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84
제284화
284화
폭발음과 함께 총탄 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뮤턴트라면 지능 없는 괴물이라고 여겨져 왔다.
뮤턴트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뮤턴트는 짐승들과 다를 바 없는 살육 기계라 여겼다.
분명 초기의 뮤턴트들은 생명체에 대한 증오와 분노만을 가진 것처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공격적이기만 했다.
하지만 뮤턴트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번식이 가능한 개체들부터는 분명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지능을 가진다는 것은 두려움을 가진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었다.
지능을 가진 뮤턴트들은 인간을 두려워했다.
야생의 동물들이 인간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뮤턴트들도 인간을 두려워했다.
정확하게는 인간이 가진 터무니없는 도구를 두려워했다.
멀리서 날아와 폭발을 하는 도구.
마치 신이 천벌을 내리는 듯한 파괴적인 도구.
그렇게 강력한 화염을 일으키는 키나의 마법을 본 대부분의 뮤턴트들은 혼비백산을 해서는 도망을 가기 일쑤였다.
총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인간들이 기다란 막대기로 자신들을 겨누고 있으면 커다란 소음과 함께 자신이나 동료들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지능은 있지만 인간의 기억이 없는 뮤턴트로서는 공포스러운 마법의 도구와도 같았다.
인간들이 그런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지능을 가진 뮤턴트들은 무턱대고 공격을 해 오지 않았다.
오히려 도망을 가기 바빴다.
“인간 죽인다!”
혜은은 자신을 향해 어디서 구한 것인지 모를 휘어진 철근을 휘두르는 미노타우로스의 공격을 피하며 창수에게 받은 대검을 휘둘렀다.
두껍고 질긴 미노타우로스의 가죽을 찢어내었다.
붉은 피가 튀고 피부 안의 살점이 드러난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히기에는 부족했다.
재생력도 가지고 있는지 흘러내리던 피가 멈춘다.
이 재생력이라는 것 때문에 웬만한 총알은 뮤턴트들에게 별반 소용이 없었다.
뮤턴트들은 자신들의 몸 안에 박힌 납탄조차 분해를 해서 몸 안으로 흡수를 해 버리는 듯했다.
하지만 일부 불사체를 제외하고 재생력이 마냥 뮤턴트들에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서걱! 서걱!
족히 1미터는 될 정도의 상처가 몸에 새겨졌다.
미노타우로스의 피는 계속 쏟아졌다.
1~2분 내로 상처가 아물면서 멈추었지만 그 시간 안에 상처는 더욱더 많이 늘어났다.
피는 멈추는 것보다 흘러내리는 것이 더 많았고 뮤턴트의 재생력의 근간인 체력은 점차 소모가 되어 갔다.
처음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체력 소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크릉! 크르릉!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미쳐 날뛰던 움직임도 점차 느려지고 있었다.
상처의 재생도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상대는 노련한 뮤턴트 헌터였다.
키나의 마법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덩치만 크고 힘만 세서 여느 인간들이나 뮤턴트들을 지배하는 미노타우로스 정도는 단번에 숨을 끊어 놓을 수 있을 터였다.
일반 강철검 정도로는 미노타우로스의 질기고 단단한 가죽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혜은이 쥐고 있는 창수의 대검은 일반 검이 아니었다.
RPG 게임 속의 마법의 검은 아니었지만 3형 뮤턴트인 아룬의 신체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수많은 뮤턴트들의 피로 변질되어 버린 3형 뮤턴트인 아룬의 대검은 뮤턴트의 피를 먹고 성장을 하는 마검과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사용자를 파괴하는 그런 의지를 가진 악마의 검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뮤턴트들의 피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서 미노타우로스의 질긴 가죽을 찢어내는 것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미노타우로스의 피를 흡수하며 더욱더 강해지고 있었다.
‘총소리가 줄어들고 있어.’
총소리가 줄어들고 있었다.
아마도 탄환이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일 터였다.
보급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보니 탄환이 떨어지면 끝이었다.
지능이 없는 뮤턴트로부터의 습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콰앙!
필살기라도 사용한 것인지 거대한 폭음이 들렸다.
미노타우로스도 그 폭음에 몸을 움찔 떨었다.
