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08
제208화
208화
육지를 발견했다.
천리 행군을 마치고 마침내 부대 위병소를 본 것만큼이나 기뻤다.
“육지다아! 육지! 육지야!”
섬인지 대륙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발바닥 아래가 요동치는 그 끔찍한 경험을 더는 하지 않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렇게 박 중사는 수송선을 뛰어다니며 육지라 고함을 질렀다.
배 멀미로 죽을 것 같던 특전사 대원들은 모두 갑판으로 올라와서는 섬을 바라보았다.
“정말 육지네!”
“야! 박 중사! 빨리 배를 육지로 몰아! 육지로 몰라고!”
“엔진 나가서 조종이 안 됩니다!”
“뭐? 그럼 어떻게 해?”
육지를 발견했지만 육지로 갈 방법이 없었다.
파도가 흘러가는 것에 따라 점차 가까워졌던 육지는 다시 멀어지는 듯했다.
“닻 내려! 닻! 닻을 내리라고!”
더 이상 멀어지기 전에 수송선의 닻을 내리기로 했다.
과르르르르르!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커다란 닻이 바다 아래로 내려졌다.
비록 육지에 바로 댈 수는 없었지만 특전사 대원들은 수영을 해서라도 육지로 갈 기세였다.
“야! 구명보트 있지?”
“예! 있습니다! 내릴까요?”
당장이라도 구명보트를 내려 육지로 갈 기세였다.
하지만 이내 찬물을 끼얹은 이가 있었다.
“뮤턴트가 있으면 어쩌려고 겁도 없이 그냥 가려고 그래.”
“…….”
창수의 말처럼 섬인지 육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뮤턴트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육지로 안 갈 수도 없었다.
“야! 김 중사는 엔진 어떻게든 한번 고쳐 봐.”
“하아! 알겠습니다.”
안 되는 것이 분명 있었지만, 못 한다는 것은 없는 것이 군대였다.
되든 안 되든 고치는 시늉이라도 해야만 했다.
“제법 큰 섬인 것 같은데 혹시라도 선박이나 선박 기술자가 있지 않을까요?”
“있었으면 싶네.”
다들 어떻게든 육지로 상륙을 해서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색팀 하나 편성해서 한번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최 원사님께서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최 원사님께서 애들 데리고 수색 좀 해 주십시오.”
창수는 섬의 수색에 직접 참여를 하겠다고 말을 했다.
그렇게 구명보트를 내리고 장비들을 챙겨서는 다섯 명의 특전사 대원들이 육지 쪽으로 향했다.
“육지일 가능성은 없겠지?”
“육지가 대륙이라면 아마도 없을 겁니다. 폭풍우에 휩쓸리기는 했지만 뉴질랜드나 호주까지 왔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요.”
“그럼 섬일 것인데. 무슨 섬이지?”
“저도 감이 안 잡힙니다. 의외로 태평양에 섬들이 좀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 섬들 중에 하나 아닐까요?”
“그러니까 그 섬이 무슨 섬이냐고.”
무인도인지 아니면 사람이 사는 섬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생각보다는 해안선이 큰 섬인 것으로 보여서 무인도는 아닌 듯했다.
“일단 상륙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보이는 쪽은 절벽인데.”
눈에 보이는 섬의 해안선은 절벽이었다.
절벽을 기어 올라가지 못할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모험을 할 이유는 없었다.
“북쪽으로 갈까요? 남쪽으로 갈까요?”
상륙을 할 만한 적당한 포인트를 찾아야 했다.
“남쪽으로 가자고. 해안선도 남쪽으로 이어져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보트의 엔진 조타기를 틀어서는 섬의 남쪽으로 향했다.
“육지에 접근하면 엔진 끄고.”
“예.”
폭풍우가 치고 난 뒤여서인지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파도도 거칠지 않았기에 다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섬의 남쪽으로 향했다.
“저쯤 상륙하기 적당한 듯합니다.”
“그래! 저기로 가자.”
“어? 최 원사님. 저기 사람?”
“사람? 사람이 아니라. 석상 같은데.”
