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47
제47화
47화
폐광의 입구로 가기 위해서는 마을 안의 뮤턴트들을 뚫고 가야만 했다.
수백 마리가 넘어갈 것 같은 뮤턴트들을 그것도 시가전이나 다를 바 없는 마을 안에서 다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우회를 하든지 해야 했지만 동료인 보슨이 버텨 줄지 자신을 할 수 없었다.
“제가 유인하겠습니다. 마을 중앙의 확성기만 파괴해 주십시오.”
“최 중사.”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으며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강한 뮤턴트들을 유인할 만한 이는 창수밖에 없어 보였다.
“걱정 마십시오. 2형이 아닌 1형 정도라면 충분히 따돌릴 수 있으니까요. 혹시 남는 섬광탄과 연막탄이 있으면 좀 주십시오. 유인을 한 뒤에 폐광의 입구로 가겠습니다.”
“그래. 이건 신형 폭탄이네. 조작법은 알고 있겠지?”
마을의 뮤턴트를 전부 유인하려면 꽤나 큰 폭음을 만들어야 했다.
펠리스 대위는 폭파 전문 대원으로부터 신형 폭탄을 창수에게 건네었다.
“그럼.”
창수가 마을의 뮤턴트들을 유인하기 위한 장소로 이동하자 저격수는 마을의 중앙에 있는 확성기를 조준했다.
꽤나 둔탁하고 큰 소음이 날 터였지만 창수가 유인하는 와중에 다시 확성기가 작동하게 되면 유인 작전은 실패할 터였다.
그렇게 약속된 시간이 되자 저격수는 정확하게 확성기를 파괴했다.
탕! 탕! 탕!
확성기가 파괴되고 난 뒤에 창수가 낸 것으로 추정되는 소총 소음이 적막한 밀림을 흔들었다.
뮤턴트들은 커다란 총소리에 고통스러운 듯이 몸을 움찔거렸다.
신체뿐만 아니라 각종 감각까지도 극대화되어 커다란 소음에 더 영향을 입는 것이다.
그런 소음으로 인한 고통에 화가 치밀기라도 한 것인지 뮤턴트들은 창수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소음은 마을의 건물과 건물들에 의해 작아져서인지 모든 뮤턴트들이 다 반응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뮤턴트들이 창수에게 접근하자 신형 폭탄이 터지면서 마을 내의 모든 뮤턴트들이 창수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십여 마리의 뮤턴트들을 신형 폭탄으로 날려버렸지만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뮤턴트들이 창수에게로 몰려들었다.
100m 육상 선수가 전력으로 뛰는 듯한 속도로 창수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드는 뮤턴트들이었다.
멀찍이 뮤턴트들의 모습을 보며 베타 팀은 이를 악물었다.
스스로 최고라 여기던 그들이었지만 그건 같은 인간을 상대했을 때지 인간 규격 이상의 괴물들을 상대로 했을 때는 피식자에 불과할 뿐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었다.
“좋아. 가지.”
“예!”
팀장의 지시에 따라 베타 팀은 마을을 지나 폐광의 입구로 향했다.
분명 함정이 있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때로는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오른쪽 뮤턴트!”
대부분의 뮤턴트들이 창수를 따라갔지만 몇몇 남은 뮤턴트들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야간에도 환하게 사방이 보이는 신형 야시경 장비를 착용한 특수부대원들에는 뮤턴트가 가지고 있지 않은 과학의 힘이 있었다.
퍼엉!
1형 뮤턴트의 가슴 절반을 날려버리는 대구경의 총탄은 굳이 머리를 노리지 않아도 충분했다.
미지에서 오는 두려움은 강력한 총탄의 위력 앞에서 새벽녘의 서리처럼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다.
크르르르르!
“뒤져 버려!”
퍼엉!
기습해 오는 다수의 뮤턴트가 두려운 것이지 고작해야 한두 마리로 대책 없이 돌진해 오는 뮤턴트는 두려운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베타 팀은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원들답게 1형 뮤턴트들을 녹여냈다.
* * *
동료들이 남은 뮤턴트들을 소탕하며 폐광의 입구로 향할 때 창수도 연신 자신을 쫓아오는 뮤턴트들을 사냥하며 유인을 계속했다.
