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29
제129화
129화
엘리스를 바로 알아본 창수에 델타포스의 대원들이 창수를 가로막았다.
엘리스는 미군 특수작전사령부에서도 극비에 해당하는 요원이었다.
지금 작전에 투입된 델타포스의 대원들 중에서도 엘리스의 정체에 대해 모르는 이가 있을 정도였다.
다들 그렇게 엘리스의 정체를 숨겨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기에 한국군 소속의 창수가 다가오자 엘리스를 숨기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엘리스에게도 창수는 특별했고 델타포스의 대원들도 창수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아리가의 영웅. 최강의 괴물. 호프의 희망.’
강화 물약의 부작용으로 호프 팀이 사실상 해체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창수의 영향력은 전 세계의 특수부대원들에게 강하게 미쳤다.
“치프. 돌아가…….”
창수에게 정중하게 돌아가 줄 것을 요구하는 델타포스 팀장의 말을 끊은 것은 엘리스였다.
“오랜만이네요. 최 중사님. 아니 원사님.”
“그러게.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저도요. 특수 임무에서 은퇴하셨다고 들었는데.”
“은퇴라. 죽기 전까지는 은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들 일인데.”
“그건 그렇겠네요. 자리 옮기실까요?”
“편한 데로 해.”
“엘리.”
창수와 단둘이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 엘리스에 델타포스의 팀장이 만류하려고 했다.
“눈앞의 남자가 누구신지 아시잖아요. 말린다고 말려질 분도 아니고. 어차피 최 원사님의 협조가 필수적이에요.”
눈앞의 창수는 여전히 강해 보였다.
자신의 곁에 있는 델타포스의 대원들도 강했지만 창수는 이들과는 격이 다른 강함을 보이고 있었다.
도통 같은 인간이기는 한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엘리스는 그런 창수에게도 위축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에는 뭔가 위태위태해 보이더니 지금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강화 물약을 써야 엘리스를 이길 수 있겠다고 장담을 할 것 같은데.’
불완전 변이체인 엘리스였다.
당연히 근력부터 해서 모든 신체 능력이 인간을 뛰어넘는다.
물론 뮤턴트 중에 가장 약한 1형 뮤턴트이기는 했다.
창수는 그렇게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엘리스와 함께 이동했다.
“뭘 알고 싶으신 거지요?”
“이번 임무. 첫 번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뜬금없는 것 같아서.”
“전에 한 번 들어갔다 왔어요.”
“그래? 흐음! 임무 실패를 한 모양이군.”
“예. 안에 꽤나 까다로운 뮤턴트가 하나 있어서요. 엔젤의 최초 샘플로 추정되는 것을 회수하는 것에 실패했지요.”
“뱀파이어는 핑계였나?”
창수는 아직도 연구원들이 발견하지 못한 엔젤의 기본 구성물질이 이 유적지 아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요. 뱀파이어는 확실히 있어요. 그게 첫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밖으로 나가면 꽤나 곤란할 거예요.”
창수는 두려움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엘리스의 눈동자에서도 순간 공포가 깃들어 있음을 느꼈다.
“결국 엔젤의 샘플을 회수하는 것이로군. 뭐 그렇다면 충분히 이 일을 할 만한 것이기도 하겠네. 좋아.”
창수는 이번 작전의 진정한 이유를 알게 되고서는 납득했다.
이번 임무에 투입된 국가들은 엔젤의 샘플을 확보하게 되면 분배받게 될 것이었다.
“이번 임무 저하고 팀장만 알고 있어요. 아! 러시아 쪽의 팀장도 알고 있구요.”
“그 덩치?”
“예. 예상하셨겠지만 변이 인간이에요.”
“변이 인간?”
“러시아 쪽 애들 인간에게 변이체를 유도해서 변이 인간으로 만든 듯 보이더라구요. 일종의 강화 인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와 같은.”
창수는 꽤나 비인간적인 실험이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음은 짐작하고 있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실험의 희생양들이었지만 뮤턴트에게 인류가 멸망할지 모르는 긴급 상황에서는 그 모든 도덕적 규제가 의미 없었다.
창수는 자신이 들은 이 일을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놈의 정부들은 끝까지 뭔가를 속이려고만 드니.’
