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35
제235화
235화
“딸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분만실의 입구 앞에서 조마조마한 채로 기다리고 있던 예비 아버지는 마침내 아이가 태어났다는 말에 안도와 함께 환하게 미소 지었다.
“감사합니다! 아기 엄마는 괜찮나요?”
“예. 괜찮으세요.”
옛날처럼 원활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의약품도 부족했고 의료 도구 또한 부족했다.
아니 당장 전기조차 부족했기에 동네마다 있던 병원들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어차피 의료 서비스로 돈을 벌 수도 없는 세상이었기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은 정부 지정 의료 기관이나 군대의 의료 부대와 함께하고 있었다.
그렇게 산후 조리원도 제대로 없었기에 이틀 정도 입원해 있으면 집으로 퇴원을 해야 했다.
모든 것이 다 부족했지만 어째서인지 수많은 아기들이 태어나고 있었다.
아기가 무사히 태어났다는 간호사의 말에 기뻐하는 남자를 대기실에 앉아 있는 남자들은 부러운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중에서 다소 여유로운 듯한 남자도 있었다.
“실은 이번이 셋째예요.”
“아이고. 왜 여유로우신지 알겠네요.”
“익숙해서죠. 뭐 그래도 긴장이 되기는 하네요.”
아내의 출산을 기다리는 남편들은 긴장감에 수다를 떨기도 했다.
“후우! 담배나 한 대 태우고 싶네.”
누군가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담배를 피우고 싶어 했지만 담배를 구하는 것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담배 안에 들어 있는 수많은 화학 물질들 중에 변이 유발 물질이 있다는 말에 모든 담배는 판매 및 유통이 금지되었다.
그렇게 다들 강제로 담배를 끊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쪽은 첫째요?”
“아. 네.”
대기실에는 창수도 있었다.
걱정을 꽤나 해야 했다.
정상적이지 못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이지 못한 아내 사이에서 태어날 아기가 정상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드는 것이다.
자칫 뮤턴트가 태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창수의 걱정에 아내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를 했다.
가장 걱정을 할 이가 아내였을 터였기에 창수는 미안함이 들었다.
그렇게 아내가 분만실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꽤나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창수는 아기의 울음소리에서 자신의 아이임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예감과 같이 잠시 후 간호사가 인상을 조금 찡그린 채 대기실로 들어왔다.
“최창수 아버님.”
“예.”
“아들입니다. 아기가 엄청 우렁차네요. 축하드립니다.”
“아!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외형적인 문제는 없는 듯했다.
얼떨떨해하고 있는 창수의 모습에 대기실에 있던 남자들이 손뼉을 쳐 주며 축하를 해 줬다.
“축하해요.”
“아! 예. 감사합니다.”
아기를 낳는 것이 이기적인 세상인지도 모른다.
다른 부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태어난 아기들을 축복하고 부모를 축하했다.
다들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라는 세상에서 영원히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전혀 이성적이지 않은 일임을 다들 알고 있음에도 마치 의무처럼 행하고 있는 것이다.
창수는 자신의 아내와 아기가 옮겨진 병실로 향했다.
“아! 오셨어요.”
이제 막 출산을 해서 힘들 법도 했지만 아내는 자신의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몸은 괜찮아?”
“예. 괜찮아요. 별로 안 힘들었어요. 더욱이…….”
말을 흐리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았다.
빅의 생체 조직에 의해 초인이 되다시피 한 그녀였다.
신체 능력뿐만 아니라 신체의 재생 능력도 뮤턴트 못지않았으니 신체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다행이에요.”
자신의 아기를 바라보는 그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창수에게는 괜찮을 것이라 안심을 시켰지만 가장 걱정을 한 것은 그녀였다.
행여라도 자신이 괴물을 낳기라도 한다면.
그런 자신의 아기를 데리고 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바로 퇴원하고 싶어요.”
“알았어. 그렇게 말해 둘게.”
수많은 산모들로 인해 병실이 부족했으니 하루라도 빨리 나간다고 하면 병원에서도 환영을 할 것이었다.
