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02
제102화
102화
적막하던 미궁에 알 수 없는 소음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삐이이이이이!
귀의 고막을 찢는 듯한 고주파가 사방으로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고주파의 탄환들은 사방으로 뻗어 나가서는 감각이 예민한 존재들에게 극한의 고통을 안겨 주었다.
가장 처음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시궁창의 쥐였다.
찌지직!
뮤턴트와 인간의 먹이(?)이면서 뮤턴트와 인간의 사체를 처리하던 쥐들은 온몸의 털들이 곤두서면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고주파의 파도가 밀려오는 곳에서부터 최대한 멀리 도망을 치는 것이다.
그런 쥐들과 작은 동물들은 허겁지겁 도망을 쳤고 인간들보다 훨씬 감각이 예민한 뮤턴트들은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동물들이었다면 도망을 쳤겠지만 뮤턴트들은 도망을 치지는 않았다.
결국 자신들을 사냥하기 위해 찾아온 약탈자이자 파괴자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거 생각보다 효과 좋은데요?”
“실내니까 그런 거야. 야외였으면 이 정도의 효과는 보기 힘들어.”
고주파의 음파가 지하도 내에서 난반사 되면서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대체 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적용된 군용 이어폰을 빼낸 대원은 뭔가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이명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슬리기는 하지만 고통에 몸부림을 칠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에게는 별 영향이 없지만 뮤턴트 놈들한테는 영향이 크다고 하더라고. 뭐 박사님들이 그런 거니. 우리야 잘 이용해 먹으면 그만이지.”
“자! 총알 아까우니까 정글도로 수확하자고.”
고통에 몸부림을 치며 지하도 바닥을 뒹굴고 있는 뮤턴트들에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은 허리춤에서 기다란 정글도를 꺼냈다.
군용 대검은 뮤턴트와의 싸움에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
중세의 장검이나 대도 정도의 긴 길이도 효율적이지 못했지만 단검 정도의 길이도 다소 짧았다.
결국 70cm 가량의 정글도 정도의 길이가 딱 효율적이었다.
물론 정글도의 날은 티타늄 재질이었으니 튼튼하고 예리함은 그 어떤 명검 못지않았다.
퍽!
1형 뮤턴트도 피부의 질김이나 뼈의 강도는 인간보다 높았다.
근력이 높은 만큼 근육의 강도도 강했고 강해진 근육에 비례해 피부와 뼈도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꽤나 질기고 단단한 뮤턴트였지만 그 피부와 뼈를 잘라낼 수 있는 힘만 있다면 당연히 잘려나가는 법이다.
그렇게 소리에 반응해 달려오다가 한미 연합팀의 가까이에서 고주파를 직격당한 뮤턴트들은 지하도 바닥을 뒹굴며 죽어 나가야만 했다.
“이거 데빌탄은 쓰지도 못하겠습니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안심하지는 마!”
“예! 예! 아이쿠! 요놈!”
한미 연합팀은 천천히 지하도 깊숙이로 나아갔다.
* * *
한미 연합팀이 고주파 발생기를 작동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주파는 창수가 있는 곳까지 뻗어 나왔다.
깽!
“빅?”
갑자기 울음소리를 토해내며 고통스러워하는 빅이었다.
“으윽!”
그런 빅과 함께 지하도 안내를 맡은 히로도 고통스러운 듯이 귀를 움켜쥐었다.
“무슨 일이야?”
“고막이 나갈 것 같이 고통스럽습니다.”
“뭐? 고막이?”
창수는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는데 고통스러워하는 히로와 빅에 자신은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급히 이어폰을 빼자 창수의 귀에도 날카로운 소음이 들려왔다.
“뭐지? 이 소리는? 아! 3형?”
창수는 온몸이 금속으로 되어 있던 3형 뮤턴트가 떠올랐다.
3형 뮤턴트의 무기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신체뿐만 아니라 입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뚫고 나오는 음파 공격도 있었다.
인간의 균형 감각을 잃게 만드는 3형의 음파 공격은 보병들에게 있어서는 꽤나 골치 아픈 것이었다.
“3형까지 함께 있는 건가.”
꽤나 까다로운 뮤턴트이기는 했지만 엔젤이나 강화 물약을 투약하면 상대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마더라는 몬스터가 3형까지 조종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창수는 고민에 빠져야 했다.