창수는 지금 작전에 투입되는 특수부대원들이 좀비와 뱀파이어를 상대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는 중에 엘리스가 엔젤의 샘플을 확보하고 회수하는 것이다.
“나하고 러시아의 그 덩치하고 뱀파이어에게서 시간을 끄는 것이 목표인가?”
“아마도 그럴 거예요.”
“뭐. 좋아. 시간 끌 수 있을 것 같아?”
창수는 뱀파이어를 보았다고 한 엘리스에게 가능성을 물었다.
“살해당하실 거예요.”
“너무 하지 않아?”
창수는 단호하게 자신이 뱀파이어에게 죽을 것이라고 말하는 엘리스에 물었다.
“지금 저라면 최 원사님을 죽일 수 있어요.”
“…….”
창수는 그동안 엘리스가 무슨 험한 일을 경험한 것인지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확실히 눈앞의 엘리스가 만만하게 보이지 않았다.
실력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실험을 당하고 강화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겠군.’
동생에 대해 복수를 하겠다는 엘리스의 집념은 창수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행운을 빌지.”
“원사님도요. 물리지 마세요. 하수인이 될 수 있어요.”
“하수인?”
“예. 좀비. 뱀파이어에 조종을 당하는 것 같아요.”
창수는 열지 말아야 하는 판도라의 성을 열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 * *
엘리스에게서 이번 작전의 진정한 목표를 알게 된 창수는 자신의 팀원들에게 최대한 살아남으라는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런 창수의 조언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임무임을 알게 되었지만 다들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돌아갈 것이라면 이곳까지도 오지 않았을 터였다.
“그럼 들어간다.”
선두는 스페츠나츠의 대원 하나와 창수였다.
지하 200m의 지하였기에 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암흑의 세계였다.
하지만 과학은 어둠을 정복한 지 오래였다.
특수부대원들은 어둠 속도 대낮처럼 환하게 볼 수 있는 적외선 고글을 착용하고 있었다.
본래 적외선 고글도 미세한 빛이 있어야 시야 확보가 가능했지만 미국은 빛이 전혀 없는 곳에서도 시야 확보가 가능한 고도의 기술을 확보하고 실용화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 효과를 확실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기도비닉을 유지하는 특수부대원들은 마치 유령과도 같았다.
완전히 어둠 속에 녹아들어 간 대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 속에서 서 있는 코드명 좀비를 발견하게 되었다.
‘형태는 1형과 다를 바 없다. 아니 그냥 인간인데. 흐음! 항생제 투약으로 좀비화 치료가 된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흘러 버렸을 테니 항생제 투약은 효과가 없겠지?’
창수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서는 턱을 빼 버렸다.
빠각!
허우적거리는 팔다리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깨끗하게 분질러 버리고서는 붙잡아 뒤로 넘겨 버렸다.
“샘플.”
그냥 휘적거리며 다가가서는 뮤턴트를 가볍게 제압해 버리는 창수에 다들 황당하게 바라보았다.
“뭐 해. 어차피 확보해야 하는 놈이잖아. 전투 중에 할 수는 없잖아.”
“강화 물약 투약 안 한 거지요?”
“그래. 아직 안 했으니까 계속 가자고.”
창수는 대수롭지 않다며 계속 전진했다.
그리고서는 거대한 개미굴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거 흡사 파리 지하의 카타콤 같은데?”
프랑스 파리의 지하 납골당인 카타콤에 갔다 와 본 대원 하나가 페루의 지하 유적지가 카타콤 같다는 말을 했다.
크고 작은 방들이 제법 넓은 복도와 연결되어 있었다.
“퇴로 위치 표시해 가면서 전진한다.”
특수부대원들이 착용하고 있는 전투 지원 체계 소프트웨어의 디스플레이에 현재 위치와 갱신되는 지도가 표시되고 있었지만 고전적인 표식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내부로 들어갔음에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거 정말 끝이 있기는 한 거야?”
“길 잃으면 밖으로는 빠져나갈 수도 없을 것 같은데. 이거 미노타우로스의 크레타 미궁 같은데?”
