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41
제341화
341화
이제는 국가나 민족이라는 개념도 의미가 없어졌지만, 폴란드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윙드 후사르라고 하는 기병대였다.
한때는 중부 유럽을 주름잡았던 국가로서 폴란드는 강력한 기마부대를 운용했다.
물론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차를 상대로 기마 돌격을 했다며 비웃음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그것도 후퇴를 하는 부대에게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니 그들의 희생이 마냥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현대에 와서는 대규모 말 사육이 없어지다시피 했기에 근대 이전처럼 기마부대가 다시 나오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눈앞에 족히 수백 기는 넘어 보이는 기마대가 눈보라를 피어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마부대가 피어 올리는 눈보라가 잠시 사라지자 창수의 일행은 기마부대가 아닌 뮤턴트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켄타우로스?”
그건 전설이나 신화 속에 등장을 하는 켄타우로스의 모습이었다.
물론 지금은 엔젤을 통한 변이로 만들어진 뮤턴트에 불과할 터였다.
이 켄타우로스는 한 무리의 뮤턴트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굵은 나무 창대에 강철 창날을 매달고 뮤턴트의 몸을 향해 연신 찔러 대었다.
재생력 강한 뮤턴트들이 그 정도에는 죽지 않았지만 굵고 튼튼한 창에 몸이 꿰뚫리자 움직임이 둔화되었고 남은 켄타우로스는 뮤턴트들의 약점인 머리를 향해 단단한 창날이나 커다란 배틀 해머를 휘둘렀다.
퍼억!
마지막 뮤턴트의 머리가 수박 터지듯이 박살이 났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우어! 우어!”
전투의 승리에 고무된 것인지 켄타우로스들은 두 손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린 채 소리를 질러 대었다.
그 광기 어린 광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스러울 지경이었다.
수백 마리는 족히 될 뮤턴트들이었으니 들키지 않았다면 피해 가는 것이 당연할 터였다.
하지만 유니콘이 자신과 같은 종족을 만났다고 착각이라도 한 것인지 커다란 소리로 투레질을 했다.
푸히히히히힝!
말이나 당나귀가 코로 숨을 쉬면서 나오는 울음소리는 꽤나 멀리까지 퍼져 나갔고, 켄타우로스들도 그 소리를 들었다.
켄타우로스들은 유니콘의 투레질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몸의 상체를 돌렸고 하얀 언덕 위에 눈처럼 하얀빛을 내고 있는 아름다운 말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눈이 아직 완전히 녹지 않은 평원이었다.
그곳에 눈처럼 하얀 말과 그 말 위에 타고 있는 인간 여인의 모습은 마치 신화 속의 이야기를 세상에 옮겨 온 듯한 느낌마저 주었다.
“유…… 유니콘이다!”
“정말 유니콘이 존재했다니!”
“유니콘은 신성한 여인만을 자신의 등에 태운다고 들었는데.”
켄타우로스들은 하얀 백마의 이마에 하얀 뿔이 돋아나 있는 것을 보았다.
켄타우로스도 중형급 뮤턴트들 중에서 대형에 속했지만, 유니콘은 그런 켄타우로스보다 훨씬 대형의 개체였다.
물론 크다고 해서 전투력이 더 강할 것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켄타우로스들은 자신들의 사냥감을 그냥 놔둔 채로 유니콘이 있는 곳으로 내달려 왔다.
거리가 다소 있어서 몸을 피하고자 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지만, 창수는 일반인인 데런을 바라보았다.
유니콘이 한사코 서열이 가장 낮은 데런을 태울 생각이 없었기에 맨발로 뛰어서 도망을 가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했다.
물론 도망을 가면서 힘을 빼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거리는 조금 있었지만 켄타우로스들이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엿들은 창수였다.
그렇게 도망을 가지도 않고 가만히 있자, 이내 켄타우로스들은 창수의 일행을 포위했다.
켄타우로스들도 유니콘과 성스러운 여인뿐만 아니라 인간 남자들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대들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한국에서 왔네.”
“한국?”
“그래.”
“동양의 끝에 있는 한국을 말하는 건가?”
“그렇소.”
창수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켄타우로스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수군거렸다.
“한국이면 후사르 전차를 판 그곳 말하는 거지?”
“그런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지원을 아주 많이 해 줬었지.”
이상한 대화를 나누는 켄타우로스들이었다.
마치 폴란드가 자신들의 국가라는 듯한 이야기였다.
“그대들은 폴란드 국민들인가?”
“그렇다. 우리는 영광스러운 폴란드인들이다.”
켄타우로스의 모습이었지만 스스로를 인간, 그것도 폴란드인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불완전 변이체들인가?”
