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22
제122화
122화
“다들 정신 바짝 차려. 실수하면 전역 못 한다.”
민둥산에야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었으니 뮤턴트 토벌에 위험이 없었지만 시가지는 달랐다.
기갑으로 한 차례 뮤턴트들을 유인했지만 건물 내부를 수색하는 것은 병사들이 직접 해야 할 일이었다.
그래도 그동안의 뮤턴트와의 전투로 경험이 쌓인 병사들이었다.
“음파기 작동시켜!”
“음파기 작동!”
강력한 소음을 만들어 내는 장치를 작동시키고 뮤턴트가 건물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렸다.
“생존자분들께 알립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을 구하기 위한 대한민국 국군입니다. 다섯을 셀 테니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서는 건물 밖으로 나와 주십시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대한민국 국군입니다!”
목이 터지라 고함을 지르는 소대장의 손짓에 따라 병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를 했다.
“문 부숴!”
쾅!
문을 부순다.
“섬광!”
“섬광 투척!”
건물 내부로 섬광 수류탄을 투척한 뒤에 내부에서 섬광탄이 터지면 건물 내부로 돌입을 한다.
보통 여기까지 하면 대부분의 뮤턴트들은 밖으로 달려 나오고는 했다.
“깨끗합니다!”
“다음 건물로 이동한다!”
“후우! 그나마 건물들이 단순해서 다행입니다. 만일 서울 같은 곳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할 건데 말입니다.”
“그러게. 잘 봐줘야 3층 정도의 건물들이니. 문제는 평양은 장난 아니겠지?”
“아마도 그럴 겁니까.”
북한에도 대도시들은 있었다.
평양이라든지 개성과 같이 남한의 대도시 못지않은 규모의 도시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다지 규모도 크지 않았고 크다고 해도 건물들은 꽤나 단순했다.
병사들은 수십 층짜리 거대 빌딩 숲이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지 않다는 것에 안도했다.
하지만 도시는 도시였다.
건물들을 하나하나 확인해야만 했으니 도시 하나를 전부 수색하는 것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뮤턴트다!”
“저지해!”
“섬광! 섬광!”
간혹 건물 내에서 고립되어 있던 뮤턴트가 나타나서는 달려들고는 했다.
그때는 가지고 있던 무기들을 전부 사용하겠다는 듯이 수류탄을 던지고 제압사격을 가했다.
“머리를 노려! 머리를!”
“죽어 버려! 이 괴물 놈들아!”
운이 좋으면 피해 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게 된다.
“김 상병!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쿨럭! 쿨럭! 저…… 저 이제 집에 가는 겁니까?”
“그…… 그래.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으면 집에 갈 수 있다! 정신 차려! 위생병!”
다행히도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은 아니었기에 위생병은 곧바로 달려왔다.
응급처치를 하고 수송 차량에 곧바로 이송이 되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들 목숨 부지한 채로 살았기만을 기도했다.
그렇게 피를 뿌려가며 북한 땅을 뮤턴트들에게서 해방하고 있었다.
불타버리고 망가져 버리고 황폐해져 버린 황무지 같은 땅이었지만 한뼘 한뼘 넓혀가고 있었다.
“언제 끝날까요?”
“올해 안에는 끝나진 않을 것 같은데.”
“내년에는 끝날까요?”
“모르지.”
군인들의 마음과는 달리 생각보다 너무나도 더뎠다.
“아! 눈 온다.”
“이제는 눈까지 오는 건가? 미치겠네.”
한반도의 겨울은 혹독했다.
난방이 되는 건물 안도 아니었고 좁은 야전 텐트 속에서 한겨울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설령 혹한기 훈련으로 경험을 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수색 작전은 여기까지 하고 숙영지 준비해라.”
“중대장님! 수색한 건물 내에서 숙영해도 됩니까?”
“아까 수색했던 학교 건물 쪽으로 가라. 경계 확실히 하고.”
“알겠습니다!”
다행히 도시 수색 작전 중이었기에 야외에서 텐트만 치고 자지는 않아도 될 듯했다.
“오늘 저녁은 뭐야? 또 전투식인가?”
