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08
제108화
108화
“다들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임무를 끝내고서 다들 숙소로 복귀했다.
엔젤을 통해 만들어진 강화 물약은 체력 회복에도 효과가 컸다.
에너지 보충만 충분히 해주면 피로나 부상도 말끔하게 해결이 된다.
하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역시나 해결하기 힘든 것이었다.
“하아! 다음 임무까지 조금 쉴 수 있으려나?”
“나 씻으러 갈 건데. 같이 갈 사람.”
“뭘 씻으러 가는데 같이 가려고 그래! 혹시 다른 의도 있는 거 아니지?”
“그런 거 아니거든!”
오랜 시간 함께 해 왔던 호프 팀의 동료 대원들이었기에 이제는 형제처럼 친근해졌다.
가족보다 서로를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일부는 자신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일부는 씻거나 오락거리를 찾아 나섰다.
언제든 출동 임무가 떨어지면 세계 어디든 가야만 했다.
그때까지만의 휴식이었으니 부대 밖으로 나가는 것도 힘들었다.
그렇게 알렉스는 찌뿌둥한 몸을 풀기 위해 샤워를 하러 샤워실로 향했다.
쏴아아아아아!
따끈한 물이 쏟아졌다.
갑옷처럼 단단한 근육을 가지고 있어서 차가운 물에도 대수롭지 않을 것 같은 특수부대원이었지만 알렉스는 샤워할 때는 무조건 따뜻한 물이어야 했다.
“아우! 좋다. 나는 여름에도 뜨거운 물로 씻어야 샤워하는 기분이 든다니까.”
엔젤을 먹으면 뮤턴트가 되지 않아도 체온이 상승한다.
한국에서 만든 강화 물약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뮤턴트에 비해서는 체온의 상승이 높지는 않았지만 달구어진 체온을 다들 식혀야 했다.
“후우! 덥네. 아직 부작용이 남아 있는 건가?”
강화 물약의 효과가 사라지면 체온은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온다.
그렇기에 체온 상승은 일종의 부작용으로 여겼다.
분명 강화 물약의 효과 시간이 끝나서 부작용도 사라졌어야 했는데 아직 영향이 남아 있는 듯했다.
그렇게 알렉스는 대수롭지 않아 했다.
“후우! 덥네. 조금 온도를 낮출까?”
자신의 평소의 지론과는 달리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온도 조절기를 찬물 쪽으로 옮기는 알렉스였다.
차가운 물은 알렉스의 달구어진 체온을 낮춰 주기 시작했다.
“하아! 시원하네. 나 감기인가? 감기면 차가운 물에 샤워하면 안 좋은데. 크으! 캡틴한테 전에 먹은 콩? 콩나물?”
알렉스는 창수가 전에 만들어 준 콩나물국밥이 떠올랐다.
강철같은 특수부대원들도 감기에는 걸렸다.
호프의 대원들이 감기에 걸리면 창수가 갈구면서도 얼큰한 콩나물국밥을 끓여 주고는 했다.
그렇게 감기 걸린 것 같다며 창수에게 콩나물국밥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스스스스!
몸의 피부에서 수증기가 올라왔다.
분명 차가운 물임에도 불구하고 수증기는 계속 올라왔다.
“뭐지? 왜 체온이 내려가질 않는 거지?”
알렉스는 뭔가 이상함을 느껴야만 했다.
다소 비정상적인 체온 상승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시리도록 차가운 물로 몸을 식혔다.
하지만 알렉스는 차가움을 느끼지 못했다.
“변이? 서…… 설마? 아…… 아니야. 그…… 그럴 리 없어.”
엔젤을 먹지도 않았다.
당연히 변이물질은 입도 대지 않았다.
허락된 음식들만 먹고 아파도 약은 손도 대지 않았다.
아니 약에 손을 댈 필요는 없었다.
회복 물약만 규정에 맞게 투약해도 어지간한 질병과 부상은 금세 회복이 되었다.
그렇게 자신이 변이가 될 일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이상 반응은 아무리 봐도 변이였다.
지글! 지글!
피부에 맞고 있는 차가운 물은 이제는 끓어오르고 있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런 유형은 없었어. 이런 타입은 없었다고. 아! 아아! 뜨거워!”
