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8
제8화
8화
창수가 가긴 엄청난 무예 실력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격투를 시킬 수는 없었다.
결국 물이 든 진흙 격투장에서 상대를 먼저 밀어내면 승리를 하는 게임을 하기로 했다.
행여라도 창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곤란했다.
창수가 남규식 대위에게서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된 훈련으로 지킨 후보생들에게 휴식도 줄 겸해서 이벤트 게임을 연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여길 여지가 없었기에 다들 간만의 재미있는 이벤트로 얼굴 가득 미소가 지어졌다.
“다섯 명이 참가를 하는 거야. 창수 네가 대장해라.”
“끄응! 후우! 그래. 이기자. 이겨야 조금이나마 쉴 수 있지.”
창수는 다행히도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네 명의 후보생도 선수로 참가하게 된 것에 안도했다.
교관들 쪽에서도 다섯이 참가를 하는 듯이 이미 웃통을 벗고 있었다.
하나같이 근육으로 가득 차 있는 몸이 단단해 보였다.
“아마 우리 기 꺾으려고 하는 것이 분명해. 후후! 하지만 우리에겐.”
“창수가 있다.”
교관들의 몸에 절로 기가 질렸지만 다들 자신들에게는 창수가 있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야. 왜 나냐?”
창수는 자신은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자기들 멋대로 자신을 결전 병기 취급을 하는 것에 기가 찼다.
최대한 티 나지 않게 하려고 했지만 티가 안 날 수가 없었다.
“아무튼! 우리 작전은 최대한 버티면서 창수가 한 명 한 명 해치우는 걸 보는 거다.”
“오케이! 버틴다! 창수야! 너만 믿는다!”
“아니! 왜 작전이 그따위인데?”
“자! 파이팅!”
“파이팅!”
어이없어하는 창수를 뒤로하고 네 명이서 파이팅을 외치고서는 들어가서 움직이기만 해도 지칠 것 같은 진흙 격투장으로 들어갔다.
창수는 그런 동기들에 한숨을 내쉬고서는 자신도 안으로 들어갔다.
‘져야 할 것이 분명한데.’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라는 것은 창수도 알고 있었다.
적당히 하다가 져야 하는 것이 분명했지만 창수는 지칠 대로 지친 동기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그동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함께 고생을 하면서 동료애가 생겼다.
그런 동기들에게 반나절의 휴식을 주고 싶어졌다.
“끄응! 그래. 한번 해 보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곧장 진흙이 질퍽대는 진흙 격투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포복 훈련 때 진흙이라면 이골이 나 있었다.
“몸에 진흙 묻혀. 그래야 미끄러져서 상대가 제대로 힘을 못 쓴다. 교관들에게서 조금이나마 버티려면 그래야 해.”
“걱정 마라. 그리고 창수야! 너만 믿는다.”
후보생들의 작전은 단순했다.
최대한 버티면서 창수가 교관들을 한 명 한 명 격투장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었다.
물론 움직이기 힘들고 교관들의 몸에도 덕지덕지 미끄러운 진흙들이 묻어 있어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힘보다는 기술과 경험 등이 더 필요해 보이는 진흙 격투였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과 경험이라고 해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별수 없었다.
“아자! 가자!”
창수의 고함과 함께 진흙 격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신경전과 함께 탐색전이 시작되었지만 이내 격렬한 격투가 벌어졌다.
“이겨라! 이겨! 넘겨 버려!”
“애송이들한테 선배 무서움을 보여 주라고!”
남자들은 나이가 먹어도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있다.
후보생들뿐만 아니라 교관과 조교들도 잔뜩 흥분한 채로 자신의 편을 향해 응원했다.
참가 선수들은 진흙 바닥을 나뒹굴면서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다.
팔다리 머리가슴 등 붙잡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라붙어서는 힘을 써대다 보니 넘어지고 밀리고 나뒹굴었다.
“버텨! 버텨! 버티라고!”
“넘겨 버려! 넘겨!”
교관들은 능숙했다.
후보생 선수 중에 가장 약점인 선수를 순식간에 파악해 냈고 이내 상대를 견제하며 전투장 밖으로 밀어내 버렸다.
후보생들의 입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후보생 한 명이 밀려나자 상황은 완전히 교관들 쪽으로 넘어갔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특수 훈련을 받은 인간 흉기들이었다.
아직 솜털이 그대로인 후보생들이 이기기에는 역시나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후보생들 사이에는 창수가 있었다.
‘전부를 힘으로 이기기에는 힘들겠지? 괜히 달려들었다가 밀려나면 곤란하단 말이야.’