더욱이 창수도 3형의 음파 공격에는 별다른 대응법이 없었다.
그나마 노이즈 캔슬링의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있었지만 뮤턴트의 음파 공격까지 막을 정도는 되지 않았다.
고막을 직접 때리지 않아도 피부로 전해지는 3형 뮤턴트의 음파 공격도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히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히로는 자신의 이어폰을 귀에 끼웠다.
감지를 위해 이어폰을 끼지 않고 있었지만 고주파가 퍼져 나가고 있는 지하도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이어폰으로 고주파를 제거하자 한결 나아진 히로였다.
물론 그게 되지 못하는 빅의 경우는…….
크르르르!
“빅?”
귀를 없애 버렸다.
분명 조금 전까지 있었던 귀가 사라져 버린 빅이었다.
고주파에 대응해 스스로 부분 변이를 일으킨 빅이었다.
“어?”
귀가 사라진 빅의 모습에 놀라는 것은 창수도 마찬가지였지만 히로가 더욱 놀랐다.
“그…… 그냥 평범한 개가 아니었습니까?”
“비밀이네.”
“아!”
창수의 말에 히로는 UN 평화유지군 특무부대인 호프 정도라면 이 정도 비밀은 있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이었다면 영화나 만화 속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을 터였지만 지금은 귀가 사라지는 개보다 더한 괴물들이 나타나 있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비밀이라는 창수의 말에 쉽게 납득하는 히로였다.
“둘 다 괜찮은 듯하니 좀 더 들어가 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컹!
고주파에 의해 셋 모두 감각에 문제가 생기기는 했지만 셋은 더욱더 은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엄청난 숫자의 뮤턴트들이 어딘가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디로 가는 거지?”
몸을 숨긴 채로 어딘가로 향하는 뮤턴트들을 보게 된 창수였다.
‘고통스러워한다?’
1형과 3형은 기본 베이스는 분명 인간이지만 같은 종이 아니다.
서로 만나면 싸우게 된다.
물론 일방적으로 3형이 1형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지만 마더가 3형도 조종을 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했던 창수에게 1형의 행동들은 다소 이상했다.
물론 정보가 부족했기에 정확한 상황은 알 수가 없었다.
“고통스러운 소리는 뮤턴트들이 향한 방향에서 났습니다.”
“뮤턴트들이 향한 방향에는 뭐가 있지?”
“아! 개찰구가 있습니다.”
“개찰구?”
“예! 또 다른 출입구입니다.”
창수는 히로의 말에 3형이거나 아니면 다른 형태의 뮤턴트가 도쿄의 1형과 아군이 아닐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확인해 봐야 하려나?’
고음의 소음을 만들어 내는 이들을 확인해야 할지 아니면 본래의 목적처럼 마더를 확인해야 할지 고민을 하는 창수였다.
하지만 자신의 임무는 마더 확인이었다.
“여기는 정찰조. 본대 들리는가?”
-본대 들린다. 말하라.-
“미궁에 다른 손님이 온 듯하다. 확인이 필요하다.”
-수신. 확인하겠다.-
하치코 개찰구의 입구에 대기 중이던 호프 팀과 사무라이 팀은 즉시 새로운 세력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손님에 관한 확인은 본대에 맡기기로 하고 창수는 1형 뮤턴트들이 달려 나왔던 방향으로 향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도움을 받기는 했네.’
역시나 뮤턴트들은 북쪽으로 전부 몰려간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수백 마리는 족히 넘을 뮤턴트들이 몰려가 버린 곳의 반대쪽으로 들어간 창수와 히로 그리고 빅은 너무나도 뜻밖에도 인간들을 보게 되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모르겠어. 아무튼 뭐 상관은 없겠지.”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 기분 나쁜 곳에 계속 있어야 하는 건지.”
“이번 분량 완성되면 한국으로나 넘어가야겠어.”
“이번에는 한국 쪽이 아니라 중국 쪽으로 갈 것 같던데. 한국에서 꽤나 삼엄하게 감시 중인가 봐.”
“윽! 그러면 중국으로 가야 하려나?”
“뭐 갈 수나 있었으면 좋겠네.”
일본 정부에서 처음 목표로 삼았던 야마쿠치 야쿠자 일당들이었다.
