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22
제322화
322화
세라핌이 악용될 것을 우려한 창수는 결국 일본을 거쳐 사할린을 지나 알래스카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기타큐슈의 칸몬 브릿지로 걸음을 옮기는 창수였다.
물론 칸몬 브릿지는 일본군 병력이 잔뜩 모여 있어서 허가 없이 지나가기는 쉽지 않을 터였다.
“일단 가서 건널 방법을 찾아보면 되겠지.”
별다른 걱정 없이 기타큐슈로 향하는 창수는 기타큐슈로 가는 동안 수많은 일본인들이 꽤나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건물 밖으로 옷이라기보다는 거적때기라 불릴 것 같은 넝마를 몸에 걸친 채로 도롯가에 앉아 구걸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규슈는 뮤턴트 사태에서 그나마 피해가 크지 않았다.
혼슈 전체가 뮤턴트의 해처리가 된 반면 규슈에서는 뮤턴트 사태가 적었기에 규슈의 사람들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혼슈에 살던 수많은 피난민들이 규슈로 몰리면서 대규모 이재민 무리들이 생겨났다.
일부는 한국으로 밀입국을 하기는 했지만 태반이 수용소행이었으며 그나마도 한국군과 경찰의 차단 작전에 되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기존의 주민들과 피난민들로 수천만 명의 인구가 모여들었고 당연하게도 규슈에서 수용을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일본 정부는 사라졌고 일본군에서 규슈를 통제했다.
나름 사람들을 이곳저곳으로 분산하고자 했지만 그것도 한계였고, 무엇보다 인간의 몸에서 엔젤을 추출할 수 있게 되면서 자원이나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을 그냥 방치하기 시작했다.
“배고파서 그랬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발!”
“이리 와! 도둑질은 중범죄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부랑아를 붙잡아 가는 군인들이었다.
범죄를 저지르면 군인들에게 끌려가 엔젤이 추출된다.
물론 시민들 앞에서 보여 주지는 않았다.
그렇게 모은 엔젤은 뮤턴트들과 싸울 무기로 사용을 하는 것이다.
꽤나 비인간적이었지만 인간성을 따질 만한 처지도 상황도 아니었다.
창수는 어디든 상황이 좋지 않음을 느끼며 혼슈로 넘어갈 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
“오빠를 데려가지 마세요! 제발! 오빠를!”
일본어와 한국어가 섞인 외침이었다.
일본 군인들이 한 소년을 끌고 가려고 하고 있었고 여자아이는 일본 군인들에게서 끌려가는 소년을 붙잡고 있었다.
“이 조센싱이!”
일본 군인 하나가 여자아이를 팔을 후려치자 여자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정희야!”
일본어로 살려 달라고 간청을 하던 소년은 자신의 여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걱정을 했지만 우악스러운 일본 군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엔젤을 투약하지도 않은 일본 군인들이었지만 이제 고작 중학생이나 되었을 법한 소년의 힘으로는 저항을 할 수도 없었다.
꽤나 많은 재일 한국인들과 뮤턴트 사태 때 일본에 있던 한국 국적자들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로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일본 군인들에게 끌려갔다.
그러고서는 누구 하나 되돌아오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일본 군인들의 실험에 쓰였다거나 뮤턴트 전투에 총알받이로 끌려갔다거나 아니면 강제 노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무엇 하나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나마 어린아이들은 끌고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정 나이나 성장기가 끝나면 여지없이 끌려갔다.
이유는 성장기가 끝나기 전에는 세라핌으로 엔젤을 제대로 추출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성장기가 완전히 끝난 신체에서만 엔젤을 추출할 수 있는데 소년은 앳된 얼굴과 달리 키는 일본 성인들만 했기에 끌려가는 것이었다.
키가 작은 일본인인 데다가 영양까지 부실해지니 지구 대부분의 인간들의 키나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삼시 세끼는 먼 과거의 유물과도 같은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소년과 소녀 모두 한국인이거나 한국인의 핏줄이 섞여 있는 듯한 것에 창수는 개입을 했다.
