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62
제262화
262화
새로운 위협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거미 뮤턴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여왕 거미를 생포하면서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여왕 거미는 격리 시설로 옮겨졌다.
24시간 감시를 받게 될 것이었다.
여왕 거미를 따르는 거미 뮤턴트들은 여왕 거미의 지시를 전국의 거미 뮤턴트들에게 전달했다.
버튼 하나만으로도 여왕 거미를 죽일 수 있도록 해 놨으니 거미 뮤턴트들도 별수 없이 따라야만 했다.
박충렬 국장은 여왕 거미가 붙잡혀 있는 방을 내려다보았다.
흉측하게 생긴 괴물이었다.
이용할 가치가 없었다면 당장 온몸을 분해해서 해부하고 있었을 터였다.
“거미 뮤턴트를 이용한 전투는 어떤가?”
“아직 의사 전달의 어려움이 있기는 합니다만, 쓸 만합니다. 2형 뮤턴트와 전투 결과 일 대 일로는 힘들지만 다섯이 넘으면 백중세입니다.”
다섯 마리의 거미 뮤턴트를 동원하면 2형 뮤턴트를 잡을 수 있다는 보고에 박충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전투력이면 나쁘지 않았다.
거미 뮤턴트가 얼마나 죽어 나가든 인간인 박충렬에게 있어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군인 한 명의 목숨이 거미 뮤턴트 수백 마리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실제 전투에서 군인 한 명의 목숨은 고려될 문제가 아니었다.
“의사 전달 방법만 찾으면 된다는 소리군.”
“예. 그게, 한 가지 방법이 없는 건 아닌 듯합니다.”
“방법이 있다고?”
“예. 국장님. 그게, 흐음!”
“말해.”
박충렬은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는 부하에게 그냥 말을 하라고 시켰다.
“그게, 뮤턴트 밀크와 함께 인간의 뇌를 먹이면 지능 상승이 된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
“예. 여왕 거미가 인간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지능이 올라간 것이 인간의 뇌 때문인 듯합니다.”
“다른 거미 개체들도 동일한가?”
“예. 지능이 상승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필이면 인간의 뇌였다.
구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뮤턴트들에 의해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숫자는 충분할 만큼 많았다.
물론 인간의 뇌를 뮤턴트에게 먹인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 된다면 매우 위험했다.
“난폭해지는 것은 아닌가?”
“범죄인들의 뇌를 먹였다고 해서 범죄인의 인격이나 정신을 흡수하는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뮤턴트 실험실에서 실험에 이용되는 범죄자들의 뇌를 거미 뮤턴트들에게 섭취시켰다.
하나같이 세상에 필요치 않은 악독한 범죄자들이 대상이었으니 혹시나 그런 범죄자들의 뇌를 먹은 거미 뮤턴트가 범죄자들처럼 악독해지거나 잔머리를 굴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여왕 거미도 뇌를 원하던가?”
“예. 거미 뮤턴트들을 통제하려면 인간의 뇌가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훗! 잔머리를 굴리는군.”
박충렬은 여왕 거미가 인간의 뇌를 좀 더 먹어 치워 특수한 능력을 가지려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흔히 영화에나 나오는 감당할 수 없는 실험으로 탄생하는 괴물에 의한 재난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여왕 거미가 와신상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간들이 모를 리 없었다.
물론 인간들은 항상 자신들의 꾀에 스스로 속아 넘어가고는 한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었지만 박충렬은 여왕 거미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여왕 거미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라.”
“알겠습니다.”
인간들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동물들을 길들였다.
도저히 길들일 수 없다는 동물들도 있었지만 결국 자신들의 통제권 아래로 넣었다.
“늑대 같군. 어디 계속 늑대로 남을지 아니면 인간 주인에게 꼬리를 흔드는 애완용 개가 될지 한번 보자고.”
박충렬은 세대를 거듭해 가며 길들여 왔던 수많은 가축들처럼 여왕 거미와 거미 뮤턴트들도 길들일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그것이 인간의 오만일 수도 있었지만 박충렬로서도 지금은 오만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
“드래곤.”
