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52
제252화
252화
대한민국에서 가장 더운 곳을 뽑으라고 하면 항상 대구를 이야기하고는 한다.
불의 왕국이라고 농담으로 불리며 매년 기온 1등을 갱신하고는 하던 대구였다.
물론 도시에 사람보다 나무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나무들을 심어대기 시작한 뒤로 가장 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구 하면 한여름의 도시라고 불렸다.
그런 대구가 여름이 아님에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대체 저게 무슨. 무슨 짓을 한 거냐?”
창수도 경악을 하고 있었다.
어지간한 것에는 놀라지도 않을 만큼 감정의 기복이 없어진 창수였다.
한데 화염에 불타오르는 대구 시내 안에서 화염의 악마들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과거 호프 팀에 있을 때 동료 하나가 화염 인간으로 변하는 것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적이 있었다.
그때의 동료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화염의 악마들이었다.
크어어어어!
발록이라 칭한 거대한 화염의 악마가 포효를 했다.
그 포효와 함께 불길이 하늘 위로 치솟았다.
그리고 그런 발록의 주변으로 인간보다는 조금 작은 듯했지만 불꽃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 화염 뮤턴트들이 가득했다.
“방금 폭탄. 뭔가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와 군대에서는 불의 뮤턴트가 발생을 해서 비가 오기 전까지 다른 뮤턴트들을 박멸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대구 시내에서 생겨난 화염의 뮤턴트들은 뜻밖의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뭘 하려는 걸까요?”
“땅을 두드리고 있어.”
“땅을요? 대체 왜?”
발록과 화염의 악마들은 불타고 있는 땅 아래를 연신 두들겼다.
온통 불에 타고 있는 대구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콘크리트나 돌과 같은 것들이 타는 건 아니었다.
나무와 각종 가연성 물체들이 타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발록과 화염의 악마들이 계속 땅을 두들기자 땅이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뭐지? 붉은색?”
거리가 멀어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점차 땅이 붉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설마 용암?”
“용암이요?”
“땅이 용암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한 겁니까?”
창수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창수나 다른 뮤턴트 대원들도 불타고 있는 시가지로 들어갈 수는 없었기에 그냥 이대로 구경만 하고 있어야 했다.
* * *
창수나 뮤턴트 대원들처럼 대구 시가지를 살피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저런 것이 나온다고는 못 들은 것 같은데요.”
“제길! 영상 찍었지?”
“예!”
“상부에 바로 보고해! 왠지 위험해질 것 같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냥 중국에서나 국경 장벽에서와 같이 그다지 대단치 않은 불 뮤턴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어차피 내일이나 모레부터 비가 내릴 것이었고 그러면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땅바닥이 용암처럼 붉어지는 것을 보자 어쩌면 비가 와도 불이 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사령부로 달려가 증거 영상과 함께 뮤턴트들이 하고 있는 의심쩍은 행동을 보여 주었다.
“이놈들은 대체 뭐야?”
“모르겠습니다. 폭탄이 떨어지고 난 뒤에 이런 괴물들이 나타났습니다. 왠지 지금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상부에서는 불길이 대구 밖으로 번지지 못하게만 하라고 했다.
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오면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비가 와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 사령관은 고민을 해야 했다.
“적어도 이 괴물은 제거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령관님.”
거대한 화염 괴물.
창수가 발록이라 칭한 거대한 괴물이었다.
다른 것들이야 그다지 크지 않았으니 폭우가 오면 괴물들의 몸에 붙은 불들이 다 꺼져 버릴 것 같았다.
“소방 헬기 있지?”
“예! 사령관님!”
“저 괴물 놈을 꺼트려 버려!”
“알겠습니다!”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소방 헬기가 날아올랐다.
낙동강에서 가득 물을 받아 올린 소방 헬기는 대구 상공으로 향했다.
지독할 정도로 거대하게 불이 타고 있는 대구 시내였다.
소방 헬기로는 절대 끌 수 없는 규모였다.
전국에 있는 소방차들을 전부 불러 모은다 해도 가능할까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이글거리는 불구덩이가 된 대구 시내를 향해 날아드는 소방 헬기는 자신들의 목적지를 찾았다.
“그 괴물 놈이라는 건 어디에 있는 거야?”
“어! 저기 보입니다!”
“오! 찾았나? 허! 참 정말이지 터무니없구만.”
헬기 조종사는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내저었다.
불로 인해 생겨난 상승 기류로 인해 헬기 조종이 쉽지 않았다.
그나마 대형 소방 헬기였기에 난기류에도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소방 헬기는 발록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실수하지 말자고.”
“알겠습니다.”
베테랑들이었다.
수많은 화재 현장에서 역전의 용사처럼 활약했던 둘이었다.
언제나 사고 친 이들을 대신해 수습을 하는 일을 하던 두 사람이었다.
“처음에 무슨 이상한 폭탄 사용한다고 할 때부터 불안하더라니!”
“그나마 내일 저녁부터 비가 올 것이라고 해서 다행이긴 합니다.”
“그것도 와야 오는 거지! 기상청 말을 믿냐?”
“그래도 믿어야지 어쩌겠습니까! 거의 도착했습니다. 투하 경로로 진입하시죠.”
“알았다! 정확하게 투하해!”
“알겠습니다!”
최적의 경로를 찾아 접근했다.
거대한 화염의 괴물이 무시무시했지만 소방 헬기는 거대한 화염의 괴물이 도저히 닿지 않을 높이에 있었다.
그냥 물벼락을 내려주고 유유히 떠나면 될 일이었다.
4,000L짜리 물벼락이었다.
아무리 불길이 대단하다고 해도 흠뻑 젖을 것이 분명했다.
