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82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82
“뭐? 미친놈들아 그만둬!”
녀석이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갈릭의 손이 더 빨랐다
빠각
뭔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두운 마력이 알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제길… 이제는 다 끝이야.”
공간이 찢어지고 틈에서 정체불명의 괴물의 모습이 나타났다.
“흠.. 그다지 강해 보이는 느낌은 아닌데.”
괴물은 검은색의 연기로 변했고 다시 뭉치며 실체화해서 모습을 드러냈다
피처럼 붉은 눈빛을 뿌리는 녀석의 등장에 주변의 공기가 가라앉았다.
쿠어어어!
“어라? 저놈 저거… .”
녀석은 머리 3개 달린 지옥의 파수꾼 케르베로스였다.
“뭐야? 케르베로스가 또 있었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하찮은 존재들을 쓸어버리려 입을 벌린 케르베로스의 눈에 누군가 들어왔다.
움찔
“야… 너 나 알지? 이리 잠깐 와봐.”
나는 녀석을 보며 손짓했다.
도리도리
“아니라고? 아는 것 같은데.”
녀석은 더욱 격렬하게 고개를 저으며 바닥에 엎드렸다.
“모르는데 왜 이렇게 겁을 내냐? 마치 나한테 맞아본 것처럼.”
녀석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옥의 파수꾼이라면서 처음 보는 날 겁낸다고? 이상한데… .”
“확실히 좀 이상합니다. 케르베로스는 포악하기 그지없고 겁이 없는 편이라 처음 본다면 일단 달려들고 보거든요.”
갈릭의 보충 설명에 케르베로스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살려줄게. 나 알지?”
멍멍멍
머리 3개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생존을 위해 노력했다.
콰앙
“자식이 어디서 거짓말을.”
머리통을 얻어맞은 가운데 놈이 앞발로 머리를 감싸 쥐었고 좌우의 녀석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멍!
‘왜 나만 때려요!’
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냥 때리기 좋은 위치라서. 그나저나… 그때 죽었는데 어떻게 살아있지?”
“아마.. 본체를 놔두고 화신체만 소환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때 놈들은 힘이 부족했으니 제대로 소환을 하기 힘들었고 여기 놈들은 제대로 소환을 할 여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흐음… 그럼 이번에 죽으면 끝이라는 거지.”
“네, 소멸이 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멍멍멍
갈릭의 말에 머리 3개가 짖어대었다.
“시끄러!”
낑낑낑
확실히 눈치는 빠른 놈들이었다.
“잡으면 경험치를 많이 줄 것 같지는 않은데… .”
“테이밍 하자고? 흠… .”
아직 테이밍에 할 수 있는 숫자가 여유가 있는 상태기는 했다.
“최상급 마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케르베로스 정도면 꽤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마수입니다.”
엘리까지 나서서 말하는 걸 보니 잡는 것보다는 테이밍하는 것이 나을 듯했다.
“좋아. 야 너..라고 해야 하나 너희들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앞으로 나랑 같이 다니자.”
끄덕끄덕도리
“뭐야? 한놈은 싫다는 거냐. 그럼 너만 보내줄까?”
도리도리
오른쪽의 녀석이 다급히 고개를 젓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 지옥의 파수꾼 케르베로스 테이밍에 성공하셨습니다. –
녀석들은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며 머리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들어가 있어. 이름은 나중에 정해주던가 해야지.”
검은 아공간이 녀석들의 집어삼켰다.
상황이 정리되자 나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아까 뭐라고?”
“말도…. 안 돼.”
남자는 얼이 나간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당신도 나쁜 놈들과 한패 같은데… 벌을 받아야겠지?”
퍼뜩 정신을 차린 남자가 다급히 손을 저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그저 운반 임무를 맡아서 했을 뿐 아무것도 모른다고!”
“어쨌거나 저 물건이 매우 위험한 것이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물건을 옮기는 일을 했잖아.”
