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98
제98화
98화
일본 열도를 돌아 도쿄 인근에 도착한 한국형 중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은 어둠을 틈타 도쿄만에서 부상했다.
도산안창호함의 해치가 열리고 한국과 미국의 특수부대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소속을 전혀 알 수 없는 온통 흑색의 복장과 장비를 챙긴 연합팀은 곧장 어둠으로 뒤덮여 있는 도쿄만 안으로 들어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통 환하게 밝혀 있어야 할 도시였다.
“여전히 구역질 나는 냄새야.”
“전에 와 본 적이 있나?”
“나 이래 봬도 올림픽 출전한 적 있다고.”
“와우. 도쿄 올림픽 출전했던 거야? 수상 스포츠로?”
“그래. 수질이 엉망이어서 두 번 다시 이 바다에서 수영할 생각은 없었는데 다시 왔군.”
하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아 도쿄의 오폐수가 도쿄만으로 흘러나왔다.
그 때문에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말들이 꽤나 많이 나왔었다.
구조적인 문제였기에 해결이 되지도 않았고 그냥 그대로 경기는 강행되었다.
그나마 도쿄가 지진과 함께 상수도와 전기 등이 붕괴되면서 도쿄만으로 오폐수의 유입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 때문에 도쿄만에 조개 등 해양 생물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인간들에게는 비극이었지만 동물들에게는 기쁜 일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연합 특수팀은 이내 도쿄 안으로 들어섰다.
도쿄의 수많은 뮤턴트들이 도쿄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뮤턴트들이 전부 올라가 버린 건 아니겠지?”
“몇 마리는 남아 있겠지.”
“하지만 브레인이라는 놈을 잡아야 하잖아.”
브레인이 하나인지 아니면 여러 마리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꽤나 많은 논란거리였다.
수만 단위의 뮤턴트들을 단 한 마리의 브레인 뮤턴트가 통솔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연구원들은 뮤턴트에 등급이 있을 것이며 중간에 하위 뮤턴트를 통제할 수 있는 중간 계급의 브레인 뮤턴트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예상했다.
최상위 브레인 뮤턴트를 찾아내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에 중간 계급의 브레인 뮤턴트를 발견해서 생포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당연히 이를 통해 다른 뮤턴트들을 통제하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최종 목표였다.
“그럼 이동을 시작하지.”
한미 연합팀은 점점 밝아져 오는 도쿄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타고 온 도산안창호함은 천천히 도쿄만 바닥으로 내려가 퇴각 시간까지 침묵을 지키며 대기에 들어갔다.
연합팀이 마주한 도쿄는 정말이지 강아지나 고양이 한 마리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적막했다.
“이거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인데.”
과거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인간으로서 유일하게 생존을 한 주인공처럼 도시에서는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지하도나 건물의 어둠 속에 있을지 모를 뮤턴트를 찾아 사냥을 해야 하는 것도 영화 속 주인공의 기분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다.
“조심하라고. 그 영화의 좀비보다 더한 에일리언같은 놈들이 셀 수 없이 나오는 세계관이니까.”
거의 대부분 1형 뮤턴트가 나온다는 도쿄였지만 2형과 3형 그리고 그 이상의 뮤턴트들이 세계에 득실거리고 있었다.
더욱이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브레인이라는 뮤턴트가 확인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뮤턴트가 추가되는 것이다.
그렇게 꽤나 도쿄의 안쪽으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뮤턴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지하도나 건물 내부 수색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지하도 쪽은 위험할 텐데.”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은 도쿄 지하철에 다들 난감해졌다.
그냥 도쿄의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뮤턴트 몇 마리 쇼핑하듯이 잡아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일단 정찰 드론으로 지하도 내부 수색을 해 보자고.”
“오케이.”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있다면 위험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으니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
비밀 임무여서 태평양에 떠 있는 미 해군 항공모함의 폭격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물론 최악의 상황이라면 비밀이고 뭐고 미 해군의 항모에서 출격한 폭격기들이 도쿄를 불태워 버릴지도 몰랐다.
드르르륵!
손바닥만 한 크기의 소형 정찰 드론이 작동했다.
“적외선 모드로 변경.”
빛이 있을 리 없을 지하도였으니 정찰 드론의 모드를 적외선 모드로 전환하고서는 지하도 안으로 날려 보냈다.
통솔 컨트롤러를 이용해 천천히 정찰 드론을 내부로 들여보내서는 지하도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어때?”
“깨끗해. 없어. 아무래도 전부 북쪽으로 올라간 것 같은데.”
“좀 더 확인해 봐.”
“그러지.”
최대 통제 범위까지 빡빡하게 지하도 내부 수색을 해 보았지만 확인은 어려웠다.
“없어. 이 이상은 들어가면 통신 범위를 넘어버린다고.”
“회수해.”
정찰 드론을 회수한 미군은 고개를 내저었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때는 드론이 아니라 직접 들어가야 했다.
“기술이 전부가 아니거든.”
“그래도 우리도 저런 거 운용해도 좋을 텐데요.”
“저런 거 챙겨 갈 바에야 총알 하나 더 챙겨 가는 것이 낫다.”
“그러긴 하죠.”
차량에 싣고 다닌다면 챙겨 올 수 있었지만 차량 사용이 불가능할 때는 짐만 될 뿐이었다.
미군 특수부대가 시간만 낭비하는 동안 별기군의 화랑들은 주변 수색을 하며 뮤턴트의 흔적을 찾았다.
“아무래도 좀 더 시내 안으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호프 팀의 작전이 도라노몬에서 이루어졌었다고 하니 우리도 도라노몬까지는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라노몬이라.”
한미 연합팀의 각 팀장은 도쿄의 지도를 펼쳐 보고서는 목적지를 정했다.
