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13
제213화
213화
“돌아온 것 같군.”
“주인님이요?”
“그래. 내 주인. 희미하긴 하지만 남쪽에서 느껴져.”
뮤턴트의 뼈다귀를 핥아먹고 있던 강아지 한 마리가 남쪽을 향해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그런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여인도 남쪽을 바라보았지만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지는 못했기에 이내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뮤턴트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죽일까요?”
“마음대로 해.”
여인.
밍밍은 빅의 허락과 함께 손을 내저었다.
손가락 끝에서 무언가가 쏘아져 나가 뮤턴트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머리를 노리라고. 다른 곳은 아무리 공격해 봐야 소용이 없으니까.”
“아직 조절이 잘 안 돼요.”
“그래 가지고 주인에게 도움이 되겠어?”
“도움이 되도록 해야죠.”
밍밍은 몇 번 더 조절을 해서는 뮤턴트의 머리를 꿰뚫었다.
버려져서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었던 계집아이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죽음에 무감각했기에 죽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힘까지 가지게 되자 밍밍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그 정도면 나 없어도 될 것 같은데.”
“같이 갈 거예요.”
“그러든지.”
빅은 여전히 귀찮은 듯했지만 그동안 정이 들었는지 매몰차게 떠나보내지는 않았다.
“하여간 내가 개여서 그런지 정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니까.”
사람만 보면 꼬리가 절로 흔들어졌다.
겉은 귀여운 비글이었지만 속은 상상도 못 할 괴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강아지처럼 행동을 하고 있었다.
빅은 강철보다 튼튼한 뮤턴트의 뼈를 이빨로 가볍게 부숴 먹어 치우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가자고.”
“예.”
마치 산책을 나온 견주와 강아지 같았다.
물론 목줄도 하지 않았고 입마개도 하지 않았지만 누구 하나 그걸 문제 삼는 이들은 없었다.
“그런데 주인님은 어떤 분이세요?”
“인간이야. 조금 강한 인간.”
“빅 님보다 강한가요?”
“전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모르겠네. 뭐 주인이 약하다고 주인 대우를 안 해 줄 수는 없지.”
빅은 수많은 뮤턴트들을 집어삼키면서 창수보다 자신이 강해졌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창수를 무시할 생각은 없었다.
창수가 자신을 구해 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다.
그리고 창수와 함께 다니는 것도 나름 꽤나 유쾌했다.
시베리아에서 어영부영 놀다 보니 한반도에서 꽤나 멀리 나와 있었다.
“빨리 가셔야 하지 않아요?”
“집에 왔다고 재깍 달려가고 그러면 주인 버릇 나빠져.”
창수의 버릇이 나빠진다며 느긋하게 걷는 빅이었다.
그런 빅의 뒷모습을 보는 밍밍은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그러기에는 꼬리가 너무 정직하신데.’
마치 날아갈 듯이 빅의 꼬리가 맹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정말로 창수의 버릇을 걱정해서인지 방금 포식을 해서 배가 부른 것인지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기분 좋은 순간을 방해받기 싫었는지 빅은 자신의 존재감을 맹렬하게 뿜어내었다.
그 때문인지 뮤턴트들은커녕 기감이 좋은 야생 동물들도 주변으로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방해받지 않고 남쪽으로 향하던 중이었지만 뮤턴트나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들은 빅의 존재감에서 공포를 느끼지는 않는 듯했다.
“저기 여자가 있다!”
무기를 든 중국 군복 차림의 무리들이 밍밍과 빅을 발견하고서는 달려왔다.
“그 존재감을 뿌리면 뮤턴트는 안 오는데 인간들이 꼬여요.”
“끄응! 그게 단점이라니까.”
빅은 밍밍의 말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자신의 존재감에 공포를 느끼고 도망을 가야 하는데 오히려 인간들에게서는 호기심을 끌어 버리는 것이다.
“어찌 보면 뮤턴트보다 인간들이 더 공격성이 강한 것 같다니까.”
“열심히 달려오는 걸 보니 제 몸이 목적인 것 같은데요.”
“꼭 그렇게 말해야 해?”
