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 former idiot who became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52)
전직 망돌이 탑스타 된 썰 푼다-52화(52/110)
52
[별빛(의뢰자)가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별빛(의뢰자)가 당신은 별 다섯 개를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며 극한의 찬사를 보냅니다!] [별빛(의뢰자)가 당신에게…….]조마조마하게 상황을 지켜본 것은 의뢰자도 마찬가지였는지 돌아오자마자 띠롱띠롱 알림 메시지가 떴다.
[어때. 잘될 것 같으냐?]“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우선은 기다려 보죠. 의뢰자님도 너무 들뜨지는 마시고요.”
이건 된다!
이런 감이 빡 왔지만 미리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의뢰 달성률: 50%]이 애매하기 짝이 없는 숫자는 대체 뭐란 말인가.
된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뭐. 아무래도 당장 잘 있는 무덤을 판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니까 그쪽에서도 뭔가 할 게 많기는 하겠지.’
일단 하는 데까지는 했으니 이제는 정말 기다리는 일만이 남았다.
그에 대한 결과는 며칠 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 * *
귀로가 개봉했을 때의 찬 기운이 모조리 가시고 훈훈하게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어느 날.
로운은 또 한 번 태운그룹 본사 앞에 서게 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입구컷 당하는 일 없이 무사히 정문을 통과하여 회장실까지 논스톱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불러내어 미안하네. 오는 데 힘든 일은 없었나?”
이전과는 달리 호의가 잔뜩 담긴 태도로 서 회장이 로운을 맞이했다.
“차도 보내주셨는데 힘든 일이 뭐가 있겠어요. 덕분에 편안하게 왔는걸요.”
“허허. 그래도 내가 바쁜 사람을 불러내어 실례가 된 건 아닌지 모르겠어.”
“그럴 리가요.”
사실 요즘 로운에게 남아도는 것이 바로 시간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다름 아닌 서 회장.
바로 얼마 전 의뢰를 받았던 대상 아닌가.
‘무슨 일이지? 일은 잘 해결됐을 텐데?’
궁금해서라도 와 볼 수밖에 없었다.
“확인하신다더니 빨리 끝나신 모양이에요. 이장은 잘 마치셨나요?”
“…아니, 어떻게 알았나? 내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네만…….”
어떻게 알기는.
‘그야 알림이 떴었으니까.’
로운은 얼마 전 매니저와 함께 점심을 먹었던 때를 떠올렸다.
* * *
귀로의 성공과는 별개로 로운에게 따로 들어오는 오퍼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이지만 그렇다고 로운은 첫술에 배부르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직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그건 앞으로 차근차근 바꿔 나가면 돼.’
나락으로 떨어져 모든 기회마저 차단된 죽기 전의 삶과는 완전히 달랐다.
처음 본체의 몸으로 눈을 떴을 때는 최악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기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최악이기에 최선으로 가는 길밖에 남지 않은 거니까.’
그렇기에 로운은 그를 찾는 연락이 없어도 그다지 좌절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가 달라졌음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하지만 매니저는 다르게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로운아. 괜찮아? 맛은 어때? 형이 맛있다는 데서 일부러 줄 서서 사 왔는데.”
그는 마치 로운을 잘못 건드리면 깨질 유리공예품처럼 아주 조심스레 대했던 것이다.
“맛있어요. 그런데 형, 줄 오래 섰어요? 괜히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고생하셨겠다.”
기억상실증 이후.
로운이 먹을 것에 한없이 약하고 관대하다는 것을 기민하게 캐치한 매니저다.
아무리 힘들고 고된 강행군이라 할지라도 맛있는 식사만 제대로 든든하게 채워 주면 금방 되살아나는 로운을 알아챈 것 역시 매니저였다.
그래서인지 작품도 끝나 식사 제한도 완전히 풀린 지금.
매니저는 로운의 끼니를 아주 극진하게 챙겼다.
“고생은 무슨. 많이 먹어, 많이.”
