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84
제184화
184화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다시 바다 괴물과 만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태평양 안쪽까지 빙 둘러서는 돌아가는 것이다.
다행히 바다 괴물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선원들과 수병들뿐만 아니라 특전사들도 완전 무장을 한 채로 온종일 바다를 경계했다.
어군 탐지기에 잡힌 물고기 떼와 돌고래에 기겁해서는 급히 방향을 틀기까지 했다.
그렇게 예정된 시간보다 하루를 더 경과하며 칠레 아리가의 남쪽 해안 쪽에 도달했다.
“여기가 뮤턴트 사태의 시작점.”
최초의 뮤턴트가 나타났던 아리가는 결국 복구되지 않았다.
인구 30만이 넘는 대도시였지만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골목길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신음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본래의 주민들은 아리가를 버리고 인근의 도시로 이주했다.
물론 인근의 도시라고 해서 멀쩡한 상태는 아닐 터였다.
“그런데 왜 아리가에 상륙하는 겁니까?”
“여기가 사람도 없고 뮤턴트도 없으니까.”
“뮤턴트도요?”
비밀 임무다 보니 사람에게 들키지 않아야 했다.
들킨다고 해도 딱히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괜한 문제를 야기할 이유는 없었다.
뮤턴트도 적이었지만 인간이라고 해서 적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세상이었다.
그렇게 인적 하나 보이지 않는 아리가 남쪽의 해안가에 도착한 수송선은 상륙을 할 만한 곳을 찾았다.
“아리가 남쪽에 임시 정박지가 있을 겁니다. 과거 평화유지군 상륙을 위해 접안시설 건설을 했었습니다.”
아리가 사태를 종결시키기 위해 평화유지군이 아리가에 상륙했었다.
한국군도 대규모 부대를 상륙시켰기에 창수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리가의 지형과 지리를 그나마 알고 있는 창수의 말에 따라 상륙을 할 수 있는 부두를 찾았고 해가 지기 전에 찾을 수 있었다.
“찾았습니다만 이미 해가 져 버려서 내일 아침에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후우! 예정대로였으면 벌써 볼리비아에 도착을 해야 했을 텐데.”
칠레에서 볼리비아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거기에 우유니 소금 사막까지는 해안선에서 직선거리로 150km가 되지 않았다.
물론 직선거리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도로 사정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기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었다.
“선배님. 그런데 아리가의 뮤턴트는 전부 토벌했던 거 아니었습니까?”
“토벌은 했지만 도시 기능은 확실하게 박살이 났으니까. 저기 해안선 안쪽으로 보이는 도시 안쪽은 완전히 폐허야.”
“그러고 보니 불빛 하나 안 보이네요…… 어! 선배님.”
“왜?”
“저기.”
창수는 특전사 후배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분명 사람 하나 없어서 불빛이 없어야 할 아리가의 도심지역에 불빛이 보이고 있었다.
“누군가가 들어가서 살고 있는 건가?”
뮤턴트를 퇴치한다고 도시 전체를 박살을 내놓았기에 누군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보금자리가 된 듯했다.
“어떻게 합니까?”
“뭘 어떻게 해.”
“구해야.”
“…….”
특전사 후배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창수에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말을 했음을 깨달았다.
“저 불빛이 사람이 내는 불빛일 수도 있지만 뮤턴트가 내는 불빛일 수도 있다. 무엇 하나 믿지 마.”
“알겠습니다.”
설령 사람의 구조 신호라고 할지라도 자신들의 임무 수행에 지장을 받을 수는 없었다.
무척이나 잔인할 수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들은 세상을 구원하는 위대한 용사나 전사가 아니었다.
임무를 수행해 나가면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하는 일개 군인에 불과했다.
그렇게 아침 해가 뜨고 특전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뮤턴트뿐만 아니라 인간도 위험할 수 있다! 자신과 내 옆의 동료 이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마라! 특히나 어린아이 봤다고 어린아이 구하겠답시고 이탈하지 마라! 알았냐?”
“예! 알겠습니다!”
“출발!”
특전사 선발대가 고무보트에 타고서는 해안가에 만들어져 있는 임시 부두로 출발했다.
미리 안전한지를 확인하고 난 뒤에 수송선이 부두에 접안을 하게 될 것이었다.
시원하게 뻗은 해안가의 모래사장이 보였다.
본래대로라면 이 해안가의 모래사장에는 남미의 열정적인 미녀들이 자신들의 몸매를 뽐내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인적이라고는 보이지 않았고 모래사장 안쪽의 도롯가에는 버려진 군용장비들이 보일 뿐이었다.
해안가에 내린 창수와 특전사 대원들은 사주 경계를 하며 모래사장 안쪽의 건물들을 향해 움직였다.
버려진 지 몇 년은 족히 된 군용장비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물론 대다수는 작동이 되지 않게 부숴놓았다.
쓸만해 보이는 지프도 보병 전투차나 장갑차도 대부분은 작동하지 않았다.
작동이 되었다면 생존자 무리가 챙겨갔을 터였다.
그렇게 임시 부두 근처를 수색한 특전사들은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서는 바다 위에 대기 중인 선박에 알렸다.
몇몇 대원들은 버려진 부두의 경계 초소 위로 올라가 주변을 살피며 다가올지 모를 위협에 대비했다.
상륙은 어떤 상황이든 긴장되는 일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 커다란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노력한 선원들은 능숙하게 부두에 수송선을 대었다.
임시로 만든 부두였지만 전차와 같은 중장비들을 셀 수 없이 하역했던 곳이었다.
수송선의 크레인으로 보병 전투차와 수송 트럭 그리고 전술장비들이 하역되었다.
“탄약하고 장비들 확실하게 체크해!”
“확인했습니다!”