“뱀파이어인가 뭔가를 가둬 둔 것이라면 비슷하기는 하겠네. 이거 혹시 그리스의 미노타우로스 같은 뮤턴트도 봉인되어 있는 거 아닌가 몰라.”
“옛날 같았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이제는 꽤나 그럴듯한 것 같아.”
“다음에는 유럽 쪽인가.”
“일단 살아서 나갈 생각부터 하자고.”
미로 같은 유적지 내부였기에 수색은 꽤나 더디었다.
팀별로 수색 작전이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창수의 한국 팀은 동쪽 방면을 수색하기로 했다.
중앙은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우겠다며 러시아의 스페츠나츠 팀이 담당했다.
미국 팀은 러시아 팀의 후방을 지원하기로 하고 호주와 영국은 유적지의 서쪽을 담당했다.
그렇게 팀별로 수색 작전이 이루어지면서 창수는 지금껏 침묵을 지키고 있던 이성훈 팀장으로부터 유적지의 정보를 요구받았다.
“우리가 알아도 될 것까지만 말해 봐. 미국 쪽 애들이 자네한테 말을 해 줬지?”
“정확하게는 미국 쪽 애들이 아니라 엘리스라고 하는 불완전 변이체에게 들은 정보입니다.”
“불완전 변이체를 투입한 건가?”
“예. 1형 뮤턴트인 엘리스입니다.”
“엘리스라. 아! 그 첫 번째 불완전 변이체라고 불리는 그 아가씨인가 보군.”
“첫 번째는 넥시아고요.”
“알아. 단지 정부에서 넥시아를 공개하지 않아서 그래. 엘리스는 공개되었거든. 뭐 이름만이었지만 아무튼 그 처자도 넥시아처럼 특수부대로 들어간 모양이네. 그래서 그 엘리스라는 불완전 변이체가 뭐라고 했는데?”
“엔젤의 원천 물질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랬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미국이 혼자 독차지 안 하고 우리까지 끼워 줬다는 건 조금 이상하긴 하군. 그 정도라면 독차지할 만할 텐데.”
“아무래도 러시아 쪽도 눈치를 채고 있기도 하고 어설픈 전력으로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유적지를 발견한 것은 러시아 쪽이었다.
그렇기에 미국 정부도 마냥 러시아를 무시할 수 없었다.
물론 미국과 러시아 단둘이서 엔젤의 원천 물질을 확보하려고 할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저것 때문인 것 같군요.”
“뭐?”
“쉿!”
창수는 제법 넓은 공간에서 미군 군복을 입고 있는 좀비 뮤턴트들을 발견했다.
이미 한 차례 미군은 이 지옥의 유적지에 투입되었고 몰살을 당했다는 증거가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그놈들이 순순히 우리를 끼워 줄 리가 없지.”
현재의 한국군은 뮤턴트 사태 이후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로 인해 UN군이 아닌 미국 주도의 파이브 스타에 가입이 되어 있었다.
물론 이 파이브 스타는 국제 외교에서 극비로 비공개된 조약이었다.
이러한 결정적인 배경에는 창수와 22 특전대대 3팀의 활약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물론 그보다는 한국 연구원들의 뮤턴트 연구 실적이 미국이 놀랄 정도로 뛰어나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창수나 특수부대원들은 모르는 모종의 계획이 파이브 스타에서 진행이 되고 있는 중이었다.
대외 작전에 한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군과 영국군 그리고 이스라엘군과 함께하고 있었다.
창수와 3팀의 대원들은 홀로 떨어져 있거나 소수로 몰려 있는 좀비 뮤턴트들을 하나하나 사냥해 가며 숫자를 줄였다.
그리고 멀리서 요란한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작되었다. 쓸어버려!”
다들 시작되었다는 것에 탄창을 비우기 시작했다.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지하 유적지 내의 소음이 울리면서 어디서 나는 소음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뮤턴트들이었다.
“방어선 확보해! 우리의 임무는 시간을 끄는 거다!”
외골격 아머 슈트를 입은 대원이 챙겨온 탄창들이 방어선 뒤에 내려졌다.
“총알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좀 더 챙겨가지고 와.”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전투보다는 화물 운송에 더 탁월한 외골격 아머 슈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