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37
제337화
337화
다음 날 아침 데런은 약속을 했던 것처럼 식당 앞에서 창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타샤. 저 친구 좀 치료해 줘.”
“예.”
데런은 창수의 여자인 듯한 미모의 여인이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의 몸에 손을 대려고 하자 움찔 떨었다.
“형수…….”
“내 아내 아니다.”
“예?”
창수의 여자라면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의 여자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상처투성이던 몸이 치료가 되자 데런은 깜짝 놀랐다.
그제야 불완전 변이체 같은 인간이 아닌 뮤턴트임을 알 수 있었다.
과거에는 인간과 뮤턴트의 경계가 확고했다.
물론 일부 불완전 변이체로 인해 그 경계가 흐릿한 경우가 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인지 뮤턴트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었다.
그렇게 상처가 전부 치료가 되고 몸 안의 기운도 맹렬해지는 것을 느끼는 데런이었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데런에게 창수가 물었다.
“조용하게 대화 나눌 만한 곳이 있나?”
“차…… 찻집이 있습니다.”
“그럼 그리로 가지. 커피?”
“흐음! 커피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법 커피 같은 것이 있기는 합니다.”
데런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창수를 데리고 갔다.
그렇게 찻집이라는 곳에 다가가자 빅이 한마디 했다.
“똥을 처먹고 있네.”
“에?”
데런은 자신의 몸을 치료해 준 나타샤의 품에 안겨 있는 강아지가 사람 말을 하자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개가 말하는 거 처음 보냐? 좋은 것이라더니 똥 처먹으러 온 거냐?”
더는 놀랄 것도 없다는 듯이 빅을 바라보던 데런은 창수에게 말을 했다.
“여기서는 바실이라고 불리는 짐승이 있는데. 그놈이 싼 똥이 커피처럼 씁쓸하면서도 구수합니다.”
커피를 구해서 마시기 쉬울 리가 없었다.
결국 인간들은 기어코 기호품을 만든 모양이었다.
빅은 인상을 구기고 있었지만 데런의 말처럼 꽤나 구수한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
“다른 곳으로 갈까요?”
“향은 좋군.”
“예. 먹어도 이상은 없습니다. 그 짐승이 연한 풀들을 주로 뜯어먹고 해서 이곳 사람들도 꽤나 자주 즐깁니다. 다른 지역의 상인들도 사 가는 기호품이기도 하구요.”
다른 지역과 교역도 하는 곳이라는 말에 창수는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번 맛이나 보자며 찻집으로 들어갔다.
커피와는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풀 맛이 살짝 나는 것과 약간의 떫은맛이 나기는 했지만 먹을 만한 정도였다.
머뭇거리던 나타샤도 한 모금 마셔 보고서는 꽤나 마음에 든 듯했다.
“왠지 소화가 잘 되는 느낌이에요.”
“예. 여기서는 소화제로도 사용합니다.”
빅과 세라핌만 거부를 하고 창수와 나타샤 그리고 데런은 아침잠을 깨려는 듯이 한 모금씩 마셨다.
“그런데 어쩐 일이십니까?”
“이 근처에 엔젤을 유통시키는 자가 있나?”
“예? 엔젤이요?”
“그래.”
“혹시 임무십니까?”
“임무는 아니야. 다만 확인을 할 것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지.”
“그렇군요.”
데런은 아직도 창수가 호프 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들은 적은 있습니다.”
“엔젤을 유통한다는 자들에 대해서 말인가?”
“예. 다만 엔젤이라는 것이 과거에는 꽤나 흔했지만, 지금은 꽤나 귀한 것이 되어 있어서 말입니다.”
창수는 데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원사님께서도 아실지 모르겠는데, 변이 설계도가 생겼다고 합니다.”
“변이 설계도? 그게 뭐지?”
“저 여자처럼 인간인 형태 그대로 뮤턴트의 힘이나 능력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
변이 유발 물질에 따라 다양한 뮤턴트로 변화한다.