“자! 젖습니다! 머리 몸통 다리 팔까지 전부 젖습니다! 여기는 소방 헬기. 전부 젖는 겁니다!”
“또 X랄한다!”
조종사는 동료의 장난기 어린 흥얼거림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혀를 찼다.
그렇게 물방울을 대구 시내로 뚝뚝 떨어트리며 발록의 머리 위를 지나려고 했다.
그런데 물 폭탄이 터지려는 순간 발록의 입에서 거대한 화염의 브레스가 쏘아져 나갔다.
쾅!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었다.
소방 헬기는 물을 가득 담고 있었지만 화염에 불타오르며 지상으로 추락을 했다.
4,000L의 물은 불타고 있는 헬기와 주변 땅을 차갑게 식혔지만 주변에서 몰려온 화염의 악마들은 땅을 두들기며 흥건한 물을 증발시키기 시작했다.
발록의 불을 끄려던 계획은 처참하게 실패로 돌아갔다.
* * *
헬기 한 대가 발록에게로 다가가다가 발록의 공격으로 폭발하는 것을 목격한 창수였다.
“최 원사님! 땅이 녹고 있어요.”
땅 위에 세워져 있는 집과 건물들이 천천히 땅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용암이 분명해졌다.
발록과 화염의 악마들은 땅을 두드려 땅을 용암지대로 바꾸고 있는 것이었다.
분지 지형인 대구 전체가 용암으로 가득 차 버릴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용암지대가 되면 비가 얼마나 오든 완전히 녹을지는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군부대로 간다.”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몰라. 하지만 저걸 막아야만 해.”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창수조차 막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창수는 대구 경계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부대의 군인들과 만나 사령부로 갈 수 있었다.
사령부에 도착을 한 창수는 패닉 상태에 빠져 있는 사령부의 간부들을 볼 수 있었다.
“누가 들어오라고 했어!”
사령부의 사령관은 자신이 허락하지 않은 이가 사령부 막사 안으로 들어오자 버럭 화를 내었다.
“특전사령부 최창수 특무원사입니다. 사령관님.”
하지만 창수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사령관은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창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내부에서 뮤턴트 부대와 작전 중이었습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후우! 상부에서 특수 제작을 한 폭탄을 사용하기로 했네.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몰라. 다만 뮤턴트를 완전히 박멸할 수 있다는 것과 비로 그것들을 끌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 내일 저녁부터 폭우가 내릴 걸세.”
“안 꺼질 수도 있습니다.”
“…….”
정찰병들이 찍고 있는 영상이 사령부의 화면에 그대로 보여지고 있었다.
작은 건물들은 이미 땅속으로 녹아들어 버렸고 커다란 빌라와 상가 건물 그리고 아파트들은 천천히 땅 아래로 녹아가고 있었다.
불길이 대구 시내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구 시내 안쪽은 화염 지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화염 지옥 안에서 화염의 악마들이 축제를 즐기는 듯이 날뛰고 있었다.
만일 폭우에도 꺼지지 않는다면 한반도 전체가 불에 타 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사령관의 말에 창수도 딱히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 무언가를 떠올렸다.
“혹시 핵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뭐? 핵?”
“예. 불을 꺼 버리는 방법. 더 큰 불로 제압한다.”
“맞불 작전을 말하는 건가?”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만일 비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령부의 커다란 TV 화면 속의 대구 시내는 거대한 활화산이 된 것처럼 붉게 변해 가고 있었다.
대구 자체가 활화산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지표면만 용암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지만 만에 하나 용암의 용량이 엄청나게 늘어나 지표면 아래까지 용암이 쌓인다면 엄청난 위력의 활화산이 되어 한반도 전체를 불태우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 유사시 피해를 감수하면서 핵을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창수의 말에 사령관과 주변의 군 간부들도 아연실색을 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군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북한 지역에서 핵무기를 확보한 것이다.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핵무기를 해체해야 했겠지만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기에 해체를 할 이유도 압력도 없었다.
그렇게 상부에 대구의 상태에 대한 보고가 들어갔다.
상부에서는 핵을 자국 내에서 사용하는 것에 부담을 가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이 핵을 사용한 지역에 각종 돌연변이 뮤턴트가 발생을 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한눈에 보고도 상황이 최악임을 알고 있었지만 예정된 폭우로 사태가 해결될 수도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다들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어야만 했다.
하루가 지나고 대구 시내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고층의 빌딩과 아파트마저도 붉게 출렁이는 용암들에 녹아 버린 것이다.
대구의 산 위에서 시내를 바라보는 군인들은 화염의 지옥을 보며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 화염 지대의 한가운데 거대한 화염의 거인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힘을 모으고 있다.”
“힘을 모으고 있다구요?”
“그래. 용암을 흡수하며 힘을 모으고 있는 것 같아. 제길! 터무니없는 괴물을 만들어 낸 것 같군.”
창수는 용암 한가운데 가만히 서 있는 발록을 보며 다른 것은 놔두더라도 발록만큼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문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불 그 자체는 아닌 듯이 신체가 보이는 발록이었지만 일단 불에서 힘을 얻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물이나 얼음으로 타격을 줘야 했지만 원거리 공격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창수는 이번 일이 끝나면 바로 멕시코로 갈 예정이었지만 힘을 모으고 있는 발록을 그냥 놔두고 떠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창수가 대구에 계속 묶여 있는 와중에 창수의 아내와 아이는 군산항에서 출항하여 멕시코로 향하고 있었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어.”
“혜은아.”
“아! 언니.”
혜은은 먹구름이 몰려드는 것을 보며 불안한 듯이 창수가 있는 대구 방향을 바라보았다.
먹구름이 험난할 그녀와 아들의 미래를 상징하는지 아니면 남편의 험난한 미래를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