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43
제243화
243화
남자의 경고로 창수는 전라의 여인의 공격을 피했다.
어지간한 공격에는 상처 하나 나지 않을 창수이기는 했지만 여인의 독침에서 떨어지는 독이 아스팔트 바닥을 녹이자 절로 등골이 오싹해졌다.
“저건 뭐지?”
“키메라에게 잡아먹힌 사람들이에요!”
“뭐?”
“일단 도망쳐야 해요! 인간이 아니에요!”
남자는 정확하게는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었다.
창수는 일단 인간이 아니라는 말에 공격을 하려다가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해서 대검을 움켜쥐고서는 여인에게로 달려갔다.
“아! 이 미친!”
도망을 가려던 남학생은 대뜸 괴물이 된 여자에게 달려가는 창수의 모습에 절로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군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군인인 듯했지만 군인이라고 무적이 아니라는 것은 남학생도 알고 있었다.
여인의 독침에 당하면 이내 사지가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더욱이 독침 여인이 있다는 것은 가까운 곳에 키메라 뮤턴트도 있다는 소리였다.
“잡히면 개조된다구요!”
창수는 남학생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전갈의 독침을 슬쩍 피하고서는 대검으로 여인의 엉덩이와 전갈 꼬리의 연결 부위를 잘라냈다.
“까아악!”
꽤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여인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나름 몸에는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고 했지만 엉덩이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서는 피가 왈칵 쏟아졌다.
“회복 물약이 여기 있네. 변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여인의 신체에서 떨어져 나와 연신 꿈틀대는 전갈의 꼬리를 옆으로 차 버리고서는 전라의 여인의 엉덩이에 회복 물약을 부어 주었다.
제법 출혈이 있었지만 상처는 빠르게 아물었다.
엉덩이에 난, 정확하게는 엉덩이 위 허리뼈의 꼬리 부분이었지만 전갈 꼬리가 없는 이상 여인의 위험성은 없어 보였다.
“저기 혹시 몸을 가릴 천 좀 가져다줄래?”
“어…… 어떻게?”
“아! 혹시 끈도 있으면 가지고 와라.”
“예?”
“빨리 가져와. 빨리!”
창수의 말에 남학생은 얼떨떨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후 가져온 얇은 이불로 창수가 여인의 몸을 덮었다.
“뭘 그렇게 쳐다봐. 나이, 몇 살이야?”
“예? 안 봤어요!”
남학생은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창수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내저었다.
꽤나 젊은 여인이었고 몸매도 좋았기에 한창 왕성한 나이의 남학생에게는 꽤나 자극적일 터였다.
“이거 뭐냐?”
창수는 연신 꿈틀대며 벽과 바닥에 독침을 꽂던 전갈의 꼬리가 멈춘 것을 보며 물었다.
“몰라요. 괴물들에게 잡혀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의 몸에 이상한 것들이 달려 있었어요. 이 여자는 전갈 꼬리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뱀의 머리가 달려 있기도 하고 독침 같은 것이 달려 있기도 했어요.”
“아까 전에 개조 당한다고 했는데 이런 걸 말하는 거야?”
“예.”
창수는 키메라 뮤턴트가 인간을 잡아먹지 않고 어디론가로 끌고 간다는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아직 의식이 깨지 않은 여인을 바라보았다.
의식이 깨더라도 정상의 상태가 아닐 수도 있었다.
‘변이 억제제도 받아 올 걸 그랬나?’
변이 억제제는 만들기 꽤나 까다롭다고 들었다.
“저기, 정상으로 돌아올까요?”
“몰라. 다만 죽지는 않은 상태야.”
여인은 숨을 계속 쉬고 있었다.
전갈 꼬리 부분을 잘라내었기에 여인의 몸 상태는 일반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여인이 깨어나길 기다리며 남학생에게 관심을 보이려는 순간 아룬이 돌아왔다.
“생존자입니까? 최 원사님.”
“히익! 뮤턴트다!”
3형 뮤턴트인 아룬은 기계음 같은 목소리가 났다.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남학생은 기겁을 해서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았다.
