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18
제218화
218화
“다음에 다른 군인이 건들면 최창수 특무 원사의 아내라고 해.”
“예. 서방님.”
창수는 서방님이라 부르는 혜은의 대답에 몸이 움찔 떨렸다.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유부남이 된다는 실감이 난 것이다.
“그런데 아까는 괜찮나요?”
아주 높은 계급의 군인과의 마찰로 창수에게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날까 걱정이 드는 혜은이었다.
벌써부터 남편을 챙기는 듯한 모습에 창수는 피식 웃고서는 대답을 했다.
“그놈은 군 생활 하기 싫다고 할 정도로 힘들게 해 줄 수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원하면 눈앞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게 해 줄게.”
“아니에요. 그럴 필요 없어요.”
자신의 남편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무섭고 높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혜은이었다.
“그럼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건가요?”
“아! 맞다. 부대에서 신혼여행 가라고 서울 호텔 숙박권을 줬어. 서울 구경이나 하다가 내려가게.”
“서울 구경이요?”
어린 시절 아직 뮤턴트 사태가 일어나기 전 부모님과 함께 서울에 가 보기는 했지만 뮤턴트 사태 이후 전주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한 그녀였다.
앞으로도 전주를 벗어날 일은 없을 거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신혼여행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서울 구경을 하게 된 것이다.
“저! 서울 정말 가 보고 싶었는데!”
“어디 가 보고 싶은데?”
“경복궁이요.”
“경복궁? 한번 이야기해 볼게. 그리고 더 가 보고 싶은 곳 있어?”
“어? 로데월드?”
“로데월드? 하려나?”
창수는 유원지를 가 보고 싶다는 혜은의 말에 지금 놀이동산이 운영되고 있는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꼭 가고 싶은 건 아니에요.”
혜은도 이런 시기에 놀이동산이 운영될 리는 없을 것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일단 물어볼게. 어차피 청와대로 가 봐야 하니까.”
“예? 청와대는 왜요?”
“대통령 만나러.”
“…….”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는 창수의 말에 혜은은 정신이 아찔해졌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로또 복권이었지만 마치 로또 복권에 당첨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밥이나 먹으러 가지.”
“밥이요?”
“그래. 결혼 허가증하고 서류 몇 개를 더 받아야 할 것 같아서.”
창수는 지나가고 있는 군인을 보고서는 식당이 어디인지를 물었다.
“어? 별이 두 개?”
“특무 원사다.”
“아! 충성! 식당 위치는 저기 저 건물을 돌아서 가시면 됩니다.”
“그래. 고맙다.”
일반 병사들은 특무 원사라는 계급이 존재하는지 알지 못해 의아해했다.
하지만 몇몇 병사들이 전군 최초의 특무 원사가 누구인지를 기억해 냈다.
“최창수 원사님이시잖아.”
“최창수? 아! 아리가의 영웅?”
“그래! 와! 나 오늘 처음 본다.”
“나도. 원사 계급인데. 거의 장성급이라고 하지 않았어?”
“장성급은 좀 오버지.”
“그런가?”
“그래도 장난 아닐걸.”
수군거리는 병사들의 소리를 들으며 창수는 간부 식당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육군 본부가 있는 곳답게 간부 식당은 제법 잘 갖춰져 있었다.
창수는 혜은을 데리고서는 양식당처럼 생긴 곳으로 다가갔다.
원사 계급의 부사관이 웬 일반인 여인을 데리고 오자 식당 카운터의 군인 하나가 의아한 듯이 바라보았다.
“12 특무대 최창수 특무 원사인데. 식사할 수 있나? 이 사람은 내 안사람이다.”
“특무 원사님이십니까? 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식당 카운터의 병사 하나는 황급히 식당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내 소령 계급의 군인 하나가 달려 나왔다.
“아! 최창수 원사님이시군요! 식사하러 오신 겁니까?”
“충성! 특무대에 보고할 것이 있어서 왔다가 청와대 가기 전에 서류를 수령해야 할 것이 더 있기도 하고 식사를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식사 가능합니까?”
