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 former idiot who became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48)
전직 망돌이 탑스타 된 썰 푼다-48화(4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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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감탱이들! 다 못 받는 거 알잖아! 의뢰를 넣고 싶으면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말고 저기 윗분들께 따지라고! 나라고 뭐 의뢰 제한을 두고 싶은 줄 알아?]띠롱.
띠롱띠롱.
띠로롱!
청화와 관조자들의 메시지가 쉴 새 없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일단 데려와. 데려와서 말해. 아니, 내가 정한 게 아니라고! 의뢰를 넣고 싶으면 일단 데려와. 일정 반경 이내의 의뢰만 활성화된다고! 내가 정한 거 아니라니까!]얼마 전 대대적인 시스템 패치가 있었다.
[-‘의뢰 선택 기준’에 선별 기준 도입 및 세분화되었습니다.] [*일정 반경 이내의 의뢰만 활성화됩니다.]처음부터 관조자들의 심상찮은 반응을 모은 로운이었다.
그런데 의뢰 달성도를 120퍼센트 돌파한 지금.
로운의 인기는 하늘을 모르고 치솟는 중이었다.
‘그게 다 일을 시키고 싶어서라는 게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 아니지. 언제부터 이렇게 배가 불렀다고. 일을 하고 싶어도 못했을 때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도 하면 안 되지.’
시스템도 이런 상황을 인지했는지 공정성을 위한 패치를 내놓은 것 같기는 했지만…….
[뭐? 우리 애를 움직이라고? 아니, 우리 애가 뭐가 아쉬워서 그래?! 아쉬운 쪽이 움직여야지! 이 양반들이 보자 보자 하니까 아주!]청화가 성질을 내며 꼬리를 좌우로 홱홱 파닥였다.
얼마 전 로운이 의뢰를 완료한 덕분에 같이 승급하며 돋아난 꼬리였다.
‘고양이……?’
청화는 자신의 이 위엄 넘치는 꼬리를 보라며 자랑했지만…….
‘…그냥 물방울 아닌가?’
로운의 눈에는 물방울 끝이 조금 삐죽해진 정도라고나 할까?
어디가 위엄이 넘치는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의뢰를 계속 성공적으로 끝마치면 훗날 자연히 알게 될 터.
로운이 의뢰 하나를 끝낼 때마다 청화 역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듯했으니 말이다.
‘일단 의뢰를 계속 성공시키다 보면 알겠지?’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뢰는 계속해서 해야만 한다.
[하여간 이 영감탱이들. 엉덩이만 이렇게 무거워서야. 꿈에 숫자 들고 갈 거 아니면 움직이는 정도는 해 줘야 될 거 아냐. 이런 기회가 어디 흔한 줄이나 알아? …뭐? 숫자가 뭐냐고? 로또 몰라, 로또? …진짜 모른다고? 하이고. 이러니 후손들이 로또 로또 해도 번호 들고 나오는 양반들이 없지. 떼잉!]근데 이렇게 치열해서야…….
‘게다가 방금 뭔가 엿볼 수 없는 세계의 이야기가 지나간 것 같은데.’
로운은 한때 로또 당첨을 꿈꾸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조상님들이 번호를 들고 나오지 않은 이유는 로또가 뭔지 몰라서였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이렇게 알게 되어 버리다니.
[몰라. 더 이상 말 안 해! 난 말해 줄 만큼 다 해 줬어! 일단 다들 데리고 와. 그래야 경매든 뭐든 진행할 거 아냐!]“…….”
더구나 이미 공정성은 개나 준 것 같았다.
시스템이 열심히 기준을 마련하면 뭐 하는가.
짜고 치는 플레이를 하는데.
그 누구도 형평성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는 모양이었다.
‘뭐. 나야 뭐가 됐든 열심히만 하면 되니까.’
의뢰를 넣으려는 관조자가 많아질수록.
사실상 로운에게는 더 이득이다.
더 많은 이들이 몰릴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로운이 얻게 되는 보상 역시 증가할 테니까.
느슨한 하늘 위 세상에도 무한경쟁시대가 도입할 때가 된 것이다.
로운은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될 일이었다.
‘다음 의뢰는 어떤 게 오려나……?’
