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00
제100화
100화
“캡틴!”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대원들은 결국 참지 못하고서는 건물 지하로 내려왔다.
그곳에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창수와 두 소년 소녀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 오빠.”
“괘…… 괜찮아. 오빠가 지켜줄게.”
의식적 코마 상태였다가 이성이 돌아온 미키는 완전 무장을 하고 있는 커다란 덩치의 남자들에 불안한 듯이 자신의 오빠인 지로의 뒤에 숨었다.
그러면서도 아직 채워지지 않은 허기짐 때문인지 대원들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입맛을 다셨다.
인간으로서 살아오면서 교육을 통해 도덕과 윤리를 배워 온 것이 미키의 뮤턴트로서의 본능을 억제했다.
“괜찮으십니까?”
“아! 괜찮아. 혹시 초콜릿 좀 있나?”
“버닝 아웃 상태이십니까?”
“어! 그래.”
버닝 상태.
특수부대원들 사이에서 엔젤이나 강화 물약을 사용했을 때를 이르는 은어였다.
당연히 버닝 아웃 상태는 엔젤과 강화 물약의 효과가 끝나고 체내의 거의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를 의미했다.
판타지 소설이나 소년물에서처럼 근성이니 최후의 힘이니 하는 것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다지 권장하는 일도 아니었다.
창수가 무슨 일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버닝 아웃 상태인 것에 호프 팀의 대원은 창수에게 에너지 드링크와 에너지 바를 내밀었다.
물론 일반적으로 체력이 고갈되고 무언가를 먹는다고 해서 빠르게 체력이 회복되지는 않았다.
식사로 체력이 회복되는 것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엔젤이나 강화 물약으로 고갈된 체력은 몸 안에 연료만 들어온다면 매우 빠르게 채워졌다.
마치 자동차가 주유하고 나면 곧바로 100%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듯이 신체의 모든 세포가 에너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활짝 열렸다.
이런 과정 때문에 몇몇 연구원들은 인간의 간이 과연 이러한 과정을 버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걱정을 했지만 놀랍게도 그것이 가능했다.
그렇게 창수는 일반 음식을 먹어도 빠르게 체력이 회복되는 신체에 에너지 흡수가 더욱 잘되도록 만든 군용 에너지 바에 금방 체력을 회복해 나갈 수 있었다.
“하아! 맛없다.”
“하하! 맛으로 먹는 것은 아니지요.”
“그래도 인간적으로 너무한데.”
최고의 효율성을 보여야 하는 군대였기에 맛은 없었다.
그 대단하다는 천조국 미군의 식사도 한국군 식사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사실 맛이 없는 건 없는 것이었다.
미군조차도 입맛이 없을 때는 패스트푸드인 맥도널드에 갈 정도였다.
전 세계 어디든 짬밥 특유의 무언가가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게 창수는 연료를 보충하듯이 입안에 고칼로리의 음식 덩어리를 털어 넣고서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러면서도 지로와 미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창수도 예상치 못하게 뮤턴트에서 불완전 변이체로 변했지만 불완전 변이체도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창수는 그제야 지로에게 물었다.
“지로.”
“예? 아! 예.”
“아! 나는 최 상사라고 불러.”
창수는 아직 자신의 이름을 지로에게 알려주지 않았음을 깨닫고서는 지로에게 최 상사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번역기가 잘못된 것인지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 엉뚱한 단어가 나왔다.
“초이 보스?”
“풋!”
“웃지 마라.”
한국어 상사를 보스로 번역을 해 버린 번역기였다.
“하여간 이놈의 번역기는!”
“캡틴. 보스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시끄러. 돌아가서 나하고 단둘이 진중한 대화 좀 나누자.”
“윽!”
창수는 뭐라고 자신을 부르든 그건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기에 지로에게 도쿄 내부의 정보를 얻기로 했다.
여동생을 구해주었으니 지로가 알고 있는 것에 한해서는 거짓 없이 이야기해 줄 것이 분명했다.