뮤턴트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도 무사한 것이 꽤나 신기한 창수였지만 야쿠자들을 피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어 보였다.
‘궁금한 건 역시나 참을 수가 없다니까. 이러면 수명이 줄어든다던데.’
창수는 경계심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도록 잡담을 나누고 있는 두 명의 야쿠자를 향해 다가가서는 한 명의 턱뼈를 부숴버리고 남은 한 놈의 목을 움켜쥐었다.
당연히 엔젤의 효능이 근력으로 발휘되지 못하도록 다리뼈를 부숴버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커억! 컥!”
“누군지 궁금하지? 뭐 굳이 알 필요는 없고. 잠시만 대화 좀 나누자. 히로, 조용한 곳으로 안내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
“예? 어…… 어느새?”
순식간에 두 명의 야쿠자를 혼자 제압해 버린 창수였다.
창수가 말을 못하도록 목울대를 움켜쥔 야쿠자를 끌고 올 때 빅도 턱이 부서져 버린 야쿠자의 목덜미를 물고서는 따라왔다.
그렇게 텅 빈 지하도 내의 상가 내부로 끌고 간 창수는 야쿠자들을 심문했다.
“자. 우리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빨리 하자고.”
“크윽! 네놈. 내가 뭔가를 말할 줄 알 거라면 착각이다.”
“착각은 무슨. 일단 주둥이 안에 있던 변이 물질은 뺐고. 이거 봐라.”
창수는 자신의 품 안에서 알 수 없는 알약 하나를 꺼냈다.
“뭐…… 뭐냐?”
“너희도 알지? 변이 물질이 아닌 걸 투약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 모르는 거야? 음! 모르면 알려 줄게.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로 의식은 남아 있는 채로 썩은 진흙이 되는 건데 말이지.”
어차피 고통은 없는 상태였기에 고문은 별 소용이 없었다.
최악의 상황에 변이 물질을 이용해 뮤턴트로 변이가 되는 것은 각오를 했겠지만 창수가 말한 불멸의 진흙이 될 생각은 없었다.
그것도 이성이 남아 있는 채로 말이었다.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중동에서 일어난 일 못 들은 거냐? 모래 괴물.”
창수의 말에 야쿠자는 몸이 부르르 떨렸다.
들은 기억이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거야. 그러니 내가 궁금한 것만 알려주면 무사히 풀어줄게. 어때?”
창수의 말에 흔들리는 야쿠자였다.
“저…… 정말 살려 줄 거야?”
“음. UN에서 재판받게 해 줄게.”
살짝 자신이 UN 평화유지군 소속임을 알려주는 창수였다.
일본 자위대 소속이었다면 재판 과정이 어떻게 될지 예상되지만 UN 평화유지군의 사법재판을 받게 되면 끔찍한 일은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 야쿠자였다.
“단 마음에 들면 그냥 풀어줄 수도 있지. 나 그렇게 꽉 막힌 인간 아니거든.”
흔들리는 야쿠자를 회유하는 창수였다.
그리고 그때 요란한 소총 소리가 들려왔다.
탕! 탕! 탕!
적어도 십여 명이 넘는 인원이 단발 사격을 가하는 소리였다.
“본부?”
-정체 미상의 집단이 뮤턴트들과 교전 중이다! 특수부대원들 같다!-
조금 전에 몰려간 뮤턴트들과 한미 연합팀이 마침내 교전에 들어갔다.
소속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말에 창수는 자신들도 모르는 비밀 임무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여간 그놈의 정보 통제는!”
나름 전설의 캐릭터 같은 창수라도 알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어차피 창수도 체스판 위의 말과 같은 도구일 뿐이었다.
교전의 시작과 함께 야쿠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던 곳 안쪽으로부터 총기로 무장된 수십 명의 인간들이 달려 나왔다.
그들은 경계를 서고 있던 두 명의 동료들이 없음을 확인하고서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욕설과 함께 총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서는 야쿠자들이 달려 나온 곳 뒤로 한 마리의 1형 뮤턴트 하나가 걸어 나왔다.
그 뮤턴트는 총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려다가 창수가 숨어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들켰다.’
창수는 어둠 속에서도 정확하게 자신들을 꿰뚫어 보는 의문의 뮤턴트에게 들켰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