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70
제270화
270화
텅 빈 곳이었다.
한때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활기차던 곳일 터였지만 지금은 사람은커녕 바퀴벌레들도 보이지 않았다.
인간이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체들을 멸종시키기도 했지만 인간들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생물들도 꽤나 많았다.
인간이 버리고 간 곳에는 사라졌던 땅의 주인이 와서 서식을 하기도 했지만 인간에게 의지해 살아가던 생물들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거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습니다.”
“귀신은 무슨. 귀신이 있어도 우릴 보면 놀라서 성불을 하겠네.”
“키키킥! 그렇긴 하겠네요.”
옛날이었다면 귀신에 놀라는 사람들이었겠지만 이제는 뮤턴트에 놀라는 건 귀신이 될 듯했다.
그렇게 버려진 쇼핑몰을 수색하는 창수의 뮤턴트 대원들이었다.
머리가 날아가면 죽을 수 있었기에 머리를 가리는 커다란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다.
“대장! 문이 닫힌 곳은 어떻게 합니까?”
“그냥 뜯어 버려.”
“역시 대장은 터프해서 좋다니까!”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한 강철문이 경첩과 함께 뜯겨 나왔다.
뮤턴트 대원들은 창수를 그냥 대장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최근에 날아다니는 하피 하나가 창수를 향해 마왕님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말로 부르기도 했지만 다들 최 원사님이나 대장으로 부르는 것이다.
그렇게 닫힌 문도 강제로 개방을 해 가며 내부를 수색하던 뮤턴트 대원들은 점차 수색 지역을 넓혀 갔다.
“야! 복실아. 냄새 좀 맡아 봐라.”
언제부터인가 부대 내에서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 들개인 복실이였다.
“좀 씻어라! 씻어! 니 냄새 때문에 냄새를 맡을 수가 있어야지!”
한 뮤턴트 대원의 말에 복실이가 자신의 코를 가리며 투덜거렸다.
그런 모습에 다들 킥킥거렸다.
“야! 잘 씻고 있거든!”
“킁! 킁! 나 지금 감기 걸려서 냄새 못 맡으니까 크게 기대하지 마라.”
오뉴월에 개가 감기 걸렸다고 말하며 조금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에 혀를 찼다.
다른 뮤턴트 대원들과는 달리 복실이는 인간이 베이스가 아닌 개가 베이스였다.
“그런데 복실아. 고양이 중에서도 너 같은 애 있냐?”
“있어. 미미 님이라고 너 정도는 아주 갈기갈기 다 찢어 버리실 수 있는 분이지.”
인간이 아닌 뮤턴트였다.
피부 자체도 종에 따라서 다르지만 인간보다는 훨씬 두껍고 질겼다.
일반 고양이의 발톱에 찢어져 나갈 리 없었지만 뮤턴트 고양이라면 또 이야기가 다를 터였다.
당장 복실이는 물리 공격이 통용되지 않는 괴물이었다.
뮤턴트 대원들 중에 복실이를 제압할 수 있을 만한 뮤턴트 대원도 드물었다.
‘아룬 님 정도나 가능할까? 아니면 최 원사님이나.’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창수가 직접 전투에 나서진 않았다.
하지만 다들 창수가 자신들보다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게 수색 끝에 숨어 있던 한 뮤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알몸의 여인이었다.
“가…… 가까이 오지 마! 가까이 오면 죽여 버릴 테다!”
“불완전 뮤턴트 같습니다!”
“불완전이야? 그런데 생김새는 그냥 인간이네. 1형인가 봐.”
“그런가 봅니다!”
뮤턴트가 아닌 그냥 인간일 수도 있었다.
“1형이면 그냥 조용히 살면 인간인지 구분 못 할 텐데.”
“그러게요.”
뮤턴트 대원들은 1형으로 추정되는 뮤턴트가 도망만 가지 않게 막고서는 창수를 불렀다.
“뮤턴트?”
“아! 뮤턴트는 맞는데 너하고 같은 불완전 뮤턴트다.”
“불완전 뮤턴트?”
“그래. 대장이 오면 설명을 해 줄 건데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가까이 오지 마!”
뮤턴트 대원들이 가까이 접근을 하자 여인은 고함을 지르며 다가오지 말라고 외쳤다.
“하! 참! 야! 몸 가릴 옷 좀 가져다줘라.”
“옷이 있으려나?”
“쇼핑몰이잖아. 옷 하나 없겠어?”
“군인들이 쇼핑몰의 물건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가서 없을걸.”
