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 former idiot who became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45)
전직 망돌이 탑스타 된 썰 푼다-45화(4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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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몸이 똑똑히 들었느니라! 너는 작품도 많으니 하나쯤은 그냥 달라고 하더구나. 정말 미친 작자 아니더냐?]작은 물방울이 흥분하자 보그르르 물거품이 끓어올랐다.
“쉽게 인정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서도… 와 진짜 후안무치가 따로 없네요.”
[더 기가 막히는 건 뭔지 아느냐? 이게 밝혀지면 자기 밥줄이 끊어지니 그냥 모르는 척 덮고 넘어가 달라고 하더구나!]“진짜 그렇게 말했다고요?”
[너무 놀랍지 않느냐? 세상에 그런 미친 작자가 있다니!]보그르르!
청화의 머리 위로 물거품이 연신 보글거렸다.
[그런 인간은 천벌을 받아야 하거늘! 내, 힘만 온전했어도 그런 인간에게 벼락을 내리는 정도야 얼마든지 가능했을 터인데!]그러더니 대뜸 로운을 향해 휙 날아들었다.
[덕을 열심히 모아야 하느니라. 알겠느냐?]갑자기 열심히 의뢰를 받아야겠다며 의지로 불타올랐다.
물론 로운도 그럴 생각이었다.
[현재 의뢰 달성률: 97%]우선 이 의뢰를 제대로 끝마친 다음에 말이다.
* * *
염탐을 다녀온 청화가 뻔뻔하기가 이를 데 없다며 펄펄 화를 냈던 것처럼.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눈앞에 두고도 조승완은 쉽게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
“이쯤 되면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나…….”
로운은 또다시 올라온 조승완 측 언플을 확인하며 혀를 찼다.
조승완은 지치지도 않는지 끈질기게 여러 언플성 기사를 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걱정 마. 그것도 오래 못 갈걸. 어차피 여기저기서 이미 손절당한 모양이니까.”
이전과는 달리 반응이 영 시들하다는 것이다.
‘정말 찔리는 사람이라면 그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어 복귀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여론이 더 우세하기도 하고.’
그치만 업계에서도 이미 손을 털고 있다는 것까지는 몰랐다.
“그래요?”
“손해배상 청구 들어갔다는 곳도 있으니 더 정신없어지겠지. 아마 감독님한테 매달릴 생각조차 못 하게 될걸?”
역시 인생은 실전이라며 강차헌이 매끄럽게 입술을 휘었다.
“그거 다행이네요.”
몹시 다행인 소식이었다.
목숨이 걸린 로운에게도.
금의환향을 목전에 둔 김 감독에게도 말이다.
아주 좋은 소식이었다.
…좋은 소식인 건 맞긴 한데.
“강차헌 씨는 대체 왜 여기 있는 건데요?”
대체 이 인간이 왜 여기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잊었나 본데 나도 주연 배우거든. 당연히 감독님이 불러서 왔지. 곧 800만이잖아.”
그렇다.
귀로는 여러 이슈에 힘입어 현재 800만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물론 이슈만으로 일궈낸 숫자는 아니었다.
‘재미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지.’
흥미 위주로 보러 왔다가 영화 자체에 만족하고 간 관객들의 후기가 제대로 한몫했다.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졌다면 그저 반짝하고 말았을 화제에 불과했겠지만.
귀로는 김 감독이 이를 갈고 만들어 낸 역작이었던 것.
덕분에 이슈몰이를 지나 입소문 단계에서 또다시 이슈가 되는, 그런 완벽한 선순환이 완성되었다.
“아무래도 최고 스코어가 800쯤에서 마무리될 것 같으니 기념으로 뭔가 좀 특별한 걸 하자고 하시더라고.”
그건 알겠다.
현재 추이상 천만까지는 어려울 것 같고 900만도 지금으로서는 조금 먼 얘기다.
개봉한 지도 벌써 시간이 꽤 흘렀으니 실질적인 스코어는 800만 근방에서 마무리될 터.
그때.
“어, 차헌이 왔어? 아이, 요새 바쁠 테니 굳이 안 와도 되는데. 오겠다고 해서 좀 놀랐잖아. 그래도 와 줘서 고맙다, 야.”
잠깐 스태프가 불러 바깥으로 나갔던 김 감독이 돌아왔다.
“……?”
로운은 강차헌을 돌아보았다.
CF의 한 장면처럼 커피를 들이켜는 강차헌이 뻔뻔하게 로운을 마주 본다.
“…….”
그래. 저런 인간이었지.
부르지도 않았건만 알아서 찾아왔으면서 태연하게 감독을 팔아넘긴 강차헌이 말했다.
“고민하시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좀 뽑아와 봤는데…….”
주연으로서 책임감이 있는 것은 진짜였는지 강차헌은 로운이 듣기에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를 몇 개 제시했다.
“라방이라면 라이브 방송? 라방이라. 그거 좀 괜찮은 것 같은데?”
“예. 지금까지는 짤막하게 인사만 올렸었으니 이번에는 라이브로 30분 정도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해 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유튜브 채널도 있으니 거기서 진행하면 구독자 수도 늘어날 것 같고요.”
“진짜 괜찮은 거 같은데? 안 그래도 우리 무인 다닐 때 열심히 다닌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늘 한정적인 인원만 만나서 늘 아쉬웠거든. 나중에는 그래서 일부러 몇 번 더 늘렸잖아.”
통상적인 무인 기간보다 조금 더 늘리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찾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배우들도 각자 스케줄이 생겼고 영화가 잘된 만큼 찾는 곳도 많아졌다.