하지만 특정 변이 유발 물질은 뮤턴트가 아닌 인간의 형태를 유지한 채 돌연변이로 변이를 시키기도 한다.
힘만 증가시키는 변이나 두뇌를 증가시키는 변이.
그것도 아니면 손에서 불을 뿜거나 전기를 발사하는 변이 등 필요로 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당연히 변이 유발 물질뿐만 아니라 엔젤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모르셨던 모양이군요. 하긴, 그럴 법도 한 것이 과거 저희 때의 초기 엔젤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생산된 엔젤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의 엔젤과 지금 유통되는 엔젤이 다르다고?”
“예. 정말 능력만 얻을 수 있는 변이를 일으키는 엔젤이라면 세계 각국의 연구소에서 발견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확실히 그렇긴 하겠군.”
샘플을 수도 없이 많이 확보해서 한국의 뮤턴트 연구소로 보냈던 창수였다.
창수뿐만 아니라 호프 팀의 대원들도 자국에 샘플들을 보냈었다.
웬만한 생명 과학 연구 능력을 가진 국가 모두가 뮤턴트와 엔젤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러면서 각종 물품들이나 변이체들을 만들어 내었다.
강화제나 데빌탄뿐만 아니라 기상천외한 각종 변이 물품들이 만들어졌다.
물론 부작용도 많아서 안전할 것이라 여겼던 강화제도 부작용이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수많은 인간과 뮤턴트들을 희생시키며 연구한 끝에 각종 결과물들이 나왔다.
‘세계수로군. 세계수에서 직접 더스트를 생산해 내서 새로운 엔젤을 만들어 낸 모양이야.’
세계수에서 생산된 더스트를 가공해 엔젤을 만들었다.
그 엔젤과 변이 유발 물질이 결합해 뮤턴트가 된 것이다.
더스트를 다른 방식으로 가공해 또 다른 엔젤을 만들어 낸 듯했다.
“그렇게 온갖 괴물들이 다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데런은 찻잔을 내려놓는 나타샤를 보고서는 화들짝 놀랐다.
“아! 괴물이 아니고. 이…… 익스퍼트라고 부르더군요.”
“익스퍼트?”
“예. 이형 능력자들을 익스퍼트라고 부르는 듯합니다. 뭐, 거기서도 등급을 나누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웬만한 뮤턴트들은 쉽게 상대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옛날처럼 무기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말입니다. 물론 돈만 있다면 여전히 무기는 구할 수 있긴 하지만.”
“탄약이 문제겠지. 안전성도 유지하는 탄약은 시간이 갈수록 구하기 어려울 테니.”
“예. 아무래도 그럴 겁니다. 소규모로 생산을 하는 곳이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 옛날처럼 무지막지하게 쏟아부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열병기 시대는 냉병기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물량전이다.
병사 하나가 하루 동안 소모할 수 있는 물자가 냉병기 시대 때와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압도적인 양이다.
실제 전쟁 시에 사람 하나를 죽이기 위해 보병이 탄환을 일만 발 이상 썼다고 알려져 있기도 했다.
물론 정확하게 조준하지 않고 아무 곳에나 난사를 해서 소모되어 버리는 탄환이었지만 수만 명의 집단이 전쟁을 벌이면 엄청난 규모의 경제력이 동반되어야 지속 가능했다.
현재에 와서는 그런 물량전을 감당할 집단이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더욱이 막강한 재생력을 가진 뮤턴트들을 상대하려면 열병기로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뮤턴트 사태 초기에, 중기관포로 뮤턴트 하나를 걸레 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도 지금에 와서는 힘들었다.
“알겠네. 그 엔젤을 유통하는 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
“그게. 저도 듣기만 해서. 크음! 아!”
창수는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한 데런의 모습에 짐승의 똥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때마다 빅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제가 익스퍼트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그 능력자 말인가?”
“예. 그런데 꽤나 위험한…….”