창수는 교관들과 자신들의 차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건 협동이었다.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는 후보생들과는 달리 교관들은 견제를 하면서 한 명 한 명 각개 격파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창수 자신이 막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특전사 교관 다섯을 힘으로 이기는 것은 무리라 여겼다.
‘둘은 상대할 수 있을까?’
한 명이 부족한 자신들이었으니 자칫 둘과 힘겨루기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격투가 이어진다면 아무런 힘도 못 써보고 당할 것이 분명했다.
“저기 세 명 견제해라.”
“어떻게 하려고?”
“후우! 둘 넘길 거야.”
“뭐? 혼자서?”
“그래.”
“가능하겠어?”
“아니.”
“…….”
창수의 대답에 기가 막혔지만 노련한 교관들이 절대 자신들로 인해 수적 열세에 몰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을 알기에 창수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좋아. 오래 못 버틴다.”
“알아. 버틸 때까지 버텨 줘 봐!”
창수는 남은 세 명의 동기들이 세 명의 교관들을 견제하기 위해 달려들자 곧장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교관에게로 달려들었다.
“어림없다!”
“어쭈 머리 쓰네!”
창수가 이석 중위에게 달려들자 바로 옆에 있던 박한우 중사도 합세해서는 창수에게 달려들었다.
가장 마지막에 쓰러트리려고 했지만 무모한 돌격을 해 오는 창수에 창수 먼저 격투장 밖으로 밀어내 버리려는 것이다.
그런 창수의 무모함에 남규식 대위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특수전 사령부에 소문이 자자한 창수가 얼마나 대단할까 궁금했던 남규식 대위는 결국은 후보생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이내 상황은 돌변했다.
“웃차! 어?”
주르륵!
창수의 돌격을 정면으로 받아낸 이석 중위는 자신의 몸이 그대로 뒤로 밀려나는 것에 경악했다.
창수도 180 가까운 키에 몸무게도 70kg은 넘을 듯했지만 이석 중위는 창수보다 훨씬 키도 크고 덩치도 컸다.
180이 넘는 키에 몸무게는 90kg이 넘는 체급이 다른 덩치였다.
당연히 창수에게 힘에서 밀릴 가능성은 없었다.
하지만 창수의 황소 같은 힘에 그대로 뒤로 밀려났다.
“이 중위님! 이놈이!”
이석 중위가 제법 넓은 진흙 격투장의 끝으로 밀려나는 것에 박한우 중사는 창수의 허리를 붙잡았다.
박한우 중사도 덩치라면 어디 가서 밀리지 않았지만 창수의 허리를 붙잡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뭐야? 이놈!’
붙잡는 순간 자신은 절대 힘으로 창수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황소를 상대하는 것처럼 붙잡는 것이 아니라 매달리고 있는 것임을 느낀 것이다.
창수는 바로 진흙 격투장의 끝에 도달해서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이석 중위의 허리를 붙잡고서는 힘을 주었다.
“끙차!”
“이 자식이!”
자신의 몸을 들어 올리려는 창수에 이석 중위는 온몸을 비틀면서 저항을 하려고 했다.
미끌거리는 진흙 때문에 미끄러질 만도 했지만 전혀 효과도 없었다.
창수는 이석 중위의 몸을 들어 올려서는 그대로 진흙 격투장 밖으로 내던져 버렸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허리에 매달려 있는 박한우 중사의 바지를 손으로 움켜쥐고서는 위로 들어 올렸다.
창수의 몸을 붙잡은 채로 물구나무서기가 되어 버린 박한우 중사의 몸도 사뿐히 격투장 밖의 맨바닥에 놓였다.
“…….”
“…….”
다들 지금 자신이 뭘 보긴 했나 하는 듯이 멍하니 창수를 바라보았다.
고함과 응원 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다들 멍하니 창수가 한 짓이 가능한 것인지 생각하고 있을 때 남규식 대위가 외쳤다.
“세 후보생 밀어내!”
“헉!”
남규식 대위는 빠른 속도로 멍하니 창수를 바라보고 있던 후보생 하나를 붙잡고서는 단숨에 격투장 밖으로 밀어내 버렸다.
다른 교관들도 그런 남규식 대위의 지시에 어리바리하고 있는 두 명의 후보생을 잡아서는 격투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격투장 밖으로 밀려나 버린 후보생들은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힘도 기량도 떨어지는데 순간의 방심까지 해 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힘도 써 보지 못하고서는 넘어가 버린 것이다.
“하아! 그걸 못 버티냐.”