“아까 보니까 배식받으러 트럭 후방으로 가던데요.”
“아! 그래? 오랜만에 밥 다운 밥 먹을 수 있으려나?”
전투식도 나쁘진 않았지만 따뜻한 밥에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었다.
전투 중이라면 눅눅한 건빵에 비닐봉지에 든 주먹밥이 전부였다.
“아우! 며칠째 못 씻었는지 모르겠네. 언제쯤 씻을 수 있으려나?”
“아까 급수차 들어왔습니다. 간단히 씻을 수 있을 거라고 하던데요.”
“진짜?”
“예. 전염병 걱정된다고 일주일에 한 번은 씻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하더라구요.”
“뜨거운 물은 사치겠지?”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차가운 겨울이었지만 차가운 물도 간절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다들 막막했지만 그것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다들 익숙해져 버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활용하는 법이었다.
“하피다! 전원 대공 사격 준비해! 11시 방향에서 하피 다수 남하 중!”
“하여간 조금도 쉴 틈을 안 주네!”
하피가 나타났다는 말에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군인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고서는 건물들에 엄폐한 채로 머리 위로 겨누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수십 마리의 새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수십 마리의 새들은 병사들이 있는 곳을 그냥 지나쳐 가 버렸다.
“뭐야? 하피라며?”
“철새 같은데요.”
“하! 미치겠네! 어떤 놈이야! 똑바로 못 보냐!”
멀리 하늘 위를 날아가다 보니 철새와 하피들을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남한에서도 철새의 이동에도 화들짝 놀라 요격기를 출격시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하피를 요격하기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것이 꽤나 효율적이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멍하니 서 있다 보면 하피가 날아와 채가 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결국 부대마다 대공 무기를 챙겨야만 했다.
그나마 하피들도 황무지밖에 없는 땅에서는 살기 어렵다고 느낀 것인지 대부분의 하피들은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동쪽으로 이동을 했다.
“그거 들으셨습니까?”
“뭘?”
“하피들 일본까지 날아간답니다.”
“일본까지? 그게 돼?”
“울릉도하고 독도에서도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지들이 철새야?”
“철새든 아니든 아주 골치 아프겠습니다. 휴전선 쪽에서 최대한 막고 있다고는 하는데 남쪽으로도 제법 날아갔을 겁니다.”
“그나마 2형 뮤턴트보다는 약해서 다행이긴 한데.”
“예. 날카로운 발톱하고 이빨만 조심하면 제압은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고 하더라구요. 대검으로 머리를 이렇게 팍하고 박아버리면 죽는다고.”
첫 등장 때는 충격이었지만 하피의 물리적 힘은 그다지 강한 편은 아니었다.
몸무게도 날기 위해 가벼워졌기에 물리적인 힘 자체는 강한 편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고 있다가는 하피의 먹이가 될 뿐이었다.
“여기 정리하고 나면 어디로 갈려나?”
“곡산에서 원산 쪽으로 갈지 모르겠다고 하던데요.”
“윽! 하필이면 산지 쪽이야. 또 불 질러야 하려나?”
“당장은 불은 안 지를 거라고 하던데요. 거점 만들고 방벽 세울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방벽?”
“예. 현실적으로 금강산부터 백두산까지 그 험한 산들을 전부 수색할 수도 없고 드론 정찰을 할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효과가 있을까?”
“뭐 없어도 우리가 들어가는 것보다는 낫겠죠.”
“그렇긴 하지. 원산이라. 내가 북한 원산을 다 가 보네.”
원산으로 갈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5 기계화 사단 병사들이었지만 이미 원산시는 포항의 해병대가 상륙한 뒤였다.
원산을 지키고 있던 북한 해군과 육군은 대한민국 해군과 해병대에 항복했다.
물자도 대부족이었고 식량도 바닥이 나 가는 상황에서 평양에서의 연락도 끊기자 한국군에 항복을 한 것이다.
그렇게 원산을 교두보로 신포와 단천 등 북한 동해안 항구 도시들을 하나씩 접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본래 대한민국 땅이었지만 뮤턴트 사태에서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 * *
창수의 뮤턴트 대응 중대는 신평군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제법 나무들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민둥산들이 상당하네.”
