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9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9
신선한 느낌이었다.
누구나 자신을 만나면 잘 보이려 애를 썼으니까.
하지만 자신의 외모 집안 능력 그중 하나만을 보고 어떻게든 친해지려고 인맥을 만들려고 할 뿐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다.
물론 뒤에서 험담을 하거나 질시의 눈빛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눈앞의 이 친구는 그런 낌새가 전혀 없었다.
자신에게 잘 보이려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오빠를 제외하고는 이런 반응은 처음.
아니 지금 보니 약간 꺼려 하는 것 같기도.
‘그건 그거대로 살짝 기분 나쁜데.’
호기심과 함께 조금은 욱하는 마음까지 생기는 유나였다.
“혹시 내가 이 조에 들어온 게 싫어?”
“싫어.”
‘그렇지 당연히 싫.. 어?’
그리고 1초도 안 돼서 거절당했다.
거절과 동시에 주변이 침묵에 잠겼다.
유나는 당황하며 다시 말했다
“노, 농담이지?”
“굳이 네가 우리 조에 올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내 말에 다른 조원들은 물론 재민까지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았다.
‘워··· 살벌하구만.’
좀 챙겨주려 했는데 은혜도 모르는 녀석들.
하긴 남자들만 있는 조에 여학생 그것도 외모에 능력에 성격까지 좋은 사람이 들어온다면 보통은 좋아하는 게 정상이었다.
“크흠 농담이야, 농담.”
내 말에 배시시 웃은 한유나가 말했다.
“다행이다… 모두 환영해주니까 기분이 좋네.”
유나는 모여있는 조원들을 하나하나 둘러보았다.
“이렇게 5명이 한 학기 동안 함께 할 조니까 잘 해보자. 우리 일단 자기소개부터 할까? 나는 한유나야.”
“나는 박재민이라고 해.”
“윤상호라고 해, 앞으로 다들 잘 지내면 좋겠네.”
“나는 김정우야. 헤헤.”
생긋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한유나를 보며 다른 세 명은 얼굴을 붉혔지만 나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대신 다른 녀석이 시끄럽게 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촌스러운 별명이 붙었던 거 같기도.’
전생에 매번 사람들을 돕고 미소 지으며 다녀 붙은 별명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별로 안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나와 지크가 노닥거리는데 누군가가 우리 조로 다가왔다. 단발머리에 하얀 피부, 커다란 눈에 검은색 뿔테안경을 쓴 귀여운 인상의 소녀로 누가 봐도 공부 잘하고 모범생 같은 타입이었다. 그녀는 우리를 빤히 바라보더니 폭탄 발언을 했다.
“나도 이 조에 들어오고 싶은데 괜찮아?”
“어··· 어?”
모두가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였다.
폭탄 발언을 한 여자는 주변의 반응에 뭐가 문제인지 잠깐 고민하더니 그제야 알아차렸다는 듯 말을 했다.
“아아 내 정신 좀 봐, 나는 유시아야. 이름을 안 알려줬구나.”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었지만 시아는 정말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거 같았다.
그리고 나 역시 어디선가 본듯한 그녀의 등장에 놀랐다.
‘가만있어 보자. 머리가 좀 더 자라고 키가 크고 안경이 없어지면··· 어라?’
지크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마녀? 아아 그 유시아.’
자세히 살펴보니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전생에 협회 개발부의 최연소 팀장이며 천재 과학자로 이름 높았던 사람이 바로 눈앞의 유시아였다.
그리고 지크의 천적이기도 했다.
분석과 성능 향상을 한다는 이유로 수도 없이 지크를 실험실에서 괴롭혔고 그 덕에 지크는 마녀라 부르며 그녀를 기피했다.
‘사실 그리 나쁜 녀석은 아니었는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고 열성을 다하는 타입이라 다른 쪽에서 백치미를 풍겨서 그렇지 무난한 성격이었다. 나름 추종자들도 많았고.
‘유시아도 여기 출신이었나? 뱃지는··· 골드네.’
