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19
제319화
319화
카오루는 분명 꽤나 능숙한 일본어로 질문을 하고 있었지만 상대가 일본인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인과 같은 외모.
아니, 좀 더 키가 크고 얼굴도 하얀 것이 어디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한국인인가?”
“그래. 그건 중요하진 않은 것 같고. 이게 뭔지 설명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엔젤을 먹은 군인들을 단번에 제압을 했다.
상대도 엔젤을 먹었겠지만 엔젤을 먹었다고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게 도망을 쳐서 맞서 싸워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직감한 카오루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말해 주면 나를 살려 줄 건가?”
“내가 그대를 굳이 죽일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확실히 일본 군인도 아니었고 처음 보는 자신을 죽일 이유는 없었다.
문제는 일본군 내에서는 큰 비밀이라고 할 게 아니었어도 외국에는 비밀로 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나 보군. 뭐, 상관은 없을 듯하네.”
창수는 애벌레의 입이 카오루에게로 향하게 했다.
“뭐…… 뭐 하려는 거지?”
“방금 전에 자위대원들이 하려던 것.”
이미 몇 번 보았던 것이었다.
과도하게 빨리면 인간이 퇴화라도 하는 것인지 원숭이가 되는 것을 보았다.
눈앞의 카오루가 어떤 큰 잘못을 했기 때문에 처벌을 받는 것이라는 점은 알 수 있었다.
전시 상황과도 같았다.
군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는 총살일 터였다.
하지만 전시 명령 불복종과 같이 어지간한 잘못이 아닌 이상 총살까지는 가지 않을 터였다.
더욱이 한 명이라도 더 싸울 군인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총살을 하지는 않았고 왠지 눈앞의 카오루에게 이루어지는 처벌은 총살과 같은 처벌인 것 같았다.
창수가 애벌레의 돌출 주둥이를 카오루에게 돌리자 카오루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창수가 결코 장난으로 이러는 것이 아님은 알 수 있었다.
“말할게! 말해! 인간의 몸에서 엔제루를 추출하는 뮤턴트야!”
“엔제루?”
“엔젤! 엔제루!”
일본인의 발음에 창수는 인상을 찡그렸다.
“뮤턴트 사태의 엔젤을 말하는 거냐?”
“그…… 그래! 하얀 알약! 그 하얀 알약을 추출하려는 거야!”
창수는 애벌레를 바라보았다.
“세…… 세라핌! 우리는 세라핌이라고 부른다.”
“훗! 이게 천사 세라핌이라고.”
개신교의 천사 중에 가장 서열이 높다는 세라핌을 이런 볼품없는 애벌레 따위의 이름으로 붙였다는 것에 피식 웃음이 나오는 창수였다.
“인간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한다고?”
“그래. 방법은 몰라! 인간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해.”
어떤 작용인지는 일반 병사에 불과한 카오루가 알 리 없었다.
방법을 알려면 전문 연구원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었다.
일본도 한국의 뮤턴트 연구소에서처럼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세라핌일 터였다.
‘인간의 몸에서? 뮤턴트의 몸이 아니고?’
엔젤을 먹고 난 뒤에는 강화 물약과 달리 꽤나 오랫동안 몸 안에 효과가 남아 유지가 된다.
그렇게 효과가 남아 유지가 되고 있을 때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 변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변이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마냥 안심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엔젤의 효과가 신체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에 변이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작전이 끝나고서도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이 되지 않게 해야만 했다.
어떤 것이 변이 유발 물질인지 알 수 없었기에 한국은 강화 물약이라는 것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인간이 아닌 뮤턴트의 몸에서도 엔젤을 추출할 수 있는 건가?”
“아니. 오직 인간한테서만.”
“뭐?”
창수는 세라핌으로 뮤턴트의 몸에서도 엔젤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카오루는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어째서지?”
“그건 나도 몰라. 그냥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야.”
창수는 마을 주민들의 몸에서 엔젤이 추출됐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들이 엔젤을 섭취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뭐지?’