박충렬의 입에서 뜻밖의 단어가 흘러나왔다.
“후우! 점점 더 터무니없는 놈들이 나타나는군.”
중국 대륙에서 거대한 뮤턴트가 날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
그것이 전설 속에 등장을 하는 용이나 드래곤과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다소 멀기는 하지만 항공 사진으로도 찍힌 초대형 뮤턴트는 분명 드래곤이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그런 터무니없는 것들과도 싸워야 할지 몰랐다.
이미 서해를 지나 한반도로 넘어오려던 것을 전투기를 출격시켜서는 막았다.
안 그래도 부품 부족으로 출격을 할 수 있는 전투기가 줄어들고 있었다.
아끼고 아끼고 있는 전투기들이었지만 드래곤이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 눈치를 챈 것인지 물러나기는 했지만 미사일을 발사할 뻔했다.
미사일을 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미사일에 죽지 않는다면 매우 큰 문제가 되지.’
뮤턴트들은 잘 죽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머리가 터지면 죽는다지만 머리가 터지지 않으면 또 안 죽으니 문제였다.
거미 뮤턴트와 같이 번식이 되는 종은 꼭 머리를 노리지 않아도 죽는 듯했지만 안 죽는 뮤턴트들이 워낙에 많았기에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중국 놈들이 쓰러트려 줬으면 싶은데.’
핵이라도 써서 드래곤을 때려잡아 주길 바라는 박충렬이었지만 자고로 중국에서 용은 매우 신성한 동물이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용은 신성시되는 존재이기는 했다.
그런 용인지 드래곤인지 모를 존재를 공격하자고 주장을 할 중국인들이 별로 없다는 것도 박충렬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었다.
당장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 빅은 받들어 모셔지기까지 하고 있었다.
* * *
“헤엄쳐서 들어가야 하나?”
“그런 것도 가능하세요?”
밍밍은 한반도 쪽을 바라보고 있는 빅에게 그런 것도 가능하냐고 물었다.
“뭐, 하려고 하면 못 할 것도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렇게 가도 왠지 들킬 것 같단 말이지.”
“그건 그래요.”
압록강 쪽으로 갔다가 웬 불에 타는 거인들을 보았다.
일단 한번 먹어 보려고 했지만 먹는 것이 아님을 확인한 빅은 기를 쓰고 장벽을 막고 있는 군인들을 볼 수 있었다.
별로 타격은 없겠지만 자신이 넘어가면 난리가 날 것 같아서는 황해 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벌집이라도 건드린 것처럼 전투기들이 몰려드는 것에 다시 한번 물러서야만 했다.
강제로 들어가려면 못 할 것도 없었지만 한반도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전쟁 아닌 전쟁을 벌여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한국에 들어가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면 되잖아요.”
“그럼 되긴 하는데. 인간들이 많이 놀랄 것 같아서. 주인님한테도 혼날 것 같고.”
“흐음! 딱히 놀라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밍밍은 힐끔 높다란 빌딩의 옥상에 앉아 있는 빅과 밍밍의 뒤로 정장을 입은 인간들이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을 보았다.
놀라긴 놀랐지만 다른 의미로 놀란 인간들이었다.
사실 이미 익숙한 광경이었다.
서쪽의 위구르족들로부터 신성한 존재로 받들어 모셔진 빅이었다.
동쪽으로 온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화…… 황룡님을 뵙습니다!”
“황룡이 아니라 빅이다.”
“비, 빅 님을 뵙습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아니!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대령하라!”
“빅 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빅도 인간들이 자신을 숭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창수의 애완동물일 뿐인 빅이었지만 인간들에게는 신이 보내 주신 신수로 여겨졌다.
물론 신은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이성적인 세상이 아니었으니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인간들이었다.
그렇게 하늘을 날아가다가 마을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있는 뮤턴트들에게 불 한 번만 뿜어주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인간들은 신수님이라거나 신님이라고 바짝 엎드렸다.
