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02
제302화
302화
약탈자들에게 경고를 주고 약탈자들에게 붙잡혀 있던 사람들을 구해 냈지만 약탈자들은 한 집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열 명 내외의 적은 숫자의 약탈자들도 있었고 수백 명이 넘는 규모의 약탈자들도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약탈자 집단들은 산속에 만만한 뮤턴트들이 제법 많은 식량과 생필품들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여자들까지 데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괴물 놈의 새끼들이 왜 인간 여자들을 데리고 있는 거야?”
“그놈들도 여자라면 환장을 하나 봅니다. 킬킬킬!”
“형님! 괴물 놈들로부터 불쌍한 우리 사람들을 구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정의로운 자들이 아니었다.
물론 그들도 처음부터 약탈자들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성인군자도 일주일만 굶게 된다면 도적이 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발악을 하다 보니 악당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괴물들에게 인간 여자를 구해낸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했다.
구한 여인들은 그들에게 유린될 것이었다.
하지만 약탈자들은 괴물들과 있느니 같은 인간과 같이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을 했다.
더욱이 약탈자들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나름 정의로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작자들은 병X이 될 때까지 두들겨 패고서는 노예로 삼았다.
그렇게 포악하게 무리를 이끌어 갔지만 그래도 명분은 집단을 유지하는 것에 매우 도움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포악한 약탈자들이었지만 앞으로는 괴물들에게서 사람들을 구하는 정의로운 집단이 되는 것이다.
“그래. 당연히 고통받고 있는 여자들을 괴물 놈들한테서 구해 줘야지.”
여자들뿐만 아니라 노예로 쓸 인간 남자들과 뮤턴트들이 모아 놓은 쓸 만한 것들을 챙겨오는 것은 정의로운 수고로움에 대한 대가였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 약탈자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남부 지방에 대한 통제력을 잃으면서 남부 지방에서 살던 인간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했다.
물론 통제력이 살아 있는 중부 지방으로 올라가도 되었지만 지금의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중부 지방으로 올라가도 보급은 부실했으며 보호보다는 군인으로 차출만 되어 위험한 곳으로 끌려가게 될 것이었다.
그럴 바에는 지금의 삶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약탈자들의 밑에서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든 약탈자들에게서 탈출해 자유의 땅인 북쪽으로 도망치고자 했다.
그렇게 뮤턴트 대원들에게 경고를 받지 않은 약탈자들은 지리산 인근의 터널들을 뒤지며 뮤턴트들을 찾아 나섰다.
인간과 뮤턴트의 전쟁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 * *
인간과 뮤턴트의 전쟁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로 창수는 남해안 지역을 수색하고 있었다.
산수유가 인충의 애벌레들을 돌보는 것에서 인충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창수였다.
더욱이 인충이 꼭 사람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인충들의 지능이 상당히 높다는 것에 기대를 가졌다.
물론 창수가 가장 원하는 것은 인충들에 대한 샘플과 정보를 대한민국 정부와 국방부에 넘기고 뮤턴트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독자 세력화가 될 수밖에 없다. 후우! 정 안 되면 일본으로라도 넘어가야 해.”
미노 덕분에 수많은 뮤턴트들을 보호하게 되었다.
지성은 없고 본능만 있던 뮤턴트에서 점차 지성이 있는 뮤턴트들로 바뀌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뮤턴트들을 전부 없애는 것이 창수의 생각으로도 맞는 것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렇다면 결국 공존을 모색해야만 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많은 뮤턴트를 죽인 창수가 뮤턴트들과의 공존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웃긴 일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인충들에 대한 조사를 핑계로 대고 있었지만 일본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었다.
예년보다 꽤나 눈이 많이 왔던 겨울이었지만 남부 해안가 지방은 확실히 따뜻했다.
환경 파괴와 기상 이변으로 한반도의 남쪽에서 열대 과일이 자라기 시작했다고 했지만 뮤턴트 사태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지구의 기온은 적정 수준을 되찾아 갔다.
인간이 멈추었을 뿐이었지만 바다에서는 물고기들이 가득했고 육지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뮤턴트 변이로 인해 지적 생명체까지 풍부해졌으니 지구의 생명체들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건강해졌다.
물론 인간 기준으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지리산을 내려와 창수는 버려진 마을의 건물들을 뒤졌다.
그러고서는 마을의 건물 안에서 얼어 죽어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인충이군.”
사람이 아닌 인충임을 알아본 것은 얼어 죽어 있는 사람들이 알을 따뜻하게 보온을 해 주려던 노력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더 남쪽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이 버려진 마을에 자리를 잡은 모양이었다.
“좀 더 지하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얼어 죽은 인충들의 노력은 애석하게도 실패였다.
그나마 추위에 강한 인충의 알들이었지만 상당수는 얼어 죽어 있었다.
물론 일부는 살아 있었다.
좀 더 따뜻해진다면 부화를 해서는 작은 동물이나 벌레들을 잡아먹을 터였다.
하지만 애벌레가 인충으로까지 자라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을 터였다.
성인 인충들의 보호 없이 애벌레들이 성체까지 자라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제법 많은 동물들을 본 창수였다.
그 동물들 중에서는 들개도 있었지만 야생화된 고양이와 족제비와 너구리 같은 포식자들도 있었다.
인충 애벌레의 문제점이 자신이 잡아먹을 동물을 꿰어 내기 위해 몸에서 뮤턴트 밀크를 생성한다는 것이었다.
그 냄새에 작은 동물과 벌레들이 꼬이기도 했지만 포식자들도 꼬이게 만들었다.
성체 인충들이 있다면 보호를 해 줄 수 있겠지만 성체 인충들이 없다면 제대로 다 크기 전에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힐 위험성이 높았다.
