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96
제296화
296화
인간도 아니었다.
물론 근원은 인간으로 보인다.
인간이 변이를 한 뒤에 변이된 뮤턴트에서 태어나 완전한 뮤턴트가 된 존재.
인간을 번식을 위한 먹이로 삼는 존재였으니 인간에게 있어서는 박멸을 해야만 할 대상이었다.
창수는 그렇게 꽃향기가 난다는 꿀을 혀로 핥아먹고 있는 인충 여인을 바라보았다.
배가 고팠는지 무척이나 정성껏 꿀이 담긴 접시를 핥아먹은 인충 여인은 기운이 어느 정도 되돌아온 듯했다.
“감사해요. 꽃향기를 더 이상 맡지 못하고 죽을 거라 생각했는데.”
“앞으로 어쩔 거지?”
겨울은 길다.
방 안에 창수가 쌓아 놓은 장작이 어느 정도는 있었지만 그것도 아껴 써야 이삼 일이었다.
꿀병도 반쯤은 먹어서 아껴 먹는다고 해도 겨울을 보낼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일단 봄까지만 어떻게든 보내면 살 수 있겠지만 봄이 오기 전까지 살아남기는 어려울 터였다.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저희는 겨울이 오면 죽어야 하는 존재. 아마도 죽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죽음이 운명이라 말을 하는 인충 여인에게 창수는 말을 했다.
“그 무엇도 죽음을 외면할 수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죽음을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돼.”
“…….”
“설령 적이라고 해도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칠 수 있을 때까지 쳐 봐야 하는 법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뮤턴트들을 죽인 창수였다.
뮤턴트들이 본래는 인간이었으니 무수하게 많은 인간을 죽인 것이라고 해도 되었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적의를 드러내었다면 망설임 없이 죽였을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적의를 보이지 않는 뮤턴트를 죽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었다.
눈보라가 쳤다.
창틀 사이로 외풍이 들어왔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한기가 느껴졌다.
인충 여인은 추운지 이불로 온몸을 감싸고서는 몸을 떨었다.
창수는 난로에 땔감을 좀 더 넣고서는 눈을 감았다.
다음 날 아침 어젯밤의 눈보라는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멈추고 훈훈한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었다.
마치 한여름의 따뜻함이었다.
바닥에 쌓였던 눈들도 녹아내렸다.
인충 여인도 따뜻한 햇살이 좋은지 집 밖으로 나와서는 일광욕을 즐겼다.
인충 여인의 손에는 창수가 준 꿀병이 들려 있었다.
“따라와.”
“예?”
“따라오라고. 이대로 여기 있으면 결국 얼어 죽는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창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때 죽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인충 여인은 멍하니 먼저 앞서 가는 창수의 등을 바라보다가 황급히 따라 걸었다.
부지런히 창수의 걸음을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물론 남쪽으로 간다고 해서 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많은 숫자의 인충들이 남해안까지 내려갔다지만 그곳에서도 꽤나 많이 얼어 죽었을 터였다.
많은 숫자의 인충들이 추위를 피해 지하로 들어갔다.
그러고서는 봄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다.
추위에 인충들이 낳은 알들도 부화를 하지 않은 채로 동면에 들어갔다.
봄이 되면 인충의 애벌레들이 부화해 활동을 시작하게 될 터였다.
그렇게 겨울이 되자 인충으로부터의 위협은 사라졌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니 인간들로서는 인충을 박멸할 최적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한반도의 추위를 버티고 난 인충이 토착화가 되기 전에 인충들을 처리해야만 했다.
하지만 인충들에 대한 생태에 대해서 완전히 알지 못하는 인간들이었다.
“도시네요.”
“빨리 지나가야 해.”
“예? 왜요? 곧 추워질 거예요. 아! 죄송해요. 저 혼자 여기서 어떻게든…….”
창수가 자신을 도와줘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기에 인충 여인은 추위를 그나마 피하고 식량을 어떻게든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를 도시까지 데려다준 것만으로도 만족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창수가 인충 여인과 함께 도착을 한 도시는 위험이 무척이나 큰 곳이었다.