유시아도 나중에 고유 스킬을 각성하면서 S급으로 인정받는 케이스였으니 지금은 등급이 낮은 게 이해가 되었다.
‘분명 유시아 고유 스킬은 마법 무구 생성에··· 인챈트였던가.’
최상급 헌터들의 무기는 제작이 꽤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유시아는 조건만 만족되면 즉각 수준급 무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때문에 많은 길드에서 그녀를 영입하려 했지만 그녀는 국가 소속 협회로 들어가서 이슈가 되었다.
‘능력치를 올려주는 교관에 무기를 공급해 줄 친구라. 이거 괜찮은데?’
물론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재민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이 학교 뭐야… 대체 뭔 인재들이 이렇게 모여있지.’
찾아보면 다른 반이나 선배들 중에도 또 누가 튀어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한유나가 말했다.
“어.. 그런데 여기는 조원이 다 찼는데. 그럼 누구 바꿀 사람 있어?”
유나의 말에 나를 제외한 세명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
하긴 한유나에다 꽤 귀여운 유시아까지 들어온다는데 나가고 싶지는 않겠지.
그렇다고 내가 나가기도 애매했다. 재민을 챙겨줄 생각도 있었고 굳이 다른 조에 가서 남들이 거들먹거리는 꼴을 보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아 괜찮아, 우리 조가 6명이라 내가 빠져도 상관은 없어.”
“그렇다면 상관은 없지만… 너희들 의견은 어때?”
재민과 다른 두 녀석은 찬성을 했다.
유나는 묘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준혁이 너는?”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나도 괜찮은 거 같은데.”
아직 고유 스킬을 각성하지 않았지만 유시아의 지식과 기본 실력은 충분히 도움이 될 만했다.
‘그리고 미리미리 친해져 둬야 나중에 뭐라도 뜯어내지. 그런데 쟤는 왜 또 저렇게 보냐.’
내가 단번에 찬성을 하자 유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나를 노려 보았다.
“왜?”
“··· 아니야. 그럼 모두가 찬성을 했으니 여기 시아도 우리 조로 받아들이는 걸로 하자.”
결사반대하는 칼 하나가 있었으나 그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상황이 얼추 정리된 후 유나가 분위기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단 조장을 뽑아야 하는데 누구 지원자 있어?”
“유나 네가 아마 버퍼 겸 힐러였지. 그러면 후방에 주로 위치해 있을 것이고 지시를 내리기 좋기는 하겠네.”
내 말에 유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내가 말했던가? 어떻게 알았어?”
‘아차.’
전생의 기억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대충 둘러대었다.
“그냥.. 네가 지도 교관님을 그쪽 계열로 선택했었잖아. 그래서 대충 짐작한 거지.”
“흐응··· 그렇구나.”
나는 관심이 없었고 재민이나 다른 녀석들은 이런 일에 나서는 성격은 아닌 듯했기에 자연스레 시선은 유나에게 모였다. 유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했다.
“그래도 한 학기 동안 특별한 일 없다면 계속 이어질 조합인데 제대로 뽑아두는 게 낫겠지. 각자의 포지션을 이야기해보고 정해보자.”
윤상호는 검사, 김정우는 전사지만 탱커에 가까웠다. 유시아는 서포터 계열이고 한유나도 서포터 겸 힐러였다.
잠시 생각하던 한유나가 입을 열었다.
“올라운더 2명이··· 어디를 맡느냐가 문제겠네. 지금 원거리 쪽이 좀 부족하니 둘 중 하나는 원거리를 하면 될 것 같은데.”
나는 어느 쪽이라도 상관이 없었기에 재민을 보며 물었다.
“넌 어디 하고 싶은데?”
“어.. 사실 잘 모르겠어. 아직 배운 것도 얼마 없어서.”
“그럼 일단 원거리로 해. 해보면서 나중에 바꿔도 되니까.”
나중에 조별로 훈련을 할 경우 내가 최전방에 있는 것이 상황에 따라 대응하기 편했기에 이 편이 나았다.
위치가 정해지자 나는 한유나를 추천했다.