“그나마 이성이 없는 것이 다행이군. 웃차!”
탕!
화력이 좋은 총이라기보다는 포에 가까운 무기는 크기가 다소 커서 거치적거렸다.
그 때문에 창수는 전투 소총보다 다소 구경이 큰 신형 전투 소총으로 무장했다.
덕분에 1형이나 2형에 대한 저지력이 약했지만 정확하게 머리를 날려버리면 된다는 생각에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창수의 예상처럼 창수는 빠르게 움직이면서 정확하게 뮤턴트들의 머리만을 노렸다.
무섭도록 침착한 냉정과 동체 시력 그리고 체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충 이 정도면 충분히 유인했겠지.”
창수는 수백 마리의 뮤턴트들을 밀림 안쪽으로 유인한 뒤에 훌쩍 나무 위로 뛰어올랐다.
물론 뮤턴트들의 운동 능력이라면 나무 위는 안심을 할 수 없었다.
“자! 받아라.”
나무 위로 올라간 창수는 사방으로 섬광탄을 던졌다.
번쩍!
크르르르르르!
섬광탄의 강렬한 빛에 감각이 극대화된 뮤턴트들은 고통스러워했다.
모든 뮤턴트들의 감각을 잃게 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무 사이를 뛰어넘어 땅바닥에 착지한 창수는 아직 감각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로 달려오고 있는 뮤턴트들을 향해 연막탄을 터트렸다.
자욱하게 퍼져 나가는 연막탄은 실내가 아닌 실외라 그 효과가 반감이 되었지만 창수의 몸 하나를 숨겨주는 것에는 충분했다.
연막탄에도 속지 않는 뮤턴트는 창수가 직접 처리하면 되었다.
뮤턴트들을 밀림 안에 묶어 둔 창수는 마을 쪽으로 달렸다.
“분명 2형이 나올 텐데. 그러고 보면 1형과 2형이 같이 등장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리가에서 소탕전을 벌이면서도 1형과 2형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뮤턴트라고 해도 형태가 다르면 같은 종족이라 볼 수 없는 듯도 했다.
1형과 2형 그리고 3형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엘리스가 1형들에게는 공격을 받지 않을 수 있지만 2형에게는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 같은데.”
그나마 1형과 2형을 동시에 상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렇게 텅 빈 마을을 지나쳐 동료들이 모여 있는 폐광의 입구에 도착한 창수였다.
“최 중사!”
“역시 마스터 치프!”
상처 하나 없이 그 많은 뮤턴트들을 혼자 유인해 낸 창수에 다들 엄지를 치켜들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창수의 활약을 보면 볼수록 마치 게임의 치트키를 쓰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새벽 2시에 FPS 게임을 해 보면 한국인 초딩들이 그렇게 무섭더라구. 아니 우리 소대를 전멸시켜 버린다니까. 아! 물론 최 중사가 초딩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그게 한국인의 위엄인가?”
“하하하하!”
동료들은 농담을 하며 무사히 돌아온 창수를 반겼다.
창수도 그런 동료들의 농에 피식 웃으며 동료들에게 다가가려다가 무릎이 꺾이면서 땅바닥에 넘어졌다.
“크윽!”
“창수!”
“최 중사!”
갑자기 창수의 몸이 쓰러지는 것에 다들 놀라서는 창수를 부축했다.
부들! 부들!
창수의 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은 다리에서부터 시작해 온몸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창수! 부상을 입은 건가?”
“아…… 아니 부상은 없었는데.”
“빌!”
“예!”
의료 주특기를 가진 빌이 펠리스 대위의 외침에 창수의 상태를 살폈다.
창수의 말대로 부상한 건 없었다.
하지만 이내 빌은 창수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탈진했습니다.”
“뭐? 탈진?”
“예. 대체 어떻게 탈진을 할 때까지 움직인 거야? 회복될 때까지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고된 훈련 속에서도 탈진을 해 본 적이 없던 창수였다.
생동성 시험의 부작용으로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체력이 무한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지 못한 채로 쉬지 못하고 움직이던 것이 창수의 체력을 방전시켜 버린 것이다.