“역시 찾기 힘든 건가?”
창수는 남자와 아이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찾기 힘들었다.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뮤턴트에게 당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밤이 되기 전에 도시를 지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고서는 도시 외곽의 적당한 빈집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장작을 챙겨야만 했다.
낮에는 따뜻했지만 밤이 되기 시작하면서 추위가 다시 밀려왔다.
인충 여인도 저녁이 되면서 힘겨워했기에 추위를 피해야 했다.
그렇게 해가 지기 전에 집 안으로 들어가 난로에 장작을 넣어 방 안의 온도를 올렸다.
“고기는 전혀 안 먹는 건가?”
“고기요? 딱히 안 먹어도 돼요.”
창수는 자신의 가방에서 고라니 고기로 만든 육포를 꺼내었다.
그냥 먹기에는 꽤나 곤혹스러워서 난로의 열로 따끈한 스튜를 만들어서는 먹었다.
집 안에 소금이 조금 남아 있는 것을 알뜰하게 챙긴 창수였다.
과거에는 MSG가 악명을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최고의 보물 중에 하나였다.
물론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았기에 남은 양이 많지 않았지만 간혹 발견을 하면 챙겨 두고는 했다.
그렇게 창수는 먹을 것이라도 제대로 먹자며 요리를 해서 식사를 했다.
“정말 안 먹어?”
“예. 저 꿀만으로도 충분해요.”
꿀만 한 숟가락 퍼먹는 인충 여인이었다.
그렇게 어두운 밤이 되고 창수와 인충 여인은 방 안의 창문 밖으로 별빛들이 가득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별빛들이 이토록 많은 걸 보면요.”
“별빛이 아니야.”
“예? 별빛이 아니라구요?”
“그래. 뮤턴트다.”
“뮤턴트?”
창수의 말에 인충 여인은 창가로 다가가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내 하늘이 아닌 어두운 도시 속에서 날아다니는 벌레 같은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맙소사.”
너무나도 신비로운 모습이었지만 뮤턴트라면 치명적으로 위험한 것일 터였다.
인충 여인은 왜 창수가 빨리 도시를 지나쳐 가야 한다는 말을 한 것인지 이해가 갔다.
인간에게도 위협적일 터였지만 인충에게도 위험할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아까 도시를 지나칠 때는 보이지 않았던 거죠?”
“모습을 보이는 걸 부끄러워하나 보지.”
“정말이요?”
“몰라. 내일 계속 걸어야 하니 쉬어 둬. 오늘처럼 춥지 않아도 가야 하니까.”
“어디로 가는 건데요?”
인충 여인의 질문에 창수는 잠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중얼거렸다.
“뮤턴트들이 안심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곳.”
“뮤턴트들?”
“유토피아나 낙원은 결코 아니야.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받아들여질 거다. 하지만 다른 이를 공격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무덤이 될 거야.”
살벌한 말을 하는 창수였지만 이미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인충 여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삶은 덤이라고 생각을 하는 인충 여인이었다.
그렇게 난로의 온기로도 몸이 덜덜 떨리는 추위는 버티기 힘든 것인지 인충 여인은 이불을 온몸에 뒤집어쓰고서는 잠에 빠져들었다.
마치 고치 안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는 듯한 인충 여인이었다.
창수도 인충 여인이 잠에 빠져들자 자신도 눈을 감았다.
어떤 꿈을 꾸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 때에 자신의 앞에 한 청년이 서 있었다.
그 청년과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싸움을 하게 되었다.
싸움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창수는 자신을 부르는 듯한 목소리에 잠에서 깨야만 했다.
“해가 떴어요.”
예상보다 깊게 잠이 든 것인지 인충 여인이 깬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창수였다.
만일 인충 여인이 적이었다면 무척이나 위험했을 터였다.
오늘도 계속 걸어야 한다고 했기에 무척이나 곤히 자고 있는 창수를 깨워야 하나 고민을 하던 인충 여인은 결국 창수를 깨운 것이다.
꿈은 휘발성이다.
잠에서 깨고 10분이 지나면 대부분의 꿈의 기억은 사라져 버리고는 했다.