빅은 너무 솔직한 밍밍에게 처음 보았을 때의 순수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물론 딱히 처음 보았을 때도 순수함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거침없는 말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냥 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소총도 들었고 밍밍은 빅인 자신보다 그리 빠르지도 않았기에 피하기에는 너무 늦어 보였다.
“뭐야? 서양 여자야?”
“러시아 쪽 여자 같은데. 길을 잃었나?”
“강아지하고 산책이라도 나왔나 본데. 흐흐흐!”
“개는 잡아먹기로 하고 여자는……. 흐흐! 오랜만에 몸보신 좀 하겠는데.”
군인들은 홀로 있는 여자를 보자, 밍밍이 말을 한 것처럼 본색을 드러냈다.
군인이고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군인 소속이었던 마적 집단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인간이 아니라 뮤턴트인 건 아니야?”
한 군인이 이 험한 세상에 여자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
뮤턴트가 나타나기 전에도 도시도 아닌 시골에서 여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그다지 안전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는 여인을 보자 혹시나 뮤턴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비처럼 무작정 달려드는 뮤턴트도 있었지만 지능을 가진 뮤턴트도 있었다.
재생력이 낮은 뮤턴트의 경우에는 머리가 박살이 나면 죽지만 몸이 박살 나도 죽지만 않을 뿐이지 죽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가 되기도 했다.
“혹시 불완전 뭔가 하는 그건가?”
“어차피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인간이든 뮤턴트든!”
처음에는 뮤턴트라는 것에 겁을 집어먹었지만 이제는 익숙함 때문인지 뮤턴트라고 해서 무작정 겁을 먹지는 않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같은 인간도 잡아먹는 일이 벌어졌으니 인간이 아닌 뮤턴트를 못 먹을 이유는 없었다.
비록 뮤턴트가 과거 변이 전에는 인간이었다고 하지만 인간의 외형에서 변화되어 버린 뮤턴트는 인간과 다른 동물로 인식되었다.
이를 두고 철학자들은 인류가 다시 야만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평가를 했다.
그렇게 눈앞의 여인이 인간이든 뮤턴트든 상관없었다.
인간이라면 자신들의 욕구를 풀 것이고 뮤턴트라면 욕구를 풀고 잡아먹으면 그만이었다.
언제 죽을지 알 수 없게 되자 인간들은 식욕과 성욕이 더욱 왕성해졌다.
엔젤을 통해 변이되지 않았지만 뮤턴트와 다를 바 없는 성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어떤 이들은 뮤턴트를 몬스터라고 부르기도 했다.
인간이 아닌 모든 괴물을 다 뮤턴트나 몬스터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유순한 성향의 뮤턴트들에게는 오히려 인간이 더 몬스터 같았다.
그렇게 우악스러운 손을 밍밍의 팔을 향해 뻗었다.
다른 동료들은 밍밍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당장에라도 방아쇠를 당기겠다는 모습들이었다.
“개는 어떻게 하지?”
“죽여 버려!”
바로 불을 피워 구워 먹어야겠다는 생각에서인지 빅의 머리에 총구를 가져다 대는 군인들이었다.
행여라도 도망을 치기라도 하면 아까운 것이다.
“주인이 인간은 되도록 죽이지 말라고 했어.”
“저한테는 그런 말 없으니 저는 상관없죠?”
“그래. 그리고 나한테도 죽이라는 말만 없었지 죽으라는 말은 한 적이 없었거든.”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만 않으면 그만이었다.
밍밍은 개도 아닌 인간이었으니 인간을 죽이는 것에 있어서는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나마 밍밍이 다치면 귀찮았기에 빅은 군인들이 총을 쏘지 못하게 하는 정도는 허락해 주었다.
“이봐! 뭐 하는 거야?”
“소…… 손가락이 움직여지지 않아.”
“뭐?”
아끼는(?) 애완동물이 눈앞에서 죽고 절망에 빠진 여자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더러운 욕정을 풀려던 이들은 이내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안 도와주셔도 되는데.”
인간은 약하다.
뮤턴트와 달리 재생력도 느리고 머리가 아닌 몸이 다쳐도 죽어 버리고는 했다.
성질은 뮤턴트만큼 더럽고 급했지만 뮤턴트보다는 약한 것이다.
