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20
제320화
320화
지구 곳곳에서 다음 진화를 위한 생존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엔젤은 보다 강력한 생명체를 낳기 위한 촉매제였기에 베이스가 되는 생명체보다 진화체가 훨씬 생존에 유리했다.
이미 인간은 지구에서 진화를 거듭한 세균이나 박테리아 그리고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했다.
본래라면 지금처럼 번성을 할 수 없어야 했지만, 인간은 지능이라는 무기로 생존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될 때였음에도 인간들은 끈질겼다.
“공격! 전부 쓸어버려라!”
엔젤은 진화의 매개체였지만 인간은 엔젤을 전쟁의 도구로 활용을 했다.
엔젤을 섭취한 수천 명의 인간들은 커다란 칼과 도끼 그리고 망치와 같은 무기를 들고서는 뮤턴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뮤턴트들이 온다! 방패 들어!”
“방패!”
달려드는 뮤턴트들을 향해 온몸을 전부 가리는 커다란 방패를 들어 올려서 있는 힘껏 후려쳤다.
퍼억!
방어를 위해 사용한다기보다는 공격을 위해 사용하는 무기 같았다.
분명 인간보다는 완력이든 신체 재생력이든 더 뛰어난 구울이었지만, 엔젤을 통해 신체의 모든 힘을 이끌어 내는 인간들에게는 역부족이었다.
“뒤져라!”
족히 50kg은 나갈 법한 육중한 무게의 방패를 들어서는 넘어진 구울의 머리를 있는 힘껏 내려찍었다.
퍼석!
썩은 호박 터지듯이 구울의 머리가 터져 버렸다.
“머리를 노려! 머리를! 머리를 날려 버려!”
칼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
도끼와 망치가 뮤턴트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무기였고 엔젤을 통해 괴력을 가지게 된 일본 군인들은 구울들의 머리를 하나하나 부숴 가며 전진을 했다.
지치지도 않는 것인지 수십 수백 마리의 구울들의 머리를 부순 일본 군인들은 마침내 혼슈 땅에 발을 내디뎠다.
“혼슈다! 일본 땅의 모든 괴물 놈들을 다 쓸어버리자!”
“와! 괴물 놈들아! 내가 간다!”
이제 고작 교두보를 내디뎠을 뿐이었지만 일본 군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다 되찾은 양 환호를 했다.
뮤턴트들뿐만 아니라 인간들까지 조종을 할 수 있는 구울 브레인이 있었지만 구울 브레인도 엔젤로 강화된 인간 군인들까지 조종을 하기는 어려웠다.
더욱이 한둘도 아니고 수천 명의 인간 병기들을 몇 마리의 구울 브레인들로 막는 건 어려웠다.
그렇게 일본 군인들은 혼슈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계속 구울들을 처단하며 영역을 넓혀 갔다.
엔젤이 보급되는 이상 두려울 것은 없었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엔젤을 먹으면 빠르게 재생되고 회복이 되었다.
엔젤만 계속 보급되면 무적의 군대가 유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엔젤은 인간만 있으면 계속 끝없이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끝없는 자원이 아니었다.
이미 수천 명의 군인들에게 줄 엔젤을 추출하느라 수천 명의 인간들을 희생시켰다.
물론 일본군 사령부는 그 희생이 일본의 부활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본 땅에 흔하게 보이는 야생 원숭이의 숫자가 조금 늘어나는 정도로만 여겼다.
인간들 앞에서 공포에 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도망만 치는 야생 원숭이는 그다지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야생 원숭이가 인간 이전의 기본체였고 그 기본체도 더 먼 과거에는 엔젤을 통한 진화의 산물이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인간의 개인은 꽤나 미약하다.
다른 야생 동물에 비해 무엇 하나 우월해 보이는 신체 조건은 없었다.
하지만 인간은 숫자가 늘어나면 그때부터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인간 그 이전의 진화체인 아담 또한 집단을 구성하게 되면 매우 강력한 흉포함을 드러낸다.
