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51
제251화
251화
대구의 화담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폭격기들이 대구 시내 상공으로 진입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폭격기입니다.”
“역시 폭격을 하려는 거였나.”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은 창수도 알고 있었다.
인간의 몸에 심어진 기생체를 제거하면 일시적으로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이 돌아온다.
하지만 몸 안에 심어진 기생체의 시드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면 다시 기생체의 숙주가 될 뿐이었다.
그렇게 기생체의 숙주들은 인간들을 잡아 기생체의 본체로 끌고 와 새로운 기생체의 숙주를 만들어 낸다.
현재까지 알아낸 기생체의 정보였다.
만일 기생체 본체만 상대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든 기생체 본체를 제거하고 숙주가 된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사방에서 몰려드는 뮤턴트들을 상대하는 와중에 기생체들까지 상대할 여력이 없었다.
그렇게 결국 대구를 포기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어제 군인들이 데리고 나갔던 여자아이가 기생체의 본체였을까요?”
“그냥 생존자 아니었을까요?”
임무를 완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불타는 대형 쇼핑몰 밖으로 빠져나가는 한 무리의 군인들을 보았다.
엔젤이라도 복용을 했는지 하나같이 엄청난 속도였다.
그런 엄청난 속도였지만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은 군인들이 천으로 감싼 여자아이를 볼 수 있었다.
아룬의 기생체 본체가 아닐까 하는 말에 넬시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직 숙주가 되지 않은 생존자가 아니겠냐고 말을 했다.
거리가 상당했기에 창수도 알아차리기는 어려웠다.
“그 친구들 꽤나 노련한 친구들이야. 기생체 본체와 생존자를 구분하지 못하진 않을 거야.”
기생체의 본체라면 절대 품 안에 안은 채로 가지는 못했을 터였다.
특수 케이스에 담아 운반을 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허겁지겁 이동을 하는 것을 보고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을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인 오늘 오후 대구 시내 상공에 폭격기가 나타난 것이다.
폭격기에서 폭격 창이 열리고 커다랗고 뚱뚱한 폭탄이 떨어졌다.
폭격기는 하나가 아니었다.
대구 자체를 소멸시키려는 듯이 상공의 각 지점에서 폭격기들이 폭탄을 투하했다.
“핵일까요?”
“핵은 아닐 거야. 만일 핵이었다면 단 한 대만 날아왔겠지. 아니. 미사일을 사용했을 거야.”
핵이었다면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도 위험했다.
대구의 중심부에서 터진다면 대구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역까지 날아가 버렸을 터였다.
그렇게 여러 발의 폭탄이 높은 상공에서 투하되자 창수는 핵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과거 핵을 사용한 것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핵이 새로운 변이를 일으킨다.’
핵폭발로 한두 가지만의 핵물질이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 더해 도시가 초토화되면서 각종 변이 유발 물질이 도시 전체를 휩쓸어 버린다.
그 때문에 뮤턴트가 추가 변이를 할 위험성도 존재했다.
그렇게 폭탄이 대구 시내 상공으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내 다들 경악을 해야만 했다.
화르륵!
거대한 불덩이가 하늘 위에서 지상으로 떨어져 내린다.
대구 시내를 완전히 뒤덮을 만큼 거대한 불덩이였다.
핵이 아니라고 장담을 한 창수였지만 핵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을 위력이었다.
퍼억!
무언가를 땅바닥에 던지는 듯한 소리였다.
직경 수 킬로미터짜리 불덩어리가 하늘 위에서 지상으로 착륙을 했다.
펑! 펑! 펑!
도시 곳곳은 무언가 터지는 소리로 요란했다.
세상이 온통 불타는 것처럼 시뻘건 불길이 지상에서부터 하늘 위로 치솟아 올랐다.
파란 하늘은 절망스러운 붉은빛으로 이글거렸다.
지상에 있던 뮤턴트도 그리고 기생체에 당한 숙주들도 자신의 몸을 뒤덮는 불길에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쳤지만 불은 꺼지지 않았다.