“아! 예! 당연히 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창수가 온 곳은 고위 장교 식당이었다.
식사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기에 식당 안은 한산했지만 몇몇 장성급 간부들이 손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소령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자 식당 안에 있던 몇몇 장성들이 힐끔 창수와 혜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창수의 계급장을 본 3성 장군 한 명이 뭔가를 떠올렸는지 창수에게 외쳤다.
“어이! 최 원사 아니야!”
창수는 괜히 고위 간부 식당으로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야 상관없지만 혜은은 이래서야 제대로 밥을 먹고 소화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충성! 원사 최창수.”
“자네가 뭔 경례인가! 우리 언제 한번 본 적이 있는데 기억을 하려나 모르겠네?”
“2군 작전처장님 아니십니까?”
“응? 이야! 기억하고 있었구만!”
신체뿐만 아니라 두뇌까지 향상되다 보니 기억력도 좋아져 있었다.
창수는 과거 스치면서 본 기억을 떠올리며 상대방을 알아보았다.
“자네. 남미에 있지 않았었나?”
“남미에서 복귀했습니다.”
“아! 그래? 그럼 계속 특작사 임무 수행하는 건가?”
“아직 상부에서 별다른 명령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구만. 그런데 옆에 분은?”
“안사람이 될 사람입니다.”
“아! 결혼! 아! 그렇지. 이제 할 때가 되었지. 안녕하십니까! 저는 육군 본부 작전처장인 이영수 중장이라고 합니다.”
“예. 안녕하세요. 이혜은이라고 합니다.”
“아이구! 같은 이씨군요. 혹시 전주 이씨인가요?”
“예.”
“하하하! 이거 이런 우연이 다 있나. 아무튼 아주 존경스러운 부군을 두셨습니다. 최 원사가 엄청난 군인입니다. 이 친구 덕분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과찬이십니다.”
“과찬은! 식사하러 온 건가?”
“예.”
이영수 중장은 식사하러 왔다는 창수와 혜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창수를 안내하고 있던 소령을 바라보았다.
“제일 좋은 것으로 드려.”
“예!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창수가 해 왔던 것을 알고 있는 위치에 있는 이영수 중장이었다.
이 정도 대우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나중에 시간 되면 한번 찾아오게.”
“알겠습니다. 이 중장님.”
창수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고위 장성들이었지만 고위 장성들은 창수에 대해서 제법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그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도록 별실로 안내를 받은 창수와 혜은은 최고급 요리 재료로 호텔 주방장 출신의 요리사가 해 준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민간 시장이 사라져 버리다시피 했기에 최고 실력의 요리사들도 군대에 있었다.
그렇게 식사까지 마치고 난 뒤 관련 서류를 수령한 창수는 혜은과 함께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 * *
평양 이남까지는 비교적 안전했다.
종종 뮤턴트들이 남쪽의 도시나 마을에서 나타나기는 했지만 군인들의 희생을 통해 처리되었다.
그런 안전한 곳과는 달리 중국과의 국경 지역은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막아! 막으라고!”
“끝도 없이 밀려옵니다! 중대장님!”
“이 새끼들아! 물러서지 말고 쏘란 말이다! 여기가 뚫리면 끝장이야!”
뒤로는 산이 있었다.
산속으로 한 마리라도 뚫려서 들어가 버리게 되면 오래지 않아 수십 수백 마리로 불어날 수 있었다.
높다란 장벽도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거대한 몸과 달리 너무나도 날렵했다.
더욱이 뮤턴트답게 잘 죽지도 않았다.
거미 뮤턴트.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거대한 거미줄로 해처리를 만든 신종 뮤턴트였다.
화력을 끌어모아 해처리를 완전히 날려 버렸지만 거미 뮤턴트들을 전부 박멸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 실수가 최악의 재앙을 만들어 내었다.
중국 쪽으로 도망을 가 버린 거미 뮤턴트들은 수많은 중국인들을 먹이 삼아 산란을 했다.
인간의 몸이 변이되어 뮤턴트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지만 거미 뮤턴트는 인간을 먹이 삼아 번식을 했다.