물론 산모와 아기의 건강 상태가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지만 창수의 아내와 아기의 상태는 매우 양호했다.
본래라면 하루 이틀 정도는 병실에서 산후 조리를 봐 줄 터였지만 창수와 그녀가 바로 퇴원을 하려는 이유는 자신들의 아기에게 있었다.
둘 다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아기가 무언가 다름을 느낀 것이다.
‘아직 아기이지만 초월적인 잠재력이 느껴진다. 하! 초월적인 잠재력이라니. 영화나 만화도 아니고.’
창수는 퇴원 수속을 하러 가면서도 자신의 아들에게서 느껴지는 그 어떤 힘에 스스로도 기가 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 기술이 발전을 하며 생물학 단위에서의 힘은 기계 공학과 기술을 넘을 수 없었다.
인간과 침팬지의 근질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했지만 인간이든 침팬지든 심지어 고질라든 새끼손톱만 한 소총의 탄두 앞에서는 평등했다.
곰의 가죽처럼 피부가 두껍고 질긴들 무른 광물이라는 납은 충분히 뚫고 들어갔다.
하지만 엔젤에 의해 변이된 괴물들은 총알에도 죽지 않았고 총알이 피부를 뚫지 못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근육에 의해 만들어내는 힘이 총알의 폭발력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있었다.
믿기 어려운 현상이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창수는 접수처에 가서는 퇴원 수속을 밟았다.
“어? 방금 출산하시지 않았나요?”
“예. 안사람이 병원을 불편해해서요. 몸 상태도 나쁘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퇴원을 원합니다.”
“일단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 확인 부탁드립니다.”
너무 빨리 퇴원을 하려 하는 것에 의아해했지만 원무과에서 최대한 병실을 확보하라며 쪼아대고 있었기에 문제만 되지 않는다면 되도록 빨리 퇴원을 시키려 했다.
“예. 일단 퇴원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참. 퇴원하실 때 오른쪽 건물로 가시면 지원 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미역하고 소고기하고 육아용품 수령해서 가세요.”
“예. 알겠습니다.”
출산을 한 산모를 위해 최대한 해 줄 수 있는 것은 정부에서 미역과 소고기 등 보양을 위한 식재료를 일부 지원해 주는 정도였다.
그리고 육아용품을 지원해 주었지만 과거처럼 일회용 기저귀와 같은 물건들은 당연하게도 없었다.
면 기저귀로 빨아가며 재활용을 해야 했다.
창수는 퇴원 시에 수령을 해야 할 것들의 명단을 받아 들고서는 다시 병실로 향하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크어어어어어어!
병원의 어디에선가 기괴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뮤턴트?”
뮤턴트의 울부짖는 소리였다.
누군가가 엔젤을 먹으면서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되어 변이를 한 듯했다.
의약품들의 부족으로 과거라면 치료될 병들도 치료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다 보니 절박한 환자들이 엔젤을 구하는 것이었다.
창수는 곧바로 자신의 아내와 아기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아내의 능력이라면 뮤턴트를 상대하진 못해도 도망 정도는 가능할 터였다.
하지만 이제 막 출산을 마쳤으니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을 터였다.
그렇게 아내와 아기가 있는 병실로 향하는 창수였지만 뮤턴트의 울부짖는 소리에 병원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까아아악!”
“모두 대피하세요! 뮤턴트입니다! 전부 대피하세요!”
대피하라는 사람의 말에 병원 내의 사람들은 건물 밖으로 대피를 하려고 했다.
그렇게 복도 가득 사람이 몰리자 창수도 제대로 병실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워졌다.
‘칫! 늦지 않아야 하는데!’
창수는 자신이 도착을 할 때까지 무사하거나 몸을 피하길 바랐다.
병원 내에서 들려온 뮤턴트의 울부짖는 소리는 창수의 아내인 혜은도 들었다.
“뮤턴트?”
창수와는 달리 경험이 부족한 혜은은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다들 피하세요! 뮤턴트예요! 다들 피해요!”
출산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산모들이 가득한 병실이었다.