모든 것을 다 불태울 것처럼 태우고 또 태워 대었다.
“…….”
“…….”
“…….”
그 광경을 지켜보는 창수도 아룬도 그리고 넬시아도 할 말을 잃은 채로 멍하니 끝도 없이 펼쳐진 화염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무…… 무섭다. 미노. 무섭다.”
탐욕스러운 식성을 보이던 뮤턴트 미노도 뮤턴트가 되고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악몽 같은 광경이었다.
“해…… 핵인 겁니까?”
정신을 차린 아룬의 말에 창수도 핵을 사용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 설명을 해 줄 수 없었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핵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지만 북한을 합병하며 핵무기를 손에 넣었을 수도 있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미국과 협상을 해서 핵 몇 발을 구했을지도 몰랐다.
핵폭발이 일어나면 버섯구름이 일어난다지만 이번에 버섯구름은 없었다.
단지 기름 먹은 불인 것처럼 지상에 달라붙어서는 모든 것을 다 태우기만 할 뿐이었다.
핵이든 핵이 아니든 대구 시내 안의 모든 것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창수 일행이 충격에 빠져 있을 때 또 다른 존재들도 충격을 받고 있었다.
“네…… 네놈들, 인간들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창수와 넬시아 그리고 아룬이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았다.
“여우?”
“아니 들개다. 그런데.”
여우같이 생긴 날렵한 들개 한 마리가 입을 벌린 채로 불타오르고 있는 대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제는 이 들개가 평범한 들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뮤턴트. 아…… 아니다. 뭔가 달라. 빅?”
창수는 뮤턴트와는 뭔가 다르다며 의아해하다가 빅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신 또한 빅과 비슷한 느낌이 나고 있었다.
“어? 인간. 빅 님을 어떻게? 응? 킁! 킁!”
들개는 창수의 입에서 빅이라는 이름을 듣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창수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창수의 몸에 주둥이를 대고서는 냄새를 맡았다.
“우리하고 비슷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뭔가 다르다. 인간. 너는 누구지?”
개가 말을 하는 것도 기이한 일이었지만 창수는 이미 말을 하는 개인 빅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그리고 빅이 자신과 같은 능력의 뮤턴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나는 최창수다.”
“최창수? 헉! 당신이 빅 님의 주인님이십니까!”
들개는 최창수라는 이름을 곱씹다가 이내 경악을 한 듯이 주둥이를 벌리고서는 창수를 바라보았다.
“빅의 주인이라고 한다면 주인이겠지. 넌 빅의 부하니?”
“여…… 여…… 영광입니다! 대장님의 주인님! 말로는 들었습니다만 뵙는 것은 처음이네요! 대장님의 주인님!”
들개가 말을 하는 것이 꽤나 신기했지만 대구 시내가 이글거리며 타고 있는 모습보다는 놀랍지 않았다.
“후우! 불의 도시라던 대구가 정말로 불의 도시가 되어 버렸구만, 이거. 산불 나면 어쩌려고.”
규모가 워낙에 거대해서 불이 꺼지기는커녕 주변 산으로 온통 옮겨 붙을 것만 같았다.
한반도 전체를 태우지야 않겠지만 안심을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인간들이 그리 멍청하진 않을 겁니다. 아마도 비가 오기 전이지 않을까요?”
아룬의 말에 창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곧 비가 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대구 안의 뮤턴트와 기생체 숙주들을 태운 불은 꺼지게 될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짓을 벌일 리가 없었다.
“창수. 이거 먹어도 되나? 인간 아닌데.”
창수는 미노가 자신을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들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을 보았다.
인간을 먹지 말라고 했던 창수였다.
하지만 들개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것도 먹지 마.”
“끄응!”
“뭐냐? 이 외눈 괴물 놈은?”
들개는 자신을 감히 잡아먹어도 되냐고 빅의 주인님에게 물어보는 미노를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미노 괴물 아니다!”
“괴물을 괴물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냐. 멍청해 보이는 괴물 놈아.”
“미노 멍청하지 않다!”
미노는 들개의 도발에 넘어가 버렸다.