뜨거움은 느낄 수 없었지만 알렉스는 왠지 모르게 자신의 몸이 불타는 듯한 뜨거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하아! 도와줘! 아니야! 아! 변이 억제제! 변이 억제제!”
알렉스는 알몸인 상태로 샤워실 밖으로 뛰어나왔다.
변이가 완전히 되기 전에 변이 억제제를 투약해야만 했다.
“이봐! 알렉스 그 꼴이 뭐야?”
복도에서 동료가 놀리듯이 알몸의 알렉스에게 말을 했다.
“변이 억제제! 변이 억제제를 가져다줘! 빨리!”
“뭐? 무슨? 이봐! 변이 억제제 가지고 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동료는 황급히 변이 억제제를 찾았다.
이미 알렉스의 몸은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이 달구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야?”
“여기 있어! 빨리!”
자신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창수는 숙소 밖이 소란스러운 것에 무슨 일이냐며 밖으로 나왔다.
다른 동료 대원들이 다급하게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창수는 그 광경에 뭔가 일이 벌어졌음을 깨닫고서는 동료들이 달려간 곳으로 뛰었다.
이내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야!”
“캡!”
“비켜! 무슨 일이냐고? 윽!”
사람들 사이에서 불길에 휩싸인 알렉스를 볼 수 있었다.
“알렉스?”
“캐…… 캡틴. 사…… 살려줘요. 저 괴물 아닙니다. 저 좀 살려 주세요.”
아직 이성이 남아 있는 모습에 창수는 변이 억제제를 떠올렸다.
“억제제!”
이미 변이 억제제는 주변에 있던 대원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다만 뜨거운 열기로 인해 알렉스에게 변이 억제제를 투약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렉스의 모습만으로는 이미 변이가 완료된 것 같아 보였다.
“이리 내놔!”
“캡틴!”
창수는 변이 억제제를 빼앗아서는 화염에 치솟고 있는 알렉스의 몸에 변이 억제제의 주삿바늘을 꼽았다.
지지직!
“크윽!”
창수의 손이 화염에 타들어 갔다.
하지만 이대로 자신의 동료를 잃을 수는 없었기에 변이 억제제를 전부 주입하고서는 팔을 뺐다.
“괜찮으십니까?”
“얼음! 얼음 가지고 와! 빨리!”
“예! 예! 얼음 챙겨 와!”
몸에 붙은 열을 어떻게든 식혀야 했다.
“어…… 어째서. 캡틴.”
“정신 차려! 알렉스! 괜찮아질 거야. 변이 억제제를 주입했으니까! 너는 괴물이 아니야!”
변이 억제제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은 창수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변이 억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했다.
더욱이 변이를 억제하더라도 인간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 변이체에 가까운 존재로 억제해 주는 것에 불과했다.
창수는 그렇게 불타오르고 있는 알렉스의 몸 안에서 변이 억제제가 제대로 작용을 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미 불덩이처럼 타오르고 있는 알렉스의 몸 안에서 변이 억제제는 제대로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얼음 가지고 왔습니다!”
“부어! 그리고 변이 억제제 하나 더!”
창수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불타오르고 있는 알렉스의 몸에 얼음물이 퍼부어졌다.
순간 불이 꺼지는 듯했지만 그때뿐 다시 알렉스의 몸에서 불길이 치솟으려고 했다.
창수는 곧장 두 번째 변이 억제제를 알렉스의 몸에 꽂아서는 투약을 했다.
“캡틴.”
“알렉스, 아무 문제도 없을 거니까! 걱정 마라! 알았지? 얼음!”
“캡틴. 주…… 죽여 주세요.”
창수는 알렉스의 말에 몸이 굳어졌다.
알렉스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변이 억제제는 효과가 없었고 알렉스의 몸은 점점 타오르고 있었다.
신체가 모두 타 버릴 듯이 타들어 가는 모습에서 이대로라면 완전히 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타버린다면…….
“고스트.”
신체가 없는 뮤턴트라면 이미 접해 본 적이 있는 창수였다.
온몸이 불로 되어 버린 뮤턴트가 탄생하는 것이다.
