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a former idiot who became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96)
전직 망돌이 탑스타 된 썰 푼다-96화(9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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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로운 타이밍이다.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완료된 시점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료하였습니다!]이정혜에게 구슬을 넘기는 순간 뜨는 완료 메시지라니.
‘이 정도면… 대충 위에 계신 분들도 인정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완료됐다고? …이게 통하네?]이 소식을 알리자 청화도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영감탱이들이 웬일이지? 일단 보상부터 확인하자꾸나.]로운의 선택을 이해는 하지만 여우 구슬이 아까운 건 아까운 거라며 내심 아쉬워했던 청화.
그 와중에 로운이 전한 완료 소식은 가뭄의 단비 같은 일일 터다.
“네, 네. 일단 집부터 가요.”
아무리 온갖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다 모인다는 병원이라지만.
허공을 보며 감탄하고 놀라는 모습을 보여 주기에는 좀 그렇잖은가.
[보상은 뭐를 줄지 궁금하구나. 아무리 생각해도 여우구슬 이상 가는 건 없을 것 같은데 말이야. 떼이잉.]궁시렁궁시렁.
먼저 앞서가는 청화가 아쉬움인지 탐탁찮음인지 모를 소리를 중얼거린다.
그렇지만.
“…….”
로운은 고개를 돌려 굳게 닫힌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
수십 년이란 먼 길을 돌아 비로소 만난 두 사람이 그 너머에 있으리라.
그렇기에 로운은 그 무엇도 아쉽지 않았다.
그의 후회를 누군가 구해 주었듯.
그 역시 누군가의 후회를 구할 수 있었으니까.
[뭐하느냐, 안 오고!]“네, 가요!”
돌아서는 로운의 발걸음이 경쾌했다.
* * *
[뭐래느냐, 완료는 무사히 됐고? 보상은?]집에 도착할 때까지 초조하게 굴던 청화.
마침내 아무도 없는 둘이 되자 조급하게 물어온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이호의 의뢰는 정석적인 방식으로 수락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의 강제나 다름없이 받게 되었었지.’
그래서인지.
[의뢰명: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의뢰 달성도: 200%
-총평: 월하노인도 울고 갈 감동의 대서사시!
당신의 선행에 감동 받은 이들이 당신에게 보상을 지급하라며 봉기합니다!
정상적으로 출력되는 메시지가 새삼스럽다.
‘월하노인도 울고 갈 감동의 대서사시는 뭐고. 봉기는 대체……?’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일단 무사히 완료는 된 것 같아요. 공덕도 들어왔고요. 그런데…….”
이호는 무려 3,000이라는 공덕을 로운에게 대가로 주었다.
업보 때문에 무려 반의반이나 까여 들어오는 바람에 로운이 받게 된 것은 고작해야 700이었지만.
그것만 해도 두 달이 넘어가는 시간이었기에 로운은 일단 만족하기로 했다.
[근데? 뭐 이상한 거라도 있느냐?]평소와 다른 것은 그다음이었다.
“웬 위업을 달성했다는데요?”
[엥?]아닌 게 아니라.
처음 보는 알림과 함께 눈앞이 아주 현란한 색으로 물들어 화려하게 반짝거렸던 것.
띠링!
[위대한 업적!]여기까지는 익숙했다.
의뢰 달성도가 100퍼센트를 넘어서면 뜨던 알림 문구였으니까.
그런데.
[위업! 금도끼 은도끼를 달성하였습니다!]‘음?’
뭔가 달라진 건 이 시점부터였다.
갑자기 낯선 알림이 뜨더니만.
띠링!
[위업을 달성하여 당신의 이야기와 선행이 널리 알려집니다.] [지고한 존재들이 당신의 존재를 알아차리기 시작합니다.]생전 처음 보는 내용이 떴던 것.
그뿐만이 아니었다.
띠링!
[전설이 될 위업을 달성하여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전설 업적 보상을 준다는데요?”
