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38
제238화
238화
외눈박이가 키메라를 간단히 찢어 버리는 것을 본 박충렬은 외눈박이를 키메라 뮤턴트 처리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냥 죽일 수도 있었지만 대구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수천에서 최대 수만 마리의 키메라 뮤턴트가 발생을 했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대구 시민들을 최대한 피난을 시켰지만 고립되어 있는 시민들도 상당했다.
물론 대부분은 고립된 채로 키메라의 먹이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분지 지형인 대구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틀어막기는 했지만 행여라도 대구 밖으로 빠져나온다면 골치 아픈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물론 외눈박이 한 마리로 수만 마리나 될지 모를 키메라를 전부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직 국경 장벽 위로는 봄이 오지 않았지만 그곳에 봄이 오면 다시 거미 뮤턴트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아.”
“메뚜기 뮤턴트는 어떻습니까?”
“메뚜기는 중국 정부군과의 협력으로 막고 있는 중이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창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자네가 난처한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네. 안사람분에게도 미안한 일이고.”
아기가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아내 혼자 아기를 키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외눈박이 뮤턴트 사이클롭스가 자네 말만을 들으려고 하네.”
“후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이클롭스와는 모습이 닮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드명을 사이클롭스로 지정을 했고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이 사이클롭스가 창수 이외의 인간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간 잡아먹지 않는다고 했지. 인간 말 듣는다고 한 적 없다! 나는 내 친구인 창수 말만 듣는다!”
지능은 7살 정도로 추정되었다.
힘은 2형 뮤턴트인 오우거가 두세 마리가 되어도 전부 찢어 죽일 수 있을 만큼 강했다.
뮤턴트 중에서도 돌연변이인 듯했다.
다른 인간의 말은 절대 듣지 않으면서 오직 창수의 말만 듣다 보니 대구까지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자네에게 전투에 참가를 하라고는 하지 않겠네. 그냥 오퍼레이션 역할만 해 줬으면 좋겠어.”
“오퍼레이션입니까?”
“그래. 키메라 토벌이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가 만만치 않아. 대구가 워낙에 거대한 신가지다 보니 피해가 너무 크네.”
대구 전체를 지워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셀 수 없이 많은 건물들을 수색해 가며 키메라를 찾아 제거하고 생존자들을 구출해야만 했다.
물론 겨울이 지나고 난 뒤 생존자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동료를 더 소개시켜 주겠네.”
창수는 부탁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명령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혼도 했고 자식도 보았으니 남자로서의 쓸모는 다했다는 인식이 들었다.
“제수씨에 대한 보급품과 거주지는 우리 쪽에서 확실하게 챙겨 주겠네.”
“…….”
“위험 상황에서의 대피도. 만에 하나 대한민국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면 내가 책임지고 대피시켜 주겠네.”
대한민국을 포기할 상황이라는 말에 창수는 한숨이 나왔다.
분명 멕시코로 대피를 시키려는 것일 터였다.
“멕시코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좋지 않네. 하지만 점차 거주 구역이 늘어나고 있어. 안전이 확보된 거주 구역이 경기도 지역만 하고 확보한 지역은 한반도의 두 배 정도 될 거야.”
창수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알겠습니다.”
“고맙네.”
창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일 년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참! 강화 물약에 대한 연구 결과 하나를 알려 주지.”
“뭡니까?”
“투여 대상자에 따라 다르지만 일 년 정도면 신체 내에 강화 물약의 성분이 완전히 제거된다고 하더군.”
“엔젤도 그렇습니까?”
“음! 엔젤은 한 번 신체 내에 투여되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더군. 물론 변이를 일으킬 만큼의 성분은 전에 알려진 만큼이야.”
“결국 강화 물약의 부작용이 엔젤에 비해서 적지는 않다는 말이군요.”
“그래. 그나마 강화 물약이 변이 유발 물질에 직접적으로 반응을 하진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
“그게 장점인지는 모르겠군요. 아무튼 강화 물약을 다시 투약해도 된다고 하니. 몇 개 챙겨 주십시오.”
“알겠네.”
창수는 지금의 자신에게는 강화 물약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임무 중에 강화 물약을 가지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종의 회복 포션과도 같은 거니까. 죽지만 않으면 일단 숨을 붙여 놓을 수 있다.’
판타지 소설의 회복 포션과도 같은 것이었기에 몇 개 가지고 있어야 했다.
창수는 그렇게 대구 키메라 뮤턴트 토벌을 지시받고서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감정이 적당히 메말라 있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대구로 가야 할 거 같아.”
“같이요?”
“아니. 나 혼자만.”
“…….”
혜은은 언젠가 창수와 떨어지게 될 것임을 느끼고 있었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잉! 히잉!
창수와 혜은의 아들인 최현도 이별을 느낀 것인지 울음을 터트리려고 했다.
“현아. 괜찮아. 괜찮아.”
혜은은 자신의 아들을 달래며 자신이 거부할 수 없다는 걸 알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오실 거죠?”
“대구의 시민들을 구하고 나면 돌아올 거야. 상부에서 생필품이나 보급품은 넉넉하게 챙겨 준다고 했어. 그리고.”
“그리고?”
뭔가 불안한 말을 들을 것 같았다.
“혹시라도 대한민국이 망할 것 같으면.”
“…….”
“멕시코로 가.”
“예? 멕시코라면. 미국이 있는 곳이요? 바다 건너?”
“그래.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만에 하나. 정말이지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멕시코로 갈 수 있도록 해 놓았어. 먼저 가 있으면 나도 따라서 갈 테니까. 걱정은 하지 말고.”
