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35
제135화
135화
러시아 스페츠나츠의 빅토르는 이미 몇 차례나 자신의 동료였던 대원들의 심장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
비록 뮤턴트가 되어 버린 동료들이었고 자신과 같은 팀이 아니었지만 훈련이나 임무 중에 몇 번이고 봤었던 익숙한 이들이었다.
유적지를 먼저 조사하던 동료들이 안식을 얻지 못한 채로 이승을 헤매고 있었다.
“괴물 놈 결코 용서치 않을 테다.”
그런 빅토르 외에 다른 대원들의 눈에서도 살기가 흐르고 있었다.
뮤턴트가 되어 버려 어쩔 수 없이 사살해 버린 과거의 동료들을 제외하고서는 다른 뮤턴트들은 전부 머리를 날려버렸다.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뱀파이어에게 물려 뱀파이어의 성으로 추정되는 고대의 성의 입구에서 서성이는 스페츠나츠 팀의 대원을 땅바닥에 편안하게 눕힌 채로 신의 가호를 빌어주는 대원들은 복수의 대상을 찾아 성안으로 들어섰다.
공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어두컴컴한 성이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마치 귀신의 울음소리라는 귀곡성으로 들렸다.
수천 년 전.
아니 어쩌면 수만 년 전일지도 모를 경이롭고 신비로운 성이었다.
인류사를 다시 써내야 할지 모를 발견이었고 그 먼 고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을 만한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었지만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오직 파괴만을 일삼는 이들이었다.
“폭약 설치해라.”
“예.”
자신들이 잘못되더라도 복수는 할 생각이었다.
스페츠나츠 팀의 대원들은 성의 이곳저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감히 건든 고대의 괴물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러 주려는 것이다.
그렇게 고대의 유적지를 남김없이 부숴버리기 위해 고성능 폭탄이 설치되었다.
불사체가 아닌 이상은 살아남을 수 없을 위력의 고성능 폭탄이었다.
설령 불사체라고 할지라도 완전히 무너져 버린 성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터였다.
“영원히 지구가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네놈은 이곳에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수색 시작해.”
“예. 팀장님. 그런데 미국 애들 쪽한테는 알리지 않아도 될까요?”
“놔둬. 알아서 하겠지. 그놈들 중 하나는 뮤턴트다.”
“그 여자 말입니까?”
“그래. 불완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도 만만치 않은 괴물이야.”
스페츠나츠 팀은 창수처럼 엘리스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듯했다.
델타포스 안에서도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된 요원들이 있었고 엘리스는 그런 요원 중 하나였다.
유적지 내의 뮤턴트들을 토벌하는 동안 그들은 다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폭약 설치가 끝났습니다.”
“로마노프는?”
“예? 그 녀석 어디 간 거지? 분명…….”
“이미 활동을 시작한 모양이군.”
폭약을 설치하던 다른 대원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유령 같은 놈이었다.
뱀파이어가 벌써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은 빅토르와 대원들은 초강력 랜턴을 작동시켰다.
1만 루벤이 넘는 고성능의 초강력 랜턴은 어둠을 완전히 밀어내 버렸다.
덕분에 적외선 고글이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상대는 어둠에 속하는 괴물이었으니 어둠 속은 인간이 유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용시간의 제한은 있었지만 지하 세계에 낮과 같은 빛이 생겨났다.
“이걸로 눈에 제대로 맞으면 실명을 시킬 수도 있는데. 붙잡아서 태양이 내리쬐는 밖으로 끌고 가고 싶네.”
“미국 놈들이 실험해야 한다고 못 하게 말릴걸.”
“흐흐! 실험이라면 우리 쪽도 거칠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포르말린에 절여질걸.”
동료 하나가 실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뱀파이어를 잔인하게 요리할지 고민하는 스페츠나츠의 대원들이었다.
그렇게 내부 전체가 빛으로 가득한 가운데 스페츠나츠 대원들을 노리고 있던 뱀파이어가 목격되었다.
휙!
빛을 피하려는지 빠르게 움직이는 어떤 물체에 빅토르는 자신이 보일 수 있는 가장 기쁜 미소를 지었다.
“찾았다!”