와글거리는 저 모습을 보면 선정이 되기엔 아직 먼 것 같지만.
로운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그게 벌써 일주일을 넘게 끌 줄은 몰랐지만.
[기다려 봐라. 영감탱이들 워낙 엉덩이가 무거워서 이렇게 움직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그래도 괜찮은 거예요?”
[뭐, 어쩌겠느냐. 아쉬운 건 자기들이지 우리가 아닌 것을!]“…….”
죽음이 걸린 건 이쪽이지 않나?
“아니, 그래도 일주일이나 지났는데요……?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아이고, 이 순둥한 녀석아. 저치들은 절대 우리가 죽도록 놔두지 않을걸? 내 예전에 한 설명들은 다 어디로 들었느냐! 고작 일주일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말거라!]일주일이란 시간에 일희일비하며 이제 죽는구나 싶었던 게 바로 몇 달 전이건만.
이래서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있는 모양이었다.
“인세에 합법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저라고 하셨죠.”
[그래! 기억하는구나! 하늘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네 녀석이 유일하다. 그러니 저 양반들은 절대로 우리를 죽게 놔두지 않을게다!]그러니 염려 말라며 청화가 로운을 안심시켰다.
뭐, 운명공동체인 청화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로운이 걱정할 부분은 없으리라.
애초에 로운도 요 일주일간 걱정으로만 보낸 것은 아니었다.
‘본체에게… 팬이 있었어?’
아주 신기하고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된 덕분이었다.
-강차헌 님께서 무려 우리 빡대가리를 칭찬해 주신 거 실화냐?
└저기요 선생님 팬 맞으시냐고욬ㅋㅋㅋ 존1나 가차 없어
└사실을 사실이라 말하는데 무슨 문제라도^.ㅠ? 내 배우가 예쁜 빡대가리라는 건 이미 유명한데 ㅎ…ㅠ
-근데 갑자기 이렇게 떡밥이 막 쏟아지니까 주워 먹기도 힘들다 남들은 맨날 이렇게 포식하면서 지냈던 거겠지ㅠ?
└야 지금을 즐겨 언제 또 고갈될지 모름;
그들은 어떻게든 서치 방지를 하며 숨기려고 했던 모양이지만 이미 아이돌 시절 다져진 로운의 검색 실력으로는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이렇게 객관적인 눈을 가진 팬은 굉장히 귀한데.’
이런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는 법이다.
어디든 개국 공신이 대접을 받아야 나라에 기강이 서는 법이니까.
‘으음… 예전에 본체에게 커피차를 보냈다가 오히려 욕만 들었다니. 대체 본체 인간성 무슨 일인데.’
팬들이 현장으로 보내주는 간식차는 애정의 표시다.
이만큼 우리 배우에게, 가수에게 신경 쓰고 있다는 표시며 인지도가 있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표출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법.
-로운 씨, 고마워. 잘 마실게~!
-로운 씨 덕에 이런 것도 먹어 보네. 고마워!
이렇게라도 한 번 더 업계 사람들에게 이름 석자를 머리에다 박아넣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팬들이 보내준 간식차로 고마움과 생색은 받은 연예인이 낼 수도 있는.
그야말로 일석다조의 애정 표현이었다.
‘그런데 그걸… 부실하다고 욕하다니.’
본체의 업보는 정말 파도 파도 괴담뿐이다.
‘일단 이제라도 잘하자.’
갑자기 배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지만.
팬들에게 있어 가장 좋은 보답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출이다.
‘…연락이 이렇게 안 올 줄은 몰랐지만.’
사실 의무감으로 얼떨결에 시작하게 된 연기라지만.
귀로를 찍으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인정을 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었던 것이다.
과거의 그는 그 좁은 세계와 좁은 시야에 갇혀 차가운 골방에서 죽어갔지만 말이다.
이미 망한 그룹에 매달리지 않고 조금만 시야를 돌려봤다면…….
‘지금쯤 뭔가 달라졌을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
또다시 같은 후회의 굴레에 빠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중요한 건 현재이지 과거가 아니니까.
‘그나저나 업보 수치가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줄어드는 걸 보면 반응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어째 연락이 안 오네. 뭐라도 와야 뭘 더 하든 말든 할 텐데.’