창수는 인간이 본래 변이 우월종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주 먼 고대 인간 이전의 더스트에 의해 변이가 되는 기본종이 존재했고 그 기본종에서 여러 변이 개체들이 탄생을 했다.
그 변이 개체들이 지금은 사라진 다양한 종족으로, 또 일부는 폐쇄적인 지역에 남아 있기는 했지만, 지구에 남은 것은 현재의 현생 인류가 된 것이다.
그렇게 고대의 거인족들이나 일부 특수종인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등 신화나 전설 속의 종족들이 현대에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그중에 인간만이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번식이 가능한 데다 종합적인 환경 적응에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 강렬한 투쟁심이었다.
그렇게 과거에는 변이종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신체 안의 변이 유발 요소는 안정화되었다.
엔젤로 인한 변이가 가능해질 수 있을 정도로 유전적 안정성이 완성된 것이다.
결국 현재의 인간들은 과거의 싸움에서 승리한 뒤 수만 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기본종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기본종이 된 인간이 다른 변이체로의 진화 베이스가 되어 새로운 기본종을 탄생시키는 시기가 온 것이다.
지금은 그런 진화의 싸움이 한창 이루어지는 것이었고 이 싸움이 길면 수천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세라핌은 일본 연구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우연의 산물이었다.
이제는 기본종이 된 인간의 몸 안의 엔젤은 추출이 불가능했다.
유전자 레벨에서 흡수되어 버린 엔젤이었다.
하지만 세라핌을 통해 이 유전자 레벨에서 흡수된 엔젤을 강제로 추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연히 세라핌을 통해 엔젤이 추출된 인간들은 고대의 기본종으로 퇴화되어 버린다는 의미였다.
‘인간 이전의 상태라는 건가? 인간 또한 변이체라는 말인가?’
창수는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통해 진실에 가까운 추론을 하기는 했지만 완전한 진실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창수가 충격에 빠져 생각에 잠겨 있자 카오루는 눈치를 보다가 도망을 쳤다.
죽는 것도 싫고 원숭이가 되는 것은 더 싫었다.
그렇게 카오루가 도망을 쳤지만, 창수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로 세라핌을 바라보았다.
세라핌은 몸을 움직이지는 못하는 듯했지만, 인간의 몸을 물게 해 달라는 듯이 주둥이에 달린 대롱을 꿈틀거렸다.
“차라리 뮤턴트에게서 엔젤을 추출해 내는 것을 만들 것이지.”
만일 뮤턴트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할 수 있다면 다시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일본의 과학자들도 세라핌을 처음 만들어 내었을 때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뮤턴트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하면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물론 그전에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들여다봐야 했기에 처음에는 세라핌을 폐기하려고 했다.
인간 또한 변이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폐기를 하려던 세라핌 프로젝트는 엔젤을 필요로 하는 일본 군부의 요구에 의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당장 뮤턴트와의 싸움에서 엔젤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대량의 세라핌들이 만들어졌고 세라핌으로 일반인들의 몸 안에서 엔젤을 추출해 뮤턴트들과의 싸움에 사용했다.
일본 연구원들은 뮤턴트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하는 기술을 연구했지만, 뮤턴트의 몸 안에 있는 엔젤은 아직 개체의 유전자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아 심한 변동성을 가지고 있어서 실패를 해 오고 있었다.
아직 변이의 안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일본 연구원들로서는 오히려 안정화되지 않았기에 더 추출이 쉬울 것이라 판단을 했지만 계속된 실패만 해 오고 있었다.
창수는 자신의 손에 들린 세라핌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이 세라핌을 연구할 능력은 없었다.
하지만 창수 또한 이 세라핌을 통해 불완전 변이체를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완전 변이체도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뮤턴트 사태도 종결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후우! 다시 서울로 가 봐야 하는 건가?”
창수는 동쪽을 바라보았다.
보이지는 않지만, 바다 너머에 자신의 아내와 아이가 있었다.
“차라리 다행인 거겠지.”
