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 former idiot who became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83)
전직 망돌이 탑스타 된 썰 푼다-83화(8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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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엔딩 브금이 나오며 예고로 마무리되는 방송을 보며 매니저가 중얼거렸다.
“쓰읍. 아쉽네. 이 정도면 더 끌어도 될 거 같은데.”
얼마 전 숲속 식당, 통칭 숲식당은 시청률 20퍼센트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케이블. 그것도 공중파가 아닌 곳에서 시청률 20퍼센트를 넘긴 것은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는 수치였다.
“특별 편성으로 감독판 2편 더 푼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걸로도 아쉽다 이거지. 만약 이게 드라마였어 봐. 10부작이 20부작 되는 건 금방일걸? 아니면 시즌제로 튼다거나.”
매니저가 몹시 아깝다는 듯 혀를 찼다.
그 마음도 이해할 것 같은 게, 직접 몸소 겪은 일이지만 3자 입장에서 보는 방송은 또 다른 쏠쏠한 재미가 있었던 것이다.
‘내 모습이 저랬구나.’
확실히 영화 귀로를 관람했을 때나 태운의 CF와는 완전히 느낌이 달랐다.
귀로에서는 이로운이라는 사람이 아닌 채유정으로만 보였는데.
편집의 힘이 가미되기는 했어도 숲식당에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이로운 자신의 평소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게 신기했던 것이다.
게다가 시청률이 방증하듯 숲식당을 방청하는 시청자들도 벌써부터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HOT! 한예주 피디, 드디어 골탕 먹나? 감자 캐기가 웬 말?! (237)] [HOT! 숲식당 눈 호강 레전드 모먼트.gif (897)] [HOT! 이로운이 햄찌인 이유(999+)] [HOT! …….]그걸 대변하듯 유명 커뮤니티의 핫이슈마다 숲식당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여러 인상 깊은 에피소드들을 남기며 꾸준히 기세를 몰아 승승장구한 예능다운 저력이었다.
-와 마냥 순둥이가 아닌 걸 알고는 있었는데 이걸 또 이렇게 반격하네ㄴㅇㄱ
└정작 본인은 별생각 없이 같이 좋은 일 하자고 했을 가능성 1,000퍼라는 게 학계의 정설
└ㅋㅋㅋㅋㅋ찐으로 도와드려야겠다 싶어서 제안한 거 같은데 한 피디 날벼락 맞음ㅋㅋㅋㅋㅋ
-한 피디 표정 좀 봐ㅋㅋㅋ (한피디_경악하는짤_브루투스_너마저.gif)
└표정만 보면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당한 얼굴이라곸ㅋㅋ
└그치만 실상은 같이 옆집 어르신 돕자는 권유 ㅋ,.
-반응 극과 극인 것 좀 봐랔ㅋㅋㅋ 한쪽은 피폐 찌듬 고통이면 다른 한쪽은 완전 상큼발랄상쾌반짝청량이라 대비 미쳤음
└아기사슴 은근히 기존쎄
회차가 늘어가며 숲식당은 여러 레전드 에피소드를 탄생시켰는데, 한 피디의 감자 캐기도 그중 하나로 꼽히는 에피였다.
늘 출연자의 고통을 보며 웃던 흑막 캐릭터였던 한 피디.
그런 한 피디가 어쩌다 보니 로운에게 휘말려 호미를 들고 솜사탕 씻은 너구리처럼 멍한 표정을 짓는 것이 엄청나게 이슈가 된 것이었다.
특히 숲식당 출연진이 피디에게 납치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인과응보가 따로 없었다는 점에서 더 반응이 좋았다.
-사람이_착하게_살아야_하는_이유.jyp
이 반응에 대해서 한 피디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대중의 호감과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 흡족해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을 제물로라도 바칠 사람이 바로 한 피디라는 걸 생각해 보면 그리 이상한 반응도 아니었다.
한 피디의 감자 에피만큼이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강차헌의 붕어빵이 그중 하나였다.
-미친ㅋㅋㅋ강차차 퀭해진 거 봨ㅋㅋ
└진짜 집념이다 나라면 포기했을 텐데 대단함
└옆에서 한 피디가 약올리는 거 까칠하게 대답하면서도 몸은 솔직하게 반죽 붓고 있음ㅋㅋㅋㅋㅋ
└근데 그걸 또 해냄 진짜 저런 독기가 있으니까 탑스타인 거지
이전까지는 완벽해서 범접하기 어려운 천상계 존재 같았다면.