지능이 떨어지는 듯했지만 인간의 말도 하는 미노타우로스였다.
물론 한국말과 영어 일부만 할 줄 아는 혜은으로서는 미노타우로스가 하는 스페인어를 알아듣지는 못했다.
그래도 지능이 있어서 두려움을 아는 미노타우로스는 거대한 폭음에 자신이 어찌 할 수 없는 강한 인간들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 전에 날파리 같이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 혜은에게서 두려움의 감정이 생기고 있었다.
“인간! 그만하자! 인간! 살려 준다!”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해 본 적이 없었다.
인간이든 뮤턴트든 배고프면 잡아먹으면 그만이었다.
자신보다 강한 뮤턴트도 본 적이 없었고 당연히 인간도 자신의 밥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주 고약한 존재와 만났다.
그 고약한 존재가 자신의 목숨까지 가져갈 것 같았다.
싸움을 그만하자고 애원을 했지만 상대는 잔인하고 비열했다.
다리는 이제 재생이 되지 않을 정도로 걸레짝이 되었고 허리와 가슴 그리고 등은 갈기갈기 찢어져 가고 있었다.
일부는 뼈까지 드러날 정도였다.
크게 강철 철근을 휘둘러 보았지만 지친 자신과는 달리 혜은은 지치지도 않은 듯했다.
공포.
자신보다 상위의 포식자에 대한 공포가 미노타우로스에게 찾아왔다.
전의는 사라졌고 미노타우로스는 자신보다 상위의 포식자에게서 도망을 쳐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휘어진 강철 철근을 아무렇게나 던져 버리고서는 도망을 치려고 하는 미노타우로스였다.
하지만 이미 상처가 너무 깊었다.
온몸의 피라는 피는 전부 몸 밖으로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재생을 할 체력도 남아 있지 않았으니 도망을 갈 수 있을 리 없었다.
“사…… 살려 줘.”
죽음의 공포에 살려 달라고 할 때 혜은의 무자비한 검이 움찔 멈추었다.
‘폭음이 들리지 않아!’
둘 중에 하나였다.
키나가 습격을 해 온 뮤턴트들을 막아내었거나 막아내지 못해서 뮤턴트들에게 사람들이 전부 잡아먹혔거나였다.
혜은은 너무 시간을 끌었다는 생각에 심장이 요동을 쳤다.
미노타우로스를 굳이 죽일 필요가 없었다.
도망을 치게 놔둬도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아들과 마을 사람들의 생존이었다.
혜은은 미노타우로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곧바로 도시의 입구 쪽으로 향하려고 했다.
‘제발!’
다들 무사하기를 빌면서 도시의 입구 쪽으로 달려가려는 순간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퍼억!
날아든 것은 혜은에게로가 아니라 도망을 가려던 미노타우로스에게로였다.
퍼억 소리와 함께 미노타우로스의 머리가 터져 버렸다.
무척이나 단단해서 웬만한 구경의 총탄으로는 두개골을 뚫고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지만 요란한 소리와 함께 터져 버렸다.
혜은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온통 피에 물들어 있는 작은 무언가가 서 있었다.
“엄마.”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것은 자신의 아들인 현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키나가 거친 숨을 내쉬며 남자들과 함께 달려왔다.
“혜은 씨! 괜찮아요?”
혜은이 오지 않고 있는 것과 혜은의 어린 아들인 최현이 도시 안쪽으로 뛰어가 버리자 달려온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긴 것처럼 커다란 뮤턴트가 죽어 있는 것이 보였다.
혜은은 해맑게 웃고 있는 자신의 어린 아들을 안은 채로 어루만지며 최현의 몸에 묻은 피를 닦아 내었다.
“현아. 다친 곳 없지?”
“응! 없어! 엄마! 나 뮤턴트 다 없애고 엄마 도와주러 왔어! 잘했지?”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자신만 한 크기의 미노타우로스의 머리를 날려 버린 최현이었다.
자신이나 창수도 일반적인 인간과는 다른 무언가가 되었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배 속에서 태어난 최현도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는 것 정도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인정을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다…… 다음부터 엄마가 힘 쓰라고 하기 전에는 쓰면 안 돼.”
“왜?”
“우리 현이 엄마 말 잘 들을 거지?”