“최 중사가 괴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인간이긴 인간이구만.”
“그러게 말입니다. 한국인은 스타크래프트 종족인 줄 알았는데 지구인이었나 봅니다.”
폐광의 입구에 창수를 기대어 놓고서는 입안에 물을 먹여주는 빌은 창수에게 열량이 높은 고열량 초콜릿을 주었다.
“바로 체력이 돌아오지는 않을 거야. 더욱이 더 이상 무리하면 정말 위험해질 수도 있어.”
특수부대원들이 초인적인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지만 완전 방전이 되어 탈진한 상태가 빠르게 회복될 수는 없었다.
창수는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달달하다기보다는 쓴맛이 나는 고열량 초콜릿 덩어리를 입안에서 오물거렸다.
침에 녹은 초콜릿 덩어리는 쉽사리 녹지 않고 끈적거리게 입안에 달라붙었다.
‘혈관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겠네.’
그렇게 창수는 임무에서 이탈해야 할 듯 보였다.
“팀장님. 최 중사는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후우! 별수 없지. 우리끼리 수색 작전을 해야겠어.”
“저 조금만 쉬면 될 겁니다.”
창수는 조금만 쉬면 체력이 금방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빌의 말을 들은 펠리스 대위는 고개를 내저었다.
“엔젤만 확보하고 돌아올 걸세. 조금 쉬고 있어.”
창수를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곳으로 옮기고서는 베타 팀은 폐광 수색을 하기로 했다.
신형 야시경 장비라면 어두운 폐광 안이라고 해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마을에서의 전투로 사방에서의 기습만 아니라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베타 팀이었다.
동료들이 폐광 안으로 들어가고 창수는 체력을 최대한 빨리 회복하기 위해 초콜릿과 고열량 에너지 바를 입안에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으! 맛없다. 국밥에 깍두기 먹고 싶다.”
창수는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다.
81 특수전략대대에서도 나름 한식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건 무늬만 한식이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느끼하고 팍팍한 에너지 바만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다가 창수는 주머니에서 고추장 튜브를 꺼냈다.
“하! 이게 있었지. 역시 한국인은 고추장이지.”
고추장 튜브를 간신히 열어서는 입안에 짜 넣자 매운맛이 입안에 퍼졌다.
“이제 좀 살겠네.”
비상식량으로 챙긴 고추장 덕분인지 창수는 체력이 상당히 돌아와서는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완전히 탈진한 상태에서 놀라울 정도로 빠른 회복이었다.
그만큼 창수의 회복력이 빨랐고 창수가 섭취한 칼로리가 엄청났다.
창수가 먹어치운 칼로리는 5,000kcal에 육박했다.
하지만 그런 칼로리로도 창수가 작정하고 움직이면 오래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창수에게도 약점이라면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창수는 동료들이 들어간 폐광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 뮤턴트가 아닌 인간 몇 명이 폐광의 입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피아들인가.’
마피아들로 보이는 이들은 폐광의 안으로 무언가를 던져 넣고서는 입구에다가 무언가를 설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창수가 입구 근처의 창고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이 한 명의 마피아가 다가왔다.
‘어딘가 CCTV라도 있는 건가?’
분명 다들 엔젤을 먹은 이들일 터였다.
창고의 문이 열리고 창수를 본 마피아는 씨익 웃고서는 창수를 향해 소총의 개머리판으로 후려쳐 왔다.
충분히 피할 수도 있었고 제압도 할 수 있었지만 창수는 자신을 기절시키려는 것임을 알아차리고서는 기절을 한 것처럼 몸을 늘어트렸다.
멍은 조금 들겠지만 딱히 아프지도 않았기에 몸이 늘어진 창수에 마피아 조직원은 한 손으로 육중한 창수의 몸을 가볍게 들어서는 창고를 나왔다.
“이제 가자고!”
“그래. 특수부대라고 하더니 별것도 아니네!”
“크크크! 그러게 말이야! 우리는 천국의 전사잖아! 인간 따위가 감히 신성한 천사들을 어찌할 수 없는 법이지.”
마피아 조직원들은 창수에게 의식이 있는지도 모른 채로 창수를 들고서는 폐광의 또 다른 출입구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