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77
제177화
177화
생존해 있는 모든 인간이 처절한 생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고립된 개인적인 싸움도 있었고 집단의 싸움도 있었다.
개인보다 집단이 이 생존 게임에서의 승률이 높을 법도 하지만 집단의 싸움도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백 일 경과. 특이 동향은 없습니다.”
“엔젤 성분의 잔여 유무는?”
“없습니다. 깨끗합니다.”
“확실한 거지?”
“예. 엔젤이 유발 물질과 결합이 되었을 때는 엔젤의 성분이 사라집니다. 1차가 아닌 2차 생성물에서 엔젤의 잔여 성분은 검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후우! 그러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백 일이 경과 되었지만 그렇다고 안전하다고만은 볼 수는 없습니다.”
“알아.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야.”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소에서 잔뜩 피로에 찌든 연구원들이 피로가 가득한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얼마나 모았지?”
“수십만 명은 족히 먹일 수 있는 양입니다.”
“보관은?”
“천연 방부제입니다. 이물질과 혼합되지만 않으면 썩지도 않습니다. 마치 꿀과 같습니다.”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은 뮤턴트 밀크였다.
과거 창수가 일본에서 얻은 마더의 샘플을 배양해 젖소와 융합을 시켰다.
그로 인해 젖소는 우유가 아닌 뮤턴트 밀크라 불리는 물질을 생산해 내었다.
문제는 이 뮤턴트 밀크의 칼로리가 한 잔만으로도 성인 남자가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해 줄 만큼 고열량이라는 것이었다.
고열량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양소까지 가지고 있어서 완전식품에 가까웠다.
“분말 우유로 만들면 보관뿐만 아니라 운송에도 좋을 겁니다.”
“문제는 안전성인데.”
미국 덕분에 곡물을 어느 정도 수입할 수 있었지만 식량 자급률이 낮은 대한민국으로서는 식량난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더욱이 북한 주민들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쌀만큼은 자급자족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건만 그것도 불가능해졌다.
당연히 인간이 먹을 곡물도 없었으니 소나 돼지 등 가축을 먹일 사료가 있을 리 없었다.
치킨이나 삼겹살은 꿈도 못 꾸게 되었다.
그나마 물고기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할 수도 있었지만 기름이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었으니 어선에 넣을 기름이 넉넉할 리도 없었다.
당연히 운송도 문제였다.
자가용은 진작에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식량 수송용 트럭과 군용 및 몇몇 특수한 목적의 차량만 도로를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도 전 국민을 먹일 식량 수송에 문제가 발생했다.
거기에 뮤턴트들까지 나타나고는 했기에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하면서 식량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에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 * *
“아무래도 만주를 차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좁은 한반도만으로는 도저히 한민족이 생존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한반도를 통일했지만 산맥 지역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름 때문인가?”
“예. 이번 겨울에 동상으로 인해 사망자가 수천 명이 넘습니다.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노인 사망자들이 얼마나 나올지 끔찍할 지경입니다.”
뮤턴트로 인해 사망한 사람보다 에너지 문제로 사망하는 이들이 몇 배가 되고 있었다.
식량 문제만이 아니었다.
생존을 위해 중국에 있는 대경 유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거 알고 있지 않나.”
압록강과 두만강에 높이 20m짜리 장벽을 세웠다.
중국 쪽에서 수만 명도 넘는 중국인들과 뮤턴트들이 몰려들어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서해와 동해로 매일 같이 수많은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이들을 잡아도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바다를 넘어온 선박을 압수해 중국에서 계속 중국인들을 싣고 오는 것을 막는 방법뿐이었다.
“남해에서는 일본인들이 밀입국하고 있고 서해에서는 중국인들이 동해에서는 러시아인들이. 하아! 이러다가는 다민족 국가가 되어 버리겠군.”
삼면이 바다여서 방어에 유리한 것이 대한민국이 뮤턴트 사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는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결국 붕괴가 되는 것은 분명했다.
“좋은 소식은 없는 건가? 매일같이 나쁜 소식뿐이니 지치는군.”
대한민국의 김석호 대통령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젊은 대통령으로 기대를 받으면서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검던 머리에 새치가 가득했고 탱탱하던 피부는 주름살로 가득했다.
이미 임기도 끝난 그였다.
뮤턴트 사태가 없었다면 은퇴해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어야 했지만 모든 국민이 투표할 수 있는 보통 선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뮤턴트 사태 이후 계엄령이 선포된 뒤로 계엄령은 아직도 해체되지 않기는 했다.
그 때문에 국회의 승인을 받아 김석호 대통령은 계속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대통령 이제 그만 하고 싶으니 뮤턴트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군.’
뮤턴트 사태 이후로도 비리나 불법적인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책임감만 무거워 지고 있었다.
그렇게 잔뜩 피곤해 보이는 김석호 대통령의 하소연에 그의 비서실장도 안쓰러웠던지 보고를 할 것들 중에 그나마 좋은 소식을 꺼내었다.
‘나도 그만두고 손주 재롱이나 보고 싶지만. 하아.’
비서실장은 조선 시대의 황희 정승의 심정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턴트 밀크에 100일 동안 아무런 문제점도 없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가지고 온 그 샘플 말하는 거지?”