창수는 겨우 역전을 하는 듯했는데 바로 역전이 되어 버린 상황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버텨주기만 했다면 수적 우세로 자신이 한 명씩 달라붙어서는 격투장 밖으로 밀어내면 오후 반나절은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날아갈 위기인 것이다.
‘세 명 이길 수 있을까? 아니. 못 이길 것은 없을 것 같은데. 문제는 너무 눈에 띄지?’
창수는 힐끔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동기들과 교관들 그리고 멀리 건물 안에서 자신들의 격투를 보고 있는 높은 분들을 보았다.
이미 건물 안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이들을 알고 있는 창수였다.
물론 그 높으신 분들이 창수의 힘을 보고 싶어서 이 일을 벌였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힘으로 다 넘기면 아무래도 좀 그렇지? 잘못하면 군 연구소 같은 것에 끌려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냥 전역 전까지만 돈 많이 받으면 그만인데.’
이대로 져 주는 것이 자신의 편안한 군 생활에 좋다는 것은 군대를 경험해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냥 당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소 소심한 성격이었던 창수였다.
하지만 월등한 힘과 체력을 가지게 되면서 성격도 조금 변한 것인지 남에게 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힘만으로 넘기면 안 될 것 같단 말이지. 운과 기술로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거로 해 볼까? 뭐 지면 어쩔 수 없고.’
이대로 달려들어서는 세 명 다 진흙 격투장 밖으로 밀어내 버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창수는 남들 보기에 조금은 수긍이 갈 수 있도록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하아! 하아!”
창수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서는 진흙 격투장의 끝 벽에 자신의 등을 대고서는 자세를 낮추었다.
누가 보더라도 뒤를 보이지 않고 싸우겠다는 모습이었다.
“머리 쓴다 이거냐?”
“그냥 단숨에 다리 잡고 밀어내 버리죠. 아무리 저놈이 괴물이라지만 셋을 어떻게 이깁니까? 선배님. 더욱이 꽤나 지친 것 같은데.”
“남 대위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 조 중위 말이 확실히 이기는 것 같은데요. 일대일은 저놈이 지켰어도 힘들 것 같습니다.”
남 대위와 더불어 가장 힘이 좋다던 이석 중위도 창수 앞에서 제대로 힘도 못 써보고 격투장 밖으로 밀려났다.
괜히 일 대 일로 덤볐다가 창피라도 당하게 된다면 앞으로의 교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이런 격투는 아무리 잠깐의 유흥 거리라지만 교육 훈련 중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교관팀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하게 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창수의 힘에 교관들이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그렇게 남은 세 명의 교관이 창수를 단번에 밀어내는 모습을 보여 주려는 듯했지만 남 대위는 그렇게 되면 꽤나 볼썽사나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교관들이 창수에게 도전자로 덤비는 모습처럼 된 것이다.
‘차라리 후보생들 전부 밖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었는데.’
일대 삼이 아니라 이 대 삼 정도였다면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이길 수 있을까?’
남 대위는 자신의 혼자서 창수를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꽤나 지쳐 있는 듯이 숨을 헐떡이는 창수를 보건대 가능할 것 같기도 했지만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건물 안에서 지휘관들이 구경까지 하고 있었으니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남 대위가 셋이서 덤빌 수는 없다며 팔짱을 끼자 결국 두 교관이 창수에게 덤벼들었다.
“흣차!”
“으라차!”
두 교관은 창수의 몸에 있는 힘껏 태클을 걸어왔다.
잘못하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었지만 힘 대 힘으로는 자신들이 이길 수 없음을 직감한 것이다.
지쳤어도 호랑이는 늑대에게 지지 않는 법이다.
“크윽! 뭐가 이리 단단해! 전차야 뭐야?”
“다리 잡았다!”
마치 커다란 바위에 몸을 부딪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교관이 창수의 허벅지를 두 팔로 감쌌다.
있는 힘껏 들어 올려서는 창수의 몸의 균형을 빼앗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당혹스러워졌다.
힘을 줘도 창수의 다리 한 짝이 들어 올려지지 않은 것이다.
“으라차차차차차!”
창수는 자신이 용을 쓴다는 듯이 고함을 내지르며 자신의 다리에 매달린 교관의 허리를 잡고서는 몸을 비틀면서 자신의 바로 옆으로 굴렸다.
발라당 하면서 다리를 잡고 있던 교관은 진흙 격투장 밖의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교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게 아니라 힘으로 찍어 눌러 버린 창수였다.
교관 한 명이 나가떨어지자 남은 한 명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몇 번 용을 쓰며 엉켰다가 역시나 교관의 몸이 격투장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