매니저 덕에 매끼를 호화롭게 먹는 로운이었지만, 매니저는 몹시 안쓰러운 새끼 동물을 보는 것처럼 로운을 달래며 식사를 부추기기만 할 뿐이었다.
문제는 하필이면 그때 시스템 알림음이 울렸다는 것이다.
띠링!
맑고 청아한 소리와 함께.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료하였습니다!]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떴다.
‘아니, 벌써?’
서 회장에게 다녀온 것이 아직 채 이주도 되지 않았건만.
벌써 뜬 의뢰 완료 알림에 로운의 시선이 자연스레 시스템 메시지로 향했다.
[의뢰 완료 평가 내역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해당 내역을 확인하시겠습니까?]첫 번째 의뢰를 완료했을 때와 동일한 내용이 띠링띠링 알림과 함께 갱신되었다.
‘의뢰 달성률… 140퍼센트? 아. 난이도 보정치가 들어갔구나.’
이건 시스템이 생각해도 답이 없었나 보다.
거기다 누구보다 월등하게 공덕을 쏟아부어 의뢰를 차지했던 만큼, 로운에게 돌아오는 성공 보수 또한 짭짤했다.
‘미쳤다. 지급 공덕이 1000?’
업보로 인한 페널티를 제외한다 쳐도 무려 1000이나 되는 공덕이 들어왔던 것.
비록 지급 공덕에서 절반이 날아가 1000이 되었지만.
그것만 해도 수명으로 전환하면 100일이라는 어마어마한 기간이었다.
로운의 주의가 단박에 시스템창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놀라운 업적!]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곧이어 띠링띠링 소리와 함께 갱신된 창은 안 그래도 먹던 것도 잊을 만큼 집중한 로운의 정신을 완전히 혼미하게 만들었다.
[만석꾼의 혜안]이름만 보면 감도 오지 않지만 설명을 읽으면 이보다 더 찰떡인 이름이 없었다.
-당대 이름을 날렸던 만석꾼의 뛰어난 식견.
대상이 가진 가치가 색으로 변환되어 보여진다.
숙련도를 올릴수록 사용자가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와 항목이 달라진다.
‘가치를 본다니?’
판별안과 비슷한 능력인가 했지만 사용되는 용도가 달랐다.
‘판별안은 미래의 여러 선택지 중 결과를 알려 줘서 선택을 돕는 능력이라면… 이건 정말로 가치를 보는 거잖아?’
당장 그가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만 해도 색이 거의 없다시피 한 회색이었다.
반면 매니저가 긴 웨이팅까지 불사하며 사 왔다는 식사는 연한 풀색이 돌았다.
그러다가 문득 손목에 찬 시계에 눈이 닿았다.
‘…뭔데. 대체 얼마길래 색이 보라색인데……?’
본체의 드레스 룸에 있던 시계라 예사롭지 않을 거라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어떤 색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 알아가는 상태인데도 딱 감이 왔다.
‘아. 보라색. 완전 비싼 거구나.’
아쉽게도 로운이 볼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꾸준히 숙련도를 올려야 하기에 지금 당장 볼 수 있는 것이 한정되었던 탓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값어치 있는 능력이 될 것임은 틀림없었다.
‘이번 의뢰도 정말 좋았어.’
수명도 수명이지만 로운은 의외의 사실을 하나 더 발견했다.
그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공덕이라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수치로 치환된다는 사실 자체가 로운에게는 퍽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네가 대체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냐? 얼굴 좀 반반하다고 아이돌 나부랭이나 하겠다더니. 망한 지금은 뭐 하고 살래? 돈은 어떻게 할 거고?
-우리나 되니까 그간의 정으로 이렇게라도 해 줄 수 있는 거다, 로운아. 너 고졸도 아니고 중졸이잖아. 우리가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널 대체 누가 거둬 주겠니. 안 그래?
비록 두 번밖에 되지 않는 의뢰.