과거에야 별 가치 없는 물건들도 지금은 다시 구하기 어려울 만큼 귀한 것이기에 전부 수거해 갔다.
그렇게 겨우 알몸의 여인에게 몸을 가릴 옷조각을 던져 주려고 한 뮤턴트 대원이 다가갔다.
“가까이 오지 말라니까!”
“알았다니까! 옷만 주려는 거잖아! 옷만! 괴물이 돼서 여자 알몸을 봐도 아무렇지도 않아!”
뮤턴트 대원은 투덜거리며 알몸의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그렇게 몇 발자국 안 남을 정도로 가까이 접근을 하자 알몸의 여인은 갑자기 뮤턴트 대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거 참! 앙칼지네!”
상대가 뮤턴트라고 해도 1형보다 상위 뮤턴트인 뮤턴트 대원이 타격을 받을 리 없었다.
“야! 죽이지 마라! 대장 곧 오신다!”
“죽이긴 뭘 죽여!”
알몸의 여자보다 덩치가 4~5배는 족히 더 큰 거구의 뮤턴트 대원이었다.
뮤턴트 대원은 자신의 오른팔에 매달린 알몸의 여자를 떨구어 낼 생각도 없이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기로 했다.
알몸이라 몸에 별다른 무기도 없었으니 용을 써 봐야 자신의 몸에 상처 하나 내지 못할 것이었다.
푸욱!
하지만 이내 자신의 두껍고 단단한 피부를 무언가가 뚫고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응?”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다.
칼에라도 찔린 듯했지만 재생력이 상당히 좋은 신체였기에 칼에 찔리는 것 정도의 부상은 금방 치료가 되었다.
그렇게 오른팔에 달라붙어서는 얼굴을 팔뚝에 갖다 대는 알몸의 여인이었다.
“크크큭! 고목 나무에 매미 같네.”
“그러게 말이야. 야! 그런데 좀 민망하니까 옷으로 몸 좀 가려 줘라.”
“어! 얘 지금 내 피 빨아 먹는 것 같은데.”
“뭐? 피?”
“응. 얘 1형 아닌가? 1형이 피 빨아먹는다고 했냐?”
“아닐걸!”
“그럼 1형 아닌가?”
“야! 너 팔뚝 얇아진다!”
알몸의 여인의 몸통보다 굵은 팔뚝이었다.
그런데 점점 가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얼라! 그러네. 야! 내가 이 근육 만드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고생은, 그냥 약 처먹어서 된 몸이잖아!”
위급한 상황인 듯했지만 뮤턴트 대원들은 꽤나 느긋했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지나면서 뮤턴트 대원의 팔뚝은 점점 더 가늘어져 갔다.
“야! 저 여자 배 나온다. 엄청 먹나 본데.”
“아가씨! 그만 먹어! 살 쪄!”
일반 인간이었다면 뼈만 남았을 정도로 피와 체액이 빨렸을 터였다.
“뮤턴트 찾았다며.”
“아! 대장! 여기요! 여기!”
“응?”
창수는 자신의 대원의 팔뚝에 남사스럽게 알몸으로 매달려 있는 여자를 보았다.
“미친 여자야?”
“그게 아니고. 제 피 빨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럼 떼어 내.”
피를 빨고 있다는 말에 일단 인간은 아닌 듯했고 흡혈귀나 피를 빠는 신종 뮤턴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수의 지시에 자신의 팔뚝에 매달려 뭔가를 먹고 있는 알몸의 여자를 조심스럽게 떼어 냈다.
아무래도 신체는 인간의 상태였기에 조금만 힘을 잘못 주면 몸이 터져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역시나 인간이었다면 떼어 낼 수 없을 만큼 힘이 셌겠지만 힘이라면 2형 뮤턴트만큼이나 센 뮤턴트 대원이었기에 떼어 낼 수 있었다.
입에는 대롱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입 주위로 뮤턴트 대원의 피와 녹아내린 체액들이 묻어 있었다.
꺼억!
“야무지게도 먹었네. 대장. 신종 뮤턴트 같은데요.”
“그런 것 같네. 대화는?”
“대화는 통했습니다.”
“너 팔은 괜찮냐?”
“괜찮……. 응? 내 팔 왜 이러냐?”
덜렁덜렁!
알몸의 여인에게 빨린 팔은 무슨 연체동물의 신체라도 되는 양 몸이 흔들릴 때마다 출렁거렸다.
“어? 이거 왜 이러는 겁니까?”
“저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뭔가가 신체를 녹이나 보네.”
“녹여요?”