“주인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엘리의 손짓에 남자의 눈이 몽롱해졌다.
“자…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해라.”
남자의 입이 열리며 그가 알고 있는 것들이 모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정말.. 아는 것이 없네.”
“죄송합니다. 주인님.”
“네 잘못은 아니지.”
그는 단순한 운반책이었고 천왕궁 내부의 정보는 거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악인으로 분류될 만한 짓을 해온 놈이라 살려둘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럼 처리하겠습니다.”
곧 그의 몸 주변에 검은 불꽃이 타올랐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자… 그럼 어떻게 저길 들어간다.”
“형님 대체 뭐야?”
“응?”
그러고 보니 조승호를 잊고 있었다.
“방금 그 무식하게 강해 보이는 몬스터를 그냥 제압하고… 아니… 악마를 부하로 쓰는 것부터 이상하기는 했지만 장난 아닌데?”
“내가 원래 좀 특별하거든.”
“와… 재수 없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글쎄… .”
천왕궁 안에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전혀 모르는데 무턱대고 치고 들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일단… 좀 더 정보를 모아보자. 시간은 좀 남아있으니까.”
녀석들이 굿을 하는 날짜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으니 확실하게 준비를 하고 가야 할 것 같았다.
우리는 조용히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
천왕궁 가장 은밀한 공간.
너무나 불길한 기운이 가득 차 있는 공간에서 라스칼은 극도의 공경을 표하며 엎드려 있었다.
“아스타로트님을 뵙습니다.”
죽음.
모든 존재에게 언젠가는 찾아오는 그 법칙을 뒤엎는 존재가 지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왕 아스타로트.
분신도 아닌 단순한 사념체일뿐이지만 거기서 풍겨지는 느낌은 너무나도 꺼림칙했다.
물론 그의 죽음의 군단에게는 더없는 축복이었지만.
“계획은 차질 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뒤면 이곳은 죽은 자들의 왕국이 되며 곧 마왕께서도 직접 강림하실 수 있게 변할 것입니다.”
“물론입니다! 제 목숨을 바쳐 이 세계를 마왕께 바치겠습니다.”
아스타로트의 모습이 사라졌지만 라스칼은 계속 이마를 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죽음의 축복을… .”
라스칼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저기… 라스칼님.”
“무슨 일이냐?”
그는 아스타로트를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부하를 바라보았다.
“천왕의 아들을… 놓쳤습니다.”
“뭐라고?”
라스칼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꼬마 하나 제대로 못 잡고 무엇을 하는 거냐!”
“그것이… 옆에 붙어있는 놈이 워낙 괴상한 술수를 부리는 바람에… .”
“쓸모없는 것들… .”
아직 일본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에게 의심을 품고 대항하는 세력이 있기는 했지만 그들을 살려둔 이유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어차피 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테니 상관은 없겠지만… .”
다른 곳에 신경 쓸 일이 많아 도망친 천왕의 아들만 잡아오게 했는데 그것도 실패하다니.
“그리고… .”
“또 뭐냐?”
나름 짜증 나는 보고였지만 그는 최대한 분노를 참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마수의 씨앗을 옮기던 놈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콰아앙
라스칼이 책상을 내려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값비싼 원목 책상이 산산조각 나며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이를 갈아붙였다.
“지금.. 뭐라고 했냐? 다시 말해봐.”
“마수의 씨앗을… 커억!”
라스칼의 몸에서 흘러나온 새까만 마력이 부하의 몸을 휘감았다.
라스칼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씨앗을… 당장 찾아와라.”
“사, 살려… .”
“나는 씨앗을 가져오라고 했다.”
라스칼이 차가운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
“커… 컥! 알겠습니다!”
그의 몸을 압박하던 마력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허.. 헉… 당장.. 부하들을 동원해서 찾겠습니다.”
“찾지 못한다면… 네놈은 죽음의 축복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급히 튀어나가는 부하를 보며 라스칼이 눈을 빛냈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군.”
