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24
제224화
224화
멕시코 땅으로 이주를 했다.
과거 대항해 시대 이후 아메리카 대륙으로 대이주 물결이 끝나고 몇백 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주 행렬이었다.
최초의 아메리카 이주는 2만 년 전에서 3만 5천 년 전에 아시아와 연결되어 있던 베링 해협을 통한 몽골리안들의 이주였다.
그 후 16세기 유럽인들의 이주가 이루어졌고 이제 다시 한국인들의 대규모 이주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대규모라고는 하지만 전 세계 인구로 따지면 그다지 많지 않은 숫자였다.
여전히 아메리카 대륙에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생존해 있었고 남부 멕시코에 발을 내디딘 한국인들의 숫자는 몇만 명 수준이었다.
물론 그 몇만 명이 수십만에서 수백만으로 점차 불어나게 될 터였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3차 대이주 행렬의 시작이었다.
“이곳은 안전할까?”
“안전은 무슨. 개척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야? 다음에 올 사람들을 대신해서 뺑이 치다가 죽어 나가는 것이 초기 개척자들의 일이야. 네놈도 어디 들판에서 괴물의 밥이나 안 되면 다행이지.”
다소 염세적인 남자 하나가 점점 가까워져 오는 육지를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아니. 그러면 뭐 하러 지원했소, 그냥 한국에 남아 있지!”
첫 이주자들은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자신이 가기 싫다고 한다면 오지 않을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지원을 해 놓고서 할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지원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힘 빠지는 소리를 해 놓고서는 적반하장의 행동을 보이는 남자였다.
목소리가 크면 다들 기가 죽을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과거와 지금은 달랐다.
“뭐? 뭔 상관이냐고? 너 같은 새끼 때문에 분위기 흐려지니까 그러지! 그리고 뭐? 괴물의 밥?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맞아! 그딴 소리나 하려고 온 거면 다시 돌아가지!”
위험한 만큼 혜택은 많았다.
텅 빈 땅이나 마찬가지인 중앙아메리카 땅을 우선 분양받을 수 있었고 뒤에 올 이민자들을 인도 및 지도할 직위와 직책 등을 받을 수도 있었다.
더욱이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한국과는 달리 개척을 위해 온 것이었기에 보다 자유로웠다.
총이나 무기 등도 상시 소유가 가능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혜택이 있었기에 지원자들은 나름 의욕적이었다.
대신 단점도 있었다.
“뭐…… 뭐야? 이…… 이보시오! 군인 양반! 이놈들이 나를 협박하오! 나를 도와 달란 말이오!”
주변의 사내들의 험악한 모습에 남자는 겁을 집어먹고서는 간판 위에 서 있던 군인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군인은 그를 힐끔 보더니 관심조차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무법은 아니었지만 웬만한 행위를 제재하는 일은 없어졌다.
7기동 군단이 뮤턴트들을 어느 정도 없앴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뮤턴트가 존재했다.
이곳에서는 말 잘 듣는 준법정신 투철한 이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오로지 뛰어난 생존 능력뿐이었다.
목소리가 큰 것이 아닌 행동이 빠르고 강한 자들이 필요한 것이다.
더욱이 집단의 목표에 초를 치려는 자들 또한 필요가 없었다.
퍼억!
“크윽!”
“정신 차려! 야비한 새끼야! 여기는 한국이 아니야. 네놈이 뭔 생각으로 여길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딴 소리나 할 거면 우리 눈에서 꺼져라. 육지에 내리고 난 뒤에 내 눈에 띄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얻어맞은 남자는 자신이 그렇게 얻어맞을 만큼 잘못 말을 한 것인지 억울했지만 주변의 사내들 모두가 자신을 살벌한 눈빛으로 보고 있어서 입을 꾸욱 다물어야만 했다.
잘못했다가는 육지에 발을 내딛지도 못한 채 바다로 던져질 것 같았다.
하지만 입을 다물었다고 해서 마음과 생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빌어먹을 놈들! 네깟 놈들하고 나는 달라! 나는 이 세계에서 권력자가 될 거다! 반드시!’