“미노 똑똑하다!”
“똑똑하긴, 멍청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데. 빅 님의 주인님은 뭐 이딴 멍청한 놈을 데리고 다니시는지!”
“창수가 잡아먹지 말라고 했지 죽이지 말라는 말은 안 했다!”
미노는 자신의 똑똑함에 만족을 하고서는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커다란 몽둥이로 들개를 후려쳤다.
먹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들개도 만만한 뮤턴트는 아니었다.
다섯 개의 뮤턴트 유전 정보만을 습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습득한 뮤턴트의 유전 정보에 따라 개체 간의 차이가 무척이나 크게 날 수 있었다.
“훗! 나에게 물리적인 힘은 효과가 없다.”
퍼억!
미노의 커다란 나무 몽둥이는 들개의 몸을 관통해 버렸다.
검은 연기 같은 몸체만이 사방으로 흩어진 들개는 이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고스트?”
창수는 전에 상대했던 고스트이자 듀라한을 떠올렸다.
물리적인 공격은 전혀 효과가 없었고 상대방의 몸 안으로 들어가 신체를 조종할 수 있는 고스트였다.
“감히 복실 님을 화나게 하다니! 죽여 주마!”
“웃기시네! 먹어 치워 주마!”
이름이 복실인지 검은 연기의 모습을 한 들개는 미노의 입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멈춰! 둘 다 그만해!”
창수는 복실이가 미노의 입 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그만두라고 외쳤다.
창수의 외침에 미노와 복실이는 창수의 화가 난 표정을 보았다.
“…….”
“…….”
둘 다 다른 이들의 말은 절대 듣지 않는 성미였지만 창수에게는 예외였다.
“운 좋은 줄 알아라. 멍청한 괴물 놈아.”
“나 멍청하지 않다니까! 맛없어 보이는 놈아.”
“그만하라고 했다.”
창수에게 혼이 난 둘은 시무룩한 채로 창수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 미노와 복실이의 모습에 넬시아와 아룬은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꾸욱 참아야 했다.
“후우! 그나저나 빅은 어디에 있냐?”
“빅 님이요? 아! 제가 듣기로는 북쪽으로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북쪽?”
“예. 북쪽에 있는 큰 산을 넘어가셨다고 합니다.”
“북쪽의 큰 산이라. 백두산 말하는 건가?”
창수는 한국에 돌아왔는데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빅의 행방에 의아해하고 있었다.
빅이 뮤턴트들에게 죽을 것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빅의 터무니없음은 창수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연구실에서 터무니없는 괴물을 만들어 냈어.’
터무니없는 괴물이 되는 것에 창수가 가장 크게 이바지했지만 빅은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터무니없는 괴물일 것이라 생각하는 창수였다.
물론 우유니 소금 사막의 그 괴물을 빅이 상대할 수 있을지는 창수도 예상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중국 대륙으로 갔다는 말에 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둘 다 살아 있다면 결국 만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빅에 대한 소식과 함께 복실이와 같은 뮤턴트 개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인간들과 함께 뮤턴트들을 소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북쪽의 거미 뮤턴트들을 상대로 뮤턴트 개들이 군인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거미 뮤턴트들의 숫자가 너무 많아 힘든 상황이라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들개들의 번식보다 거미들의 번식력이 월등하게 빠른 것이다.
그렇게 복실이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넬시아의 놀란 외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저…… 저기 좀 봐 보세요!”
다들 넬시아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
대구 시내였다.
여전히 불길은 꺼지지 않아서 온통 불에 타고 있었지만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 저게 뭐야?”
불이 넘실거리는 모습은 흡사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길이 일렁이는 것과 대구 시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불은 무언가 달랐다.
“바…… 발록?”
불의 악마가 있다면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 그것일 것 같았다.
크기가 5~6미터는 족히 됨직한 거대한 불의 악마가 붉게 타오르고 있는 대구 시내 한가운데서 불길을 토해내고 있었다.
마치 불의 왕국을 지배하는 존재가 탄생한 것을 알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