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03
제103화
103화
죽여야 한다.
생포와 제압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창수는 본능적으로 먼저 죽여야 죽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
창수의 손에서 대검이 뻗어 나갔다.
있는 힘껏 던진 것이었으니 2형 뮤턴트라도 무사하진 못할 터였다.
상대는 1형 뮤턴트였지만 창수의 본능은 1형 뮤턴트가 아닌 다른 새로운 종이라 인식했다.
그렇게 분명 뮤턴트의 미간을 꿰뚫어야만 했다.
하지만 창수가 투척한 대검의 검날은 뮤턴트의 머리 옆을 지나쳐 벽에 박혔다.
“으…… 으으!”
창수는 자신에게 붙잡혀 있던 야쿠자가 기이한 신음을 흘리는 것에 권총으로 머리를 날려 버렸다.
탕!
이내 야쿠자는 몸이 축 늘어져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정보를 얻고자 했던 창수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빅!”
크르!
창수는 빅도 무언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에 여전히 빤히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뮤턴트를 향해 자신의 소총을 들어서는 사격을 가했다.
탕! 탕! 탕!
백발백중의 사격수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의 목표물을 못 맞힐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창수는 자신이 사격한 총탄이 단 한 발도 맞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뭐지?’
실수인가 싶어서 몇 발을 더 발사해 보았지만 마치 자신이 스타워즈 영화 속의 스톰 트루퍼 병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붉은 눈동자?’
뮤턴트의 눈동자 색은 기본적으로 노란색이었다.
마치 야수의 눈동자처럼 짙은 노란색을 띠고 있었고 그것으로도 인간인지 뮤턴트인지를 구분할 수 있었다.
물론 노란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뮤턴트들 중에서도 노란색 눈동자만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눈동자로 구분을 하기란 조금 무리였다.
하지만 붉은 눈동자는 창수의 기억으로는 처음이었다.
붉은 눈동자라고 하면 좀 더 난폭하고 미치광이의 느낌이 들 터인데 창수는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차갑고 이지적인 느낌이 들었다.
‘악마?’
그건 마치 눈앞으로 인간이나 동물이 아닌 악마라는 초월적인 존재를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수많은 상념들이 창수의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가고 있었지만 창수의 움직임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네놈이 뭔 수작을 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만만치는 않을 거다.”
몸을 맞히지 못한다면 머리에 총구를 대고 갈겨 버리면 그만이었다.
엔젤이나 강화 물약을 먹지 않았지만 1형 뮤턴트보다 빠르고 강한 창수의 몸이었다.
10여 미터의 거리 정도는 창수의 영역이나 다를 바 없었다.
창수의 손이 뮤턴트의 목을 향해 뻗어갔다.
비틀!
분명 뮤턴트의 목을 향해 뻗었는데 운동신경에 이상이라도 발생을 한 것인지 뮤턴트의 목 옆을 뻗는 창수였다.
그렇다고 뮤턴트가 움직여서 피한 것도 아니었다.
창수는 머릿속이 근질거리는 것에 눈앞의 뮤턴트가 타 개체를 조종하는 그런 타입이라 여겼다.
‘브레인이구나.’
마침내 일반 뮤턴트들을 조종하는 브레인이라는 뮤턴트를 확인하게 된 창수였다.
뮤턴트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제한적인 통제 능력이 있는 놈 같았다.
그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인간마저도 조종할 수 있다면 대단히 위험했다.
“내가 너를 죽일 수 없을 거라고 보는 거냐?”
창수의 질문과는 달리 창수의 손은 브레인의 몸에 닿지 않고 있었다.
창수를 완전히 조종하지는 못하는 듯했지만 자신의 몸에 위해를 가하지 못하게 하는 것 정도는 가능한 듯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뮤턴트들을 상대해 왔던 창수였다.
“어디 이것도 한번 버텨 봐라.”
창수는 이번에도 뮤턴트의 몸에 닿지 않았지만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터졌다.
팡!
강렬한 섬광과 함께 고막을 때리는 소음.
순간적으로 시력을 상실시키고 귀에 이명을 불러오게 만들 만큼 강력한 섬광이 뮤턴트의 머리 옆에서 터졌다.