데런은 위험하다는 말을 하다가 창수를 바라보고서는 자신이 괜한 소리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창수 자체가 익스퍼트나 다를 바 없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익스퍼트가 되셨던 모양이군.’
데런은 자신의 회복된 몸을 바라보았다.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몸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물론 나이가 있었기에 체력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지만 웬만한 양아치 한둘 정도는 가볍게 제압을 할 수 있었다.
그런 자신도 변이 설계도만 있다면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될지도 몰랐다.
“안내하게.”
“알겠습니다.”
창수가 자신이 아는 익스퍼트를 이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설령 패배하고 자신이 죽게 되더라도 아쉬울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창수와 임무를 하면서 실패했던 적은 없었다.
그렇게 커피를 다 마신 창수는 나타샤를 위해(?) 커피를 찻집에서 구입했다.
“꼭 그걸 마셔야겠어?”
“개가 똥을 왜 먹는지 알 것 같은 맛이야.”
“그건 똥개나 그런 거고!”
빅이 진저리를 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잘 말린 커피를 담은 포장지를 구입한 창수였다.
데런의 안내로 향한 곳은 용역 사무실 같은 곳이었다.
“폴크슨 두목을 만나러 왔어.”
“응? 너 누구냐?”
“나 데런이다.”
“데런? 그 늙은이 데런?”
“그래.”
오늘내일하던 중늙은이가 갑자기 젊어져서 되돌아왔다.
“엔젤이라도 먹은 거냐? 그 귀한 걸 어디서 구한 거지?”
“폴크슨 두목 만나러 왔다고!”
엔젤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었으니 나름 용병 길드라고 이름 붙인 아지트의 용병은 데런을 빤히 바라보다가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데런이 만에 하나 변이 설계도로 익스퍼트가 되었다면 자신들의 조직원으로 받아 줄 수 있었다.
익스퍼트가 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작용도 꽤나 커서 열에 대여섯은 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뮤턴트가 되어 버리거나 몸이 무너져 장애자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잠시 뒤에 폴크슨이라는 자가 나왔다.
인간의 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일반인과는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자네가 데런이라고?”
“그렇소. 폴크슨 두목.”
“설계도라도 주운 거냐?”
“그건 아니오. 당신을 보고 싶은 분이 계시오.”
“나를? 무슨 이유…….”
폴크슨은 무언가가 자신에게 빠르게 접근을 하자 화들짝 놀라며 몸을 비틀었다.
“스피드형인가 보군. 강화제 투약보다 더 빠른 것 같은데.”
“네…… 네놈. 익스퍼트냐?”
“익스퍼트니 뭐니 같잖은 소리 하지 마라. 결국에는 돌연변이에 불과한 것이니까. 엔젤을 누가 유통하는 건지 말해라.”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나 하는 것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차이가 나면 그건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
창수는 익스퍼트니 뭐니 구분지어 봐야 일반인 기준일 뿐이고 자신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기에 얻고자 하는 정보만 얻기로 했다.
“이런 건방진!”
“꼭 피를 봐야 진행이 되는 건지. 이게 무슨 판타지 소설 속의 상황도 아니고.”
창수는 순식간에 검을 뽑아서는 자신에게 휘둘러 오는 폴크슨의 다리를 후려 차서는 부러트려 버렸다.
“크아아악!”
다리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갈비뼈를 향해 가볍게 두들기자 비명 소리는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멈추었다.
“커억!”
“이제 이야기할 생각이 드나?”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가운데 폴크슨은 눈앞의 동양인 남자가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아득한 경지의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마…… 마스터?”
“개소리하지 말고. 나타샤. 이놈 좀 치료해 줘.”
창수의 말에 나타샤가 폴크슨을 치료했다.
아무래도 재생력을 가지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엔젤을 유통하는 자를 찾고 있다. 그자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
폴크슨은 창수의 질문에 자유 도시의 가장 높은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런 폴크슨의 모습에 창수는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자유 도시의 주인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