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79
제179화
179화
자극.
무기물인 바위로 변해 있던 뮤턴트는 자극에 의해 유기물인 골렘으로 변화했다.
대체 어떤 작용으로 움직이는 것인지는 의문이었다.
3형 뮤턴트도 신체가 금속으로 변이되었지만 사람들의 인식에 3형 뮤턴트는 로봇으로 받아들여졌다.
로봇이니 움직이는 것은 당연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골렘은 동력 전달이니 구동 방법이니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았다.
몸에서 모래가 우수수 떨어지며 몸을 일으키는 골렘에 다들 할 말을 잃은 채로 멍하니 바라보아야만 했다.
“포터.”
동료였던 포터가 변이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단지 불완전 변이인지 아니면 완전 변이인지를 알지 못했다.
골렘으로 변이한 포터는 그늘진 동굴 안에서 창수와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얼굴의 형태는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었다.
다비드상의 조각상처럼 인간보다 멋진 외모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인간의 형태적 특성은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단단하기 짝이 없는 바위의 신체 때문인지 표정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바위와 바위가 맞물린 관절 부위에서 나는 둔탁한 소음뿐 인간의 목소리와 같은 복잡한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포터! 나다. 파월리 중위!”
“포터! 나야! 존이라고! 나 기억해!”
포터의 동료들은 포터가 자신들을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포터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만일 포터가 자신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자신들의 손으로 포터를 죽여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 대원들이 모두 포터의 이름을 불렀다.
그다지 깊지 않은 동굴 안으로는 여러 사람이 외치는 목소리가 울렸다.
꽤나 귀가 따가울 만한 소음이었다.
그 때문인지 포터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움켜쥐며 괴로워하는 듯 보였다.
소리를 듣는 기관이 남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소리의 떨림이 바위가 된 몸에 진동으로 전해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대원들에게는 그 모습이 아주 약간의 희망으로 되돌아왔다.
“포터가 우리를 알아보는 것 같은데!”
“포터! 정신 차려! 우리야! 우리라고! 우리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잖아!”
이미 괴물이 되어 버린 포터가 고향에 돌아간들 남은 것은 비극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다들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과드드득!
동료들의 부름이 많이도 괴로웠던 것인지 포터는 관절의 이음매에서 수많은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동굴 밖으로 달려 나왔다.
쿵! 쿵! 쿵!
크기는 본래 포터의 몸과 비슷했다.
물론 바위가 된 이상 무게는 훨씬 많이 나갈 터였다.
영화나 게임에서 보던 것처럼 수십 미터짜리 거대한 바위 괴물은 아니었다.
뮤턴트들이라고 해서 본래 가지고 있던 질량을 아득히 넘어서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있다고 해도 그건 다른 개체나 외부의 질량을 먹어치워 커진 것이었다.
그렇게 포터가 다른 돌덩어리나 흙들을 먹어치워 덩치가 더 커질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본래의 포터의 덩치와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다.
“피해!”
육중한 돌덩어리가 돌진해 왔기에 창수는 피하라는 말을 하고서는 자신의 대검을 꺼내 들었다.
“캡틴!”
다들 창수가 포터를 부숴버리려는 것으로 걱정을 했다.
자신들이 불렀을 때 괴로워하던 포터였으니 본래대로는 아니더라도 정신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포터의 저돌적인 돌격에 창수는 자신의 대검으로 받아내었다.
묵직한 충격과 함께 창수의 몸은 뒤로 밀려났다.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으며 버텨내는 창수였다.
‘힘이 보통이 아니다. 2형에 못지않아.’
덩치는 2형 뮤턴트가 더 컸다.
‘후려치면 아플 것 같은데.’
생동성 실험으로 육체가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창수의 몸은 생명체였다.
바위나 철을 후려치면 당연히 창수의 몸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단단하진 않아. 3형에 비한다면 확실히 무르다.’
대검의 날이 아닌 검면으로 포터의 돌격을 받아낸 창수는 포터의 신체 강도가 일반 돌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티타늄 골드로 만든 자신의 대검이라면 포터의 신체를 잘라내 버리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물론 창수도 바로 포터의 몸을 조각조각 잘라낼 생각은 없었다.