***
몇 시간을 투자해서 주변을 뒤졌지만 쓸만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아니 얻은 것이 있기는 했다.
“저기 천왕궁에서 나오는 놈들은 대부분 악마한테 홀렸거나 언데드들이네.”
악마 탐지기가 쉴 새 없이 녀석들의 정체를 판독해 주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처럼 보이나 판독기에는 해골이나 좀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안은 이미 완벽하게 장악당한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흐음… .”
주변을 계속 살피던 중 무엇인가 이질적인 것이 들어왔다.
“저건… 뭐야?”
평범한 나무처럼 보였지만 묘하게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거슬렸다.
그리고 잠시 후.
“어라?”
나무에서 무엇인가가 튀어나와 어딘가로 사라졌다.
“저거… 수상하네.”
우리는 급히 녀석을 따라갔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인적이 드문 골목길.
상대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뭐… 일본의 이상을 알아차리고 해결을 하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 나는 가면을 쓰지 않고 엘리의 마법으로 모습을 바꾼 상태였다.
덕분에 그는 내 정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 이상이라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요.”
아마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저기 천왕궁 안에서 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고위 헌터와 천왕 일족에 모두 제압당했다고 하던데… 아닌가요?”
남자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걸 어떻게… .”
“우리는 히무라 쿄우 헌터의 부탁을 받고 왔습니다.”
“그, 그가 살아있습니까?”
“뭐.. 좀 다치기는 했지만 멀쩡하게 잘 있던데요.”
“지금 당장은… 당신들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그 괴물들은 겉모습도 인간처럼 변하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거 참 의심 많으시네.”
나는 출발하기 전 히무로 쿄우를 만나 들었던 정보와 그의 신분을 증명하는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가 살아있었군요.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그래서… 이제 그쪽의 정체를 좀 듣고 싶은데요.”
잠시 고민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저는… 일본의 특수 부대 사무라이 소속의 닌자 이시다 쿄이치로입니다.”
“사무라이?”
일본의 닌자 부대.
분명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다.
하지만···
“이야기뿐이었는데… .”
바꿔 말하면 젼생에 수없이 전장을 구르고 다양한 경험을 한 내 입장에서도 이야기만 듣고 실체를 확인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저희는… 천왕 일족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평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확실히 전생에 일본은 큰 위기 없이 잘 돌아갔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럼 지금은 위기라 활동을 하는 것인가요?”
“천왕 일족 중 한 분을 제외하면 모두 정체불명의 존재들에게 장악당했습니다. 저희가 뒤늦게 나서려 했지만 이미 힘의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한 명은 멀쩡하다는 이야기네요.”
“그 분만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지금 저희가 보호를 하고 있죠.”
“닌자 부대의 전력은 어느 정도 됩니까?”
“전부 100명 정도이며 S급 헌터 수준이 5명이고 나머지도 A급 헌터는 됩니다. 그러나 닌자들의 특성상 정면 승부에서는 동급보다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인원이 많았다.
“적은 인원은 아니네요.”
“하지만… 정면 대결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시다가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죠. 어차피 우리한테 필요한 건 정보와 혼란을 야기할 게릴라입니다. 닌자라면 그쪽에는 전문가겠죠?”
“그렇기는 합니다만… 아! 혹시 다른 지원군들도 있는 겁니까?”
“아뇨? 여기 인원이 전부입니다만.”
내 말에 이시다의 표정이 굳어졌다.
“장난이 지나치십니다! 지금 한시가 급한데… .”
나는 검지를 흔들며 말했다.
“아, 걱정은 하지 마시고. 일단 그쪽 대장부터 만나보죠. 좀 더 의논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
“당신이 드래곤 나이트라도 됩니까? 그가 직접 오는 것이 아니라면 소수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요?”
나는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그러면 의미가 있겠네요.”
잘하면 일본도 부려먹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