하혈을 너무 많이 한 산모도 있었고 기진맥진한 산모들도 있었다.
더욱이…….
“우리 아기! 우리 아기 좀 구해 주세요!”
“여보! 빨리 피해야 해! 빨리!”
“안 돼요! 우리 아기가!”
아기가 신생아실에 있는 산모들은 자신들의 목숨보다 아기를 먼저 구해야 한다며 울부짖었다.
쿵!
병원 건물이 울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울부짖던 사람들의 소리가 사라지며 적막이 찾아왔다.
순간 공기가 무거워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도…… 도망가야 해.’
죽음에 대한 진한 공포가 밀려들었다.
노련한 군인들도 패닉에 빠질 뮤턴트의 살기가 병실의 복도를 휘감았다.
복도에 나와 있던 산모와 남편은 기괴한 괴물의 커다란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며 그대로 복도에 주저앉아 버렸다.
“외…… 외눈박이.”
일견 2형 뮤턴트인 오우거를 닮기도 했지만 크지 않은 머리 전체가 하나의 눈으로 된 괴물이었다.
다수의 개체가 확인된다면 사이클롭스로 명명될지도 모를 외눈박이 괴물의 덩치는 복도를 가득 채웠고 머리가 병원 복도의 천장에 닿을 만큼 컸다.
더욱이 힘까지 센지 복도의 콘크리트 벽이 부스러질 정도였다.
크르르르르!
“사…… 사…… 사…….”
외눈박이 뮤턴트의 모습에 살려 달라는 말조차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외눈박이 뮤턴트는 고양이 앞의 쥐와 같은 인간을 발견하고서는 우악스러운 손을 내밀었다.
머리를 잡고 들어 올려서는 가슴에 난 입 안으로 넣은 뒤에 우걱우걱 먹어 치우면 되는 것이다.
“아! 아아!”
공포에 질려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남자를 먹어 치웠다.
붉은 피가 외눈박이의 입 밖으로 흘러나와 병실 복도를 적셨다.
그렇게 자신의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산모는 그제야 비명을 내질렀다.
“까아아아악!”
산모의 처절한 비명 소리와 함께 도망갈 생각도 하지 못한 채로 복도에 망부석처럼 서 있던 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서는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외눈박이 뮤턴트는 아직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는지 눈앞에 있던 산모도 먹어 치우고서는 도망가는 사람들까지 전부 탐욕스럽게 먹으려고 했다.
죽은 남편의 산모가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커다란 손을 보고 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무언가가 자신의 위로 스쳐 지나갔다.
퍼억!
산모를 향해 손을 뻗던 외눈박이 뮤턴트의 배를 날아 찬 혜은은 분명 생물의 배임에도 마치 단단한 돌을 찬 듯한 느낌에 인상을 찡그렸다.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된 그녀였다.
하지만 방금 전의 느낌으로 그녀는 자신이 눈앞의 괴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도망가세요.”
주저앉은 산모가 도망을 갈 시간을 벌어 줘야만 했다.
혜은은 자신이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빨리 도망가세요!”
“아!”
산모는 혜은을 향해 커다란 손을 뻗는 외눈박이 뮤턴트를 볼 수 있었다.
혜은이 외눈박이 뮤턴트의 손을 피해냈지만 보기에도 아슬아슬했다.
자신이 도망을 가는 것이 여인을 돕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산모는 자신을 사랑해 준 남편을 잡아먹은 괴물이 너무나도 미웠다.
그렇게 눈이 뒤집힌 산모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쇠막대기를 발견했다.
괴물에게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산모 또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덥석!
쇠막대기를 쥐고서는 외눈박이 뮤턴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위…… 위험해요!”
도망을 가지도 않고 겁도 없이 괴물에게 덤벼드는 산모를 보며 혜은은 화들짝 놀라서는 산모의 몸을 붙잡아 안았다.
그리고 혜은의 몸을 외눈박이 뮤턴트의 손이 후려쳤다.
퍼억!
이내 기절을 한 산모와 함께 혜은의 몸은 복도의 끝까지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