그러나 아직도 잊힐 만하면 망령처럼 따라붙던 속삭임을 잊게 하기엔 충분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하늘에 존재하는 고귀한 이들이다.
그런 이들이 자신의 소중한 ‘격’을 지불해 가면서까지 로운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그것이 로운에게는 퍽 기꺼웠다.
의뢰의 또 다른 순기능이었다.
‘…거기까지는 다 좋았는데 말이지.’
잠시 얼마 전을 회상하던 로운이 생각했다.
미친 난이도를 자랑하는 의뢰도 잘 끝냈겠다.
의뢰로 들어온 수명도 넉넉하겠다.
추가 보상으로 들어온 능력치도 달달하겠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고 생각했지만.
“…로운아? 로운아? 괜찮니? 아니 얘 눈에 촛점이 없잖아? 의사, 의사 선생님……! 전화, 전화를 해야……!”
하필이면 식사를 하다 뜬 알림을 확인한 것이 문제였다.
메시지 창을 확인하느라 허공만 열심히 바라봤더니 무슨 오해를 했는지 매니저는 아예 오열할 기세였던 것.
기억상실증을 진단한 의사 연락처를 찾겠다며 솥뚜껑만 한 손을 발발 떨며 핸드폰 화면을 두드리는 것을.
황급히 정신을 차린 로운이 말리며 달래 주었던 작은 해프닝이 있었더랬다.
‘그날이 너무 인상 깊어서 그런가 잊혀지지를 않네…….’
덕분에 로운은 그날 서 회장의 의뢰가 완료됐다는 사실을 그 무엇보다 확실하게 뇌리에 박아넣을 수 있었다.
메시지를 앞으로 혼자 있을 때만 확인하겠다는 다짐은 덤이었다.
* * *
“자네 말이 맞았네.”
로운이 지난 일을 떠올리는 사이.
서 회장이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조부님 묘를 파보니 정말로 물이 고여 있더군. 게다가 그 고인 물 때문에 그런지 땅 밑인데도 주변이 다 썩어들어 갔어. 냄새가 어찌나 고약하던지……. 풍수지리니 뭐니 그간 다 미신 같아서 잘 믿지 않았네만. 그걸 보니 조상님께서 노하셔도 할 말은 없지 싶더군.”
서 회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반쯤은 긴가민가했단다.
지극히 당연했다.
갑자기 묘를 파 보라고 하는 미친 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확인해 보기로 결정한 것부터가 따지고 보면 대단한 일이기는 했으니까.
그런데 정말로 확인차 묘를 파니 물이 차 있었다.
그것도 썩은 내를 풀풀 풍기는 역한 물이.
그길로 서회장은 바로 사람을 불러 명당을 찾아 이장을 완료했단다.
그 전까지의 미신 어쩌구 하는 생각은 깨끗하게 휘발된 모양이었다.
“땅에서 만물이 살아 움튼다고 하지 않던가. 들어보니 땅의 생기. 즉, 지기가 풍부한 곳에 조상님을 모시면 자네 말처럼 없던 복도 생길 것 같더구만. 산 사람도 명당에 집 짓고 살면 복이 온다던데 조상님 묫자리라고 뭐 다르겠는가. 허허.”
음택풍수니 뭐니 하는 전문 용어가 현란하게 오갔다.
물론 로운은 반도 알아듣지 못했다.
대충.
‘안 그래도 의뢰자의 메시지에 힘이 넘치는 것 같더니만. 어쨌든 일이 잘 풀린 건 맞긴 한가 보네.’
하고 짐작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서 회장이 무겁게 말을 이었다.
“그날, 자네가 했던 말들도 사실은 다 맞는 말이었다네. 그래서 내가 날카롭게 반응한 것 같아. 다시 한번 미안하네.”
“아뇨, 뭐……. 저도 방법이 없다고는 하지만 대뜸 나타나서 이상한 소리부터 한걸요. 미친 사람 취급하지 않아 주신 것만으로도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로운이 말하자 서 회장의 눈빛이 인자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