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 former idiot who became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7)
전직 망돌이 탑스타 된 썰 푼다-17화(17/110)
17
‘또 본체의 업보인가!’
하지만 로운의 예상과는 달리 기사의 메인은 로운이 아닌 김성하 감독이었다.
“아니, 대체 어디서 소스가 흘러 나갔지? 김 감독 쪽에서 확실하게 이상한 얘기 못 나오게 단속하겠다고 했었는데?”
로운은 조금 머쓱한 상태로 기사를 살폈다.
아니. 난 또 당연히 본체가 잘못한 줄 알았지.
‘그러게 누가 그렇게 망나니짓을 하고 다니랬나…….’
정작 옆에 있던 매니저가 기가 막힌 듯이 허, 허참 하며 뒷목을 잡았다.
“로운아, 잠깐 있어 봐. 형이 이거 확인 좀 해 보고 올게. 아니, 사람 관리를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로운의 앞에선 덩치는 곰 같지만 늘 순한 양 같던 매니저가 표정을 굳히더니 핸드폰을 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나저나 얘는 인지도는 쥐뿔도 없는데 평판만큼은 최악의 원탑을 찍네.’
이렇게 기사까지 날 정도인가 싶기는 했지만…….
‘얘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도 해.’
한편으로는 왠지 납득이 됐다.
어림짐작되는 본체의 망나니력이라면 적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특히 제 맘대로 아무렇게나 패악을 부렸던 본체라면 더욱더 사람들 사이의 인망 따위는 없을 터.
안 그래도 소문이 빠른 업계다.
그런 곳에서 개차반 망나니짓을 한데다가 태도까지 좋지 못하다면?
‘당연히 욕먹는 루트 직행이지.’
…그걸 로운 자신이 뒤집어써서 문제지만.
“로운아. 알아보니까 이거 일부러 악의적으로 내보낸 기사 같다. 아무래도 김 감독이 복귀하지 못하게 하고 싶은 세력이 있는 것 같아. 로운이 너는 김 감독에게 흠집 내는 용으로 불려나온 거지.”
돌아온 매니저가 대강의 상황을 설명했다.
“일단 회사에 말해서 이 기사들 처리해 달라고 말해 놨으니 걱정하지 말고…….”
“네.”
정작 로운은 본체의 업보를 순순히 받아들였건만, 오히려 매니저가 더 분노를 터트렸다.
여러모로 참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치만 앞으로 계속 이런 식이면 곤란하니까 그래도 좀 개선을 시키기는 해야겠어.’
문제는 지금 당장 어떻게 보여 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 망나니는 이제 갔고, 여기 있는 건 다른 사람입니다!
…라고 해 봤자 정신병원에 끌려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혹은 망나니가 또 미친짓 한다고 여길지도.
둘 다 로운에게는 최악의 엔딩이다.
“그… 정말로 괜찮니?”
“네. 저를 겨냥해서 나온 기사도 아니기도 하고…….”
본체의 이 무거운 업보를 앞으로 어떻게 청산해야 할지가 좀 걱정이기는 하지만…….
‘뭐, 그건 앞으로 차차 보여 줄 수밖에 없겠지. 어떻게 보면 더 좋은 걸지도. 아예 기회가 없을 수도 있는데 앞으로는 나만 잘하면 되는 거잖아.’
가리온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은 진짜 선녀가 따로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만회할 기회를 얻지 않았던가?
갑자기 폭탄을 이고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들던 멤버들이 생각났다…….
‘아니. 잠깐만. …근데 대형 사고 안 친 건 확실하겠지?’
비록 본체가 좀 많이 개차반인데다 망나니이기는 했다지만.
매니저의 설명으로 미루어 보아 그래도 어찌저찌 갱생 여지가 보이기는 했다.
‘그 갱생을 내가 해야 한다는 게 문제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건 그렇다 치고.’
그런데 만약…….
…매니저가 모르는 곳에서 본체가 사고를 쳤다면?
‘그럼 내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거… 아냐?’
어디서 탄내가 난다.
아마도 가열차게 돌아가던 로운의 희망회로인 모양이다.
‘만회… 가능하겠지? 그래. 가능할 거야. 설마 청화 님이 꿈도 희망도 없는 몸에 넣어주셨겠어?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닐 거야. 암.’
가만히 생각해 보니 굳이 벌써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어차피 본체의 평판은 최악.
그런 본체를 누군가 나서서 실드를 쳐 줄 리가 없잖은가?
만약 약점이 있다면 벌써 꼬투리를 잡아서 매장시키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래. 아직 사회면에는 안 실렸잖아. 그거면 됐어.’
창조 걱정을 하던 로운은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이러나저러나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본체의 평판과 커리어를 어떻게든 다시 회복시키는 것.
바닥을 쳤다는 건 다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소리와 똑같으니까!
로운은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앞으로 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리면 다들 다르게 생각해주시겠죠.”
그 잠깐 사이에 로운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을 모르는 매니저가 그 대답에 감격스러운 얼굴을 했다.
“맞아. 바로 그거야, 로운아. 앞으로 네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준다면 팬분들이 꼭 네 진심을 알아 주실 거야. 그럼. 꼭 알아 주시고말고……!”
알아 줄 팬이 없어 보이는 게 좀 문제 같기는 하지만.
일단 죽기 살기로 뭔가 하다 보면 나아질 것이다.
‘이쪽은 진짜 죽느냐 사느냐가 달렸으니까.’
퀘스트 진행 동안은 다행히 페널티 집행이 보류돼서 다행이라지만.
이 퀘스트가 끝난다면?
‘두 번째 퀘스트 대상이 누가 될지는 몰라도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어떻게든 평판은 끌어올려 놔야 한다.’