창수 또한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듯한 꿈을 곧 잊어버렸다.
억지로 기억에 붙들어 둔다면 오래 갈지도 몰랐지만 그럴 가치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제만큼 낮이 따뜻하진 않았지만 부지런히 걸어야 했다.
다시 폭설이 내리고 나면 그때는 인충 여인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터였다.
굳이 데리고 갈 이유는 없지만 버리고 갈 이유 또한 없었다.
그렇게 창수와 인충 여인은 이제는 버려진 도로를 통해 산맥 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나무가 우거진 산 쪽으로 들어오자 추위가 엄습해 왔다.
인충 여인은 몸을 덜덜 떨면서 창수를 부지런히 쫓아왔다.
산속으로 들어와서 해는 더욱 짧아졌고 몇 시간 걷지 않은 듯했지만 금방 해가 떨어질 것 같았다.
산속에서 쉴 곳도 찾기 어려웠기에 이러다가는 인충 여인이 추위에 쓰러질 것 같았다.
창수는 괜히 데리고 가다가 인충 여인을 얼어 죽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충 여인도 원망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원망 따위는 하지 않는 듯했다.
“업혀.”
“예?”
“조금만 가면 돼. 이대로라면 해가 진다.”
“제가 공격하면 어쩌시려구요?”
동행을 하고 있었지만 창수와 인충 여인은 몇 걸음 떨어진 채로 계속 걷고 있었다.
창수의 능력이라면 그 몇 걸음이 절대로 안전한 영역이었다.
하지만 업히게 된다면 안전한 영역이 사라질 것이었다.
입 안의 대롱이 잘린 것을 보았지만 다시 재생을 할 수 있는 것이었고 인충 여인도 창수의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등을 내준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믿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걱정 마. 빨리 업혀. 늦으면 여기서 자야 하니까.”
자야 한다고 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인충 여인은 결국 재촉하는 창수의 등 뒤에 업혔다.
왠지 모르게 창수의 등으로부터 따뜻한 체온이 전해지는 듯했다.
물론 그 체온이 딱히 의미 있지는 않았다.
“후우! 몸 잘 가리고 있어.”
“예?”
인충 여인을 업고서는 창수는 빠르게 움직였다.
창수의 걸음이었다면 진작 도착을 했을 거리였다.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충 여인의 걸음걸이였기에 늦어졌을 뿐이었다.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간이 낼 수 있는 속도인지 의아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인충 여인은 창수가 자신을 죽이고자 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으며 등 뒤에 업혀 있음에도 창수를 죽이려고 하기 전에 자신이 죽을 것임도 깨달을 수 있었다.
워낙에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인충 여인은 이불로 얼굴까지 가리면서 몸을 웅크렸고 그렇게 한참의 시간 동안 업혀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얼마쯤 이동을 했는지 모를 때 마침내 창수의 움직임이 멈췄다.
“뭐지?”
“도…… 도착했나요?”
창수가 멈추자 도착을 했느냐고 물었지만 창수는 의아스러워하고 있었다.
뮤턴트 대원들이 몸을 피하고 있던 아지트 근처에는 정체불명의 꽤나 많은 뮤턴트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혹시라도 뮤턴트들에게 습격을 받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아스럽게도 다수의 뮤턴트 종족들이 모여 있었다.
뮤턴트들은 종족이 다르면 결코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많은 뮤턴트들을 한데 뭉뚱그려 뮤턴트라고 하고 있었지만 분명 종족이 다른 개체들이었다.
물론 지능이 있다면 조금 다르겠지만 지능이 있어도 자신과 생김새가 다른 종족에게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의아해하고 있을 때 아지트인 터널에서 미노가 밖으로 뛰어나와서는 창수가 있는 곳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창수 왔다! 창수 왔다! 창수 냄새 난다!”
미노의 외침과 함께 뮤턴트 대원들도 터널에서 나와 창수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뮤턴트들의 습격은 아닌 듯했다.
창수는 누군가 사고를 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인충 여인을 힐끔 바라보았다.
“가자.”
“예.”
창수는 인충 여인과 함께 터널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