창수는 땅바닥의 돌 하나를 들고서는 포터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억!
“포…… 미안.”
힘 조절이 잘 안 된 것인지 포터의 얼굴의 돌이 상당히 부서져 버렸다.
“캡틴이 포터를 죽였어!”
포터의 머리의 5분의 1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에 대원들은 경악했다.
“아니! 나는 정신 차리라고 그런 건데! 이렇게 약할 줄은 몰랐지!”
다행히 머리가 부서져도 피가 튀고 뇌수가 흘러나오는 그런 끔찍한 광경은 보이지 않았다.
“포터 정신 차려! 머리는 내가 찰흙으로 잘 메워 줄 테니까! 포터!”
머리가 깨져도 다행히 죽거나 하지는 않는 듯했다.
‘판타지 소설의 설정처럼 몸 안에 있는 핵이 파괴되지 않는 이상은 죽지 않는 걸까?’
핵이 존재할지는 알 수 없었고 만일 있다면 지금의 힘과 강도라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포터! 야! 잡아! 잡으라고!”
“알겠습니다! 포터! 정신 차려!”
다들 골렘이 되어 버린 포터의 몸을 붙잡았다.
엄청난 힘이기는 했지만 다들 하나같이 100kg이 넘는 덩치들이 달려들자 골렘이 된 포터도 별수 없었다.
“포터! 가만히 좀 있어!”
“아이고! 포터 이 얼굴을 어떻게 하냐?”
“캡틴이 찰흙으로 얼굴 만들어 준다고 했잖아. 야! 포터 몸 좀 묶게 발줄 좀 가지고 와 봐!”
“알겠습니다!”
날카로운 손톱이나 발톱도 없고 이빨도 없었으니 제압을 해 버리고 나자 더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밧줄로 온몸을 감아 버리자 그냥 움찔움찔하는 바위가 될 뿐이었다.
“후우! 이제 어쩌죠?”
“그러게. 이놈 대체 왜 뮤턴트가 되어 버린 거야?”
피곤해서 잔다더니 바위 괴물이 되어 버렸다.
다행히 별 피해 없이 제압했지만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되돌아올 수 없는 완전 변이가 되어 버린 듯했다.
“포터가 특정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되기라도 한 거야?”
창수의 질문에 다들 고개를 내저었지만 그때 한 대원이 입을 열었다.
“혹시.”
“혹시?”
“석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석면?”
“예. 여기 바위산이 규산염 광물산인 듯합니다. 바닥의 이 하얀 가루들이 석면입니다.”
“그 발암 유발 물질 말하는 거지?”
“예.”
석면은 사실 꽤나 흔한 물질이었다.
과거에는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것이 발암 유발 물질이라고 알려지고 난 뒤에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자연에서도 접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었다.
“석면이 골렘이 되는 유발 물질인 건가?”
“그러면 여기서 엔젤을 먹으면 안 되겠군요.”
지금도 하얀 먼짓가루가 풀풀 날리고 있었다.
석면 가루 조금 마신다고 바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었고 당장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다들 인상만 찡그린 채로 주변의 하얀 가루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 근처에 골렘이 좀 더 있을지도 모르겠군.”
창수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이 온통 의심스러운 바위들로만 보였다.
“여길 빨리 빠져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해가 져가고 있어. 움직이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아.”
어떤 것이 지뢰일지 모르니 함부로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결국 다음 날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는 동안 동료들은 돌이 되어 버린 포터의 옆에서 연신 몸을 쓰다듬으며 안타까워했다.
* * *
“캡틴 데리고 갈 거죠?”
“데리고 갈 수 있겠습니까?”
“버리고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미묘하게 위협적이지 않은 포터 때문에 무거운 돌덩어리가 된 포터를 미국까지 데리고 갈 생각인 듯했다.
아무리 건장한 체격의 특수부대원 출신들이라지만 사람 몸만 한 돌덩이를 옮기려면 여러 명이 매달려야 했다.