풀썩!
갑자기 일본 군인들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소년과 소녀는 어리둥절한 채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럴 시간에 빨리 도망이나 가라.”
선명하게 들리는 한국어였다.
창수가 두 소년 소녀를 도와줄 수는 있을지언정 계속 보살펴 줄 수는 없었다.
“하…… 한국인이세요?”
“그래.”
웬만한 일에는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된 창수였지만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어서인지 한국인이 당하고 있는 모습에 끼어든 것이다.
“도…… 도와주세요.”
“뭘 도와 달라는 거지? 너희들을 계속 지켜 달라는 거냐?”
“아니요.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요. 저는 괜찮으니 여동생만이라도 한국인들이 사는 마을로 데려다주세요. 부탁입니다.”
자신이 아닌 자신의 여동생을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데려다 달라는 부탁은 창수로서도 외면할 수 없었다.
“그곳이 어디지?”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두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다준다고 해도 삶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재일 한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는 말에 창수는 데려다주기로 했다.
그 정도라면 창수에게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었고, 고작 이삼일 더 걸리는 정도일 터였다.
창수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가 아닌 산이나 숲으로 이동을 하며 남쪽으로 향했다.
창수가 가려는 곳과는 멀어졌지만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한 이상 지킬 생각이었다.
일본군이 모여 있는 곳이 후쿠오카와 기타큐슈 등 규슈의 북부 지역이었다.
재일 한인들도 과거에는 꽤나 많이 살았지만, 지금은 일본인들의 등쌀에 규슈의 남쪽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나마도 일본 군인들에게 재일 한인이라는 것을 들킨다면 세라핌으로 엔젤을 추출 당해 아담이 될 것이었다.
아담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공격성이 약한 뮤턴트나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았다.
일반 인간들에게 고대인이란 별달리 가치 없는 존재들에 불과했다.
“어째서 이곳으로 온 거지?”
“한국으로 가려고요.”
“한국?”
“예. 기타큐슈나 후쿠오카에서 한국으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고 들었어요.”
“사기당했구나.”
“예.”
소문은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설령 한국으로 갈 수 있다고 해도 한반도의 상황이 좋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재일이니?”
“예. 혹시 아저씨는 한국에서 오셨어요? 한국 관광객이셨어요?”
“아니.”
“그럼요?”
“군인.”
“예? 군인이라구요?”
“그래. 한국 군인.”
일본에 오고서 자신의 신분이나 정체가 들통 날 만한 옷이나 표식은 전부 가리거나 숨겼다.
“서…… 설마 한국에서 오신 거예요?”
“그래.”
“어떻게?”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한국에 대한 환상을 가질 필요 없다. 그곳도 낙원은 아니니까.”
창수는 자신의 존재로 인해 소년과 소녀가 헛된 희망을 가질까 싶어서 충고를 해 주었다.
그로 인해 두 소년 소녀는 절망에 빠진 듯이 침울해졌다.
그런 두 아이들이 안쓰러웠지만 헛된 희망을 찾다가 더한 절망을 겪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창수였다.
희망은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절망의 연료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오늘은 여기서 쉬자.”
“아! 예.”
깊은 산속의 버려진 집에서 하루 쉬어 가기로 했다.
뮤턴트로 인한 피해가 덜한 규슈라지만 그렇다고 멀쩡한 건 아니었다.
부족한 식량과 의약품 그리고 고립은 꽤나 많은 피해를 야기했다.
그 때문에 규슈의 내륙의 작은 마을들은 사람들이 떠나고 폐허가 되어 있었다.
창수는 그렇게 폐허가 되어 고작해야 이슬비를 피해 갈 수 있는 곳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오빠. 나 배고파.”
“조…… 조금만 참아. 마을로 가면…….”
재일 한인들이 있는 마을로 간다고 해서 식량이 있다고 자신을 할 수 없었다
설령 식량이 있다고 해서 그 식량을 자신들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허기짐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창수는 잠시 쉬고 있으라고 했다.
“저기…….”