혜은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상황이 그리 좋지 않나요?”
“그 정도는 아니야. 그래도 혹시나 모를 일이기에 대비책을 세워 놓았을 뿐이야. 그리고 이거.”
창수는 일 년 동안 자신이 상대해 왔던 뮤턴트들과 엔젤의 진실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놓은 책을 혜은에게 넘겨주었다.
“이거 당신이…….”
“그래. 당신이 가지고 있어 줘. 내가 돌아올 때 돌려주면 돼.”
혜은은 자신이 그냥 보관만 하고 있으면 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혜은에게 자신이 만든 책을 주고서는 자신의 아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직은 너무나도 작고 연약한 아기였다.
하지만 그 몸 안에 무한한 잠재력이 깃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용사인가. 훗! 웃기지도 않는군.’
창수는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의 헤인트의 두목의 예언이 떠올랐다.
창수는 자신의 아들의 손에 자신의 계급장을 쥐여 주었다.
그렇게 창수는 아내와 아들이 집에서 단둘이 지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처리를 했다.
“아! 저기 부탁이 하나 있어요.”
“부탁? 뭐지?”
“저기. 그 괴물한테 남편을 잃은 산모와 함께 있게 해 주세요.”
“산모?”
“예. 민정 씨라고 하는데.”
혜은이 구한 여인이 아기를 낳았지만 남편이 사이클롭스에게 잡아먹혀 버리는 바람에 의지할 이가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창수는 그렇게 하라는 허락과 함께 행정 처리를 해 주었다.
유사시 혜은과 어린 아들의 대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사를 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끝내 놓고서야 창수는 사이클롭스와 함께 대구로 갈 준비를 마쳤다.
* * *
“거기 가면 먹을 것이 잔뜩 있다고?”
“그래. 잔뜩 있다.”
창수가 먹을 것이 잔뜩 있다는 말을 하자 사이클롭스는 얼굴의 표정을 지을 수는 없었지만 매우 기대된다는 듯 눈빛을 반짝였다.
지금까지 창수는 자신과 한 약속을 전부 지켜 주었다.
그러니 자신도 창수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킬 생각이었다.
사이클롭스와 대구로 출발을 하려던 때에 한 노부부가 찾아왔다.
“어르신! 여기 들어가면 안 된다니까요!”
“제발! 부탁입니다! 한 번만! 한 번만 만나게 해 주십시오!”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노부부는 창수와 사이클롭스가 있는 건물 입구에서 군인들에게 막히자 무언가를 부탁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충성! 그게. 괴물을 한 번만 보고 싶다고 합니다.”
“괴물?”
창수는 괴물을 보고 싶다는 노부부를 바라보았다.
노부부는 창수가 높은 신분의 군인임을 알아보고서는 창수에게 두 손을 비비며 간절히 부탁을 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 애가 사람들을 많이 다치게 해서 죄송합니다.”
“우리 애 가는 길에 한 번만이라도 보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눈물까지 흘리며 부탁을 하는 노부부의 모습에 창수는 어찌 된 일인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사이클롭스로 변이되기 전의 부모로구나.’
인간의 몸에서 변이가 되는 뮤턴트였으니 뮤턴트에게는 부모가 있고 형제자매가 있으며 배우자와 자식이 있을 수 있었다.
물론 불완전 변이체가 아닌 이상 뮤턴트가 되면 과거의 기억은 사라졌다.
완전히 괴물의 이성만 남았으니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어찌할 수 없었다.
“어르신.”
“예. 군인 선생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드님이셨습니까?”
“예. 애가 우리 애가 장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군인으로도 못 가고 치료를 하게 되었는데.”
“제 잘못입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이 애비가 잘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사이클롭스의 아버지가 어디선가 엔젤을 구해 먹인 듯했다.
어떤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 번 변이되면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후우! 어떤 상황인지는 알겠습니다. 진정들 하시고. 보여 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을 기억하지는 못할 겁니다.”
“우…… 우리 애. 주…… 죽는 거겠지요? 사람들 많이 다치게 했으니 죽는 것이겠지요?”
어디 연구 시설 같은 곳으로 끌고 가 끔찍한 실험을 하게 될 터였다.
그러고서 마지막엔 시체 하나 남기지 않고 처분되어 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그런 끔찍한 결말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어깨를 들썩이며 고통스러워하는 노부부에게 창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아닙니다. 그 친구는 대구로 가서 저와 함께 뮤턴트들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게 될 겁니다.”
“예?”
“무척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정부와 군에서는 그 친구의 능력을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그럼 죽이는 게 아닙니까?”
“예. 비록 사람이었을 때의 기억은 없지만 사람과 의사소통이 됩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괴물이 되어 버린 아들이었지만 죽이지는 않는다는 말만으로도 감사했다.
살아만이라도 있으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는 것을 살아온 삶 속에서 체득한 노부부였다.
그렇게 창수는 역시나 노부부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이클롭스에게 안내를 해 주었다.
“미…… 민호야. 이 애비가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아이고! 민호야.”
노부부는 사이클롭스의 커다란 몸을 주름진 손으로 매만졌다.
창수를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도 두려움에 만지지 못하던 몸이었다.
“창수. 이 두 인간 뭐냐?”
“소중한 사람.”
“소중한 사람?”
“그래. 앞으로 네 이름은 민호다.”
“미노?”
“그래. 민호.”
“미노. 좋다! 나 미노다!”
민호.
스스로 미노라고 부르는 사이클롭스는 노부부와 작별 인사를 하고서는 창수와 함께 대구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