“예. 젖소에 뮤턴트의 유전자를 합성해 고농도의 영양제를 생산해 내는 프로젝트입니다.”
“지금 젖소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전량 3세 이하의 아기들에게 분유로 공급 중입니다.”
슈퍼에서 값싸게 살 수 있던 우유는 국가에서 전량 관리하고 있었다.
간간이 허가 없이 공급이 되는 우유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분유 공급이 최우선이었다.
“안정성은 문제가 없다는 건가?”
“현재까지는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걸 당장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힘들지 않겠나?”
“수용소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서 승인을 받고자 합니다.”
수용소로 뮤턴트 밀크를 공급하자는 비서실장의 말에 김석호 대통령은 피곤한 두 눈을 감았다.
좋은 소식이나 알려 달라고 했던 것인데 이것도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다.
“승인하지.”
“예.”
수용소에 공급한다는 것은 밀입국한 타국인들에게 뮤턴트 밀크를 공급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건 대규모 안전성 실험을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 사실이 들통이 난다면 비난뿐만 아니라 외교적 문제도 될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전국에 분산 수용되어 있는 밀입국자들과 외국 국적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수용소에 뮤턴트 밀크가 비밀리에 공급됐다.
수만 명이 넘는 사람에게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전 국민에게 배급될 터였다.
당연히 안전성이 확보되면 수용소에 그 이상 뮤턴트 밀크가 공급되지는 않을 터였다.
“다음 소식으로…….”
계속된 보고 속에서 업무 처리를 하는 김석호 대통령은 집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뭐야?”
“죄송합니다. 넘버 7에서의 긴급 보고입니다.”
비서실장의 보고를 받고 있는 중이었기에 어지간한 일에는 끼어들 수 없었지만 넘버 7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가지고 와.”
“예!”
긴급 보고서를 받아든 김석호 대통령은 빠르게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본래라면 비서실장이 먼저 봐야 할 내용이었지만 긴급이라는 말에 바로 건너뛴 것이다.
김석호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지는 모습에 비서실장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깨달았다.
김석호 대통령은 자신의 비서실장도 알아야 할 사항이었기에 긴급 보고서를 비서실장에게 건네었다.
비서실장은 곧바로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고서는 입에서 신음을 흘렸다.
“흐음!”
“도망을 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건가.”
넘버 7은 멕시코에 가 있는 7 기동 군단을 의미했다.
7 기동 군단에서 충격적인 연락이 온 것이다.
“수천 명의 아까운 장병들이 희생되었어. 내가 그 친구들을 죽게 만들었구만.”
“대통령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잘못은 나중에 가리기로 하고 어떻게 보는가?”
“…….”
자신이 본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뮤턴트 토벌 임무는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희생은 있지만 효율적인 무기로 압도적인 물량을 투입하자 효과는 분명했다.
문제는 멕시코 현지인들의 구조 임무가 중단되어 버린 것이다.
“폭탄 인간이라니.”
멕시코 현지인을 구조하던 중에 현지인이 폭발했고 구조하려던 장병들이 피해를 보았다.
새로운 형태의 뮤턴트로 추정된다는 보고였다.
문제는 인간과 뮤턴트의 구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체온으로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뮤턴트들은 신체의 활성화로 인해 보통의 인간들보다 체온이 높았다.
혈류가 훨씬 빠르게 흐르다 보니 그런 것이었지만 폭탄 인간은 평상시에는 신체 활성화가 일어날 이유가 없었기에 체온이 높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체온계로 구분도 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한민족의 생존이 최우선이라지만 멕시코에서 제노사이드를 행할 생각은 없었다.
뮤턴트야 토벌을 하겠지만 현지인들은 새롭게 만들어질 대한민국에 편입을 시킬 생각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비승인 무기들을 전부 압수했다.
그런데 멕시코 전역에 얼마나 있을지도 모르는 모든 현지인이 폭탄 인간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어떤 변이 유발 물질이 폭탄 인간을 만든 것인지 모르는 상태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 당장 이곳에서도 엔젤이 사용되고 있으니까.”
엔젤을 철저하게 수색해서 압수하고 있었지만 의약품이 부족해진 상황이었기에 암암리에 엔젤이 유통되고 있었다.
정부에서도 대체 얼마나 많은 엔젤들이 한반도 내에서 돌아다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엔젤을 가지고 멕시코로 넘어갔다가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이 된다면 정착지가 붕괴되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보게 될지도 몰랐다.
“연구팀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선……. 아닐세. 일단 보내 보게. 폭탄 인간의 비밀과 해결 방안을 찾아와.”
“알겠습니다.”
이주 계획 자체가 중단될 수 있었다.
비서실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였기에 남은 보고를 중단하고서는 대통령의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더 나쁜 소식을 듣지 않아서 다행이군.”
한숨을 내쉬며 집무실 밖의 창을 내다보고 있던 김석호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포탄 소리를 들어야 했다.
투두두두두두두!
비호 복합의 30mm 기관포가 불을 뿜는 소리였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늘 위에서 커다란 새 한 마리가 추락했다.
크기를 보건대 독수리인가 싶었지만 독수리가 아닌 뮤턴트인 하피였다.
깊은 산 속에서나 보이던 하피는 어느덧 도심지에서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피가 청와대로 접근을 하자 비호의 기관포가 불을 뿜은 것이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안전한 곳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