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08
제108화. 새로운 지존(3)
꽈드드득!
방패로 검을 비켜 막는다.
역시 그 데미지는 바로 발락에게 전달된다.
그럭저럭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던전의 보스로 있는 발락보다는 한 급 위로 생각이 되지만 그만큼이나 내가 강해지기도 하였고, 여러 아이템으로 무장을 하고 있었기에 생각보다는 크게 데미지가 들어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금강불괴가 큰 힘을 발휘한다.
내가 놈을 막고 있는 동안에는 사방에서 공격이 날아온다.
소환수들은 빽빽하게 공격을 쏟아 붓고 있었고 그건 헌터들도 마찬가지다.
일명 드림 팀으로 구성된 사람들은 한국 최고의 실력을 가졌다.
발락의 HP가 급격하게 깎여 나가는 것이 보였다.
여기에 더하여 신검 칼리버의 능력.
확률적으로 5%의 HP를 깎아내는 검이었지만, 생각보다 잘 터졌다.
그 때마다 발락의 HP가 푹푹 깎여 나가는 것이 눈에 보일 지경이다.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빠지지직!
드디어 발락이 마법을 사용한다.
뇌전이 흐르고 사방으로 거미줄이 뻗혀 나가듯 번개가 떨어졌다.
수도 없이 많은 실드들이 형성된다.
-과연 이것도 막을 수 있겠느냐?
발락의 팔이 꿈틀거리더니 오른팔이 기형적으로 커진다.
놈의 검이 직각으로 떨어진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속도.
후방에서 비명이 터졌다.
“지존! 피하셔야…….”
꽈직!
당연히 피할 수가 없으니 앱솔루트 베리어를 쳤다.
내가 지혜의 권좌를 선택한 이후로 마법 부분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모든 스킬들이 상향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 앱솔루트 베리어가 5초의 무적이었다면 지혜의 권속이 된 이후에는 좀 더 무리해서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10초로 늘어난 시간.
10초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지금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실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발락은 수십 번이나 칼질을 했다.
쾅! 쾅! 쾅!
-이럴 리가 없는데?
처음으로 발락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친다.
아무리 내리쳐도 실드가 깨지지 않으니 말도 안 된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도 발락에게 가해지는 공격은 그대로다.
“다 끝났냐?”
-겨우 인간 따위가 어떻게!?
서걱!
-끄아아악!
크리티컬이 터졌다.
한 번에 10%나 깎여 나가는 발락의 HP.
처음으로 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내가 말했잖아? 앞으로 더 재밌을 거라고.”
후방지역.
원거리 딜러들이 기를 쓰며 발락에게 데미지를 입히고 있는 중이었다.
한 차례 전방에서 발락의 옆구리를 타격하다 돌아온 천무살제는 전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을 바라보며 장탄식을 했다.
“허어. 혼자 전투를 해도 전혀 밀리지 않겠군.”
“우리는 들러리였어요. 몰랐어요?”
이하나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다소 오만한 발언일 수도 있었지만 천무살제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 대상이 지존이라면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지.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
천무살제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발락은 일반 던전에 있는 놈들보다 강한 것 같군. 저놈이 광폭화에 접어들면?”
“그래도 지존은 막을 수 있어요.”
“어떻게 장담하나?”
“지존이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이하나는 강한성이 앱솔루트 베리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사실을 알게 되겠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걸 밝힐 이유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천무살제도 강한성의 잠재적인 적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천무살제는 강한성의 움직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곧 있으면 천무살제와 강한성의 대련이 있을 것이다.
말이 대련이지 여기서 강한성이 패하면 지존의 자리를 빼앗기고 만다. 그러니 최대한 약점이 없는지 찾으려 하는 것이었다.
‘천무살제가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 같은데, 어림도 없는 일이지.’
이하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천무살제는 결코 소환사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콰르르르릉!
땅거죽이 뒤집히고 뇌전으로 인하여 대기가 터져 나가고 있었다.
소환수들도 하나씩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비록 빈틈없이 막아내고 있었지만, 필드의 발락은 7급에 달하는 보스다.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라는 뜻이었다.
몇몇 소환수들은 놈의 공격에 직격 당하여 역소환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들은 발락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발락의 HP가 30% 이하로 내려가자 놈은 1차 변신(?)을 했다.
온몸의 근육들이 부풀어 오르더니 어마어마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덩치에 맞지 않을 정도의 움직임.
‘그렇다면 나도 수가 있지.’
암살숙련의 스킬을 적극 사용한다.
[고속 이동 LV. 50을 시전 합니다.] [캐릭터의 육체가 300% 빠르게 움직입니다.] [고속 공격 LV.50을 시전 합니다.] [캐릭터의 공격속도가 300% 증가합니다.]내 몸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요한 스킬들은 모두 100을 달성하였다. 그리고 틈이 나는 대로 더 많은 스킬 포인트를 만들어 찍고 있는 중이었다.
금강불괴의 경우에는 스킬 포인트를 150개나 투자한 상태.
자금이 돌기 시작하자 현질을 하는 수준도 높아졌고 이 정도는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하여 찍었다.
암살숙련도 마찬가지다.
내 주력스킬은 아니었기에 50개씩 찍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효율을 발휘했다.
발락과 비슷한 속도.
놈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도대체 어떻게?
“네놈만 고속이동을 하는 건 아니거든.”
꽈직!
-끄아아악!
발락은 비명을 내질렀다.
이 정도면 놈도 내 상대가 아님을 알았을 것이다.
천지가 개벽하는 듯한 폭음이 울리길 30여 분.
발락이 광폭화에 들어갔다.