숲식당 이후의 강차헌은 한결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다는 평가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의외였던 것은 다름 아닌 로운 자신에 대한 평이었다.
업보 수치가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것을 봤었으니 나쁜 반응은 아니겠지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싶었던 것이다.
“뭐가 의외야? 당연히 다들 눈이 있으면 알아봐야 정상이지!”
“그치만 별로 한 일도 없는데요?”
“네가 한 게 없기는 왜 없어? 보니까 네가 다 했구만.”
“아니, 진짠데…….”
김봉근이 요리를 담당했다면 강차헌은 홀서빙을 담당했다.
둘 다 숲 식당에서는 뺄래야 뺄 수 없는 역할이다.
반면 로운 자신은 어떠했는가?
‘일이야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던 때의 기억 때문일까.
아니면 후회만 남았던 전생의 그림자 때문일까.
맡은 일은 무엇이든 일단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것이 새 삶의 모토였다.
로운은 언젠가 한 피디와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피디님, 이렇게 해서 방송에 나갈 분량이 있기는 할까요?>
<아, 무슨 그런 걱정을 하세요, 로운씨? 지금 넘쳐나는 게 방송 분량인데.>
<…진짜요? 이래도 나갈 분량이 있어요?>
출연진 셋 다 모두 말이 많은 타입도 아닌데다가.
여차하면 일만 하느라 오디오가 빌 때도 부지기수였다.
이런 노동만 하는 모습이 과연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재미있기는 했지.’
역시 편집의 마법을 거친 덕에 평가가 좋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최선을 다하려는 그의 모습은 스스로가 봐도 나름 기특한 구석이 있었으니까.
참고로 분량을 걱정하는 부분도 방송을 탔다.
<출연자까지 걱정하는 방송,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하는 장난스러운 자막을 달고선.
그도 아니라면…….
‘불쌍해 보여서?’
주방 구석, 그것도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곳에서 쉬는 시간 나누던 별 중요하지 않은 시답잖은 얘기였다.
물론 로운에게는 심각한 고민이었지만, 어찌 됐건 즐거운 얘기도 아니어서 당연히 편집 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고스란히 방송을 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랜 손님과의 만남 역시 드라마틱하게 포장되었다.
거기에 쐐기를 박는 것은 강차헌의 한마디였다.
<뭐, 이 녀석이 오해를 좀 쉽게 사는 편이기는 하죠. 알고 보면 단순하고 순해 빠진 인간인데.>
그 말은 이전 상황과 맞물려 로운이 마치 본래의 모습과는 달리 오래도록 오해 받아 왔다는 거처럼 들리게 했다.
정작 진실을 아는 당사자인 로운은.
‘저거 첫날 밥 먹다 나온 소리 아냐?’
그 교묘한 편집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만약 제3자의 이야기였다면 아이고, 불쌍하게 고생했겠다며 안쓰러워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덕분에 생각지도 못하게 이미지가 개선된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었으니 로운에게는 다행이었다.
“가만 보면 로운이 네가 제일 스스로에게 평가가 박한 거 같단 말이지?”
매니저가 팔짱을 끼며 씁, 미간을 찌푸렸다.
“형이야… 팔은 안으로 굽는다잖아요.”
“네가 지금 기억을 잃어서 그런데, 형이 엄청나게 객관적이에요. 그래서 너한테 쓴 말 하다가 아예 이 집에 출입 금지도 당했었던 게 형이란다!”
그건… 그렇게 웃으면서 할 얘기가 아닌 것 같은데요?
“아니. 진짜야. 네 팬들의 숫자도 제법 늘었어. 얼마 전엔 회사로 정식 팬클럽 창단 요청하는 연락도 왔다니까?”
회사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형. 그건 일단 보류해 봐요.”
“왜? 물 들어오는 김에 노 저어야 하는 거 아냐?”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 대체 왜? 공식 팬클럽 창단해서 곤란해질 일이 뭐가 있어? 이봐. 로운이 네가 너한테 제일 박하다니까?”
하지만 업보 수치가 여전히 마이너스를 찍고 있다면 누구든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매니저에게는 얘기할 수 없는 이유지만.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단 말이지.’
