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6
제26화
26화
봉쇄된 칠레 아리가 시의 일비 부대 주둔지에 좀비들의 특성이 알려졌다.
이미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아리가 좀비에게 물려도 좀비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로 인해 좀비라는 명칭은 사용되지 않고 뮤턴트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결정되었다.
좀비라는 명칭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덜 위험해 보이는 뮤턴트로 명칭이 정해진 것이다.
물론 정식 명칭은 뮤턴트가 아닌 변이물질 오염증 – 22로 명명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아리가 뮤턴트, 줄여서 아리가로 부르고 있었다.
몇몇 이들은 아리가 좀비로 부르면서 물리면 자신들도 아리가 좀비가 될 것이라 두려워했다.
그렇게 공식적으로 아리가 뮤턴트로 불리는 변이물질 오염증에 의해 변이된 인간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일비 부대도 안도를 할 수 있었다.
“격리 인원들 격리 해체하고 아리가의 주민들은 칠레 정부군에 인계할 수 있도록 연락을 하게.”
“알겠습니다만 칠레 정부군이 주민들을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시도라도 해 봐. 당장이야 버틸 수 있다지만 물자 소모가 너무 커. 이대로면 우리도 못 버텨.”
“알겠습니다. 그럼 귀국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더 이상 재건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요.”
일비 부대의 파견단장인 한석 중령은 자신들이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나 그들이 구조한 소방서의 소방대원들은 당장에라도 귀국을 시키는 것이 나았다.
“아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네.”
“좀비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었다면 귀국을 막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장에라도 귀국을 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석 중령의 참모 역과 함께 일비 부대의 작전 과장 임무를 맡고 있는 이석훈 소령(진)은 답답하다는 듯이 자신의 육사 선배이자 단장인 한석에게 말했다.
“아직 확실하게 믿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조국이 우리를 버리지는 않을 거야.”
“알겠습니다.”
조국이 자신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했지만 가슴 깊숙이에는 불안감이 깔려있었다.
이석훈이 단장실을 나가고 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일비 부대에 함께하고 있던 국정원 요원인 박충렬이 들어왔다.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군 소속이 아닌 국정원 소속이었고 몇몇 비밀 임무를 수행했으며 단장인 한석에게 비밀 임무 요청을 하고 있었다.
“본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박충렬의 말에 한석 단장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그가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의 공식 명령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협조를 해 주고는 있지만 그쪽 일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단 걸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VIP에서 내려온 지시입니다.”
“……!”
정부 최상층부에서 내려온 지시라는 말에 한석 중령은 깜짝 놀랐다.
국정원에서 내려온 지시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청와대에서 직접 내려온 지시라는 말에 놀란 것이다.
고작 중령 계급의 한석 단장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지시였다.
“뭐요? 어떤 임무요?”
“전에 확보했던 엔젤을 더 확보하라는 지시입니다. 만일 가능하다면 엔젤의 제조법에 대해서도 확보하라는 지시입니다.”
박충렬은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핥았다.
국정원 요원들이 자신 외에 더 있었다면 한석 중령에게 요청을 하지 않고 직접 엔젤을 확보하려고 했을 터였다.
군에서 알아서 좋을 만한 일이 아님을 박충렬도 예상하고 있었다.
“설마 엔젤이라는 그 약이…….”
“감당하기 힘든 말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석 대령님. 별 다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
명백한 협박이었다.
입막음을 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한석 중령은 어금니가 아려올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이번 임무를 잘 마치면 박충렬이 자신을 부르면서 대령이라는 계급을 말한 것처럼 대령으로 승진을 할 수 있을 터였다.
거기에 더해 직업 군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장군이 될 수도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아니 실력 좋은 친구들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그 친구들에게도 확실한 보상은 있을 것입니다.”
아는 자가 적을수록 좋았다.
아리가 뮤턴트 사태의 원인이 엔젤 때문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을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일단은 정부에서도 인정하지는 않을 터였다.
한석은 정부에서 엔젤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위험하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결국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죽을 수도 있다.’
번득거리는 박충렬의 눈빛은 한석의 죽음까지도 각오하고 있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그만큼 엔젤의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알겠소. 실력 좋은 팀으로 붙여주겠소.”
“감사합니다.”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다른 각국의 정부들도 나설 것이 분명했기에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박충렬은 잠시 뒤에 22 특전대대의 3팀 팀장인 김만춘 대위와 만나게 되었다.
“단결!”
“편하게 대해 주십시오. 저는 군 소속이 아닙니다.”
박충렬이 입고 있는 군복의 계급장은 소령이었다.
한눈에 박충렬이 특전사 소속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군 소속이 아니라는 말에 김만춘 대위는 몸에 긴장이 되었다.
본능적으로 위험함을 느낀 것이다.
“국정원입니까?”
“예. 눈치가 빠르시네요.”
“왜 우리 팀을 필요로 하시는 것입니까?”
김만춘 대위는 요인 구조 임무를 맡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임무 중에 국정원과 협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기에 요인 구조 임무라면 이상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김만춘 대위는 왠지 모를 불안함과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서약서를 작성해 주셔야겠습니다.”
