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10
제110화. 신성한 권역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평화로운 날을 맞이하였다.
천무살제와 대련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말 그대로 그건 대련이었고 패할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지존에 오른 이후로 최소한 한국에서만큼은 내게 이빨을 드러내는 사람도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던전이나 하나 발굴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와 편안하게 쉬려 계획했다.
가장 먼저 선물을 확인한다.
일일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일일 선물은 레벨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
강화석 x100, 상급 경험신단 x60, 코인 x500, 펫 경험신단 x50. 탈것 경험신단 x50, 은빛 상자 x1
레벨 60을 넘기면서 일일 선물은 더욱 풍족해졌다.
은빛 상자에서 나오는 아이템은 이제 기대가 될 정도.
꽝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그런 시스템.
[은빛 상자를 개봉합니다.] [상당한 운이 솟구칩니다!] [메모라이즈 스킬을 획득했습니다!]“오호. 꽤 괜찮은데.”
코인을 주기도 하고, 아이템을 주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스킬이 나오기도 했다.
메모라이즈 스킬북.
미리 마법을 캐스팅해 두었다가 즉시 발사하게 하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딱히 필요가 없어 코인으로 구매하지는 않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왔기에 바로 배우기로 한다.
[메모라이즈 스킬을 습득했습니다.]스킬 칸에 바로 메모라이즈가 생겼다.
목욕탕에 물을 채우고 뜨끈하게 몸을 지지면서 지옥마경을 비롯한 여러 가지 콘텐츠를 확인했다.
지옥마경은 이제 6시간이나 돌아갔고 가끔은 유니크 아이템을 물어다 주기로 한다.
아직 신화 아이템이나 스킬이 나온 경우는 없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바로 지옥마경과 스테이지 던전에 아바타를 넣는다.
그리고 거대 마수의 섬에서 나온 아이템들을 살폈다.
[아바타가 탈것 유니크 스킬을 습득했습니다.]“유니크 스킬은 꽤 오랜만인데.”
마나집약이라는 스킬로, 탈것의 마나를 급속도로 회복시키는 스킬이다.
이 정도면 꽤 선방을 한 셈.
하지만 역시 슬슬 한계가 오고 있었다.
크게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신화 급 스킬이나 아이템을 습득해야 하는데 가격이 워낙에 많이 나가서 한참을 모아야만 한다.
“간만에 남한산성에 가야 하나.”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다.
던전 탐사는 오후에 예정이 되어 있었으니 시간이 비는 오전에는 남한산성 교도소로 가서 옛 검성을 만나 보아야 할 것 같다.
아직도 백승후에게는 뽑아낼 만한 정보들이 많았다.
“그 전에 신화 스킬도 하나 마련해 보고.”
오늘 오전에 임서희가 대량의 금과 보석들을 가지고 오기로 했다.
길드가 대형화 되고 길드원들이 늘어나면서 내게 들어오는 자금도 어마어마하게 증가하였다.
곧 있으면 하루에 조(兆) 단위의 돈이 돌 만큼이나 가파르게 수익이 상승하고 있었다.
던전에서 나오는 수익은 물론이고 길드원들이 카탈로그를 통하여 구입하는 아이템이나 스킬도 늘어나고 있다.
나는 상당한 수익을 보고 판매하고 있었으므로, 며칠 안에 하루 1조 원의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발전한다면 그 이상의 수익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어쨌든.
오늘 구입 예정인 스킬은 바로 신성한 권역.
세일 중에 있었고 무려 50만 코인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했다.
목욕을 마친 후에는 식사를 한다.
가볍게 한 5인분 정도?
아침나절부터 고기를 썰지만 전혀 속이 더부룩하지 않는다.
원래 나는 먹성이 좋았지만, 각성한 이후에는 더욱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게 되었다.
미래에는 식량난이 닥치므로 무인도 개발을 서둘러야겠다.
똑똑.
“들어와요.”
임서희가 레몽 길드의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궤짝들이 차례대로 놓인다.
그 안에는 보석들과 금들이 가득 차 있었다.
“죄송해요. 더 빨리 마련했어야 하는데.”
“괜찮습니다. 고생하고 계신다는 걸 아니까요.”
나는 그녀를 의자로 안내한다.
이렇게 고생을 하였는데 차 한 잔은 주는 것이 예의다.
가만히 차를 음미하던 그녀는 프랑스의 소식을 전해왔다.
“프랑스 지존이 길드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길드의 대형화요?”
“네. 요즘 멸망론이 은근하게 퍼지고 있잖아요? 이번에 프랑스의 탑이 터지기도 했고 파리에 소규모 웨이브가 일어나면서 서구권 국가들에서는 멸망론이 우세를 점하게 되었어요. 그 때문에 길드가 대형화 되고 있는 것이고.”