당연히 막을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괴물로 변해 버릴 것 같은 부하를 위해 창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밖에 없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미안하다.”
“괜찮습니다. 캡틴. 감사합니다.”
창수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어서는 알렉스의 머리에 겨눴다.
완전히 뮤턴트가 되어 버리기 전에 끝내야만 했다.
동료의 편안한 안식이나마 주기 위해 창수는 결국 눈동자마저도 점차 타오르기 시작하는 알렉스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밀고서는 방아쇠를 당겨야만 했다.
탕!
수도 없이 많은 총을 쏘아 본 창수였다.
인간이 아닌 뮤턴트라고 하지만 뮤턴트도 본래는 인간이었다.
머리가 터진 알렉스의 몸이 무너졌다.
생명 반응이 중단되자 알렉스의 몸에 붙어있던 불길은 그의 몸에 퍼부어진 얼음물에 꺼지기 시작했다.
반쯤 타들어 간 알렉스의 몸만이 차갑게 식어 버렸다.
“제길.”
알렉스의 시체를 움켜쥔 창수는 절로 욕지거리가 흘러나왔다.
“다들 비켜! 비키라고!”
호프의 대원들을 밀치며 다른 요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호프 팀 소속이 아닌 정보국 요원들로 이미 죽어버린 알렉스를 보고서는 알렉스의 앞에 주저앉아 있는 창수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죽이신 겁니까?”
“왜? 연구를 못 해 봐서 실망인가?”
“…….”
어디 소속인지를 너무나도 잘 아는 창수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창수 자신도 정직하고 선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창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자신의 동료가 연구실에 갇혀 언제 끝날지 모를 실험 도구가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다.
호프 대원이 기지 내에서 변이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철저하게 관리되는 호프의 특수부대 대원들이었고 알렉스가 엔젤을 투약하거나 변이 유발 물질을 접했다는 사실이 없다는 것에 사령부는 당혹스러워했다.
강화 물약의 부작용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부검을 한다고 해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결론은 제임스가 남들 몰래 엔젤을 섭취했고 확인되지 못한 변이 물질에 노출되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호프 팀의 대원들은 그런 결론에 반발했지만 호프 팀으로서도 반발 이상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대원들의 본국에서 소환 명령들을 받아 한둘씩 호프 기지를 떠나야 했다.
호프 팀이 완전히 해체된 것은 아니었다.
각국에서 신입 대원들을 보내왔고 그렇게 호프 2기라 불리는 팀들이 임무에 투입되었다.
베테랑들을 돌려보내고 신입들을 소집하는 것이 누가 봐도 미친 짓 같았지만 이미 기존의 호프 팀 대원들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아무리 엔젤의 도움이 있다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었다.
* * *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최 상사님의 행동은 권한 밖의 일이셨습니다.”
창수는 조사관들에 의해 조사를 받아야 했다.
심정적으로는 이해는 갔지만 동료를 살해한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귀중한 샘플을 살해한 것도 꽤나 큰 죄였다.
물론 변이된 알렉스를 제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건 그다음 문제였다.
“모든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인정합니다.”
“최 상사님의 지위와 신분은 정지되고 군사 법정에 회부 되실 겁니다.”
“알겠소.”
그동안의 공과 호프 팀 대원들의 탄원서로 인해 창수는 유엔 사령부에서 강제 전역 조치가 내려졌다.
더 이상 호프 팀의 대원이 아니게 된 것이다.
유엔군 사령부 내에서도 논란이 많은 결정 사항이었지만 유엔군 사령부에서는 알렉스의 사태로 인해 기존의 호프 대원들이 변이할 것을 두려워했다.
더욱이 최강의 군인이라는 창수가 변이하게 된다면 결코 막기 어려운 재앙이 될 것이라 여긴 것이다.
더 이상 기존 대원들의 임무는 위험했다.
그렇게 자국으로 복귀한 대원들 중에는 알렉스 사건으로 인해 군에서도 강제 전역 되는 경우가 생겼다.
강제 전역이 아니더라도 전투 임무가 아닌 교육 임무나 행정 임무로 보직이 변경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에 대한 불만으로 전역을 하는 대원들도 있었으니 사실상 버림받은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창수도 빅과 함께 한국으로 복귀를 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