“그래. 뼈도 녹은 듯한데. 안 그러면 그렇게 출렁거릴 리는 없으니까.”
자신의 팔 뼈가 녹았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뮤턴트 대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죽여도 됩니까?”
한쪽 팔이 덜렁거렸지만 죽이는 것에 전혀 이상이 없었다.
“아니. 샘플로 가져가야 해.”
“나…… 나를 죽여 줘요.”
“응? 아! 불완전 뮤턴트라고 했지?”
“예.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요. 확실하지 않으니까 죽여도 되죠?”
“안 돼. 그리고 너 어차피 회복되잖아.”
“아! 요즘 보급 부족해서 회복이 빨리 안 된다니까요. 그리고 뼈면 칼슘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순 풀때기만 나와서!”
회복이야 되겠지만 무척 느릴 것이라는 투덜거림에 창수가 한마디 해 줬다.
“이틀 근무 빼 줄게.”
“히히! 알겠습니다!”
뮤턴트일 때도 근무는 하기 싫은 일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알몸의 여인에게 입힐 옷가지를 바닥에서 주워서는 입히기 위해 다가갔다.
“가…… 가까이 오지 말아요. 죽이고 싶지 않아요.”
알몸의 여인은 절규를 하듯이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는 말을 했다.
인간이었을 때의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했지만 상대를 잡아먹고 싶어 하는 본능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방금 전에도 계속 피부에 입을 대고서는 녹인 체액을 전부 먹어 치우고자 했다.
다만 뮤턴트여서 인간을 먹을 때보다 훨씬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먹어 치우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넬시아. 이 여성분 몸 좀 잡아 줘.”
“네! 최 원사님.”
그렇게 창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대는 알몸의 여인에게 넬시아의 도움을 받으며 옷을 입혀 주었다.
옷을 다 입히고 난 뒤에 창수는 몸을 덜덜 떠는 알몸의 여인에게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흐윽! 흑! 주…… 주희예요. 남주희. 제발 저를 죽여 주세요. 저는 사람들을 잡아먹고 싶지 않은데. 잡아먹게 돼요.”
주희는 울먹이며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몸 안에 새겨진 본능에 이끌려 사람들을 공격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창수는 그런 주희의 말에 뮤턴트화가 꽤나 진행이 된 불완전 뮤턴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고스트 사건 때도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람들을 공격하는 불완전 뮤턴트가 있었다.
결국 죽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창수는 이런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이 그녀의 잘못만은 아님을 알기에 조금 더 설득을 해 보기로 했다.
“우리를 보세요. 남주희 씨.”
“으…… 으으!”
창수는 어느덧 다가와 있는 여러 명의 뮤턴트 대원들을 보여 주며 입을 열었다.
다들 뮤턴트 부대원의 군복을 입고 있어서 흉측한 외모를 보이고 있진 않았다.
하지만 하나둘씩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헬멧을 벗자 뮤턴트의 외모가 드러났다.
2형과 3형 그리고 각종 개체 수가 적어 종으로 분류되지 못한 희귀 뮤턴트 대원들이었다.
인간의 외모를 하고 있는 것은 창수와 주희뿐이었다.
물론 주희의 입 안에서 대롱과 같은 것이 나왔다가 들어가고 있었으니 주희도 인간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주희는 그렇게 뮤턴트들임을 알아보고서는 창수에게 진심을 담아 말을 했다.
“도…… 도와주세요.”
“저희가 도와 드리…….”
“아아악! 악!”
갑자기 주희가 고통스러운지 배를 움켜쥐었다.
뮤턴트 대원의 체액을 꽤나 많이 먹어 치워서 배가 상당히 나와 있던 주희였다.
“니 몸 먹고 탈 났나 보다.”
“주둥이 안 닥치냐.”
동료들과 투닥이는 중년 아저씨인 근우였다.
그렇게 주희는 고통스러운지 부풀어 오른 배를 움켜쥐다가 고함을 질렀다.
“싫어! 싫어! 이런 거 싫어!”
“남주희 씨! 무슨 일입니까?”
“나…… 낳기 싫어! 낳기 싫다고!”
“예?”
창수는 주희가 낳기 싫다는 말에 뭔가를 떠올리고서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외쳤다.
“넬시아 빼고 나머지는 여기서 나가! 빨리!”
형태는 성별을 알 수 없는 2형 뮤턴트인 넬시아였지만 본래 여성이었던 넬시아였다.
다들 무슨 의미인지를 눈치채고서는 주희가 있는 공간에서 밖으로 나갔다.
버틸 때까지 버티려고 했던 주희였지만 결국 알들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