“석상이요? 아! 예. 석상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
상륙을 하기 적당한 위치의 해안가에 열 개가 넘는 돌 석상들이 보였다.
“혹시 뮤턴트 아니겠지요?”
“석상 뮤턴트도 있으니까 안심하지 마.”
창수는 골렘 뮤턴트를 경험해 보았었기에 대원들에게 안심을 하지 말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다들 긴장을 하면서도 해안가에 도달을 했다.
그러고서는 자신들이 본 석상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뭐야? 여기 이스터섬이야?”
“이스터섬이 남태평양에 있는 거였습니까? 대서양 아닙니까?”
“나도 몰라. 태평양이었나?”
창수와 대원들이 본 것은 모아이 석상이었다.
삼각형 꼴의 형태를 가진 이스터섬의 동쪽 꼭짓점 부위는 절벽 지대이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서쪽 해안가 지역이었기에 섬의 동쪽에 정박한 수송선에서는 유인도인지 무인도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칠레에서 3,600km가량 떨어져 있는 태평양 가운데 있는 섬으로 그다지 크지 않은 섬이었다.
이스터섬에는 모아이 석상이라고 하는 미스터리한 석상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크기는 3미터에서 5미터 정도였고 큰 것은 길이 22미터, 무게 150톤에 달하는 것도 존재했다.
이 모아이 석상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고 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비밀스러운 신비한 섬이었고 이스터섬을 방문하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이었지만 모아이 석상으로 인해 꽤나 유명한 관광지였다.
“내가 이스터섬을 다 와 보네.”
“그러게, 교과서에서만 보던 모아이 석상을 직접 내 눈으로 보다니.”
다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장소에 도착을 한 것에 황당해하면서도 신기해했다.
“수송선에 무전 날려. 이스터섬이라고.”
“알겠습니다.”
수송선에 실려 있던 군용 무전기로 자신들이 도착을 한 곳이 이스터섬이라고 알렸다.
수송선에 남아 있던 대원들도 말로만 듣던 이스터섬이라는 말에 신기해했다.
“이스터섬이면 사람이 살 겁니다.”
“그래. 꽤나 많이 살걸.”
과거 원주민 왕국일 때는 1만 5천 명의 원주민들이 살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원주민들이 사라지고 칠레에서 넘어온 사람들 4,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최 원사님. 그거 아십니까?”
“뭐?”
“여기가 아틀란티스의 후예들이 살았다는 뮤 대륙의 흔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뮤?”
“예. 아틀란티스요. 왜. 옛날 가수인 부아의 아틀란티스 숙녀라는 노래 모르십니까?”
“아! 알아.”
“초고대 문명의 흔적이라는 말이지요. 이 섬 그 어디에도 이런 석상을 만들 만한 암석이 없거든요.”
고대 문명에 심취한 듯한 한 대원이 두 눈을 반짝이며 창수에게 이스터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만 창수는 그런 것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고대 문명이면 지겹다.’
다른 대원들에게는 말을 해 줄 수 없는 진실을 몇 가지 알고 있는 창수였다.
‘제발 여기는 그런 미친 것과 연관이 없었으면 좋겠네.’
남미의 고대 유적지에서의 경험을 이번에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최 원사님! 길이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다녔던 듯한 산책로 같은 길을 발견했다.
이스터섬의 수풀은 그다지 우거지지 않았다.
꽤나 척박한 섬이었기에 나무도 크지 않았고 풀들도 해풍의 영향인지 우거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시야가 사방으로 트여 있어서 기습을 한다거나 매복을 할 만한 포인트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한 곳은 거대한 모아이 석상과 돌담벽 정도였다.
“마을이 있는 곳까지 이동을 한다.”
“알겠습니다.”
천천히 산책로를 따라 마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섬이었다.
290만 제곱미터의 여의도보다 작은 179만 제곱미터의 이스터섬이었다.
그렇게 산책로를 따라가며 섬 곳곳에 있는 모아이 석상을 볼 수 있었다.
“뮤턴트는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문제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저기 마을입니다.”
