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56
제256화
256화
“이거 전부 수거해 가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버리기도 아까운데. 좀 더 싣고 못 가나?”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배차 차량도 피해를 입은 데다가 유우 통도 파손이 되어서요. 후우! 옛날 같았으면 별것도 아닌데. 알루미늄도 부족해서 지금은 쓰레기장까지 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뮤턴트 젖소에게서 착유한 뮤턴트 밀크들을 가득 채운 트럭이 검은 연기를 뿜으며 움직였다.
옛날 같았으면 환경을 위해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차량들의 운행을 중단했을 터였지만 지금은 환경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마 상태 좋은 뮤턴트 밀크를 싣고 떠나자 양동이나 그릇 등에 가득 담긴 뮤턴트 밀크의 처리 문제가 걸렸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 남아돌던 뮤턴트 밀크였다.
그렇게 남아돌던 뮤턴트 밀크들은 목장의 한편에 있는 돼지나 닭 그리고 말과 같은 가축들에게 먹이고는 했다.
물론 허락 없이 군인들이나 사육사 그리고 주변 민가의 민간인들에게도 얼마간 나눠 주고는 했다.
“다들 한 바가지씩 마셔!”
“색깔이 조금 노랗습니다.”
“젖소가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대. 괜찮다니까 그냥 마셔!”
“화난 밀크인가요? 이거 마시고 화나면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화나면 뮤턴트나 뒤지게 패 버려!”
스트레스가 많은 동물의 고기나 우유를 먹으면 먹은 사람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유사 과학이 한때는 유행을 하던 때도 있었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말도 안 된다고 알려졌지만 각종 환경 보호 단체나 동물 보호 단체에서 가축의 권리를 챙겨 줘야 한다는 시위를 했다.
그로 인해 친환경 가축 사육이 공감대를 얻게 되었지만 역시나 뮤턴트 사태 이후 그런 건 사치가 되어 버렸다.
당장 인간의 인권조차 챙길 수 없는 세상이었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뮤턴트 밀크를 군인들은 퍼마셨다.
나름 식사 추진이 되고 있었지만 주둔지가 아닌 야전이었기에 충분한 양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뮤턴트 밀크로 허기를 채우고 있었다.
벌컥! 벌컥!
“크으! 고소하다.”
“한 잔 더 마셔.”
“더요?”
“그럼 이 많은 걸 어떻게 하려고? 다 마셔 버려야지. 아깝게 버려?”
“하긴, 버리긴 아깝죠.”
주변에 민가라도 있다면 넉넉하게 나눠 줄 텐데 하필이면 민가도 없었다.
대부분의 소규모 마을의 사람들은 도시 쪽이나 큰 규모의 마을로 옮겨졌다.
그렇게 후송 부대의 군인들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뮤턴트 밀크를 받아 마셨다.
그리고 그런 뮤턴트 밀크는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에게도 제공되었다.
“최 원사님. 우유 마음껏 드시랍니다. 너무 많아서 버릴 수도 없고 하니 다 마셔야 한다고 하던데요.”
“짬처리냐?”
“하하! 뭐 군인들이 짬처리하는 거야 당연한 거죠.”
귤이 풍년이면 내무실마다 귤이 박스째로 쌓이고 조류 독감이 유행하면 닭이 엄청나게 나오며 구제역이면 돼지가 많이 나오고는 했다.
물론 병 걸린 닭이나 돼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피를 하다 보니 재고가 넘쳐나는 것을 국방부 조달청에서 매입하는 것이었지만 군인들 사이에서는 쓴웃음이 나올 일들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평소와는 달리 노란 뮤턴트 밀크를 보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색이 왜 이래?”
“그게.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답니다.”
“스트레스?”
“예.”
“전에도 그랬어?”
“어! 잘은 모르겠는데 중대장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던데요.”
위에서 그렇게 말했으니 그렇다는 병사의 말에 창수는 뭔가 불안함이 들었다.
“맛있겠다! 나 우유 좋다!”