항상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남기 위해 조심을 하고 또 조심을 했는데 창수 때문에 집중력이 풀린 것이다.
뮤턴트와 너무나도 가까이 있었기에 이제 와서 도망을 쳐 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남학생은 알고 있었다.
그렇게 잔인하게 몸이 찢겨 죽을 것이라고 생각을 할 때 이번에는 2형 뮤턴트인 넬시아가 다가왔다.
“생존자인가 봐요. 최 원사님. 안녕.”
“히익!”
3형만 해도 살아날 확률은 제로에 가까운데 위압적인 2형 뮤턴트까지 다가온 상황이었다.
“어! 뜻밖의 정보를 얻었어.”
창수는 몸을 덜덜 떠는 남학생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서는 둘에게 개조 인간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려고 했다.
그리고 그때 무언가를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끄그그그그!
“먹을 거 있어서 내가 잡았다! 히히! 나 잘했지? 어? 인간이다.”
2형과 3형의 뮤턴트도 기괴했지만 외눈박이만큼 기괴하지는 않았다.
외눈박이 미노까지 등장을 하자 남학생은 입에 거품까지 물고서는 기절을 하려고 했다.
그제야 창수가 남학생을 진정시켰다.
“이봐. 진정해. 모습은 그렇지만 해치지 않아.”
“아…… 아저씨도 뮤턴트예요?”
인간과 모습이 같은 1형 뮤턴트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물론 그 괴물들이 공격적이지 않고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도 자신의 주변에 있는 뮤턴트들의 모습을 보았기에 이성적인 판단이 내려지질 않았다.
“역시 생존자가 있었군요.”
“그래. 문제는 키메라들이 생존자들을 먹이로 삼지 않는 것 같아.”
“먹이로 삼지 않는다면?”
“자신과 같은 키메라로 개조를 하는 것 같다.”
“키메라로 개조를요?”
“그래. 이 여자의 엉덩이 부분에 저기 저 전갈의 꼬리가 달려 있었어.”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모르지. 하지만 이 일은 상부에 보고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퇴치를 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
“도무지 믿기지가 않네요.”
“그런데 무슨 이야기 중이냐? 나도 알고 싶다. 미노, 뭔 말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
“미노. 사람 모습을 한 뮤턴트는 내 명령 없이는 잡아먹지 마.”
“미노 사람 안 잡아먹는다! 창수하고 약속했다.”
남학생을 옆에 두고 창수는 넬시아와 아룬과 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남학생은 자신에겐 관심도 없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에 처음에는 얼떨떨해하다가 나중에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물었다.
“저기 이야기 나누시는 중에 죄송한데요. 대체 뭐 하시는 분들이세요? 혹시 영화에 나오는 괴상한 외모의 히어로들이세요?”
남학생은 일단 괴물들이 자신을 잡아먹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안심을 할 수는 없었지만 안심을 안 한다고 해서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뮤턴트 특수전 사령부 소속이야. 당연히 한국군 소속이고.”
창수도 괜히 진정시키겠답시고 공황 상태의 상대를 달래 봐야 아무런 효과도 없고 시간 낭비라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알아서 진정하게 가만히 놔뒀다가 자신들의 소속만 알려 주면 그만이었다.
“아.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보네요. 약간 정부의 음모론 그런 거죠?”
“음모론은 모르겠고. 너하고 같은 생존자들 더 있니?”
“왜요?”
“이제 여길 빠져나갈 거거든.”
“아! 도시 밖으로요?”
“그래. 같이 갈 거지? 나가면 괴물 고기 아니고 맛있는 밥도 주고 안전하게 해 주거든.”
“…….”
지옥 같은 곳이었다.
당연히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면 나가야 했다.
하지만 남학생은 섣불리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가족 때문이니?”
“찾을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어요.”
가족들이 키메라 뮤턴트에게 잡혀간 모양이었다.
차라리 뮤턴트들에게 잡아먹히는 모습을 보았다면 포기라도 하련만 잡아먹히지 않은 채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희망에 자신의 가족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일 터였다.