힘들게 머리를 노릴 필요가 없었으니 밍밍은 자신의 몸 안에서 뽑아낸 뼛조각으로 군인들의 몸을 관통했다.
마치 총을 쏘는 것 같이 쏘아낸 뼛조각이었다.
밍밍의 뼛조각이 관통해 들어간 몸에서 붉은 핏자국이 점점 번져 갔다.
몸에서 힘이 쭈욱 빠져나가고 신체가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내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리는 군인들이었다.
“내 팔 놔줄래요?”
“어?”
밍밍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던 이들이 땅바닥으로 풀썩 쓰러지고 나자 밍밍의 팔을 붙잡은 군인이 당황을 했다.
뮤턴트일지도 모른다고 예상을 했지만 이건 예상 밖이었다.
“사…… 살려 줘.”
밍밍의 팔을 붙잡고 있던 군인은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가 죽은 것에 당황해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고서는 연신 살려 달라고 애원을 했다.
“묘하네요.”
“그러게.”
“한번 쏴 볼게요.”
“그래.”
빅과 밍밍은 묘한 대화를 나누더니 밍밍의 손에서 밍밍의 뼛조각이 날아가 뒷걸음질을 치는 사내의 몸을 관통했다.
이내 죽거나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 가는 동료들처럼 사내도 쓰러졌다.
신체 내부의 장기가 찢어지고 내부 출혈이 시작되었다.
“으으! 으으으!”
사내는 고통스러운 듯이 몸을 뒤흔들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본래라면 그대로 자리를 떠날 빅과 밍밍이었다.
“이런 뮤턴트 보신 적 있으세요?”
“있지.”
“정말이요? 언제요?”
“너.”
밍밍은 귀여운 주둥이로 자신을 가리키는 빅의 몸짓에 인상을 찡그렸다.
“저는 저렇게 징그럽지 않은데.”
“징그럽다니. 너도 인간이었잖아.”
“그렇긴 하지만 저는 빅 님 같은 존재가 되었는데요. 빅 님의 것을 받아들였잖아요.”
“야. 인간 기준으로 오해가 될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뭔가 신기한 놈이네. 이봐. 인간인지 뮤턴트인지 모를 놈아. 일어나 봐. 안 죽은 거 알고 있으니까.”
빅은 땅바닥에 쓰러져 죽은 사내를 불렀다.
처음에는 인간인 줄 알았는데 뭔가 의구심이 드는 사내였다.
“머리를 날려 버릴게요. 그나저나 이거 계속 쏘면 내 몸 작아지는데.”
밍밍은 손가락 끝을 죽은 척하고 있는 사내의 머리로 뻗었다.
당장에라도 머리를 날려 버리려는 순간 사내의 몸이 들썩였다.
“쳇! 두 놈 다 뮤턴트였나.”
“역시 안 죽었네요.”
“그러게. 왜 인간의 몸이지?”
빅이나 밍밍이 이상하게 여기는 이유는 밍밍은 뮤턴트의 느낌이 나는 데 반해 사내에게서는 완전히 인간의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불완전 변이체도 신체가 뮤턴트이기에 뮤턴트 특유의 냄새를 빅이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사내는 지금도 인간의 냄새만 나고 있었다.
빅이나 밍밍이 아니었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터였다.
“크크크크! 그냥 갔다면 살았을 텐데 말이야.”
사내의 몸에 난 상처는 아직 그대로였다.
피도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재생력은 인간 그대로였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고 있었다.
“빨리 정체나 드러내 봐. 궁금하니까.”
빅의 재촉에 사내는 그제야 신체가 변이되기 시작했다.
형태는 2형 뮤턴트와 유사했다.
“그렇게 죽고 싶다면 죽여 주마.”
마치 스스로의 의지로 변이가 되는 듯한 사내의 모습에 빅과 밍밍은 신기해했다.
“너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나?”
“후후후! 곧 죽을 놈들이 호기심이 너무 많구나.”
사내는 재생이 되지 않도록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자그마한 강아지 한 마리의 몸이 2형인 자신보다 몇 배는 더 커진 채로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에 몸이 떨려 왔다.
“무…… 무슨?”
“다시 묻지. 네놈.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
인간이 아닌 뮤턴트였으니 죽이더라도 주인인 창수의 지시를 거역하는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