신평군은 황해북도였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강원도가 있는 접견지역이기도 했다.
태백산맥과 북한의 낭림산맥이 만나는 지역이기도 했기에 무척이나 험준한 산세를 자랑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숲으로 빽빽합니다. 동부 전선 부대들은 조금 올라가다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한 모양입니다. 그나마 금강산 해안 쪽만 확보하고 징검다리 식으로 동해안 해안 도시들만 확보한 모양입니다. 우리도 신평군 안쪽으로는 접근하지 말라고 합니다.”
“수색 중단입니까?”
“예. 여차하면 이곳에 방책을 칠 생각인가 봅니다.”
“안쪽으로도 마을이 제법 있을 텐데요.”
“있기는 하겠지만 얼마나 살아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피 때문에 헬기를 띄우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창수는 신평군의 동쪽 산맥들을 바라보았다.
한눈에 봐도 험준한 산맥들이었다.
더욱이 눈까지 내리기 시작하자 올해는 이대로 멈추게 될 것 같았다.
“후우! 그럼 신평까지만 수색하고 복귀하도록 합시다.”
“예.”
신평군 안으로 들어서자 건물들에서 시선들이 느껴졌다.
뮤턴트는 아닌 사람들이었다.
“큰 소리 내지 말고. 행여라도 뮤턴트들을 불러들일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산속에 파묻혀 있는 곳이다 보니 산맥 속에 숨어 있는 뮤턴트들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다들 조심해야 했다.
“일단 구호물자부터 내려놔.”
“알겠습니다.”
신평군의 읍내 입구에 도착을 한 수색 중대는 신평읍의 주민들에게 보급할 구호물자들을 트럭에서 내려놓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 트럭에 태워 남쪽으로 보내고 싶었지만 남쪽에서도 피난민들로 인해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그 때문에 안전만 확보되었다면 해당 주민들을 해당 도시나 마을에 머물게 하고 식량과 구호물자들을 보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구호품 받아가십시오! 구호품입니다!”
구호품을 내려놓고 구호품을 받아가라는 병사들의 외침에 건물 내부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경험을 한 이들이었다.
다행히도 신평군은 뮤턴트들의 공격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뮤턴트도 발생하지 않았기에 한국군이 나타나자 잔뜩 경계를 했다.
“펴…… 피양이 정말 남조선군에 점령된 겁네까?”
“저희는 점령을 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뮤턴트로 공격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해 왔을 뿐입니다.”
자신들을 돕기 위해서 왔다고는 하지만 북한 주민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남조선이 북침을 했다고 여기고 있었다.
“우리 같은 무지랭이들한테 지도자가 누가 되든 뭔 상관이겠소. 배불리 먹을 수만 있으면 되지.”
남조선의 군대에서 전해 받은 구호품은 참 요긴하게 사용했다.
각종 식량에 간식들도 있었고 고급스러운 옷과 질 좋은 생필품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남조선이 잘 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남조선제 제품들을 써보고 나니 남조선이 이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혹시라도 뮤턴트가 나타나면 바로 연락해 주십시오. 저희가 도와드리러 오겠습니다.”
북한 공산당 소속의 간부가 분명해 보였지만 신평군의 책임자로 보이는 이에게 통신기까지 챙겨 줬다.
아직 신평군까지는 5사단에서 관리하기에는 힘들었기에 구호품만 제공하고 넘어가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뮤턴트! 하피다!”
한 병사의 외침과 함께 하피 한 마리가 마을의 뒤쪽으로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병사들은 곧바로 하피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서는 발사를 했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지휘관의 발사 명령 없이도 병사들이 즉시 행동을 할 수 있었다.
탕! 타탕! 탕!
수많은 총알들이 하피를 향해 날아갔고 하피는 그중에 몇 발이 맞았는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잡았다!”
“머리를 확실히 노려!”
총에 맞아 떨어지기는 했지만 확실히 죽여야만 했다.
“따라와!”
“예!”
창수는 병사들과 함께 하피가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