결국 도쿄만 가까이에서는 뮤턴트를 생포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뮤턴트가 대량 발견된 도라노몬까지 이동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다행히도 거리가 그다지 멀지는 않았다.
한미 연합팀이 도라노몬까지 이동하자 폭격으로 인해 흉물스럽게 파괴되어 있는 도라노몬 힐스와 아타고 신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당연히 엄청난 숫자의 뮤턴트의 신체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화끈하게 부숴 놨구만.”
“호프 팀의 최창수 상사의 짓이라고 하던데요. 남 팀장님. 최 상사 잘 아십니까?”
미국 팀의 대원 하나가 화랑 팀의 팀장인 남규식에게 창수에 관해서 물었다.
남규식은 창수에 관해서 물어오는 미군 쪽 대원에 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과거 최 상사가 훈련병일 때 상대해 본 적이 있습니다.”
“훈련병?”
“예. 특전부사관으로 지원했을 때였지요.”
화랑 팀의 팀장인 남규식은 과거 특수전 훈련소에서 창수의 훈련병들과 진흙 씨름을 했던 대위였다.
창수에게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교관들도 전부 패배를 해 버렸다.
지금은 더한 괴물로 불리고 있었지만 그때도 창수는 육체적인 능력만 따지고서는 특전사 최강이었다.
“혹시?”
“제가 졌습니다.”
남규식 팀장이 창수에게 졌다는 말에 미군들은 어깨를 으쓱이며 역시 창수는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남규식 팀장을 포함한 화랑팀의 대원들 모두가 한눈에 보기에도 만만치 않은 이들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최고 중의 최고만을 선발해 만든 것이 별기군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창수의 괴물 같음을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서는 한미 연합팀은 도라노몬 일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살아있는 뮤턴트가 있나 싶어서 찾았지만 대부분은 사망한 뒤였다.
전투가 이루어진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기에 뮤턴트의 생존 시간도 지나 있었다.
그렇게 도라노몬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 같을 때 한미 연합팀들은 뜻밖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 * *
“조…… 조심해.”
“걱정 마. 이거 싱싱해 보인다.”
“그러네. 다행이다.”
몇몇 사람들이 뮤턴트의 사체를 칼로 잘라내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 두려운 듯이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뮤턴트의 사체를 챙기고서는 황급히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그런 의문의 사람들을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이 목격한 것이다.
“뮤턴트가 아니라 인간 아니야?”
“그런 것 같습니다. 분명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혹시 불완전 변이체 아닌가?”
“그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다들 분명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장소에서 사람들을 발견한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그들이 인간인지 아니면 불완전 변이체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접촉을 합니까?”
비밀 임무가 아니라면 접촉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접촉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만일 사람이라고 해도 그들을 도와주기에는 어려웠고 불완전 변이체라고 해도 그들을 데리고 가기는 어려웠다.
“먹을 것이 없어서 뮤턴트의 시체를 먹는 건가?”
“먹을 수 있는 걸까요?”
“먹을 수 있으니까 먹은 거겠지.”
이미 마트나 식량 창고 같은 곳에서의 식량은 바닥이 났을 터였다.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뮤턴트와의 싸움뿐만 아니라 생존자들 간의 생존 경쟁도 벌여야 했을 터였다.
좀비 영화의 뻔하디뻔한 클리셰에서처럼 좀비보다 무서운 것은 같은 인간임을 생존자들은 처절하게 느껴야 했을 터였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어야만 생존을 할 수 있는 처절한 생존의 무대임을 확인한 한미 연합팀은 가슴이 무거워짐을 느껴야만 했다.
“제길. 더러운 기분이군.”
“저들과의 접촉은 하지 않더라도 뮤턴트들이 북쪽으로 몰려갔다는 것은 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고립된 생존자들이었으니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길이 없을 터였다.
힘겹게 마련한 아지트들이 있을 터였다.
그런 아지트를 포기하고 피난을 간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아주 큰 용기와 각오를 해야 하는 법이었다.
피난을 간다고 생존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정보가 없어서 계속 위험한 도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
접촉 없이 생존자들에게 도쿄에서 대피하라는 말을 전할 방법이 마땅찮았다.
“벽에 글자를 크게 적어 보는 건 어떨까요?”
“그거 나쁘지 않겠는데.”
“문제는 정말 모든 뮤턴트들이 북쪽으로 간 것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직 뮤턴트들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확신하기에는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결국 좀 더 정찰하기로 결정했다.
“롯폰기나 시부야 쪽으로 이동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너무 멀리 나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도쿄만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 걱정이 되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가기에도 마음에 걸렸다.
결국 롯폰기로 방향을 정하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뮤턴트들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사…… 살려 줘! 죽고 싶지 않아! 살려 줘!”
남자는 연신 살려 달라고 했지만 주변에서 도움을 줄 이는 없어 보였다.
그렇게 결국 뮤턴트들에게 사로잡혀 버린 남자였다.
당장에라도 남자의 연약한 피부가 갈기갈기 찢길 것이라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뮤턴트들은 남자를 죽이지 않고 어딘가로 끌고 가려는 듯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지만 한미 연합팀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서는 뮤턴트들을 포획하기 위해 강화 물약을 사용했다.
“단숨에 제압한다. 마취 준비 확실히 해.”
“걱정 마십시오. 코끼리도 한숨 푸욱 잘 겁니다.”
수많은 뮤턴트들을 실험해 가며 뮤턴트에게 통하는 마취 및 수면제를 만들었다.
아니 마취와 수면이 아니라 활동 중지를 시키는 약물이었다.
강화 물약으로 괴물이 된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은 너무나도 간단히 1형 뮤턴트들을 제압해 냈다.
그리고 살아남은 남자로부터 꽤나 충격적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