“도쿄에 너와 같은 생존자들이 더 있니?”
“생존자요? 인간이요? 아니면…….”
“인간도 있는 거야?”
“아! 예.”
창수는 지로가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것에 또다시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도 그다지 좋지는 않은 일이 분명해 보였다.
“뮤턴트는?”
“있어요. 지하에서 나와서 사람들을 잡아가요.”
“사람들을 잡아간다고?”
“사…… 사람들도 뮤턴트를 사냥해요.”
“먹기 위해서?”
“예.”
파괴되기는 했지만 회색 시멘트와 검은 아스팔트가 가득 깔린 곳에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인간을 잡아먹는 뮤턴트만큼이나 굶주린 인간들도 어떻게든 뮤턴트를 사냥해 잡아먹은 것이다.
물론 대부분은 인간이 뮤턴트들의 사냥감이 될 것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먹기 위해서겠군.”
“그…… 그게. 뮤턴트는 인간 안 먹어요.”
“뭐? 인간을 안 먹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뮤턴트가 인간을 안 먹어?”
아리가 사태 때부터 수많은 뮤턴트 사태에서 뮤턴트들은 인간을 사냥했고 섭취를 했다.
그런데 도쿄의 뮤턴트들은 인간을 잡아먹지 않는다고 했다.
문득 창수는 닌자 팀의 대원들이 떠올랐다.
폭탄으로 폭사를 했지만 뮤턴트들은 닌자팀의 대원들을 사로잡으려고 했지 먹으려고 하지는 않았었다.
‘뭐지? 뭔가 있어?’
브레인에 의한 통제만 생각하고 있던 창수는 뭔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인간들을 사로잡아서 지하고 끌고 가요.”
“지하로 끌고 간다고? 그곳에 뭐가 있길래?”
창수의 질문에 지로의 뒤에서 숨어 있던 미키가 귀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마더.”
“뭐? 뭐라고 했니?”
“…….”
창수의 되물음에도 자기 오빠의 뒤에 숨은 채로 입을 꾸욱 다무는 미키였다.
“미키. 말해도 돼. 초이 보스가 너를 구해주셨어.”
지로는 미키에게 창수에게는 뭐든 말해 줘도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직 완전히 인간이 되지는 않은 듯했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로는 만족하고 있었고 창수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맛있는 냄새가 나.”
“뭐?”
“마더. 당신을 마더에게 데리고 가면 마더가 칭찬해 줄 거야.”
“마더?”
창수는 뮤턴트일 때의 기억이나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인지 무언가를 알고 있는 미키의 말에 브레인이라는 존재가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마더라는 존재가 뮤턴트들을 조종하는 거니?”
“…….”
“미키라고 했지? 우리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에 왔단다. 네가 알고 있는 것이 어쩌면 세상을 구할 중요한 일이 될지도 몰라. 알려 주지 않겠니?”
창수는 미키에게 호프 팀의 대원에게서 빼앗은 초콜릿을 내밀며 마더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려고 했다.
그 결과 꽤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더에게 인간들을 데리고 가면 마더가 맛있는 걸 줘. 그래서 우리는 인간들을 사냥해서 마더에게 가져다줘야만 해.”
“마더에게 인간을 준다고?”
“응.”
“혹시 마더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응.”
창수와 호프 그리고 사무라이 팀은 마더가 자신들이 찾고 있던 브레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더라는 존재를 쓰러트린다면 뮤턴트들의 연계를 깨트릴 수 있다.’
마침내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미키. 마더가 있는 곳을 알려줄 수 있니?”
“마더에게 먹히시려구요?”
“…….”
“…….”
다들 미키의 말에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해야 했다.
‘인간을 잡아먹고 뮤턴트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거냐.’
미키의 말이 사실이라면 마더는 새로운 형태의 뮤턴트였다.