인간이 가지는 투쟁심과 잔인함은 이 아담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일본 규슈에 아담들이 소수일 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개체가 최소 생존 개체 수에 도달하자 지구의 생존 게임에 참여를 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최소 생존 개체 수는 학자들마다 이견이 있었지만, 최소 남자 15명과 여자 50명에서부터 남자 100명과 여자 1,000명까지는 되어야 100년 이상의 생존율이 90~95%가 된다는 이론이었다.
그건 인간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최소 생존 개체 수에 도달한 아담들은 번식과 함께 생존 게임의 경쟁자인 인간들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물론 인간들은 본래 아담을 밀어내고 지구를 장악한 진화체였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담이 인간을 이길 수는 없었다.
아담의 숫자가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인간이 훨씬 많았다.
물론 인간 또한 자신을 베이스로 한 진화체들과의 생존 싸움을 하고 있었기에 모든 힘을 아담에게 쏟아부을 수 없었다.
아담들은 빼앗겼던 자신들의 지구를 되돌려 받기 위해 싸워 나가기 시작했다.
* * *
세라핌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다시 후쿠오카시로 들어간 창수는 수소문을 통해 연구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사실 연구소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주 중요한 시설인 만큼 많은 숫자의 일본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을 찾으면 되었다.
“문제는 들어가는 것이겠네.”
들어가고자 한다면 못 들어갈 것도 없었지만, 일본 군인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 가면서까지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창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 연구는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돼! 연구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 닥쳐!”
연구원인 듯한 남자 하나가 군인들에게 끌려 나오는 것이 보였다.
군인들 중 한 명의 손에 세라핌이 들려 있는 것으로 봐서 끌려가는 연구원도 처형될 처지인 듯했다.
그냥 죽일 바에는 엔젤을 추출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일 터였다.
‘그런데 엔젤을 추출하고 난 뒤엔 왜 안 죽이는 거지?’
엔젤이 추출되고 난 뒤 원숭이와 유사한 괴물이 된 것을 그대로 죽이는 것이 가장 깔끔할 텐데 굳이 도시 밖으로 끌고 나가서는 엔젤만 추출하고 풀어 주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창수였다.
물론 엔젤을 추출하기 전에는 인간이었기에 같은 인간으로서 인간이었던 원숭이를 죽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뮤턴트들도 본래는 인간이었지만 죽였었다.
창수는 의아해하며 도시 밖으로 끌고 나가는 연구원을 쫓아가 그를 구해 주었다.
그러고서는 그에게 자신의 궁금증을 물었다.
“어째서 이걸로 인간에게서 엔젤을 추출하고 난 뒤에 살려 주는 거지?”
“이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으니까.”
“인간으로 되돌린다?”
“당신. 아무것도 모르는군. 아니, 당연하려나.”
자신의 이름을 스즈키라고 소개한 연구원은 창수에 의해 쓰러진 일본 군인들을 바라보았다.
땅바닥에는 세라핌이라는 너무나도 거창한 이름을 부여받은 뮤턴트가 꿈틀거렸다.
“이 연구는 계속되면 안 돼.”
“안 된다? 어째서?”
“그래. 안 돼. 인간의 그전. 그리고 아담.”
“아담?”
“나는 그렇게 불러. 원숭이같이 생겼지만, 원숭이가 아니야. 우리 인간이기 이전의 생명체. 아담.”
스즈키는 모든 것을 체념했다는 듯이 자신이 알고 있고 지금까지 추론해 왔던 사실들을 창수에게 말했다.
말을 한다기보다는 독백에 가까웠다.
마치 진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같았다.
“우리는 뮤턴트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연구를 했어.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어. 뮤턴트를 인간으로 만들기도 했거든.”
“성공을 했다는 건가?”
“그걸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으로 되돌아오고 난 뒤에 곧바로 죽어 버렸으니까.”
한국에서도 그리고 미국에서도 뮤턴트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연구는 계속되었다.
다만 그 어디에서도 성공을 하진 못했다.