“어! 엄마 말 잘 들을게.”
“그래. 그럼 엄마 말 들어. 힘 함부로 쓰는 거 아니야.”
터무니없는 힘이었다.
남편인 창수만큼 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했지만 아직 너무 어렸다.
아직은 괴물과 싸우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긴장이 풀린 혜은은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키나를 바라보았다.
“커…… 커다란 쥐떼들이 몰려왔어. 처음 보는 녀석들인데 도망가지 않았어. 숫자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을 때 현이가.”
창수의 아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물론 키나 자신이 보았던 창수보다 더 강한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쥐떼 뮤턴트들이 거의 다가올 때 민정의 품 안에 안겨 있던 최현이 움직였다.
자신보다 훨씬 큰 거대 쥐를 맨손으로 학살을 해 버렸다.
정말이지 터무니없는 일이었지만 최현이 아니었다면 위험했을 상황이었다.
죽은 미노타우로스의 살은 꽤나 질겼지만 소고기 맛이 났다.
혜은도 체력 소모는 엄청났다.
이를 악물고 대검을 휘둘러 대었지만 미노타우로스의 체력이 더 높았다면 힘들어졌을지도 몰랐다.
키나 또한 불덩어리를 토해 내느라 기진맥진했다.
그나마 최현이 어린아이 특유의 체력을 보여 주었지만 배가 고프다고 칭얼거렸다.
뮤턴트가 아닌 야생 동물을 사냥해 올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체력이 방전된 탓에 그럴 수도 없었다.
최현이 학살을 한 거대 쥐도 있었지만 쥐보다는 미노타우로스가 거부감이 덜해서 미노타우로스의 고기를 구워 먹게 되었다.
“맛있다!”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뮤턴트가 인간을 잡아먹는 것처럼 인간도 먹을 것이 없으면 뮤턴트를 잡아먹고 있었다.
그렇게라도 버텨야 하는 세상이었다.
그렇게 다들 허기를 채운 이들은 최현을 힐끔거리며 바라보았다.
키나처럼 터무니없는 힘을 가진 혜은의 아들이었으니 뭔가 자신들과 다른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짐작을 했다.
그 짐작이 너무 빨리 확인되자 당황스러운 것이다.
고작 3살도 되기 전이었다.
나중에 성인이 된다면 얼마나 강해질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힘이 자신들을 보호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으아아아아아!”
배가 찬 최현은 건물의 창밖을 향해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어둑어둑해지고 있는 도시 안쪽으로 터져 나온 최현의 고함 소리에 다들 화들짝 놀랐지만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도시 안쪽뿐만 아니라 도시 바깥에서도 뮤턴트들은 몰려오지 않았다.
마치 버려진 도시의 주인이 바뀌었으니 그리 알라는 선언 같았다.
지능이 있든 아니면 본능만 남아 있든 최강의 포식자 앞에서는 눈치만을 봐야 할 뿐이었다.
그렇게 그날은 다들 긴장도 풀려서인지 푹 잘 수 있었다.
다들 최현이 자신들을 지켜 준다면 안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어린 아들이 걱정이 되는 혜은이었지만 자신 혼자서는 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
혜은은 문득 창수가 미친 듯이 보고 싶어졌다.
남편과 다시 만날 때까지 버텨 내야만 했다.
다음 날 도시를 우회할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도시를 뚫고 지나가기로 결정을 했다.
분명 뮤턴트들의 습격이 있을 것이었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도 뮤턴트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리 아빠가 우리를 지켜 주는 거야! 엄마하고 키나 아줌마가 알려 줬어! 우리 아빠는 세계 최강의 군인이라고!”
“그럼 현이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야? 뮤턴트도 다 이겨?”
“그럼! 뮤턴트 별것 아니야!”
최현의 엄청난 힘을 본 아이들이었다.
그리고 최현이 그런 엄청난 힘을 가진 이유가 세계 최강의 아빠를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꺼져!”
최현은 종종 도시의 건물 잔해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런 최현의 고함에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도시의 제왕을 일격에 죽여 버린 최현을 도시 내의 뮤턴트들은 두려워하면서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도시를 관통한 이들은 중간중간 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만나 합류를 해 가며 미국 국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