대뜸 비밀 서약서를 내미는 박충렬에 김만춘 대위는 절대 써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것도 국익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김만춘 대위가 특전사에 지원을 한 이유.
지금은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애국심이었다.
누군가는 애국심이라는 말에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열악하고 위험한 지금의 생활을 버텨내지 못했을 터였다.
“제 팀의 모두가 다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원자만 받을 생각입니다.”
특전사들에도 수많은 팀들이 존재하고 다들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휘관의 눈에 결국 띄는 팀이 있기 마련이었다.
현재 일비 부대에 있는 특전사 팀 중에 김만춘 대위의 팀이 가장 믿음직하고 실력도 좋았다.
더욱이 김만춘 대위의 책임감과 애국심도 가장 높았다.
그렇기에 위험한 구조팀 임무에도 투입이 된 것이기도 했다.
지원자만으로 비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박충렬의 말에 김만춘 대위는 거침없이 비밀 서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
특전사 생활을 하면서 비밀스러운 임무는 몇 번이고 했었다.
이번 비밀 서약서도 그에게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
“어떤 임무입니까?”
“엔젤이라고 아시죠?”
“예! 특수한 약이라고 들었습니다.”
“예. 아신다니 편하군요. 그 엔젤을 확보하고 제조법을 알아내거나 제조법을 아는 인물을 확보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좀비와 관련이 있는 겁니까? 설마 정부에서 좀비를 만들려는 것입니까?”
한석 중령과는 달리 김만춘 대위는 해서는 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구분하지 못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좀비가 아니라 뮤턴트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나 당신은 명령에 따를 뿐 판단을 할 위치가 아닙니다. 단, 이것이 다른 이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아니 우리만 이것이 없다면…….”
국제 사회는 그다지 낭만적인 곳이 아니었다.
국평단 소속으로 각국을 다녔던 김만춘 대위는 박충렬이 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조국이 좀비 아니 뮤턴트를 만들지 않더라도 타국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기 위한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이 서명한 비밀 서약서를 챙긴 김만춘 대위는 자신의 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후우! 이 짓도 참 못해 먹을 짓이라니까. 그래도 월급 받고 있으니 하긴 해야지.”
자신이 다른 팀원들보다 더 월급을 많이 받는 이유는 직책과 책임이 크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보다 더 군 생활을 오래 한 임 상사나 몇몇 고참 부사관들의 월급이 김 대위보다 더 많기는 했다.
“팀원 전원 소집하게.”
“예! 팀장님!”
자신의 팀원들이 전부 소집되자 김만춘 대위는 아주 위험한 임무를 위해 지원자를 받기 시작했다.
“이번 임무는 전원 지원자들로만 수행할 것이다. 원치 않은 이는 즉시 밖으로 나가도록.”
“팀장님?”
죽을지도 모를 임무 정도는 팀원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몇 번이고 위험한 임무들을 수행했고 그를 위해 지옥 같은 훈련도 참고 견뎌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팀장은 어떤 임무인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로 팀에서 빠지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건 단순히 위험하기만 한 임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최 중사는 미안한데 빠져 줬으면 하는데.”
“제 입이 싸서요?”
“흐음!”
“서약서 쓰는 거죠? 걱정 마십시오. 아무리 입이 싸도 말 안 할 테니.”
“죽을 때까지 말을 하지 않아야 할 일이야.”
“보통 오십 년 지나면 말해도 되지 않습니까?”
“백 년짜리일세.”
팀에서 가장 입이 가볍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최 중사는 인상을 구겼다.
죽는 그 순간에도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만 모른다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3팀 전원이 남았다.
“후우! 다시 말하지만 정말 위험한 임무일세. 자칫 총격전이 벌어질 수도 있어.”
“우리가 아니면 안 되는 임무인가 보군요. 막내야. 어디 가냐?”
“저 장기 할 생각 없어서요.”
임청주 상사는 혼자 나가려는 창수를 보고서는 인상을 구겼다.
“앉아.”
“아니 지원자만 한다면서요.”
“내 팀에서 열외는 없다.”
창수는 왠지 잘못하면 강제로 말뚝 박아야 할 것 같은 상황에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험악한 선배들에 결국 자신의 자리에 앉아야 했다.
‘지원이라며! 지원이라며!’
아직 군대의 생리를 완전히 터득하지 못한 창수였다.
그렇게 모든 팀원이 비밀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자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엔젤을 확보하고 엔젤의 제조법이나 엔젤의 제조자를 확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설마 엔젤이 좀비를 만드는 약물입니까?”
“모른다. 아니 알 필요 없다. 우리는 이것이 적군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적군이 누구인지 묻는 팀원은 아무도 없었다.
팀장인 김만춘 대위도 누가 적이 될지 알지 못했다.
“지금부터 신분을 알 수 있는 표식 전부 제거한다.”
자칫 동맹국과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는 의미에 그제야 팀원들은 10분 전으로 시간을 돌릴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사실 다들 재건 지원 임무로 파병된 다국적군들이었기에 적군은 없었다.
그러니 앞으로 적군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과의 교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제야 팀원들은 자신들이 할 임무가 터무니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유서 작성합니까?”
“아니. 유서 작성 금지다.”
유서도 작성을 할 수 없는 임무가 3팀에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