“불완전? 그게 뭐지? 우리는 순수한 인간이다.”
자신들이 뮤턴트가 아닌 순수한 인간이라고 말을 하자, 데런이 다급히 외쳤다.
“잠시만요! 저는 폴란드 GROM 소속의 특수부대원인 데런 상사라고 합니다! 당신들이 폴란드인들이라고요?”
데런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몇몇 켄타우로스들이 놀란 표정으로 데런을 바라보았다.
“GROM 소속이라고?”
“예! 뮤턴트 사태 후 UN군 산하 호프 팀에 전출을 갔습니다. 그리고 이분은 호프 팀의 팀장이셨던 최창수 원사님이십니다!”
데런은 스스로 폴란드인이라고 하는 켄타우로스들에게 자신들의 신분을 밝혔다.
그러고서는 끝까지 지켰던 자신의 군번줄을 꺼내어서 보여 주었다.
데런의 군번줄을 본 켄타우로스들 중에 군인 출신이었던 켄타우로스가 데런에게 다가와 군번줄을 확인했다.
“맙소사! 정말 GROM 소속이었던 건가?”
데런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의 영웅이었다.
유니콘만 해도 놀라운데 데런의 신분이 자신들의 국가의 특수부대원이었으며 세계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라면 결코 소홀히 대할 수는 없었다.
“신께서 가호를 내리시는 것 같소! 환영하오! 우리는 폴란드와 한국의 친구들에게 결코 위해를 가하지 않을 거요.”
창수의 일행을 경계하던 켄타우로스들은 마치 창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듯 앞다리의 한쪽 무릎을 땅바닥에 꿇었다.
그렇게 켄타우로스들은 창수의 일행을 자신들의 마을로 초대했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
데런은 한 켄타우로스의 등에 타고 가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를 물었다.
뮤턴트 사태로 유럽도 안전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더욱 끔찍한 위기를 맞았고 유럽에서 이제 국가라고 불리는 곳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마치 중세 시대처럼 수백 개가 넘는 도시 국가들로 분열했다.
유럽의 봉건제라는 것이 왕 아래의 영주들의 모임으로 생각하기 쉬웠지만, 실제로는 수백 개의 영주들이 사실상의 왕의 신분을 가지고 자신들의 영역을 다스렸다.
국가에 묶이더라도 상황에 따라 이웃 국가에 소속되기도 할 정도였다.
그렇게 폴란드라고 해도 여러 개의 영역으로 갈라져 버렸고 그나마 과거의 폴란드라는 국가를 기억하는 이들이 스스로를 폴란드인이라고 여길 뿐, 영역 밖의 집단에 소속감을 가지지는 않았다.
물론 스스로 폴란드인이라고 한다면 켄타우로스들도 굳이 죽이지는 않을 뿐이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있던 데런이 질문을 하자, 켄타우로스들이 대답을 해 주었다.
“우리의 왕인 지그문트가 폴란드를 지키기 위해 후사르의 힘을 마법사의 땅에서 가지고 왔소.”
“후사르의 힘? 마법사의 땅?”
“그렇소. 당신도 원한다면 우리처럼 후사르의 힘을 얻을 수 있소.”
“후사르의 힘이라니요?”
“뭐, 이해하기 쉽게 뮤턴트의 변이 비슷한 건데. 뮤턴트와는 달리 우리는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소, 우리도 인간의 모습을 버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괴물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소.”
“폴란드의 정신만 가지고 있다면 모습은 중요한 것이 아니오. 우리는 폴란드인들을 지키는 후사르 전사들이오.”
스스로를 후사르라고 소개하는 켄타우로스들이었다.
그들은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래서 후사르로 불러 달라고 말을 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후사르들은 자신들의 영역에 도착을 했다.
눈이 덮인 초원에 마치 유목 민족들처럼 천막들이 가득했다.
후사르의 몸으로는 인간들의 건물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게 수만 마리는 족히 될 법한 후사르들이 모여 있는 땅은 한눈에 봐도 장관이었다.
“대단하군.”
“네오 바르샤바라고 하네.”
“네오 바르샤바?”
“그래. 후사르의 새로운 수도가 될 곳이지.”
이제는 자신들을 폴란드라고 하기보다는 후사르로 불리기를 원하는 듯했다.
수십 년이 지나 폴란드인들이라는 자각이 희미해지면 후사르로 불리는 종족이 탄생하게 될 듯했다.
창수는 이들이 마법사의 땅에서 후사르의 힘을 가져왔다는 말에 세계수를 통해 얻은 엔젤과 특정 변이 유발 물질을 이용해 켄타우로스로 모습이 변이된 것이라 생각했다.