미노가 고소한 뮤턴트 밀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어깨춤을 추며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미노의 옆에서 꼬리를 열심히 치고 있는 복실이도 따라왔다.
그렇게 미노와 복실이는 창수가 말리기도 전에 노란색의 뮤턴트 밀크를 마셔 대었다.
“잠시만! 하아!”
말려도 너무 늦어 버린 창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먹는 것을 막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다들 노란 뮤턴트 밀크를 마셔 대었다.
“괜찮아?”
“예. 맛은 똑같은 거 같습니다. 최 원사님도 드십시오.”
별 이상이 없어 보이자 창수는 자신이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턴트가 되거나 신체가 강화되다 보면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많아진다.
빅의 강화된 조직 샘플에 의해 추가적으로 강화된 창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간을 초월한 신체를 가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이 되어 버린 건 아니었다.
그렇게 창수도 허기를 달래 줄 뮤턴트 밀크를 마셨다.
영양이 가득 농축된 고단백의 뮤턴트 밀크가 몸 안으로 들어오자 에너지를 요구하던 신체의 세포들이 그제야 칭얼거림을 중단했다.
온몸 세포 하나하나마다 에너지가 가득 찬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가득 차는 듯한 포만감과 고양감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했다.
그리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
어째서 자신이 분노를 느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인간으로서의 감정은 말라 갔다.
설렘도 분노도 증오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한 무생물이 되어 가는 느낌이 들고는 했다.
하지만 지금 분명 분노라는 옛 감정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창수는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뭐 하긴 뭘 해!”
“뭐? 이 자식이! 고참한테 어디서 반말이야!”
“고참이면 다야! 나이는 내가 더 많다고!”
군인들이 싸우고 있었다.
무슨 이유로 싸우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고 설령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해도 원래라면 간부들과 상관들 앞에서 싸울 수는 없었다.
“그러게, 제가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지금 상관에게 말하는 말투가 왜 그런가!”
“아니! 제 말투가 어쨌다는 겁니까! 별것도 아닌 것으로 꼬투리 잡는 거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병사들뿐만이 아니라 간부들도 화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화를 주체하지 못하던 이들은 이내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퍼억!
“감히 쳐? 가만 안 둬!”
“가만 안 두면 어쩔 건데! 덤벼! 새끼야!”
“오냐! 오늘 끝을 보자!”
서로가 서로에게 주먹질을 해대었다.
문제는 한둘이 아니었다.
후송대 인원 거의 전부가 주먹질을 하며 싸워 대고 있었다.
창수는 도무지 비현실적인 현상에 마시다 남은 노란색의 뮤턴트 밀크를 바라보았다.
“이것 때문인가?”
원인은 노란색으로 변해 버린 뮤턴트 밀크 외에는 없어 보였다.
창수는 울컥울컥 올라오는 분노를 꾸욱 억누르다가 황급히 미노를 바라보았다.
미노뿐만 아니라 다른 뮤턴트 대원들도 노란색 뮤턴트 밀크를 마신 뒤였다.
“인간들 왜 저러냐?”
“몰라. 왜 저런대?”
“이봐! 싸우지 마라. 왜 싸우는 거냐?”
미노는 갑자기 서로 싸우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건들지 마! 이 괴물 놈아!”
싸움을 말리는 미노에게 군인 하나가 고함을 지르며 미노를 후려쳤다.
퍼억!
일반인이 맞았다면 크게 다칠 일이었지만 미노에게는 별로 타격이 되진 않았다.
“안 건든다. 안 건드려. 미안하다. 하지만 싸우지 마라.”
미노는 노란 뮤턴트 밀크에도 분노라는 감정에 휩싸이지는 않은 듯했다.
오직 인간들만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듯했다.
“미노.”
“응? 창수? 나 사람 안 때렸다! 사람이 나 때렸다.”
미노는 창수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화가 나 있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며 자신이 때린 것이 아니라고 말을 했다.
“최 원사님! 괜찮으십니까?”
창수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다른 뮤턴트 대원들은 별 이상이 없는 듯했다.