마치 초능력자 같은 극도의 두뇌 능력을 가진 브레인에게는 최악의 공격이었다.
브레인의 뇌 속의 신경들은 과도한 자극에 울부짖었다.
매우 섬세한 브레인의 신경이었고 그것이 브레인의 장점이자 약점이었다.
휘청이는 브레인에 창수의 총구가 이마에 닿았다.
“어디 이것도 피하게 해 봐라.”
탕!
이마에 구멍이 뚫리고 브레인의 몸이 뒤로 꺾였다.
이 정도라면 생명력 강한 뮤턴트라고 해도 살아날 일은 없었다.
브레인을 제거하고 난 뒤에 창수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칫! 한 놈이 아닌 거냐?”
지하도의 깊은 곳.
그곳에서 무형의 기운이 뻗어 나와 창수의 몸을 옭아매는 듯했다.
한 마리로 되지 않으면 여러 마리의 브레인들이 하면 되는 것이다.
“빌어먹을! 내가 인류 종말의 순간에 있는 거냐.”
미래는 알 수 없었지만 점점 인류 멸망의 현장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창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섬광탄을 터트린 다음에 도망을 치려고 했다.
혼자서는 브레인들을 상대로 이길 수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우걱! 우걱!
하지만 그때 빅이 머리가 터져 죽어버린 브레인의 뇌를 먹어치웠다.
“빅?”
전투가 끝나면 뮤턴트의 사체를 먹는 나쁜 버릇이 있는 빅이었다.
창수가 못하게 시키기도 했지만 빅은 그때만 멈출 뿐 매번 뮤턴트를 먹어치웠다.
특히나 처음 접한 뮤턴트는 무조건 한 입이라도 먹었다.
그리고서는 먹어치운 뮤턴트의 능력을 따라 사용했다.
100% 완벽하게 따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빅은 뮤턴트를 먹어치우며 진화하고 있었다.
부르르르!
브레인의 뇌를 먹어치운 빅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치 브레인의 유전자를 자신의 몸에 흡수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런 흡수 과정이 끝나고 난 것인지 빅은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창수는 그런 기묘한 미소를 짓는 빅이 어떤 상태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지랄견.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빅인가 보군.’
덩치는 평범한 비글 견종보다 조금 큰 정도였지만 사자나 호랑이도 빅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창수가 엔젤을 먹고 상대한다면 제법 좋은 승부가 될지도 모를 빅이었다.
컹!
빅의 울부짖음 소리와 함께 창수의 몸이 움직여졌다.
“빅! 서포트 한다!”
컹!
창수는 빅을 서포트 하기로 했다.
도망을 가자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미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며 흥분 상태에 돌입한 빅이 도망을 갈 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무나 맞아라!”
조준이 되지 않는다면 눈먼 총알에라도 맞게 해야 했다.
빠르게 뛰어가는 빅의 뒤에서 창수가 쏘아댄 총알은 브레인들의 몸에 박혔다.
하지만 머리가 아닌 뮤턴트의 몸에 박힌 총알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물론 창수의 총알도 특별했다.
펑! 퍼펑!
마치 유탄발사기에서 쏜 유탄처럼 대구경의 총탄은 뮤턴트의 몸 안에서 폭발을 하며 뮤턴트의 신체를 뜯어냈다.
목 주위에 맞았다면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고 어깨에 맞았다면 팔이 몸과 분리가 되었다.
상처 회복이 되더라도 꽤나 시간이 걸릴 만큼의 큰 부상이었으니 전투력은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그렇게 뮤턴트의 육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 사이를 빅이 뚫고 들어왔다.
브레인의 뇌를 먹은 빅에게 브레인들의 조종 능력 따위는 통하지 않았다.
빅의 신체가 순간 두 배로 불어나고 근력과 스피드가 강화되었다.
빅의 이빨은 그 어떤 것도 부숴버릴 수 있을 만큼의 강도가 되었다.
1형 뮤턴트의 신체를 기본 베이스로 한 브레인은 빅의 신체 능력을 압도할 수 없었다.
빅은 양 떼 사이의 늑대 한 마리처럼 브레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이쪽이야! 빨리 와!”
브레인들을 학살하고 있는 빅을 향해 무기를 든 야쿠자들이 달려왔다.
