학교 중 하나에 잠입을 해서 제물들을 물색하겠다고 했는데… 이틀 전 보고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설마 당한 것인가?”
“그것까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스칼이 이마를 짚으며 고민에 빠졌다.
“일본과 다르게 한국은 디아블로나 엘리스의 세력들이 먼저 자리를 잡아 우리가 수작을 부리기 어려웠다. 이번에 녀석들의 세력이 모두 박살 난 틈에 세력을 확장시키려 했는데… .”
일본을 거의 집어삼켰고 우레이가 중국 쪽에서 수를 쓰고 있으니 다음 목표는 한국이 되어야 했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계획에 라스칼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럼… 다른 녀석을 보낼까요?”
잠시 고민하던 그가 고개를 저었다.
“… 아니, 지금은 일본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테오도르 녀석도 불러올 준비를 해야 하고.”
“알겠습니다. 한국의 일은 조금 뒤로 미뤄두겠습니다.”
“알아서 해.”
손을 저어 나가라는 신호를 보낸 라스칼이 미소를 머금기 시작했다.
“앞으로 2주다. 2주 후면… 이곳은 마계가 된다.”
끔찍한 계획이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
집으로 돌아온 후 모두를 불러 모았다.
“다들 모여봐.”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그건… 분명 아스타로트의 권속 중 하나 같은데요?”
“분명 그런 더러운 수작은 아스타로트의 전매특허죠.”
갈릭과 엘리는 녀석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아스타로트라… .”
저번에 간단히 언급한 것을 듣기는 했다.
“아마 죽은 자들의 왕이라고 했었지.”
“준혁.. 아스타로트는 인간들 입장에서는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상대에요.”
“음… 레이나의 세계에서도 그랬나요?”
“싸우던 동료가 죽어서 적으로 변하고 죽였던 적이 다시 일어나 덤비는 그런 상황. 규모의 싸움에서 언데드를 이기기는 정말 어려워요. 더군다나 이 세상에는 신성력을 쓰는 사제들도 없는 것 같으니 더더욱 그렇죠.”
확실히 소설이나 게임에서는 언데드에게 신성력이 쥐약이었다.
“일단… 소수 정예로 싸우는 것이 나으려나.”
“우리 쪽에도 네크로맨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니 의미가 없네요. 네크로맨서가 있어도 악마들에게 잡아먹힐 확률도 높고 원조를 이기기도 힘드니까요.”
“네크로맨서라… 어라?”
그쪽이라면 아주 쓸만한 놈이 있었다.
악마에게 먹힐 확률도 전혀 없고 오히려 원조를 잡아먹고 힘을 키울 수 있는 녀석.
“이거… 운이 좋네.”
나는 즉시 조승호를 집으로 호출했다.
“아.. 진짜 자유시간은 보장을 해줘야지.”
투덜거리며 집으로 들어온 녀석의 눈이 커졌다.
“우와… .”
레이나와 엘리의 모습을 본 녀석이 환호성을 질렀다.
“대애애애박! 누님들 외국인? 이쪽 누님은 혼혈인가?”
녀석의 경박스러운 모습에 레이나와 엘리가 눈을 찌푸렸다.
“준혁.. 뭐죠 이 못생긴 인간은?”
“주인님. 이 63빌딩에서 떨어진 두부 같은 놈은 뭐죠?”
야… 너희들 너무 하잖아.
조승호는 느끼하지만 나름 괜찮은 얼굴이었는데 그녀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나 보다.
“우와… 거침없는 말투. 매력 있어.”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까불거리고 있었다.
‘그래, 지금이야 그렇게 까불 기운이 있겠지.”
나는 엘리와 갈릭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 네크로맨서나 흑마법사에 대한 지식은 좀 있지?”
“어… 아스타로트 진영만큼은 아니지만 악마니까 기본 이상은 알고 있습니다.”
“전 대마왕의 지식도 가지고 있어요. 이런 수준 낮은 악마랑 비교가 안 됩니다.”
“뭐라고?”
“죽을래?”
“아니요… .”
단숨에 갈릭의 반항을 잠재운 엘리가 촉촉한 눈길을 보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면 되나요?”
“간단해.”
나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녀석… 2주 동안 죽어라 굴려.”
엘리도 사악한 미소로 받아주었다
“아주 제대로… 죽여 주겠습니다.”
본토 악마에게 과외를 받게 된 조승호였다.
어… 엘리야 채찍은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