인간의 모습 상태로 능력만 얻을 수 있는 익스퍼트가 아닌 겉모습까지 변이를 시킨 것이라 여긴 것이다.
일단 자신들을 그들의 지도자에게 데리고 갈 것 같았기에 창수는 후사르의 왕이라는 자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네오 바르샤바의 수많은 후사르들이 창수의 일행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물론 그들도 인간을 보았고 그들 자체도 인간이었기에 인간을 보고 신기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유니콘이네.”
“어머! 정말 신기하네. 유니콘이라니.”
여느 아낙네들과 다를 바 없이 수다를 떠는 여인들과 작은 켄타우로스 아이들도 보였다.
인간의 모습이 안 보이는 걸로 보아, 모든 이들이 다 켄타우로스로 변한 듯했다.
후사르들을 지나쳐 후사르의 왕이라는 지그문트라는 켄타우로스의 앞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창수는 지그문트가 다른 켄타우로스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그문트 또한 자신의 앞에 온 창수의 일행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 듯했다.
“어서 오시오. 멀고 먼 동방에서 오셨다고 들었소.”
“혹시 12 사도이십니까?”
창수는 지그문트에게 생명의 나무를 지키고 있다는 12 사도들 중에 한 명이냐고 물었다.
마법사의 땅이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이 근처는 아닌 듯했다.
그런 창수의 질문에 지그문트는 말없이 창수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기운이라면 웬만한 이들은 견디기 힘들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뮤턴트 또한 마찬가지여서 자신의 기운을 받아낼 수 있다면 보통 존재는 아닌 것이다.
“익스퍼트인가?”
“어떻게 보면 그런 괴물이라고 칭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생명의 나무를 찾고 있는 건가?”
“우리 쪽에서 세계수라고 부르는 것이 생명의 나무라고 한다면 맞다고 할 수 있겠지요.”
“생명의 나무를 보려면 12 사도 중에 하나가 되어야 하네.”
“12 사도라는 것이 싸워서 이겨야 자격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까?”
“훗!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를 쓰러트린다고 해서 생명의 나무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는 알 수 없네. 익스퍼트든 뮤턴트든 생명의 나무를 볼 수 있는 존재는 선택받은 존재여야 하거든.”
“선택받은 존재라. 묘목이 아닌 성체를 이미 본 입장이라면 충분히 자격은 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성체? 성체라고 했나?”
지그문트는 창수의 말에 매우 놀라워했다.
“그것이 어디에 있나? 성체는 어디에 있는 건가?”
“어디에 있다 한들 당신의 능력으로는 그곳에 찾아갈 수 없을 겁니다. 그곳의 문지기가 꽤나 성질머리가 고약해서 말이지요.”
헤인트의 두목은 거대한 소금 사막과 하나가 되었다.
처음에는 빅 정도면 헤인트의 두목을 소멸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무래도 힘들어 보였다.
지금의 자신도 마찬가지였으니 눈앞의 지그문트로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렇게 어디에 있는지 말을 해 줘 봐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창수의 말에 지그문트는 인상을 구겼다.
마치 말을 해 주지 않으면 자신도 대답을 하지 않겠다는 듯한 심산이었다.
“후우! 태평양. 아니, 여기서 보면 대서양을 넘어 남미로 가야 합니다.”
“남미? 역시 그곳이었나? 성체가 있는 곳이.”
“세계수의 묘목이 있는 곳을 알려 주시겠습니까?”
“그대가 생명의 나무로 뭘 하려는 것인지부터 말을 해 주었으면 좋겠군.”
“아직 확실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지그문트는 빤히 창수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눈앞의 창수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몸의 떨림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세상은 넓군. 과거 영국이라 불리던 곳이네. 마법사의 땅. 그곳에 생명의 나무를 심었지. 뭐, 자네는 자격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생명의 나무의 주인을 이겨야만 생명의 나무를 가질 수 있을걸세. 결코 쉽지는 않을 거야.”
“신이 되고자 했던 이는 그대들이 세계수를 수호하고 있다고 했소.”
“수호는 무슨. 어차피 그에게서 생명의 열매를 나눠 받은 것에 불과할 뿐이지. 나는 내 민족과 종족을 다스리는 걸로 충분해. 자네가 13번째 사도로 인정을 받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흐음! 우리 서양에서는 13번째가 꽤나 불길한 수로 여겨지거든. 아무튼 영국으로 가 보게. 그곳에 가 보면 정말 신이라고 불릴 만한 괴물을 만나게 될 거야. 물론 가는 길에 나 같은 놈들도 보게 될 테지. 참고로 나와는 달리 성격이 고약한 놈들도 있을걸세.”
충고인지 경고인지 모를 이야기를 해 주는 지그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