남자는 야망을 꿈꾸었다.
한국에서는 시궁창 같은 삶을 살았지만 그렇게 된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잘못이자 문제라고 생각했다.
더욱 넓은 세상에 나가면 자신은 그 누구보다 두각을 나타내서 세상을 구할 영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괴물들의 밥이나 될 하찮은 이들과 자신은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태평양을 건너온 이주선들이 멕시코의 항구에 정박했다.
“천천히 내리십시오! 내리신 뒤에 보급품을 수령하십시오!”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보급품들이 항구의 창고에 가득 쌓여 있었다.
이 보급품들과 무기들을 받아서는 대충 치워진 멕시코의 마을이나 도시로 이동을 해서는 개척과 안정화 작업에 들어가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초기 개척자들이 안정화시킨 곳으로 대규모 이주민들이 계속 넘어와 채워 가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피난민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던 현지인들도 지역별로 나누어져 한국인들과 공존을 하게 될 터였다.
물론 어디에서나 한국인들의 숫자가 현지인들보다는 많게 될 것이었다.
한국 정부는 멕시코 현지인들을 한국인들 사이에 완전 동화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본래라면 멕시코 인구가 한국 인구보다 훨씬 많았기에 불가능한 계획이었지만 뮤턴트로 인해 완전히 쓸려 나가 버린 데다가 한국 정부가 확보한 지역은 멕시코 전체도 아닌 일부 지역뿐이었다.
이주하는 한국인들만으로도 충분히 현지인들보다 다수가 될 만했다.
“혹시라도 현지인들이 주는 약을 드시면 안 됩니다. 만일 먹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을 한다면 이 진단 시약을 통해 위험한지 아닌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진단 시약이요?”
“예. 진단 시약에 대한 교육은 나중에 이루어지게 될 겁니다.”
과학자들도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
엔젤을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형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기에 무엇이 엔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알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에 진단 시약이 제작되었다.
“의심스러운 알약이나 물약에 이 진단 시약 한 방울을 떨어트리면 어떤 약품인지 확인이 됩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엔젤이 아닙니다만 파란색이 된다면 순수한 엔젤. 하지만 붉은색이 된다면 불순물이 섞인 엔젤입니다.”
“불순물이 섞인 엔젤이 뭡니까?”
“예! 좋은 질문입니다. 바로 변이를 일으키는 변이 유발 물질과 혼합된 엔젤을 말합니다. 붉은색이 나오는 엔젤을 드시게 된다면 여러분께서 잘 아는 뮤턴트, 괴물이 될 겁니다.”
진단 시약을 교육받는 이주민들은 뮤턴트가 된다는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10세트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수량이 많지 않기에 막 사용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다들 엔젤 진단 시약을 소중하게 품 안에 넣었다.
‘파란 것은 돈이 된다.’
돈이 없어진 세상.
종이 쪼가리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하지만 인간에게 상업이란 기본적인 행위였다.
상업의 법칙은 가치 있는 것으로 다른 가치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이었다.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당연히 생활에 필수적인 것일 터였다.
식량과 물 그리고 옷과 같은 것이었고 무기도 포함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플 때 치료를 할 수 있는 치료약도 포함된다.
그리고 그 치료약의 정점은 당연히 엔젤이었다.
엔젤을 찾아낼 수 있는 진단 시약이었으니 몇몇 이주자들은 진단 시약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에 하나 엔젤을 찾아낸다면 대박이 터지는 것이다.
“진단 시약을 다 사용하면 어떻게 됩니까?”
진단 시약을 더 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 달라는 말이었다.
“여러 행위를 통해 보상 포인트를 쌓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포인트를 통해 보급품을 지급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일정한 보급을 하는 한국에서는 돈이든 포인트든 필요치 않았지만 멕시코에서는 필요했다.
자세히 설명은 듣지 못했지만 개척자 도시나 마을에서 개척 활동을 하거나 뮤턴트를 잡거나 아니면 엔젤을 찾았을 때 보상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을 터였다.