당장 이번 일만 해도 본체의 거지 같은 최악의 평판과 업보 때문에 하마터면 뭘 해 보지도 못하고 죽을 뻔하지 않았던가!
다행히 오디션에 통과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주제도 모르고 급이 맞지 않는다며 팽했던 본체 때문에 급살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벌써부터 제동이 걸려서야.
퇴출되기 전에 영화가 엎어지게 생겼다.
“근데, 형. 이 영화… 괜찮겠죠?”
“괜찮아. 아까 회사에서 이 기사들 다 처리한다고 했으니까 별일 없을 거야.”
“혹시 엎어진다거나……?”
“이 정도로 무너질거면 김 감독이 그렇게 이 갈면서 안 나왔지. 아마 김 감독도 이런 상황 정도는 예상했을 거야.”
“그럴까요?”
그런데 어째서인지 매니저의 눈가가 촉촉했다.
“로운이 너 정말 많이 자랐구나. 예전 같으면 죄다 고소때린다고 변호사부터 찾았을 텐데…….”
“…제가 그랬어요?”
“그랬지. 네가 고소한 기자들만 하더래도 벌써 두 손 두 발이 넘었지, 아마?”
혹시 본체는 욕먹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던 것일까?
연예계 알못인 로운조차도 기자들을 적으로 돌리면 골치아파진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로운이 네가 이 영화에 진심인 것 같아서 이 형은 기쁘다. 대견해.”
그는 빨개진 코끝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기억상실증 정말 최고…….”
라고.
“아무튼 넌 딱히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야. 김 감독도 나름대로 수습할 거고 우리 회사도 앞으로 철저하게 관리 들어갈 거니까. 알았지?”
매니저는 행여나 처음으로 의욕을 보였던 로운이 좌절할까 걱정되는지 친절하게 그를 달래 주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이로운 씨?>
김성하 감독에게서 연락이 걸려왔다.
* * *
‘…설마 내 기사 보고 하차시킨다는 연락은 아니겠지?’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로운 씨. 저, 저, 정말 미안합니다. 나 때문에 이로운 씨가 그런 안 들어도 될 말을 들어서 정말 어찌나 미안하던지…….>
김성하 감독은 로운에게 사과를 했다.
“네? 저 하차 안 해도 돼요……?”
얼떨떨해서 묻자.
<하차라뇨? 혹시 하차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 기사들 때문에……?>
김 감독이 펄쩍 뛰는 것이 수화기 너머로도 느껴졌다.
“아뇨……? 오히려 저 때문에 영화 이미지가 망쳐지는 거 아닌가 해서요.”
<아. 그런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미지는 이미 저 때문에 이미 대차게 망한 상태여서 그 정도는 간에 기별도 안 갑니다!>
아니. 그게 더 문제가 아닐까요?
<그… 큼. 아니, 이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닌데.>
“혹시 영화 제작이 중단된다거나…….”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전 이 영화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다행이에요. 저도 이 영화를 안 찍으면 죽을지도 모르거든요…….”
<……! 그 정도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드신 거군요……!>
축 처져 있던 감독의 목소리에 돌연 활기가 돌았다.
“네……?”
<알겠습니다. 이미 사활을 걸었지만 선택해 주신 안목과 사랑에 누가 되지 않도록 꼭 이 영화를 성공시켜 보이겠습니다.>
김 감독은 그 뒤 벅찬 목소리로 몇가지 얘기를 늘어놓은 다음 고맙다며 인사를 해 왔다.
전화를 끊은 뒤, 로운은 생각했다.
‘뭐지? 뭔가 좀 오해한 것 같은데?’
그래도 그가 출연할 영화의 감독이 의욕에 가득찬 것은 아주 고무적인 소식이었다.
혹시나 제대로 된 시작을 하기도 전에 초 치는 기사 때문에 행여나 엎어지기라도 하면 곤란한 건 로운이었으니까.
잠깐의 시련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영화는 엎어지지도 않았으며 감독은 도리어 의욕으로 불탔다.
그런 기세에 날개를 달아주듯, 좋은 소식이 연달아 날아들었다.
“……!”
기사가 없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로운의 얼굴까지 떡하니 박아서 연예란에 떠 있던 기사들이 싹 사라져 있었다.
‘이렇게까지 일처리가 끝내준다고? 이것이 바로 대기업의 맛?’
심지어 로운의 기사뿐만 아니라 김 감독에 관한 비방성 기사들도 모조리 내려간 상태였다.
‘이렇게까지 케어가 끝내주다니.’
이래서 다들 대기업 대기업 하는 건가?
종이 되더라도 대감집 종노릇이 낫다 하더니만.
소속 배우뿐만 아니라 소속 배우가 출연한 작품까지 싹 손을 보다니 정말 명불허전이 따로 없었다!
중소도 되지 못한 좋소에서 케어는 커녕 착취당한 기억만 있던 로운은 몹시 감격스러웠다.
“형! 저 오늘 기사 봤어요!”
때마침 식사를 사 들고 오던 매니저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어, 어어? 뭐 또 떴어?”
“아뇨? 아무것도 안 떴어요.”
“아휴. 깜짝이야. 또 뭐 뜬 줄 알았잖아. 안 그래도 지금 홍보팀 엄청 바쁘게 일하고 있거든. 사장님이 불호령 내리셨다나. 눈치 보여서 오늘은 좀 빨리 왔지.”
듣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
“홍보팀이 내린 게 아니에요?”
“뭐가? 기사? 엥? 벌써 내려갔어?”
“……?”
“우리 회사 홍보팀이 일 처리를 좀 잘하긴 하는데 이렇게까지 빠르진 않을 텐데……?”
매니저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환영할 만한 또 다른 소식이 들려온 것은 그 다다음 날이었다.
“로운아, 얘기 들었어? 김 감독 영화에 투자 붙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