그리고 마을이나 도시의 지도자급의 인간들은 뭘 원하는지 먹을 것을 가져다 바쳤다.
물론 일부는 위구르족들처럼 처녀를 바치고는 했다.
“겁도 없나 봐요. 빅 님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
“나를 이용하고 싶어 한다고?”
“예. 중국에서 황룡은 황제의 상징이거든요.”
“황제가 뭐야?”
“왕이요. 왕들 중에 왕.”
“왕? 아하! 인간들의 지도자를 말하는 거로군.”
“예. 황룡에게 인정을 받으면 황제가 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몸 색깔을 바꿀까?”
빅은 자신의 누런 피부를 바꿔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하러요. 붉은색보단 황금색이 더 예쁘잖아요.”
밍밍도 중국인이었어서 그런지 황금색을 좋아했다.
물론 붉은색도 좋아했지만 황금색이 더 좋다고 빅의 비늘 색도 바꿀 수 있냐고 물었다가 황금색으로 바꾸자 그 색대로 있으라고 한 것이다.
그렇게 강아지의 모습이 아닌 황금색의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 빅이었으니 중국인들이 빅을 뮤턴트가 아닌 신수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공격적이기만 한 뮤턴트들과는 달리 대화까지 가능하니 정말로 자신들을 구하러 세상에 내려온 황룡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빅도 그러한 중국인들의 생각을 알게 되었다.
“우리 주인님은 이제 옥황상제가 되신 건가?”
“정말 궁금하네요. 빅 님의 주인님.”
“조만간 보게 될 거야.”
빅은 계속 높은 빌딩 위에서 한국 쪽을 바라보았다.
‘빠르게 날아가면 그냥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밍밍인가.’
빅이 천천히 황해를 날아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등 뒤에 타고 있는 밍밍이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밍밍도 인간 수준을 아득히 넘었다지만 빅에게는 미물이나 다를 바 없었다.
혼자 넘어간다면 별것 아니었음에도 밍밍 때문에 뭉기적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황룡님! 황룡님을 모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여…… 연회장으로 가시지요.”
빅은 다시 돼지 같은 인간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자신에게 말을 하는 모습에 힐끔 빌딩 아래를 바라보았다.
제법 넓은 공원 한쪽에 인간들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꽤 많은 음식들을 요리해서는 쌓아 놓고 있었다.
식량이 부족한 인간들이었지만 빅을 모시는 데 한 점 부족함이 없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밥 먹으러 가지.”
“예. 빅 님.”
훌쩍 빌딩 아래로 뛰어내린 빅은 자신을 위한 연회장에 가뿐히 내려앉았다.
그렇게 압도적인 위용을 드러내자 중국인들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기대를 했다.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는 신이 자신들을 선택했다는 믿음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중국인들의 기대를 이용하는 이가 있었다.
“연회를 시작하라!”
빅과 밍밍이 식사를 시작하자 중국 도시의 권력자는 사람들에게 연회를 시작하라 호기롭게 외쳤다.
빅에게는 다소 시끄러웠지만 나름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있는 여인들이 춤을 추며 뭐라고 노래를 불러대었다.
자신의 연회를 즐기는 빅의 모습을 사람들이 볼수록 그의 권력은 강화되는 것이다.
‘나는 중국의 황제다! 옥황상제께 인정받은 황제다!’
고대든 중세든 현대이든 아니 미래라도 상관없었다.
인간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존재들이었다.
황룡에게 선택받은 인간이라는 정통성은 그 무엇보다 높은 가치였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수백 명이 먹을 식량이 한 끼에 사라진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에잉! 시끄럽다! 그 K-POP은 없냐?”
밥 먹으며 음악 듣는 것은 좋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서 빅은 K-POP이 없느냐는 말을 했다.
다행히도 빅이 원하는 것처럼 K-POP을 할 줄 아는 이들이 아직은 남아 있었고 잠시 후에 허겁지겁 한국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한국어로 해! 한국어로! 뭔 말인지 알아듣기가 힘드네!”
“…….”
아무래도 황룡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한국말을 써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