당장 김 감독만 하더라도 부르는 곳이 많아져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지지 않았던가.
‘…그러고 보니 나만 빼고 다 바쁜 것 같잖아?’
뭔가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여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방금 무심코 봤던 휴대폰 상단에 반짝 알림이 떴던 것이다.
[로운아. 지금 조승완 기자회견 시작한다는데????]다름 아닌 매니저가 급하게 보낸 메시지였다.
* * *
[저를 믿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이 부분 정말 죄송할 따름이며……. 공인으로서 이 일의 책임을 느끼는바, 앞으로는 활동을 일절 중지하고 자숙하고자…….]모니터 속의 조승완이 몹시 침중한 낯으로 고개를 숙였다.
알맹이는 쏙 빠진 그 맹탕 기자회견을 보는 로운의 첫 감상은 이랬다.
‘저게 대체 뭐라는 거야?’
그렇게 느낀 건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별 말 같지도 않은 조승완의 고해를 듣던 이들 중 하나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그건 작품을 훔치지 않았다는 말씀이십니까?]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해당 작품이 들어 있는 노트북이 제 소유라는 것입니다.] [그건 작품을 직접 집필하셨다는 소리입니까?] [그 작품은 해당 노트북을 이용해 집필된 것이 맞습니다.] [노트북의 소유주가 본래는 김성하 감독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노트북 구매라는 행위 자체는 온전히 저 조승완이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해당 노트북 공개 요청이 많은데요. 노트북 내용을 공개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얼마 전까지 내용 공개 예정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꾸셨는지 궁금합니다!] [구형 노트북인지라 현재 AS 접수 중입니다.]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대형 모니터 앞.
소식을 듣고 모인 사무실 스태프들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개판이구만, 아주.”
“저게 무슨 개소리야 진짜.”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다는 소리 같은데요.”
“아니, 기자회견인데 뭐 하나 시원하게 인정하는 게 없는데?”
“진짜 아무 말 대잔치다…….”
하나같이 신랄한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승완은 그 어떤 잘못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계속 말을 뱅뱅 돌렸던 것이다.
표현도 막연하다 보니 듣는 사람으로서는 저게 무슨 말인가 싶었던 것.
“아니, 근데 갑자기 무슨 기자회견이야? 기자회견은 이쪽에서 해야 하지 지가 웬 기자회견?”
“감독님이 조승완이랑 얘기해 보시겠다더니 그렇게 얘기된 거 아니에요?”
뜬금없는 소식에 스태프들이 김성하 감독을 바라보았다.
“얘기를 하긴 했는데……. 나도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지.”
아마도 이건 하늘이 두 쪽 나도 살아나기 어렵다는 각을 느낀 조승완이 김 감독 측에서 추가 증거물을 공개하기 전에 재빨리 선수를 친 모양이었다.
라이브 표시가 붙어 있던 기자회견은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다.
당연하지만 그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조승완 감독님? 자꾸 그런 모호한 답변은 해답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진실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으며,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여 저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반성하는 시간과 자숙의 기회를 가지도록…….] [조승완 감독님, 그건 은퇴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다시 한번 저를 믿어 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공인으로서 개인적인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깊이 사죄…….] [은퇴하시겠다는 소리는 작품을 훔치셨다는 소리로 받아들여도 됩니까?]‘자동응답기도 저보다는 더 영혼 있겠다…….’
결국 아수라장이 된 회장을 사회자가 황급히 말리기 시작했다.
[정숙, 정숙 부탁드립니다. 장내 소란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질답은 여기서 마무리를 하도록 하고……!] [조승완 씨! 그래서 초고 작성을 하셨습니까, 하지 않으셨습니까?!] [노트북 공개를 하시겠다고 들었는데 미루신 이유를 밝혀 주시죠!] [조승완 씨!]완전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모니터 너머로만 봐도 현장의 정신없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수많은 질문에도 꿋꿋하게 자기 할 말만 하던 조승완은.
[공인으로서 개인적인 문제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깊이 사죄드립니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끝까지 홀로 도돌이표 염불을 외다 도망치듯 기자회견장을 퇴장했다.
예상하지 못한 엔딩이었는지 잠시 정지해 있던 카메라가 급하게 그 뒤를 쫓았다.
난장판인 내부가 비치고 어이없어하는 기자들의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조승완 씨?] [아니, 대체 이게 뭐……!]뚝 하고 화면 송출이 끊겼다.
“……?”
“……?”
시작만큼이나 뜬금없이 끝나 버린 기자회견이었다.
“…인터넷 방송이라 다행이지, 진짜 공중파였으면 방송사고 각인데.”
“이미 충분히 사고 같은데요.”
“쯧쯧. 어떻게든 비비고 살려고 했던 것 같은데 저따위로 하는 꼴을 보면 저거 다시 돌아오기는 글렀네.”
“그러게요. 기자들한테 저렇게 찍혀서야 어디 돌아오겠어요? 우리 감독님도 얼마나 힘드셨었는데.”
사람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고 생각이 있다.
기자회견 전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하며 반 정도는 신뢰가 남아 있었다면.
‘아마 기자회견 보고 난 뒤엔 그마저도 다 사라지지 않았을까?’
찔리는 게 있지 않고서야 저렇게 아무 말 대잔치일 리가 없다.
정말 억울하고 떳떳한 바가 있다면 모든 증거를 총동원하여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을 터.
저렇게 도망치듯 은퇴를 선언해서야…….
‘제 발이 저려서 도망간다 하겠구만.’
끝까지 이기적인 인간의 졸렬한 최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