그들은 창수가 평소와 달리 무시무시한 눈빛을 한 채로 분노를 꾸욱 내리누르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만에 하나 창수가 폭발하게 된다면 자신들로서는 막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조마조마해하는 것이다.
그건 창수의 뮤턴트 부대로 전입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뮤턴트 대원들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것이었다.
왜 창수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죽는다.’
창수가 자신들을 죽이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지금 느낄 수 있었다.
“뮤턴트 밀크.”
“예?”
“저것이 원인이야.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만든다.”
이제 사방에서 군인들이 서로를 향해 주먹질을 휘두르며 싸우고 있었다.
“크아아악!”
“죽어! 죽어! 죽어 버려!”
분노가 커져서인지 일부 병사가 날카롭게 벼려진 대검으로 동료를 찔러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주먹질뿐이었지만 그다음으로는 대검이었고 일부가 총을 쥐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라면 모두가 죽어야 끝날 것 같은 상황이었다.
창수는 최악의 상황을 말리기 위해 큰 소리로 외쳤다.
“당장 멈춰!”
목이 터져라 고함을 터트렸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다들 귀를 틀어막으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뮤턴트 소들도 놀랐는지 사방으로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다음 목소리에 모든 존재들이 목소리의 의지에 따라야만 했다.
“멈춰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지시였다.
모든 의지를 가진 존재들은 자신보다 상위의 의지 앞에 자신의 의지를 멈추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창수의 주위로 아지랑이 같은 무형의 기운이 보이는 듯했다.
다들 손에 쥐고 있던 대검이나 소총들을 바닥에 버리고서는 무릎을 꿇은 채로 머리를 조아렸다.
다들 왜 자신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단지 본능이 그리고 신체가 그렇게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뮤턴트 소들도 도망을 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로 얌전히 땅바닥에 누워서는 창수를 향해 머리를 내렸다.
인간과 소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의 산속 야생동물들조차 창수 쪽을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
마치 절대자를 영접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아! 하아!”
단 두 마디로 소란을 정리한 창수였지만 자신의 강렬한 의지를 목소리에 담아 토해 낸 대가는 컸다.
온몸을 가득 채웠던 에너지는 대부분 고갈이 되었다.
인간들뿐만 아니라 뮤턴트들까지도 굴복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이었지만 매우 힘들었다.
‘화는 다소 가라앉는군. 최악의 상황은 막은 건가?’
창수는 땅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가만히 있는 사람들을 보며 비틀거렸다.
“최 원사님. 앉으십시오.”
“고마워. 아룬.”
창수가 힘겨워하자 아룬이 앉을 만한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창수는 의자에 앉아서 수많은 군인들과 뮤턴트 소를 바라보았다.
아직 군인들 사이에서 분노가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다.
창수의 힘에 굴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창수가 자리를 피하거나 한다면 다시 방금 전의 일이 계속 벌어질 터였다.
창수는 그러한 사실을 느끼고서는 다들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들 분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다들 스스로 왜 자신들이 분노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노란 뮤턴트 밀크 때문입니다.”
“노란 뮤턴트 밀크?”
창수는 영문을 몰라 하는 후송대의 단장에게 뮤턴트 밀크가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후송대의 단장도 노란 뮤턴트 밀크를 마시고서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서는 이내 화들짝 놀랐다.
수송 차량들이 노란 뮤턴트 밀크들을 싣고 떠났다.
그 노란 뮤턴트 밀크를 마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 되는 것이다.
인간이 바로 먹기보다는 가축들에게 먹일 터였지만 가축들도 분노에 휩싸인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노란 뮤턴트 밀크를 마신 뮤턴트 대원들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마…… 말려야 해.”
창수가 호위하는 후송대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동일한 사건이 발생을 했다.
그곳엔 분노한 사람들을 말릴 이가 없었기에 파멸적인 일들이 벌어졌다.
일부 뮤턴트 젖소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도망을 쳐서는 찾을 수가 없게 된 경우도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