또 다른 소식도 있었다.
“조승완 여기저기 투자금 끌어모은다고 설치던데.”
기자회견 후 어떻게 사나 궁금했던 비하인드 이야기를 전해듣는 재미도 쏠쏠했던 것.
“투자금을요? 은퇴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감독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사가 남아 있잖아. 바지사장 앉혀 놓고 어떻게든 해 보려는 거지. 안 그러면 파산하게 생겼으니까.”
문제는 이 조승완이라는 사람이 인망도 없고 업계 평판도 그렇고 영 좋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아무도 조승완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없다나?
열심히 손바닥을 비비고 다니는 모양이지만 여러 군데서 소송이 들어왔다는 소문도 이미 짜한데다가 제대로 업보빔을 맞은 그를 도와줄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게 사람은 겸손했어야지. 제 것도 아닌 걸 가져다가 몇 년을 그렇게 우려먹으면서 거들먹거리니 누가 좋아하겠어?”
김 감독의 작품을 훔쳐다가 낸 영화 이후 내는 작품마다 줄줄이 말아먹은 것 또한 한몫했단다.
조승완을 지탱하는 커리어는 오직 하나였는데, 그 핵심 커리어조차 거짓이었다는 게 드러나니 다들 손절치기 바빴던 것이다.
“업보지, 뭐. 세상은 역시 선한 사람이 승리해야 살만하다니까.”
괜히 옛이야기들이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며 상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는 로운도 동의했다.
“근데 그 얘기를 왜 강차헌 당신이 하는 건데요? 바쁘지 않아요? 요새 찾는 곳 많다고 들었는데.”
“너 친구 없잖아.”
강차헌이 아무렇지도 않게 팩트로 폭력을 휘두르며 호록, 커피를 마셨다.
“그건…….”
차마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본체 핸드폰 연락처만 보면 아는 사람은 많은 것 같기는 한데……. 어째 친구는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본체에게 빨대를 꽂은 사람들 같은 느낌이었다.
메시지는 격의 없이 친근하게 오기는 하는데, 긴 시간 동안 오래 빨대 꽂혀 본 경력직 입장에서 딱 촉이 왔다.
이용해 먹고 등쳐먹기 딱 좋은 인간.
이게 본체에게 온 연락에 대한 로운의 감상이었다.
“맞지?”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로운이 소심하게 항변했다.
그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 강차헌이? 친구가? 있다고? 하며 물음표 살인마가 되는데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나는 안 사귀는 거고.”
“…….”
로운은 얼마 전 다시 시작한 인별그램의 댓글을 떠올렸다.
시작은 시사회 초대권이었지만 그 이후에도 간간이 사진을 올렸다.
어그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줌 있는 소중한 찐팬들의 댓글이라던가 같이 영화 촬영한 귀로 팀이 남겨 주는 댓글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강차헌의 팬들도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친하게 지내줘서 고맙다는 댓글이라던가 같이 프로그램 출연하면 좋겠다는 희망 댓글이 다수를 이루었다.
그러고 보면 저렇게 보여도 팬들에게는 잘하는 모양이었다.
“시나리오 들어온 건 뭐 없고?”
“…혹시 시비 걸러 왔어요?”
왜 굳이 접점도 없는데 찾아왔나 했다.
그것도 남의 소속사 건물에 말이다.
지금 로운과 강차헌이 앉아 있는 곳은 소속사 건물 1층에 위치한 구내 커피샵.
굳이 집에 있으면 생각만 많아지기 마련이라 회사에 볼일이 있다는 매니저를 따라온 참이었다.
거기에 강차헌이 뜬금없이 ‘어디냐’고 연락하고 바로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따로 들어온 건 없나 보지?”
“팩트 폭행도 폭행이거든요? 자제해 주실래요?”
“아무튼 지금 따로 들어온 일감은 없다는 소리지? 그럼 나랑 뭐 하나 같이 할 생각 있어?”
“강차헌 씨랑요?”
언뜻 듣기에는 강차헌이 인맥으로 뭔가를 엮어 보려는 걸 아주 극도로 혐오한다고 했었는데.
로운의 미간에 슬쩍 주름이 잡혔다.
“당신, 강차헌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