“한 번 더 확인해! 참! 식수도 챙겨!”
예상대로라면 3일 이내에 해당 지점에 도착해서 회수 작업을 마치고 복귀를 해야 했다.
하지만 임무 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기에 넉넉하게 식수와 식량도 챙겨야 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장비를 하역하고 나자 회수 임무단의 단장인 이준 중령은 회수팀 책임자인 장우혁 선임 대위에게 수고하라는 말을 했다.
“임무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다녀와.”
“알겠습니다. 대대장님.”
회수팀은 장 대위의 팀과 최민원 대위의 두 개 팀이 투입된다.
메인은 장 대위였고 최 대위 팀은 보조였다.
남은 한 개 팀은 선박에서 대기하며 선박의 안전과 혹시 모를 지원에 대응하기로 했다.
“부탁드립니다. 최 원사님.”
“예. 걱정 마십시오.”
두 개 팀에 속해 있지는 않았지만 창수는 특전사 두 팀과 함께 회수 임무에 참여를 하며 장 대위에게 조언과 협력을 하기로 했다.
‘최 원사. 특전사 1개 팀급의 전력이라고 불리는데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군.’
이 중령은 창수를 믿음직스럽게 바라보았다.
“자! 출발하자고!”
다들 차량에 탑승하고 출발했다.
그렇게 멀어지는 회수팀을 보며 이 중령은 항구의 부두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는 대원에게 외쳤다.
“아직 멀었나?”
“다 되었습니다!”
“그럼 빨리 띄워!”
본래라면 출발하기 전에 띄울 것이었지만 문제가 생긴 것인지 지체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술 드론 한 대가 날아올랐다.
다목적 전술 드론으로 회수팀과의 통신뿐만 아니라 주변 정찰까지 할 수 있는 녀석이었다.
그렇게 다목적 전술 드론은 아리가 남부 도로를 통해 이동 중인 회수팀과의 통신에 성공했다.
다만 고고도 정찰기 급은 아니었기에 우유니 사막까지 서포트를 해 주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우유니 사막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제한적인 정찰과 통신 서포트를 해주기에는 충분했다.
* * *
“트럭으로 밀어버려.”
“알겠습니다!”
튼튼한 군용 트럭을 운전하게 된 이준혁 하사는 개척전차를 한 대 끌고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에 버려진 차량과 장애물들을 트럭으로 밀어내 가며 움직여야 했다.
다행히 힘 좋은 트럭이었기에 어지간한 승용차급의 장애물을 밀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중간중간 시간을 지체하는 것이 불안했다.
아리가의 남부에서 출발했지만 아리가는 들르지도 않았다.
남부로 내려가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갔다가 칠레와 볼리비아 사이에 있는 높은 산맥을 넘어야만 했다.
당연히 길은 좋지 않았다.
낭떠러지 같은 비포장도로를 달려야만 했고 우유니 사막은 해발 고도 3,656m의 알티플라노 고원에 있었다.
“우리가 가는 곳이 백두산보다 높다는 건 아냐?”
“예? 그렇게 높다구요?”
“그래. 백두산보다 거의 천 미터가 더 높아.”
“사막이라면서 왜 그리 높습니까?”
사막이라길래 그다지 높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던 대원들은 백두산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다는 말에 고생길이 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예로 고원길로 접어들기 시작하자 계속 위로 올라가야만 하는 험준한 길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남미 원정을 가면 그렇게 고전을 했잖아. 고산병 때문이야.”
4,000m가 넘는 산맥을 넘어가야 했다.
그나마 산을 등반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를 따라 넘는 것이었다.
“힘들다 싶으면 회복 물약 한 모금 마셔.”
“알겠습니다. 하아! 월드컵은 이제 우리 생에 볼 수 없는 건가?”
축구광인 대원 하나가 이제는 앞으로 열릴 가능성 없는 월드컵을 아쉬워했다.
중간중간 길을 막고 있는 차량을 치우는 것 말고는 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수송선의 지휘소와는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인지 통신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직! 지지직! 여기는 어미새 수신 감도가 좋지 못하다. 곧 통신이 끊길 것 같다. 지지직!-
“현재까지는 별다른 위험 상황은 없다. 뮤턴트도 보이지 않는다.”
고산 지역이다 보니 사람도 드물었고 그 때문에 뮤턴트도 드물었다.
이대로만 가면 목적지까지는 별다른 문제 없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통신이 끊기려는 순간이었다.
-쿠구구궁!-
통신기의 수화기 너머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려왔다.
“어미새! 어미새! 여기는 새끼새! 무슨 일인가?”
-지직! 지지직!-
통신 거리가 넘어버린 것인지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그게. 통신이 끊긴 듯합니다. 통신 두절 직전에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렸습니다.”
“소음? 무슨 소음?”
“그게. 알 수가 없습니다. 뭔가 울부짖는 듯한 소음이었습니다.”
통신이 되지 않으니 무슨 상황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요? 팀장님.”
장 대위는 지휘소와 수송선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이대로 임무를 포기하고 돌아갈 수는 없었기에 걱정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고원과 산맥을 넘어가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었지만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물건 회수하고 복귀한다!”
“알겠습니다!”
어느덧 해가 떨어져 밤이 되었다.
대원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라이트에 의지해서 조심조심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며칠 잠 못 자는 것 정도는 다들 이골이 나 있는 대원들이었다.
“하늘은 끝내주네.”
“그러게. 아! 저게 그 말로만 듣던 남십자성인가?”
“남십자성? 아! 여기 남반구였지?”
한국에서도 훈련 중에 밤하늘의 은하수는 수도 없이 많이 본 특전사들이었지만 남반구에서 본 밤하늘은 또 다른 기분과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들 아무런 문제 없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방에 마을이 있습니다!”
높은 고산 지역에서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