창수는 태평양을 건너고 난 뒤에 알게 된 것보다 차라리 지금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세라핌만 얻는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았기에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더욱이 창수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될 것 같았기에 그냥 스쳐 지나갈 수만은 없었다.
이미 창수는 유우니 소금 사막에서부터 현재의 기록들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일 또한 현재의 기록이 될 만한 정보였다.
그렇게 창수는 다시 후쿠오카시로 향했다.
그곳에서 정보를 알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찾아보려는 것이었다.
* * *
일본에서 등장한 뮤턴트들은 초기형에서 진화를 한 개체였다.
지금에 있어서는 구울이라 불리는 뮤턴트보다 훨씬 진화한 개체들이 많았지만, 뮤턴트들을 지배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개체들인 것이 문제였다.
규슈와 북쪽의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체가 구울의 영역이 되었고 규슈는 일본의 가장 큰 영역인 혼슈에서부터 넘어오는 구울들을 기타큐슈시에서 방어해 내고 있는 중이었다.
일본 네 개의 주요 섬 중에 하나인 시코쿠도 혼슈의 구울들로부터 방어선을 치며 인간들의 영역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규슈 쪽과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규슈의 사령부에서는 시코쿠도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게 바다 덕분에 아직까지는 구울들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고 있었고 막아야 할 곳은 혼슈와 다리로 연결된 기타큐슈 지역뿐이었다.
정확하게는 기타큐슈가 아닌 시모노세키시의 칸몬 브릿지였다.
본래는 칸몬 브릿지를 파괴하고자 했지만 사람들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할 수 있게 되면서 혼슈 수복을 위해 남겨 두었다.
구울들이 일반 인간들보다 육체적인 능력이 더 강하기는 하지만 엔젤을 먹은 인간보다는 약했다.
물론 엔젤을 먹은 인간이 변이가 될 수 있었기에 조심해야만 했다.
“이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괴물 놈들을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엔젤은 아직인가?”
“오후에는 도착할 것이라고 합니다!”
“뭐가 이렇게 늦어! 좀 더 빨리 가지고 오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후우! 내일 오전이면 이 지긋지긋한 공방전을 끝낸다.”
다리 건너에는 수많은 구울의 시체들이 가득했다.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을 만큼 밀려오는 구울들이었다.
그 때문에 다리를 폭파시켜야 할 뻔한 상황이 몇 번이나 연출되었다.
하지만 극적인 순간마다 기적과도 같이 방어를 해냈고 이제는 역으로 치고 올라갈 때가 되었다.
“그런데 엔젤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병사들이 제법 있습니다.”
“지금 부작용이 문제야! 부작용 따위는 나도 겪고 있다! 일단 저 괴물 놈들을 제압하고 나야 할 것 아니야! 영광스럽게 죽는 것도 군인의 임무다!”
인간의 몸에서 추출을 한 엔젤은 기존의 엔젤과 조금 다른 효과를 보였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인간의 유전자와 완전히 동화되어 있는 것을 강제로 추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부작용이라고 하는 것들이 있었지만 그건 무시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은 급박했다.
엔젤.
아니, 일본인들이 발음을 하는 엔제루가 보급되고 기타큐슈시의 야전 사령부에서는 병사들에게 엔제루를 지급했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최대한 변이 유발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 왔던 병사들이었다.
“명심해라! 우리는 일본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거다. 만일 괴물로 변이할 것 같으면 할복을 해라. 스스로 할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면 주변의 동료가 도와줘라.”
괴물이 되어서 동료와 일본의 발목을 잡지 말라는 지시였다.
치가 떨릴 희생을 하라는 지시였지만 일본 군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렵다고 전쟁터에 가지 않는다면 세라핌으로 몸 안의 엔젤이 전부 추출될 것이었다.
인간도 아닌 원숭이가 될 바에는 차라리 싸우다가 죽겠다고 생각하는 일본 군인들이었다.
“자! 출발한다! 오늘 저녁은 혼슈에서 먹는다!”
수많은 뮤턴트들이 가득한 시모노세키시를 탈환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일본 군인들은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