주변에 어둠의 사각 따위는 없었다.
빛의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리저리 빛을 피해 몸을 움직이는 뱀파이어의 모습은 스페츠나츠 대원들의 눈에 잔상으로 보이고 있었다.
다만 너무 빠른 움직임이었기에 제대로 쫓기는 어려웠다.
“스피드 물약을 투약해라.”
“예!”
너무 빠르다면 자신들도 빨라지면 될 뿐이다.
“한국 놈들. 참 신기한 것을 만들어 냈단 말이지.”
어떻게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실 알 필요도 없었다.
그냥 효과만 좋으면 그만이었다.
속도를 올려주는 강화 물약이 몸 안으로 들어오고 온몸의 근육과 장기 등에 영향을 주었다.
강화 물약 없이 그 정도의 속도나 힘을 내었다면 분명 근육이나 장기들이 버티지 못하고 파열이 되었겠지만 강화 물약의 덕분인지 버텨내었다.
“쫓아! 그리고 내 앞으로 끌고 와라!”
강화 물약을 맞은 대원들의 몸이 용수철이 튕겨 나가듯이 빠르게 움직였다.
여전히 뱀파이어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건 다른 것으로 보충하면 되었다.
“뒤져라. 괴물 놈아!”
타탕! 탕!
뱀파이어가 빠르다 한들 초속 900m로 날아드는 총탄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퍽! 퍽퍽!
고고학적으로 매우 의미가 높은 고대의 성의 벽과 천장에 대구경의 총탄이 박혀 들어갔다.
단단한 바위도 산산조각을 내 버릴 위력의 총탄에 그 형체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뱀파이어도 만만치 않았다.
인간인지 아니면 박쥐인지 모를 기괴하게 생긴 생명체는 순식간에 스페츠나츠 대원의 몸을 붙잡고서는 날카로운 이빨로 목을 물었다.
온몸을 단단한 외골격의 방탄방검의 보호구로 감쌌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또 한 명의 대원이 희생되었지만 그 희생이 의미 없지는 않았다.
“쏴버려.”
죽어가며 자신의 희생을 의미 없게 만들지 말라는 목소리에 동료들은 자신의 동료의 뒤에 있는 뱀파이어를 향해 총탄을 쏟아내었다.
타타탕! 타탕!
동료의 몸과 함께 뒤에 있던 뱀파이어의 몸에도 커다란 구멍이 만들어졌다.
“머리를 날려 버려!”
타앙! 타탕! 탕!
동료의 죽음에 분노한 대원들은 집요하게 뱀파이어의 머리를 향해 연신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가 터지고 목과 가슴까지 고기 파편이 되어 남겨진 하반신의 몸만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불사체였다.
이미 수천 년인지도 모를 시간의 감옥에서 살아남은 고대의 괴물이었다.
순식간에 부활하는 뱀파이어는 마치 자신을 절대 죽일 수 없다는 듯이 대원들을 향해 온몸을 펼쳤다.
머리를 날려도 죽지 않는 괴물에 그제야 남은 스페츠나츠 대원들의 눈에 공포가 내비쳤다.
퍼억!
또다시 구멍이 나는 가슴에 뱀파이어는 기괴하게 웃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주르륵!
“녹는다.”
“이건 효과가 있나 보군. 미국 놈들이 신무기는 잘 만들어.”
빅토르는 총구에서 연기가 나오는 데저트 이글 권총을 쥐 채로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데빌탄.
미군 특전사령부에서 개발한 대뮤턴트 전용 탄으로 상대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녹여버리는 신형 탄이었다.
그 데빌탄이 고대 괴물의 몸 안에서 그 위력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미국인들의 무기를 쓰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자신들의 무기로 효과가 없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뱀파이어는 마치 태양 빛에 녹아버리듯이 검은 부패물만을 남기고서는 녹아 없어져 버렸다.
“이렇게 끝난 건가? 뭔가 허무하네.”
“그러게 말이야.”
본래 목적이었던 뱀파이어의 생포는 아니었지만 사살을 했다는 것에 스페츠나츠의 대원들은 임무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제 미군 델타포스를 도와 엔젤의 원천 물질을 찾으면 이번 임무는 완전히 끝나는 것이다.