“걱정 마라. 버리고 갈 생각은 없으니까. 잠시 먹을 것을 구해 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
창수가 자신들을 버리고 떠날까 걱정이 되었던 듯했다.
창수는 야생 비둘기 몇 마리를 사냥했다.
“그나마 야생 동물들은 많아져서 다행인가.”
인간들이 줄어든 만큼 야생 동물들은 꽤나 많이 늘어났다.
인간이 망한 거지 지구가 망한 것은 아니어서 사냥감은 제법 구하기 쉬워졌다.
기다릴 아이들을 위해 제법 살이 올라 있는 큰 야생 비둘기 세 마리를 잡은 창수는 깃털을 뜯어내고 내장을 제거한 뒤에 생비둘기를 들고 돌아갔다.
기름이라도 있다면 튀겨 줄 터였지만 그런 걸 구하기 쉬울 리 없었다.
“냄비가 있다면 좋을 텐데.”
불로 직접 굽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백숙처럼 만들어 먹는 것이 제일 간편했다.
물론 소금이나 조미료 그리고 야채를 구하긴 또 어려웠기에 제대로 맛을 내기도 어려웠지만, 창수는 과거 텃밭이었던 듯한 곳에서 달래를 발견하여 몇 뿌리 뽑았다.
“달래네. 뭐, 없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한국이었다면 야생화된 마늘이나 대파를 구할 수도 있을 터였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찾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던 집으로 돌아온 창수는 근처를 뒤져서는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양철통을 찾아내었다.
양철통을 근처 개울가에서 씻고 물을 담아 모닥불을 지펴서는 비둘기들을 넣고 끓였다.
두 아이들은 고기를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입에서 절로 군침이 흘렀다.
“갑자기 기름진 것이 들어가면 위가 놀랄 수도 있으니까. 기름 국은 먹지 마라.”
비둘기 고기를 삶아서는 기름기를 뺀 고기만 주었다.
그것도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안 먹일 수는 없었기에 창수는 되도록 천천히 먹으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 창수의 당부에도 두 아이들은 꽤나 허겁지겁 먹었다.
제대로 간도 되어 있지 않을 터였기에 맛이 있을 리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먹는 고기는 감동적이었다.
“오빠. 너무 맛있다.”
“많이 먹어. 많이.”
“천천히 먹어라. 양은 충분할 테니까.”
소년이야 비둘기 한 마리는 충분히 먹을 테지만 여자이이에게 비둘기 한 마리는 양이 꽤나 많을 터였다.
물론 창수에게도 비둘기 한 마리는 양이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한 마리만 먹고서는 그만두고 밭에서 뜯어온 야생 달래를 입 안에 넣고 씹었다.
간이 전혀 안 되어 있다 보니 딱히 입맛이 돌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남쪽으로 가는 동안 굶는 일은 없었다.
두 남매가 쉬고 있을 때 잠시 숲이나 산으로 들어간 창수는 충분한 양의 사냥감을 잡아 오곤 했다.
그런 창수의 모습에 한국 이름으로 창희라는 소년은 창수를 존경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사냥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했지만 창희가 따라 할 수 있는 사냥 방법도 아니었기에 가르쳐 줄 수가 없었다.
그나마 몇 가지 생존법 정도만 알려 주는 창수였다.
그렇게 남쪽의 가고시마 긴코만 국립 공원에 도착을 했다.
해안가에는 일본인들이 몰려 있었기에 재일 한인들은 일본인들이 머물지 않는 깊은 산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당연히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안심을 하며 지낼 수 있었다.
그런 재일 한인들의 마을에 위기가 찾아왔다.
“저…… 저건 뭐야?”
“원숭이? 아니, 원숭이치고는 너무 큰데?”
일본원숭이도 꽤나 위협적이었지만, 인간보다는 조금 작고 일본원숭이보다는 훨씬 큰 원숭이들이 재일 한인들의 마을을 공격해 왔다.
수만 년 전에 끝났던 진화의 싸움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뮤…… 뮤턴트다!”
재일 한인들은 아담을 뮤턴트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