“자! 들어 봐!”
“응차!”
대원 다섯이 매달려서는 포터를 힘겹게 들어 올리려고 했다.
그러다가 손이 미끄러졌는지 대원 하나가 포터의 몸을 놓쳤다.
쿵!
“야! 포터 부서지면 어쩌려고 그래! 똑바로 잡아야 할 거 아니야!”
“죄송합니…… 줄 풀렸습니다!”
들어 올리려던 포터의 몸을 떨어트리면서 몸을 묶고 있던 줄이 풀려 버렸다.
다시 포터가 공격해 올 것이 걱정이 되어서는 버둥거릴 포터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의외로 포터는 버둥거리지 않았다.
팔을 휘저어 대원들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잠시만요. 포터가 공격적이지 않습니다.”
“뭐? 그게 무슨? 그러네. 뭐지?”
줄에 묶여 있어도 밤새 발버둥을 치던 포터였다.
다들 멍하니 가만히 있는 포터를 보더니 누군가가 한마디 했다.
“포터. 일어나 봐.”
대원의 말에 놀랍게도 포터는 몸을 일으켰다.
“포터. 앞으로 걸어가 봐.”
마치 조종이라도 되는 듯이 포터는 말을 한 대원의 지시에 앞으로 걸었다.
“포터! 멈춰!”
멈추라는 말에 포터의 몸이 멈추자 다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놀라 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공격적이지 않은 뮤턴트가 있었나?”
“에이! 뭐가 되었든 상관없잖아. 나는 포터 녀석하고 집으로 같이 갈 거야.”
아무리 봐도 포터를 들고 갈 수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자신들의 지시에 따르는 듯했으니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포터 우리 따라와.”
포터는 일행들을 따라 움직였다.
그렇게 바위산을 지날 때까지 다행히도 다른 골렘을 만나지는 않았다.
“캡틴. 포터 얼굴 고쳐줘야 하지 않을까요?”
“끄응! 어디 질 좋은 찰흙 좀 찾아봐.”
창수도 포터의 머리를 부순 것이 미안해서는 진흙을 찾아 포터의 돌머리에 붙여서는 조소 작업을 했다.
“코를 조금 높여 줄까?”
“눈 부분도 조금.”
“너무 잘생겨지는 것 같은데요.”
살짝 미화가 되는 부분이 생겨서는 꽤나 잘생긴 골렘이 되어 갔다.
“이거 햇빛에 말리면 금 갈 텐데.”
“그리고 강도가 조금 약할 텐데요.”
“불에 구우면 어떨까요? 불에 구우면 단단해지던데.”
찰흙으로 모양은 잡았지만 강도 문제로 고민을 했다.
3형 뮤턴트처럼 인간의 피에서 철분을 흡수해 신체를 재구성하는 것과는 달리 골렘은 몸이 떨어져 나가면 다시 복구가 되지는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한번 해 보자. 키나 부탁 좀 할게요.”
“예.”
키나는 몸에 찰흙이 붙은 포터를 조심스럽게 자신이 방출을 하는 불에 구웠다.
다행히도 효과가 있는지 구워진 부분은 제법 돌처럼 단단해졌다.
물론 조금 갈라진 부분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대원들이 찰흙으로 틈을 메꿔 주었다.
나중에는 제법 실력을 발휘해서는 머리카락 표현이나 주름 등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이 되었다.
“나중에 물감으로 사람처럼 보이게 해 줄게.”
포터의 대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다들 포터를 동료처럼 대했다.
그리고 어느덧 포터는 꽤나 많은 짐을 들고 따라다녔다.
힘이 좋다 보니 무거운 짐을 포터에게 맡겨 버린 것이다.
포터는 자신의 이름처럼 짐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걸 뭐라고 생각해야 하려나?’
창수는 짐을 든 채로 따라다니는 골렘을 보며 인간과 뮤턴트가 꼭 적대적이지는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포터는 일방적으로 인간에게 복종하는 로봇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아무리 봐도 이성적인 무언가가 포터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