획!
“크윽!”
동료 하나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아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끌려가 버린 것이었다.
“한 놈 더 있다!”
“제길!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더라니!”
또 다른 뱀파이어 하나가 남아 있는 동료의 몸을 사로잡아 가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뱀파이어의 몸을 사로잡는 짐승의 손이 하나 있었다.
“거기까지다. 괴물 놈아.”
빅토르는 자신이 붙잡은 뱀파이어의 몸을 그대로 땅바닥에 연신 후려쳤다.
쿵! 쿵! 쿵! 쿵!
이 정도로 죽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가 터져 나가고 팔다리가 찢겨 나가는 모습에 빅토르는 자신의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폭력성을 감추지 않았다.
“네놈도 고통을 느끼는가?”
이미 빅토르는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인간이 아닌 뮤턴트의 모습을 한 채로 뱀파이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이다.
엘리스가 창수에게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스페츠나츠의 대원 중 한 명이 불완전 뮤턴트였던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러시아 정부에서 만들어 낸 실험체였다.
수많은 스페츠나츠 대원들을 희생시켜 가며 러시아 정부는 뮤턴트들을 상대할 최강의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 최강의 괴물 중 하나가 바로 빅토르였다.
인간의 이성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은 실험체는 연신 뱀파이어를 갈기갈기 찢어 내버리고서는 부활하려는 것도 몇 번이고 계속 짓이겼다.
그렇게 한참을 계속 짓이긴 끝에 마침내 뱀파이어가 부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까지 왔다.
“흥! 불사체인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었나 보군.”
불사체라고는 하지만 상상 속의 신과 같은 불멸의 존재일 수는 없었다.
부활과 재생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 아래로 내려간다면 재생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엔젤의 작용 또한 그러했다.
힘과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공급되어야만 했다.
“대장.”
“안으로 더 들어간다.”
“예!”
두 마리의 뱀파이어를 만났다.
더 있을 가능성이 컸으니 한 놈도 남김없이 처리해야만 했다.
그렇게 스페츠나츠의 대원들은 성의 안쪽으로 향했다.
* * *
스페츠나츠 대원들이 빅토르와 함께 성의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을 때 창수도 성의 입구에 도착했다.
“폭탄을 설치해 놨군. 이 정도 양이면 여길 통째로 날려 버릴 생각이었나?”
스페츠나츠 팀이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예상하는 창수였다.
“내가 설득을 해 봐야 소용없겠어.”
소용이 없을 듯했지만 그래도 말은 해 둬야겠다는 생각에 성의 안쪽으로 들어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뱀파이어에게 당한 것인지 좀비가 되어 있는 스페츠나츠 대원 하나를 볼 수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머리가 날아가 있는 좀비나 가슴이 뚫렸지만 땅바닥에 가지런히 눕혀 있던 러시아 군복을 입은 군인들을 보았다.
“빠트린 모양이군.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가?”
창수는 자신에게 하나 남은 변이 억제제와 항생제를 떠올렸다.
당한 지는 얼마 되지 않은 듯하니 지금 사용하면 되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제압하고 변이 억제제를 투약하려고 한 창수는 좀비 뮤턴트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털썩!
좀비 뮤턴트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서는 엉망진창으로 조각나 있는 살덩어리를 향해 구토를 하듯이 입에서 진액들을 쏟아내었다.
“뭐하는 거지?”
창수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뭔가 불길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말릴 틈도 없이 좀비 뮤턴트의 쏟아지는 진액에 바닥이 흥건해졌다.
진액에는 혈액도 포함이 되는지 바닥은 고약한 냄새와 함께 피비린내까지 났다.
그리고 그런 진액에 땅바닥에 짓이겨 있던 살덩어리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서…… 설마?”
창수는 뱀파이어가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별다른 전투력도 없는 좀비 뮤턴트가 왜 존재하는 것인지를 알게 된 것이다.
“대체 뮤턴트는 어떤 것이란 말이야! 저딴 것을 왜 만들어 낸 것이지?”
창수는 뮤턴트를 만들어 낸 존재가 누구인지 두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