“우리 조합상 후위에서 지원을 하며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유나가 조장이 되는 게 제일 무난할 것 같은데? 때때로 화력 지원도 가능하고 말이지.”
그러자 유나가 반박했다.
“꼭 그런 건 아니야, 실제로 유명한 헌터 팀 중에는 전위에서 조장이 모든 걸 지휘하고 앞장서며 팀원들이 따라가는 경우도 많아. 그러니까 꼭 나일 필요는··· .”
그러자 시아가 손을 들어 의견을 냈다.
“가장 과학적이고 민주주의적인 투표로 결정하는 게 어떨까?”
그 말에 모두가 찬성을 했고 시아가 스마트 패드로 간단하게 투표 어플을 실행했다.
“모두 이쪽으로 메세지를 보내줘. 누가 누구를 투표했는지는 모르니까 걱정하지 말고.”
잠시 후 투표가 종료되었다는 알람이 떴다.
“그럼 지금 확인해볼게.”
‘뭐 볼 거 있나 한유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화면을 본 내 눈이 커졌다.
“3 대 3?”
나와 한유나가 3표씩을 받아 동률이었다.
“도대체 왜?”
재민이가 의리로 한 표정도 줬을 수는 있지만 2표나 더 나오다니. 나는 한유나를 찍었고 나머지 남자 2명도 그랬을 확률이 높으니 아마 한유나와 유시아의 작품 같았다.
“어라, 동률이네. 이러면 재투표를 해야 하나.”
한유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결과가 또 바뀔 것 같지는 않은데.”
“그냥 유나 네가 해. 우리 중에 가장 등급도 높은데.”
“아니야, 그럴 수는 없어. 그러면 널 투표한 3명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맞다. 한유나는 불합리하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에는 단호하게 반응하는 편이었다.
‘그래도 내가 조장을 하는 건 좀 귀찮은데.’
그때 유시아가 제안을 하였다.
“그러면 한 달씩 번갈아 가며 두 사람이 조장을 하자. 그리고 다시 투표를 하거나 더 잘한 사람이 계속하면 되지 않을까?”
괜찮은 의견이었기에 모두 동의를 했다.
‘내 차례에는 한유나보다만 못하면 되겠지 뭐.’
일단은 한유나가 먼저 조장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게 조장이 정해졌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교관이 오후 일정을 말했다.
“자 오전은 이 정도로 끝내죠. 조도 정해졌으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조별 전투와 함께 개인전투 훈련을 시작하게 될 겁니다. 다들 잘 준비해서 훈련장에서 만나죠.”
***
오후 훈련을 위해 훈련장에 모인 학생들은 저마다 무장을 꺼내 장비하기 시작했다.
“어? 준혁아 그 칼은 뭐야?”
그리고 훈련을 위해 꺼내 든 지크를 본 재민이 물었다.
“아 이거?”
나는 어제 샀던 검이 마나를 주입했더니 이렇게 변했다고 대충 둘러대었다.
“와 대박이다. 운이 엄청 좋았는데? 이거면 적어도 몇 천 만원 수준은 할 것 같아. 내가 찾아봤을 때 자기 수복 마법 하나만 걸려있어도 그 정도는 했었어.”
재민은 부러워하는 눈치였지만 그렇다고 질투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순수하게 감탄을 할 뿐.
그 말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전생에는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이 정도 검은 못 구했을 텐데.’
그때 빈정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건 뭐냐? 어디서 하나 구해오긴 했나 보네.”
“야 그래 봤자 고물이야. 딱 봐도 평범해 보이는데.”
확실히 지크의 외형은 특별한 점이 없었다.
지닌 능력은 엄청나지만 외형은 오히려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는 편이었다.
지크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일일이 대꾸하면 피곤하기만 해. 덤비지만 않으면 무시하는 게 답이야.’
그런데 그런 평범한 지크의 외형에서 무엇인가를 느낀 사람도 있었나 보다.
“저기… .”
“응?”
반짝이는 눈빛으로 다가온 시아가 말했다.
“괜찮으면 네 검을 좀 살펴봐도 될까”
지크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