그런데 일본의 연구진들이 성공을 했던 듯했다.
“그러던 중에 사고가 났지. 엔젤과 변이 유발 물질을 신체 내에서 추출하는 실험 도중에 정상적인 사람의 몸에 세라핌이 달라붙었으니.”
뮤턴트에게서는 제대로 성공을 하지 못했지만, 인간에게서 엔젤을 다수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인간이 엔젤을 추출 당하자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인간의 몸 안에 엔젤의 성분이 남아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혹시나 과거 엔젤을 투약했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엔젤을 투약한 적이 없는 어린아이에게도 실험을 했다.
그러자 모두가 동일한 개체인 아담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즈키는 이 아담이 인간 이전의 개체라 확신했다.
다만 군부는 그런 진실보다 엔젤을 확보했다는 것에 주목을 했다.
“아담에 엔젤과 인간으로 변이하는 변이 유발 물질을 투약하면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어.”
“인간으로 변하는 변이 유발 물질이 뭐지?”
“황금.”
“뭐?”
“금이라고. 크크큭! 금. 금. 가장 안정적인 물질. 그 어떤 화학 작용도 일어나지 않는 금이 인간으로 변이하는 변이 유발 물질이야. 놀랍지 않나? 인간은 황금의 존재라니.”
엔젤과 금을 아담에 투약하면 인간으로 변이한다는 스즈키의 말에 창수는 꽤나 놀라워했다.
‘금이나 은이라면 분명 한국에서도 연구를 했을 텐데.’
금이 변이 유발 물질이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모든 물질이 변이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었다.
금은 매우 안정적인 물질이라 엔젤과도 결합을 하진 않았다.
물론 그건 인간과 엔젤 그리고 금과의 결합이 안 된다는 의미였을 뿐 다른 진화체의 경우는 다를 수 있었다.
그렇게 아담에서 엔젤과 금을 변이시키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아담들을 죽이지 않고 놔두고 있는 것이다.
일본을 뮤턴트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엔젤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일본을 구하고 난 뒤도 생각해 둬야 했다.
물론 엔젤을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터였다.
오히려 금이 더 구하기 쉬울 수 있었다.
버려진 도시마다 금은 생각보다 많이 방치되어 있었고 인간으로 변이시키는 데 금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창수는 스즈키로부터 아담이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변이체로 변이할 수 있다는 사실과 엔제루의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순수한 엔젤과는 달리 엔제루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군부에서는 그걸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지만, 이 연구는 더 이상 계속해서는 안 돼! 인간들의 탐욕이 인간을 멸망시켜 버릴 거야.”
창수는 스즈키의 우려에 완전히는 아니었지만 동의를 했다.
‘아무래도 돌아가지 말라는 의미인가?’
세라핌을 한국의 연구원들에게 가져다줘서 실험을 하도록 하려던 창수였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과 오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스즈키의 말처럼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왜 뮤턴트에게는 효과가 없고, 인간에게서만 엔젤을 추출할 수 있는 거지?”
“뮤턴트에게는 엔젤의 성분이 안정화되어 있지 않는 것 같아.”
“그 이야기는?”
“훗날 뮤턴트들의 상태가 안정화되고 난 뒤에 세라핌을 사용하면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
창수는 인간의 세상으로 되돌리려면 일단 인간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인간들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그때 창수와 스즈키는 아담들이 인간들을 공격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담도 다시 싸움에 뛰어들게 되었군.”
“저 아담도 그 이전의 상태가 있다는 건가?”
“쥐새끼.”
“뭐?”
“쥐새끼가 나오더군. 뭐, 쥐보다는 훨씬 더 컸지만.”
창수는 엔젤이, 아니 자신이 보았던 세계수가 우연의 산물이 아닌 필연의 산물임을 알게 되었다.
‘과연 이 진화를 거스르는 것이 필요한 것인가.’
여전히 살아남기 위해 발악은 하겠지만 결국에는 진화의 파도에 휩쓸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멸망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멸망이 아닌 진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