매니저의 말도 이해 못 하는 바도 아니었다.
사실 불어난 로운의 한줌단 팬도 팬이지만, 의외의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이 한몫했다.
바로 강차헌의 팬들이 로운에게 큰 호감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상당히 뜻밖인데. 사실 강차헌을 싸잡혀 욕먹게 했다고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숲식당 방영 전까지만 해도 분명 부정적인 분위기가 존재하기는 했다.
방영 전인데도 구멍이 있다느니 어쩌느니 하며 망할 거라는 소리를 듣는데 누구도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을 터.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천지 차이였다.
-차차가 누군가에게 저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변호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어,,,?
└그러게ㅋㅋㅋ 맨날 비즈니스만 하는 줄 알았는데 사석에서의 모습 솔직히 이번이 처음 아니야?
└ㄹㅇ 찐으로 이 예능 보면서 모르던 강차 모습 알게 돼서 너무 좋음ㅠ
└한 피디 쪽에 절해야 함
└└이로운 쪽에 해야 하는 거 아니냨ㅋㅋ
-햄까살 (햄찌 까면 사살이라는 뜻ㅎ)
└?먼 소리야 울 애기고영한테
└└너야말로 뭔 소리야 울 햄찌한테
└└└얘들아… 로운이 사람인 거… 잊은 건 아니지…?
└존나 다들 아무렇지 않게 인간 아닌 걸로 싸움ㅋㅋㅋㅋ
-나도 예능 보고 입덕했는데 필모 추천해 줄 사람~!
└헉// 나 겸덕인데 내가 추천해 줘도 될까^//^;;;
└└당욘
└└일단 귀로를 봐! 그리고 귀로를 봐! 그리고 또 귀로를 보면 돼!
└└└?
└└└???
└└└다른 건 없어? 단역으로 나왔다던데 거기서는 추천해 줄 거 없음?
└└└└? 무슨 소리야 댓쓴아^^… 없는 걸 추천해 줄 수는 없잖니^^…….
생각지도 못한 든든한 우군이었다.
얼마나 친구가 없었으면 예능에 같이 출연한 것만으로도 친구가 생겼다고 팬들이 좋아한단 말인가?
아니지.
생각해 보니 김성하 감독 앞에서 대놓고 친구 없어도 연기하는 데 지장 없다고 말하던 놈이다.
대놓고 안 사귄다고도 말하기도 했고.
그렇게 생각하니 좋아할 만한 것 같기도 했다.
‘친구라.’
기분이 묘하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강차헌과 친구처럼 보인다는 소리인 것일까?
처음 봤을 때와 비교하면 강차헌이 많이 편해진 것은 맞다.
그 인간도 로운을 대하는 것이 한층 누그러진 것도 맞다.
‘그치만 그것만으로도 친구라고 할 수가… 있나?’
로운은 의문이었다.
‘가져 본 적이 있어야 뭘 알지.’
대체 어째서 모두가 입을 모아 너넨 친구라고 외치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로운도, 강차헌도.
둘 다 친구 없는 인생들이라 무엇이 친구인지 우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게 패착이었다.
‘낯간지럽기도 하고.’
이번 생은 정말이지 새로운 경험을 많이도 해 보는 것 같다.
어쩌다가 국민 공인 친구까지 생겨 버렸다.
“그럼 팬클럽은 일단 보류해 둬?”
“네. 우선은요.”
로운은 눈앞에 보이는 업보 수치를 보며 대답했다.
[현재 업보 수치: 982,897]실시간으로 줄어드는 수치가 보인다.
방영 시작부터 지금까지 감소한 수치만 봐도 귀로 못지않은 폭발적인 숫자였다.
그 덕인지 백만 초반이었던 업보 수치는 어느새 90만대로 들어서 있었다.
‘왜 연예인들이 예능에 출연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단 말이지.’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로운 자신에게 쏟아지는 호의적인 시선이 이럴진대.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떻겠는가.
‘하지만 팬클럽이라니. 아직은 시기상조야.’
로운은 아직 조심스러웠다.
역풍이 풀었을 때 팬클럽이 어떠했던지를 기억했기에 더욱더.
그리고.
줄어가는 업보 수치만큼 그에 비례하여 좋은 소식이 로운에게 줄줄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