빅의 능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쏟아지는 총탄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신체는 충분히 탄환에 버틸 수 있었지만 역시나 빅도 두개골에 총알이 뚫고 들어오면 별수는 없었다.
눈먼 총알에는 뮤턴트도 인간도 평등했다.
탕! 타탕! 탕!
“크악!”
브레인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사격술이었지만 야쿠자들에게는 무서울 만큼 정확하게 날아들었다.
한 발! 한 발!
정확한 조준사격이었지만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의 속사였다.
그렇게 빅은 든든한 서포터 동료인 창수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이 학살한 브레인의 뇌들을 남김없이 먹어치워 버렸다.
혹시라도 흘린 것은 없는지 냄새까지 맡아가며 브레인의 뇌를 뒤진 빅은 다 먹어치우고서는 만족을 했다.
“후우! 역겁군.”
“뭐?”
“역겹다고. 두 번 먹고 싶지 않은…… 응?”
창수는 사람 말을 하고 있는 빅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뮤턴트의 사체를 먹고 진화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터무니없는 괴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은 멍하니 창수를 바라보았다.
창수도 빅을 빤히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평범한 강아지를 연기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아! 미안. 컹!”
창수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지하도의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바라보았다.
브레인보다 더한 괴물일지도 모를 마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장소였다.
“확인을 해야겠지?”
“그래. 흐음! 영 익숙해지지가 않는군. 컹.”
“훗! 둘이 있을 때는 괜찮아.”
“저 변질체도 같이 있다고.”
“변질체?”
창수는 빅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았고 그곳에서 히로가 멍하니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저 녀석 살짝 변질됐어. 딱히 먹어도 별 영양은 없어 보이지만 말이야.”
“변이가 아니라 변질인가? 그럼 나는?”
“자네는 아주 맛있게 익었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내 주인을 공격하지 않아.”
빅은 인간처럼 아니 어쩌면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듯했지만 창수를 여전히 자신의 주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이성보다 강렬한 본능이 작용하고 있었다.
“주인이라. 그냥 동료로 하자고.”
“동료라. 그것도 좋군.”
빅은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흔들며 무척이나 맑은 눈동자로 창수를 바라보았다.
말만 하지 않는다면 영락없는 애완견이었다.
창수는 쓰다듬어 달라는 빅의 머리를 쓰다듬고서는 넋이 빠져 있는 히로에게 외쳤다.
“히로. 먼저 돌아가.”
“예? 하지만.”
“더 이상 안내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솔직히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까지는 할 수 없었다.
히로도 나름 일본 특무부대 소속의 대원이었으니 능력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창수나 빅을 따라오기에는 수준이 너무 낮은 것뿐이었다.
‘방해밖에 안 되니.’
조금 전만 해도 즉시 대응해야 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던 히로였으니 데리고 가 봐야 방해밖에 되지 않았다.
히로도 창수의 속뜻을 알아차렸다.
지금까지 길 안내를 해 주었지만 이 아래로 내려가면 왠지 마더가 기다리고 있을 듯했으니 히로의 역할은 여기까지만이었다.
그렇게 창수에게 자신이 가진 탄창을 넘긴 히로는 본대의 지원팀을 데려오기로 했다.
어차피 창수가 가진 탄창도 꽤나 줄어들어 있었다.
더욱이 지하 깊숙이 들어오다 보니 통신이 끊어져 있었다.
“그럼 조심하십시오.”
“그래.”
히로가 호프 팀과 사무라이 팀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난 뒤에 창수와 빅은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전투는 끝난 건가? 총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네.”
히로는 지하도를 요란하게 울리던 총탄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 것에 누가 이겼든 결판이 났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내 히로는 아찔해지는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으며 쓰러졌다.
“일본 쪽 애 같은데?”
“혼자서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모르지. 그런데…… 흐음! 실력 좋은데. 아니. 터무니없어.”
수십 마리의 뮤턴트들과 정확하게 머리가 날아간 야쿠자들을 확인한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은 그것이 한 명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맹수도 한 마리 있는 것 같습니다.”
“맹수? 흐음! 최 상사로군.”
“아! 그 최강의 군인. 만나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만나게 되는 건가?”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은 창수가 아래에 있다는 것에 기대감과 함께 골치 아픔을 느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