인충이 인간을 대신해 지구를 완전히 지배할 수 없는 큰 약점이 되는 것이다.
진화란 항상 개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창수는 얼어 죽지 않은 인충의 알을 몇 개 찾았지만 챙기지는 않았다.
이미 산수유에게 충분한 숫자의 인충의 알을 구해다 줬기에 더 이상 늘리는 것은 이로울 것이 없었다.
그렇게 살아남아 인충이 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맡기며 창수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갔다.
좀 더 내려가는 동안 지하실이 있는 건물을 발견했다.
역시나 안으로 내려가자 인충들의 사체들이 있었다.
쥐와 야생 동물들이 뜯어먹은 흔적들이 있었다.
그 아래로 내려가자 알들이 있었지만 그 알들 또한 무사하진 않았다.
“아직 알을 보호하는 방법을 모르는 건가?”
알들 또한 쥐나 작은 동물들에게 먹혀 있었다.
성체 인충들이 살아 있지 않는 한 가망은 없어 보였다.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면 좀 더 야생 동물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도시인 순천까지 내려오고 나서야 창수는 살아 있는 인충을 발견할 수 있었다.
“크르르르르!”
인충은 창수를 보고서는 사납게 이빨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인충은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팔다리 등이 동상을 입어서 검게 썩어들어 가고 있었다.
그런 인충의 뒤로 인충의 알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목숨을 걸고 알들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았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이었지만 그럼에도 인충은 추위를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사실상 따뜻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나 살 수 있게 최적화되어 있는 인충인 듯했다.
“뭐 하나만 물어보자.”
“크르르르르르!”
“사람 말을 못 하는 거냐?”
“크륵! 크륵! 큭!”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말을 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말을 알지 못하는 인충인지, 창수가 말을 걸었음에도 경계와 위협만 하는 인충이었다.
점점 몸이 썩어들어 가는 인충의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힘들어 보였다.
인충 또한 고통스러운지 창수에게 위협을 하면서도 고통을 억지로 참아내는 듯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인충의 뒤에 있던 알에서 애벌레가 나왔다.
손바닥만 한 애벌레였다.
애벌레였지만 이빨은 꽤나 날카로워서 작은 쥐 정도는 충분히 잡아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속도로 그리 느리지 않았으니 쥐라고 해도 쉬운 상대는 아닐 터였다.
물론 다수의 쥐들이 덤빈다면 별수 없을 터였다.
그렇게 탄생을 한 인충의 애벌레는 곧장 먹을 것을 찾는 듯했다.
이미 가까운 곳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스스로를 먹이로 주려는 것이냐.”
“커! 크으!”
몸이 멀쩡했다면 다른 동물들을 잡아 자신들의 애벌레에게 먹였을 터였지만 알들을 지키고 있던 인충은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렇게 인충의 썩어들어 가는 살점의 냄새를 맡은 것인지 인충의 애벌레들은 인충의 몸에 달라붙었다.
하나가 알에서 깨자 다른 알에서도 애벌레들이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애벌레들은 인충의 몸에 달라붙어서는 살점을 뜯어먹으려고 했다.
산 채로 뜯어 먹히는 것은 인충에게도 끔찍한 고통이었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운지 두 눈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창수에게 무언가를 애원하는 듯했다.
지능이 너무 뛰어난 덕분에 자신이 산 채로 뜯어먹힌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창수는 고통스러워하는 인충의 숨을 끊어 주었다.
숨이 끊어진 인충이었지만 애벌레들은 여전히 자신의 부모일지도 모를 성체 인충을 뜯어먹고 있었다.
창수는 그 참혹한 광경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인충의 애벌레를 전부 죽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추운 겨울 동안 자신들의 애벌레를 지켜 온 성체 인충의 노력에 차마 죽일 수가 없었다.
결국 창수는 건물 지하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창수가 건물 밖으로 나오자 고양이치고는 꽤나 큰 개체가 건물 지하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고양이는 오늘 포식을 하게 될 것 같았다.
추운 겨울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들도 인충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었다.
창수는 곳곳에서 자리 잡고 있는 커다란 성체 맹수들을 볼 수 있었다.
도시를 걷고 있는 창수를 빤히 바라보는 맹수들은 본래는 고양이였던 듯했다.
하지만 인충의 애벌레를 잡아먹고서는 고양이가 가진 한계를 넘어 버린 듯 보였다.
아마도 애벌레의 표면으로 흘러나오는 뮤턴트 밀크가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그렇게 배부른 맹수들은 창수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때는 인간과 같이 살아가던 동물이었지만 이제는 멀어져 버린 뒤였다.
물론 아직 인간을 따르는 개체가 한 번씩 창수에게 다가오기도 했다.
“쓰다듬어 줄까?”
크르르릉!
덩치가 커져서인지 고양이의 귀여움은 없었지만 습성은 여전히 고양이 같았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포식자로 군림하던 야생 고양이들은 지금도 포식자로 환경에 적응한 듯했다.
아직은 인간들에게 우호적인 야생 대형 고양이의 몸을 쓰다듬어 준 창수는 인적이 없는 도시를 지나쳐 마침내 남해안 바닷가를 볼 수 있었다.
“동백꽃이네.”
사람들의 인적은 없었지만 과거에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을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보이던 도로가의 가로수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름다운 벚꽃길을 만들어 낼 터였다.
아직 다 둘러본 것은 아니었지만 해안가에서도 성체 인충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창수는 평화로운 모래사장에서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가 보트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계세요?”
인간인지 인충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창수는 자신이 발견한 사람을 향해 고함을 질렀고 낚시를 하던 이는 창수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