문제는 한 번에 족히 수천 개의 알을 낳는다는 것이었고 그렇게 낳은 알은 엄청난 숫자로 불어났다.
정말이지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
쿨럭!
“김 상병!”
거미 뮤턴트의 길고 긴 앞발이 김 상병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토록 죽지 않는 뮤턴트들과 달리 인간은 허무할 정도로 쉽게 죽었다.
“기갑 새끼들은 어디 간 거야!”
장갑차와 전차를 외치는 병사들이었다.
물론 거미 뮤턴트의 길고 가는 다리는 전차는 무리였어도 장갑차의 장갑을 뚫을 정도였다.
국경선 전체에서 밀려오는 거미 뮤턴트로 인해 기갑도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헬기들도 곧잘 왔지만 이제는 헬기를 보는 것도 힘들어지고 있었다.
연료도 연료였지만 부품들이 부족해지면서 헬기와 같은 장비들의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최대한 동류 전환을 하거나 카피 부품을 생산해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이대로 몇 년만 지난다면 헬기를 보기 어려울지도 몰랐다.
그렇게 고화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남은 것은 인간의 목숨으로 대신해야 했다.
그렇게 간신히 거미 뮤턴트들을 퇴치할 수 있었지만 동료의 시체를 길고 긴 다리에 꽂은 채로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새로운 신병이 보충되겠지만 언제까지고 버텨낼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 시커먼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다.”
눈은 이내 펑펑 쏟아져서는 온통 붉게 물든 대지를 뒤덮었다.
“눈까지 오냐? 하아! 개마고원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될 줄은 예상도 못 했었는데.”
혹독한 추위가 몰려오고 있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추위 덕분인지 거미 뮤턴트들은 더 이상 몰려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거미 놈들. 죽었나?”
“죽기는 뭘 죽어. 겨울나고 다시 봄 되면 몰려오겠지! 더럽게 춥네!”
“중대장님께서 눈 치우랍니다!”
거미 뮤턴트는 물러갔지만 악마의 똥가루라 불리는 눈과의 전쟁이 시작되려고 했다.
연신 쌓이는 눈을 치워야만 했다.
“이 쓸모도 없는 장벽은 너무 높게 올린 거 아니야? 하아! 하아! 올라가는 것도 힘들어 뒤지겠네!”
“그러게 말이야! 눈이 이렇게 와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뮤턴트가 이런 날씨에도 몰려오기는 하나?”
아파트 높이만 한 장벽 위에서는 수많은 장병들이 경계 근무를 서게 되었다.
언제 뮤턴트가 몰려올지 알 수 없었기에 당연한 일이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야만 하는 경계 근무였다.
그렇게 장벽 너머에서 조금만 이상 징후가 보이면…….
“야! 뭔가 온다! 쏴!”
인간이든 뮤턴트든 상관없었다.
국경 장벽 쪽으로 다가오는 모든 건 일단 사격을 하고 봤다.
사후 보고도 없이 무조건 쏘고 봤기에 국경 장벽 쪽으로 오는 인간은 없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장벽을 넘으려고 하던 빅과 밍밍이 곤란해하고 있었다.
“인간 놈들 저게 뭐 하는 짓이야?”
“아무래도 이것들 때문인 것 같은데요.”
밍밍은 잘려 있는 거미 뮤턴트의 앞다리를 들어 보였다.
“이대로 넘어가긴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넘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아. 단지 인간 놈들이 우리가 넘어갔다는 것에 경기를 일으키겠지.”
“그럼 그냥 넘어가 버리실 건가요?”
“잠시만. 그 전에 거미 놈들 좀 확인하게.”
“드시게요?”
“한 입만.”
주인을 보러 갈 생각이었지만 그 전에 새로운 식재료 맛이나 보려는 빅이었다.
‘그리고 주인 옆에 내 분신이 있구만.’
빅은 자신의 냄새가 나는 분신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천천히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분신엔 온갖 잡종들이 다 뒤섞여 있는 것 같았지만 자신의 주인을 위험에서 지켜주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