우연히 등장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헤인트가 마더를 만들어 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황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미키에게 악의는 없어 보였다.
정말 순수하게 묻는 듯한 질문에 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마더가 있는 곳을 알려 줘.”
창수의 말에 굳어 있던 미키의 표정이 마침내 밝게 미소 지어졌다.
마더에게 먹히는 것이 인간에게도 좋은 것이고 마더에게서 좋은 것을 얻는 뮤턴트에게도 좋은 것이며 마더에게도 좋은 것이라 생각이 되었으니 모두가 다 행복해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미키였다.
“좋아요. 제가 데려다드릴게요.”
인간의 이성이 돌아왔지만 아직 미키는 뮤턴트와 인간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뮤턴트로서 마더에게 인간을 가지고 가 준다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창수는 여차하면 마더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연합 사령부에 벙커버스터를 준비해 달라는 요청을 넣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분명 마더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여차하면 지하도 자체를 날려버려야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창수의 호프 팀과 사무라이 팀은 미키의 안내를 받으며 시부야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창수의 팀이 시부야로 향하고 있는 사이 롯폰기에 있던 한미 연합팀도 마더의 존재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창수처럼 마더의 상세한 정보를 얻은 것은 아니라 마더라는 새로운 종의 뮤턴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알게 되었다.
한미 연합팀이 발견한 남자는 마더라는 말만을 하고서는 겁에 질려서는 더 이상의 말을 하지 못했다.
“마더라는 뮤턴트가 브레인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가장 크겠지.”
“그럼 마더를 확보해야 한다는 거로군요. 그런데 마더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방법이.”
남자가 마더의 위치를 알아서 안내를 해주거나 위치를 알려준다면 좋겠지만 한눈에 봐도 혼란 상태에 빠져있어서는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난처해 하고 있을 때 남자는 자신을 소홀히 하는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에 황급히 도망을 쳤다.
“이…… 이봐!”
“쉿!”
남자가 도망을 가고 한 대원이 남자에게 뛰어가 잡으려고 할 때 남규식이 행동을 말렸다.
도망가는 남자를 잡으려는 자신을 말리는 남규식에 의아해했지만 다른 대원들이 모두 몸을 숨기는 모습에 그도 황급히 몸을 숙였다.
“사…… 살려줘!”
도망친 남자는 갑자기 나타난 뮤턴트들에 의해 사로잡혀 버렸다.
제법 숫자가 많은 뮤턴트들에 충분히 상대는 가능했지만 조용히 처리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렇게 남자가 뮤턴트들에 의해 찢겨 나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뭐지?”
“끌고 가는 것 같습니다. 팀장님.”
누가 보더라도 잡아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끌고 가려는 것처럼 보였다.
“설마 마더에게로 데리고 가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군요.”
남자에게는 안 된 일이었지만 마더가 있는 곳을 알 수 있게 될 듯했다.
“도쿄 뮤턴트는 확보했습니다. 브레인인 마더를 생포하실 생각이십니까?”
“일반 뮤턴트보다 중요한 것은 브레인. 마더일 겁니다. 그 마더를 확보해야 이 지긋지긋한 싸움이 끝날 수도 있으니 위험을 감수해야겠지요.”
전 세계가 뮤턴트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니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가 위험한지는 상관없는 세계가 되어 버렸다.
한미 연합팀은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마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갑시다.”
“다들 각오 단단히 하고. 출발.”
그 어떤 사적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눈빛으로 두 팀은 뮤턴트들을 따라 시부야 방향으로 이동을 계속했다.
“저기 그런데 만일 마더를 생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
생포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제거라도 해야 했다.
“도산안창호함에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여차하면 완전히 날려버리겠다는 계획이 세워진 듯했다.
비밀 임무만 아니었다면 UN 연합 사령부에 통보하겠지만 브레인을 한국과 미국만이 확보하려는 계획에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지 못한다면 부숴버리는 것이 낫다.’
인간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