이 보상 포인트가 사실상 돈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다만 보상 포인트를 돈이라고 정부 차원에서 인정을 하지는 않았다.
이주민들은 점령 지역 내의 각지로 이동을 했다.
“그런데 왜 이주지가 멕시코인 거야?”
이주민들은 다들 의아해했다.
미국 정부의 목적과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 대해서 알 턱이 없는 이주민들이었다.
개척 교육을 통해 멕시코도 뮤턴트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한국 본토보다 뮤턴트들이 많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석유 때문이지! 석유!”
“석유?”
“그래! 뻔하잖아. 한국에서 석유가 없으니까 여기 와서 석유를 얻어 가려고 하는 거잖아.”
“멕시코에 석유가 있나?”
“그럼! 당연히 있지! 아니 있겠지.”
“그러면 차라리 중동 쪽이 낫지 않나?”
“거기는 전부 사막인데 식량은? 그리고 물은?”
“아!”
이주민들은 어쩌면 석유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대로 한국 정부도 장악한 지역 내에서 석유를 찾고 있기도 했다.
군용 장비들을 움직이기 위한 기름을 미국 정부로부터 보급받고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았기에 유전을 확보하는 일은 필수적이었다.
멕시코만 쪽에 대규모 유전이 있었지만 해상 유전이었기에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바다가 과거처럼 안전한 곳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이주민들은 세상이 망해도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난리라는 생각을 했다.
각자 믿고 싶은 대로 믿은 채로 개척자 마을에 도착을 한 이주민들은 관리자에 의해 각자의 집을 무상으로 받게 되었다.
“이제 이게 내 집인가? 나쁘진 않네.”
한국에서도 집은 무상으로 지급이 되었지만 멕시코에서는 집뿐만 아니라 원한다면 땅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땅을 얻으려면 농사를 짓겠다는 약속을 해야 했지만 수만 평의 땅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게 농사를 지을지 아니면 뮤턴트 사냥을 하거나 아직 정찰되지 못한 마을이나 도시들을 탐험할지를 정해야 했다.
그 밖에도 특정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첫날 밤의 휴식을 취하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소리가 들렸다.
탕!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누군가 오발 사고를 냈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밖에서 고함 소리가 들렸다.
“기습이다! 기습! 적이 나타났다! 다들 빨리 나와!”
갑작스럽게 기습이라는 말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 위험한 곳이었다.
“뮤턴트야? 뮤턴트냐고?”
뮤턴트 사냥도 개척자들의 임무 중에 하나였지만 뮤턴트 토벌 임무는 군대의 역할이었다.
그나마 백여 명이 넘는 인원이었으니 한두 마리의 뮤턴트 정도는 어떻게든 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뮤턴트가 아니었다.
“침략자 놈들을 전부 죽여라! 전부 죽여!”
개척자 마을을 공격해 온 것은 마피아들이었다.
총을 쏘며 개척자 마을을 공격해 오는 멕시코 마피아들에게 개척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저항을 해야 했다.
“커억!”
“이! 이봐! 김 씨!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눈먼 총알에 맞은 개척자를 주변의 동료들이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즉사를 한 뒤였다.
고향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이 쓰러진 것이다.
수십 명의 희생자가 발생을 했다.
가까스로 마피아들을 퇴치하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큰 피해였다.
개척자 마을도 엉망이 되어 다시 복구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들어갈 듯했다.
물론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하던 사람들이 시체가 된 것에 사기가 꺾여 버린 것도 큰 피해였다.
“그놈들이 또 몰려오면 어떻게 하지?”
오늘은 살았지만 내일도 살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두려움에 떠는 이주민들이었지만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개척자 마을을 공격한 마피아들에게 한국 군대가 아주 잔인한 보복을 가했다.
“한 놈도 남기지 말고 전부 죽여라. 포로 따위는 필요 없다.”
땅이 달라지면 기질이 달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전쟁의 잔인함에 사람들이 변하는 것인지 모습이 변이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변이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