[엥? 전설이라니? 그건 무슨 구전설화급 공적을 세워야 가능할 법한 이야기인데? 아니, 잠깐. 설마?]그 설마가 뭐냐고 묻기도 전.
갑자기 눈앞이 하얗게 반짝였다.
그리고.
툭!
무언가 작고 동그란 것이 로운의 손바닥 위로 떨어졌다.
[작고 신비로운 내단]-타인을 위해 양보한 당신을 위해 모두가 십시일반하여 만들어 낸 작고 소중한 내단.
섭취 시 자양강장의 효과가 있고 피부가 좋아지며 혈맥과 뼈가 튼튼해지는 데에 도움이 된다.
“으응……?”
이호가 줬던 것보다는 현저히 작지만 묘한 현기가 느껴지는 구슬이었다.
‘모두가 십시일반?’
그러니까 이건 그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 낸 보상이라는 뜻이었다.
효과는 당연히 여우 구슬보다는 떨어지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효과보다는 마음이다.
‘솔직히 이정혜 님한테 넘기면서도 별로 아깝지 않았는데. 그걸 이렇게 챙겨 주다니.’
오히려 보상을 거절한 것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챙겨 주실 줄은 몰랐어요.”
로운이 감사 인사를 전하자 그에 반응하듯 관조자들의 메시지가 빗발쳤다.
[별빛 23이 당신의 고운 마음에 감명받아 눈물을 훔칩니다!] [별빛 918이 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당신을 칭찬합니다!] [별빛 340이 아름다운 선행은 널리 퍼져야 한다며…….]보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띠링!
또 한 번의 청아한 알림 소리가 들리나 했더니만.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천호의 직감]-오래 묵은 신수인 천호가 가진 직감은 때로는 날카로우며 때로는 타인의 속마음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기까지 한다.
이 험난한 세상, 착한 사람은 손해만 보며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천호의 다정한 염려와 걱정이 담겨 있다.
이건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이건 이호가 보낸 추가 보상이다.
‘대체 이호 님, 나를 어떻게 보셨길래……!’
왠지 눈앞에 없어도 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도움을 받은 입장에서 이렇게 말하기는 좀 그런데, 내가 살아보니 이 세상에 나쁜 놈들이 너무 많더라? 그러니 너 같은 천연기념물은 보호해야지. 소중하거든. 그러니 어디서 등처먹히지나 말려무나.
‘와. 추가 보상을 두 개씩이나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네. 대체 위업이라는 게 뭐길래.’
당연하지만 공덕과 업보 수치 감소는 기본이었다.
따지자면 보상을 총 네 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왜? 뭐 안 좋은 거 줬어? 일단 네가 들고 있는 고건 꽤 괜찮아 보이는데?]“아. 이호 님이 능력치를 선물해 주셨어요. 천호의 직감이라는데요?”
[그 녀석치고는 제법 괜찮은 걸 줬구나. 흠흠. 아무렴 그래야지. 그 귀한 여우 구슬을 양보했는데.]“근데 저 이번에 추가 보상을 두 개나 더 받았는데, 그래도 되는 거예요?”
[안 될 게 뭐가 있느냐. 다 받을 만해서 받는 거지. 이번 일은 그만큼 주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니라. 그 여우 구슬이 얼마나 귀한 건데!]“에이.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그런 먼 미래의 일보다는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청화 님이 주신 이 소중한 두 번째 기회를 낭비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바쁘다고요.”
진귀한 보물?
‘나도 사람이니 욕심이 안 생길 수는 없지.’
그렇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예정된 결과를 무시할 만큼은 아니다.
청화는 로운이 뭘 몰라 양보했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너, 왠지 좀 자란 것 같구나.]로운이 사람 좋게 웃고만 있자 청화가 문득 그렇게 말했다.
“그래요? 키가 컸나?”
[아니! 그런 성장 말고! 네 영혼의 깊이 깊어진 것 같다는 소리다!]“그런 게 보이나요?”
[이 몸같이 대단한 안목을 가졌다면 알아볼 수 있느니라!]“에이. 그거야 청화 님이 좋게만 봐주시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그 상황이라면 아마 저 말고도 누구든지 그렇게 했을걸요?”