“너의 능력으로는 힘들다.”
일반 군인도 접합된 부위를 정확하게 잘라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의 외과 수술에 준하는 방법으로 절단해 내야 했으니 초인적인 감각과 힘을 가진 창수나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만에 하나 군대가 대구 시내로 들어와 토벌전이 벌어진다면 개조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꽤나 난해할 것이었다.
그렇게 가족들을 찾아내도 구하는 것은 힘들다는 창수의 말에 남학생은 입술을 깨물었다.
알고는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저도 강해지면…….”
“그 전에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야. 살아남아야 강해질 수 있다.”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괴물이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남학생이었다.
“따라갈게요.”
“좋아. 다른 생존자들은?”
“몰라요. 다른 생존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혼자예요.”
“좋아.”
창수는 한덕수라는 이름의 남학생의 머리에 체온계를 가져다 대었다.
“어?”
띡!
체온계의 온도는 43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너 뮤턴트구나.”
“……!”
아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정상 체온 범위를 넘어서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뇌가 굳어지는 온도까지 올라가 있는 것이다.
뮤턴트의 신체 회복 능력이 없었다면 버틸 수 없는 체온이었기에 창수는 감정을 알아차리기 힘든 눈빛으로 한덕수를 바라보았다.
“저…… 저 괴…… 괴물 아니에요.”
괴물이 아니라는 한덕수는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고서는 등 뒤에서 느껴진 차가움에 화들짝 놀라서는 손바닥으로 뒤를 후려쳤다.
끼긱!
마치 날카로운 바늘로 철판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무기는 들고 있지 않은 듯한데요.”
“손바닥에 있는 모양이군.”
창수는 덕수의 손을 움켜쥐었다.
“힉! 놔줘! 난 괴물이 아니라고!”
덕수는 버둥거렸지만 창수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꿈쩍도 하지 않는 창수의 손아귀 힘에 붙잡혀 자신의 손바닥을 보여야만 했고 창수는 덕수의 손바닥에 난 날카로운 송곳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독이 나오는 건가?”
마비침 같은 것이었다.
온몸이 금속인 아룬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이었다.
“이 정도라면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흐음! 최 원사님, 이 소년도 저희와 같은 불완전 변이체 같은 건가요?”
“변이는 아니야. 신체의 일부만 개조가 되는 것 같아. 불완전 개조체라고 해야 할까?”
“그럼 이 소년도 이 여자처럼 뮤턴트에 의해 개조가 된 모양이네요.”
“그런 것 같아. 아마도 무서워서 말을 하진 않았겠지. 개조는 아니지만 일본에서도 사육되는 뮤턴트가 있었어.”
“사육이요?”
“아무튼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 궁금하긴 하네.”
창수는 덕수의 손바닥 마비침이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 궁금해졌다.
근력이나 스피드 같은 육체적인 힘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손바닥의 마비침만 개조된 것이다.
‘일종의 일개미인가? 살아 있는 인간을 잡아 오라는.’
지금까지 잡아 온 키메라들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것 같은 녀석들이었다.
‘결국 키메라들 중에 보스급의 이성체가 있다는 말이로군.’
뮤턴트 변이는 꽤나 골치 아팠다.
대다수가 일반 변이를 일으키지만 개중에는 변종이 출현하는 것이다.
이성을 가진 키메라 뮤턴트가 인간을 가지고 뭔가를 하고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어 제거를 해야만 했다.
‘그냥 격리만 하고 있어도 될 것을 나를 굳이 여기로 보낸 건 역시 뭔가 시킬 일이 있어서였던 건가.’
창수는 자신이 또다시 박충렬에게 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무에 투입하기 전에 확실하게 무언가를 알려 주지 않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창수였다.
‘그것이 아니라면 키메라들의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작전팀을 투입한 것인지도 모르지.’
음흉한 박충렬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 창수였다.
“으음! 음!”
“응? 인간 깨어난다!”
기절해 있던 여인이 깨어나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