쿠구구구!
몸집이 더욱 비대해졌고 뿔이 크게 치솟았다.
키가 두 배 이상 커졌으며 뇌전은 산 전체를 집어 삼킬 것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모두 물러나세요!”
내 말을 들은 헌터들은 후방으로 멀찍이 물러났다.
괜히 한국의 헌터들이 죽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면 최대한 지양해야 할 일이었다.
“천사야!”
내 펫 중 하나인 강신의 전령을 불렀다.
내 의사를 알아들은 펫은 바로 고대 영웅 강림을 시작했다.
몸이 거대화되기 시작한다.
온몸에 갑주가 생겼으며 거대한 대검이 손에 쥐어진다.
그야말로 트렌스포메이션.
몸은 10미터까지 커졌고 신성한 힘이 몸에 깃들었다.
이것이 바로 고대 영웅 강림.
얼마나 데미지를 입든 상관없이 버틸 수 있게 하는 변신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전투.
콰르르르릉!
검이 한 번 부딪칠 때마다 크레이터가 파인다.
산허리가 날아갈 정도의 충격.
‘한번 해보자고.’
내 목표는 버티는 것.
놈의 HP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구 천사 길드 진영.
천사 길드에서는 한 명도 남김없이 을들의 반란 길드로 넘어왔다.
소환사를 믿어서라기보다는 성녀라고 불리는 세실리아의 판단을 믿어서다.
천사 길드는 을들의 반란으로 넘어 오기 전에 회동을 가졌었다.
그 당시에 세실리아는 이런 말을 남겼다.
[아주 높은 확률로 그는 세계적인 헌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니 가능하면 저와 함께 가셨으면 해요.]오랜 시간 헌터계에서 몸담아 왔던 세실리아의 말이었다.
그녀의 말에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을들의 반란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을들의 반란에 합류했다.
그 이후에 시작된 물질공세.
소환사는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수많은 스킬들과 아이템들을 풀었다.
그 가격은 시중의 반값.
가격을 보석이나 금으로 받는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보조 길드들과 연계를 하면 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레몽 길드가 을들의 반란 휘하에 들어왔고, 소환사가 그들의 지분 40%를 보유하게 됨에 따라 보석과 금을 구하는 일은 쉬워졌다.
그리고 길드원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모두 길드에 의탁하고 아이템과 스킬로 수령했다. 그것이 강해지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길드원 모두가 빠르게 강해지고 있는 지금.
소환사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차례대로 강자들을 꺾으며 검제까지 밟아 버리고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
소환사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변신…….”
“지존이 변신술도 사용했었습니까?”
“저도 처음 봐요.”
세실리아조차 혀를 내둘렀다.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헌터는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강한성은?
소환술과 검술, 마법, 신성 마법 등에 걸쳐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변신술까지 추가된 것이다.
광폭화 된 보스.
그 앞을 막아서는 거인.
쾅! 콰과과광!
서로 치고 박으며 괴랄한 힘을 보인다.
길드원들은 뒤로 물러나 있었으나 소환수들은 장렬하게 산화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발락에게 데미지를 조금이라도 주기 위하여 발악하는 것으로 보였다.
마침내 발락이 무너지고 있었다.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고대 영웅의 강신.
발락을 상대하면서 내 몸에 강림한 고대 영웅의 몸도 온전하지는 못했다.
갑옷이 찌그러지고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다.
그러나 마침내 발락은 무너지고 고대 영웅은 HP가 완전히 깎이지 않은 채로 돌아갔다.
[곧 다시 만나기를.]스아아아.
변신이 풀리자 내 몸도 정상적으로 작아졌다.
“길드장님!”
“괜찮으십니까!?”
몰려오는 길드원들.
사람들은 적잖게 놀란 모양이다.
발락과 정면대결을 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으니까.
그러나 그 충격은 내 본체가 받는 것이 아니었다. 고대 영웅이 실컷 두들겨 맞은 후에 돌아갔다.
다음에 강림을 할 때에는 모조리 회복되어 올 것이었으니 이만큼 사기적인 스킬이 없었다.
특히나 보스가 광폭화 된 이후에는 엄청난 효율을 발휘한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지존께서 수고하셨죠.”
“저희들은 한 일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에 떠오른 것은 경외감이다.
그들은 내가 이렇게까지 선방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다만 내게도 아쉬움은 있었다.
“힘들게 적들을 쓸어버리기는 했지만, 보상이라고 할 것이 없군요.”
“그건 좀 아쉬운 점이죠.”
주변을 둘러본다.
몬스터의 사체들이 잔뜩 널려 있었고 레몽 길드에서 바로 사체들을 수거해 가고 있었지만, 던전을 클리어 하였을 때처럼 보상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작은 이벤트라고 넘겨야 하는 걸까.
“다친 분은 없나요?”
“예! 지존께서 수고를 해주신 덕분에 전혀 다치지 않았습니다!”
“다행이군요.”
“허허허! 역시 지존입니다! 벌써부터 몸이 끓어오르는 군요! 언제 대결을 할 수 있을지요?”
나를 보며 호승심을 불태우는 인간은 천무살제가 유일했다.
이 인간은 끊임없이 나와 겨루고 싶어 한다.
푸시는 계속될 것이기에 한 번 밟아 줄 필요는 있었다.
다시는 대결을 하자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끔 말이다.
“저도 쉬어야 하니 3일 후에 대련하도록 하죠.”
“오오! 좋습니다!”“다만 각오는 하셔야 할 겁니다.”
“허허허허! 각오는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껄껄 웃는 천무살제.
과연 3일 후에도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