[허어…….]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납득 시킬 자신이 없다.
그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그 귀물을 포기할 거라니!
‘그럴 리가 있나!’
오래 살아온 만큼 별의별 인간을 봐온 청화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인간은 로운의 생각만큼 선량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왜 요 모양 요 꼴이 되었는지도 모르는 녀석이니. 휴우.’
로운이 제 자리를 잃고 죽음을 겪어야 했던 일에도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심. 그리고 탐욕이 혼재되어 있지 않던가.
물론 지금의 저 녀석은 모르는 일이라지만.
‘저렇게 한결같이 선량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저 녀석은 알까 모르겠구만.’
은혜를 갚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저런 녀석이니 청화가 본체를 유지할 힘만 간신히 남긴 채 제 본신의 힘을 모조리 끌어다 쓴 것이기도 했다.
운명공동체라는 이유도 있기는 해도 괜히 옆에서 한 번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게 만드는 녀석이었다.
‘뭐어. 내가 손이 좀 많이 가더라도 어쩔 수 없지. 저 녀석은 그게 매력이니까.’
그치만 그런 청화조차도 로운이 이호에게 의뢰를 강제 배정받았을 때는 간이 철렁했었더랬다.
청화가 보기에 이번 의뢰, 아니 이제는 완료된 지난 의뢰는 사실상 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십 년에 얽힌 미련과 얽히고설킨 오해와 이야기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 때문에 청화는 생각했다.
-망했다!
라고.
천호의 특성상 배우자에게 일편단심이며 애착이 강한 편이다.
그런데 이 멍텅구리가 자기 마음도 모르고 겁이나 도망친 것이다.
그런 주제에 또 포기는 못 했다.
그 와중에 또 상대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모자라 심지어 병까지 앓고 있었다!
‘이건 잘해 봐야 본전인데? 잘못하면 처음으로 의뢰를 실패할지도 모르겠구나.’
청화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로운의 일처리가 워낙 완벽하다 보니 꼬장꼬장한 영감탱이들이 만족하여 공덕을 후하게 베풀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수명이 아슬아슬했을지도 모른다.
‘끄응. 고놈의 업보 수치만 없었어도!’
로운의 몫으로 마련되어 있던 최상의 조건에서도 수많은 업보를 쌓았던 본체를 생각하면 이마를 절로 짚게 된다.
‘가장 쉽고 빨리 끝낼 수 있는, 후한 공덕을 거는 양반을 찾아봐야겠구만.’
기회만이라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기를 바란 로운은 싫어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일단 살아야지!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럼 이거, 정혜 님이 쓰시면 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봐도 답이 없는 상황에서 홀로 돌파구를 만들어 내 스스로가 해답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저 녀석은 알까. 제 이름이 퍼진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니 저러고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거겠지.
이로써 로운은 하늘의 높은 분들까지 주의 깊게 보는 몸이 되었다.
청화가 돌보는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로운 그 자체를 말이다.
‘그렇지. 우리 애가 좀 착하고 잘나기는 했지. 너무 착한 게 문제 같기는 하지만… 그거야 뭐, 내가 돌봐주면 될 일이고!’
청화에게는 들렸다.
[저 아해, 대단하구만. 상제의 파수꾼들도 이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할 것 같은데 말이야.] [그네들은 저 아해처럼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 자체를 없애는 거에 더 가깝지 않나?] [그렇지. 그나저나 공덕이야 아쉽긴 해도 시간을 들이면 되지만, 저 어린 것이 빚을 다 갚으면 이런 기회도 이제 없어지니…….]여기저기서 수군수군대는 높으신 영감탱이들의 말소리가.
이번 의뢰의 결과를 보고 더 극성으로 모여들 것이 분명했다.
분명 처음엔 호기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벌써 세 번째 의뢰를 마친 지금.
영감들 사이에서 로운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꼈다.
청화의 어깨에 자연스레 힘이 뿌듯하게 들어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