마침내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건물 사이사이로 사람이 보일 법도 했지만 섬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마치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자 다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방독면 써.”
창수의 지시에 따라 다들 황급히 방독면을 착용했다.
뮤턴트도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도 없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
건물 가까이에 접근을 했음에도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끼이이익!
총구로 열려 있는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지만 경첩이 꽤나 녹이 슬었는지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음에 절로 인상이 찡그러졌지만 순식간에 건물 안으로 들어간 특전사들은 빠르게 건물 내부를 수색했다.
하지만 건물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음 건물로.”
모든 건물을 다 수색하기 전까지는 안심을 할 수 없다는 듯이 다음 건물을 수색했다.
하지만 수색한 건물 어디에서도 사람은 없었다.
“섬에서 대피한 것이 아닐까요?”
“어디로?”
“그건 모르죠. 다만 이 섬. 자급자족이 되지 않아서 육지로 사람들이 대피했을지도 모르잖습니까?”
세상이 엉망이 되기 전이었다면 식량이든 생필품이든 보급이 될 터였지만 지금은 보급이 될 리가 없었다.
과거에는 고대 왕국이 존재해 만 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살았다지만 현대인들은 고대 원주민들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식량과 물자를 소모한다.
이스터섬의 규모로 보아서는 외부의 보급 없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살기에는 무리였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말이 안 되는데.’
인간은 고집스러운 존재이다.
목에 칼을 들이밀어도 하기 싫은 것은 안 하려고 하는 존재들이었다.
강제 이주를 시킨다고 해도 전부 이주를 했을 것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분명 육지로 대피를 한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전부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항구 쪽으로 간다.”
“알겠습니다.”
시가지 쪽으로 이동을 해서 조사를 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항구가 있을 법한 서쪽 해안가 쪽으로 향하던 창수와 특전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석상이다.”
“사람만 한 크기의 석상도 있네.”
“그…… 그럴 리가 없는데.”
“뭐? 뭐가 그럴 리가 없다는 거야?”
공터에 수십 개의 인간 크기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인간 크기라지만 인간의 형태는 아닌 모아이 석상과 같은 모양이었다.
모아이 석상이 인간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인간과 같은 모습의 석상은 아니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모아이 석상은 원주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왕이나 고관들을 조각해 놓아서 그 크기가 일반 인간보다 훨씬 큽니다. 저렇게 인간 크기로 만들지 않습니다.”
“뭔 소리야? 아까 전에는 신비로운 뭐라고 했잖아.”
창수는 자신에게 초고대 문명인 아틀란티스의 문명이 어쩌고저쩌고 알려 주던 대원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아! 예! 그건 맞는데. 모아이 석상은 사실 원주민들이 만든 조각상이라는 것이 정설이거든요. 그러니까 제주도의 돌하르방과 같은 뭐 어떤 불가능한 미스터리는 아니어서요. 음모론 좋아하는 이들의 말처럼 외계 문명이니 아틀란티스니 하는 것은 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아무튼 저렇게 작은 모아이는 만들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들은 거지 실제로 본 건 아니잖아.”
“아! 예. 뭐 그렇기는 합니다.”
“여기 사람들이 기념으로 사람 크기로 만들었을 수도 있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창수는 사람 크기의 모아이를 빤히 바라보다가 대검을 들어서는 인간 크기의 모아이 석상의 표면을 깎아 보았다.
두둑!
화강암이 부서졌다.
혹시나 뮤턴트화로 변이된 것은 아닌가 싶어서 해 본 것이었지만 골렘과는 달랐다.
“화강암이 맞아.”
“그럼 뮤턴트는 아닌 겁니까?”
“몰라. 일단 항구하고 시가지를 확인해 보자고.”
“알겠습니다.”
이스터섬의 주민들이 인간 크기의 모아이 석상으로 변한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마침내 시가지에 도착을 했지만 시가지에서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유령섬이네. 유령섬이야.”
차라리 뮤턴트 한 마리라도 보였다면 안심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가지를 다 뒤져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