“레몽 길드에는 영향이 없겠죠?”
“저희 길드는 괜찮아요. 다만.”
“다만?”
“프랑스 지존 마리아가 길드장님의 이름을 팔고 있어서.”
“제 이름을?”
“듣지 못하셨나 보네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떠도는 소문들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그냥 쉬는 편이 나았다.
다른 사람들은 여기저기 떠도는 소문에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다.
임서희는 희미하게 웃었다.
“어제 발락을 상대하시는 모습이 전 세계로 방영되었거든요.”
“그랬군요.”
“원래 검제의 세계 랭킹은 20위권에 있었는데, 이번에 많은 사람들이 소환사님을 10위권에 올렸어요.”
“그 정도는 아닐 텐데요.”
“그냥 소문이 그렇다는 거죠.”
세계 10위권의 헌터.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직 나는 그런 정상급의 실력은 갖추지 못하였다.
아마 정말로 세계 10위권의 헌터와 대결을 벌이면 순식간에 박살날 것이다.
나는 소문에 대한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초지일관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때문에 세계 랭커들의 심기가 자극된 모양이고.”
“한국으로 날아올 놈들도 있다는 것이겠군요.”
“맞아요.”
어차피 지금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었다.
만약 세계 랭커 중 하나가 날아온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여유는 둘 것이었으니 그 안에 강해지거나 파훼법을 찾으면 된다.
그녀가 돌아가고 나자 나는 더욱 빠르게 강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누가 덤비든 침몰시킬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얻어야 한다.
어제 보아 두었던 스킬을 구매한다.
파격할인 적용 중.
1인 1회 구매 한정.
[신성한 권역(신화)]가격: 100만 코인->50만 코인
“가격 참.”
100만 코인이 뭔가 대체.
파격할인이 들어가 50만 코인이라니.
할인을 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구매를 할 생각조차 못하였을 만큼이나 괴랄한 가격이다.
어쨌든 비싼 만큼 대단한 스킬이긴 했다.
신성한 권역(신화)
소모 신성력 500
사방 3km 범위에 신성한 권역 설치.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몬스터 약화 1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언데드 약화 5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력 3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 공격력 30%
“미친 효율이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시 보아도 사기적인 효과가 아닐 수 없었다.
신성력에 특화된 스킬이었고 직접적으로 내게 이익이 되는 부분은 신성력 증가와 신성 공격력 증가.
하지만 그 위의 스킬을 보게 되면 왜 사기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다.
무려 언데드 약화가 50%다.
아무리 강력한 언데드라도 신성한 권역 안에 있으면 모든 능력치가 반으로 급감하는 것이다.
언데드에 한해서는 아주 쥐약 같은 효과라고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나는 오후에 있을 신규 던전에서 신화 아이템을 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언데드 특화 던전.
일명 리치 킹의 대지였으며, 강력한 언데드들이 튀어 나오는 7급 S랭크 던전이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레벨 70은 찍었어야 했는데, 신성한 권역이 선포되면 언데드의 힘이 반으로 깎인다.
또한 사제들의 신성공격은 놈들에게 치명적일 것이므로 어렵지 않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었다.
신성한 권역 스킬이 아니었다면 공략할 생각조차 못했을 던전이다.
지금까지 모았던 코인을 몽땅 쓸어 넣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럼 남한산성으로 가볼까?”
남한산성 육군 교도소.
세계의 멸망이 1년밖에 남지 않았기에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미래의 검성 백승후라면 상당한 정보를 쥐고 있을 것이 확실하다.
그 정보를 최대한 많이 털어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검성을 풀어 주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정부에서는 내 청을 들어 줄 확률이 매우 높았다.
지금은 무리겠지만.
내가 간다고 연락을 넣어 놓기는 하였는데, 교도소 입구에서부터 교도소장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이고, 지존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면회를 왔죠. 그런데 소장님께서 어떻게?”
“하하하! 지존께서 오시는데 당연한 일입니다. 이미 육군 사령부에서도 연락이 왔었고 말입니다.”
“육사에서요?”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라고…….”
“이것 참.”
지존이 되니 정말 귀족이 되었음을 실감했다.
멸망론이 우세를 점할수록 정부는 저자세가 되었다.
아직 국내에는 그런 멸망론이 본격화 되지는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이러다가 정말로 인류가 전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심각할 정도로 돌고 있었다.
이래저래 타격을 받고 있는 국가들은 멸망론을 맹신할 지경에 이르렀다.
해당 국가들은 헌터 권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한국에는 아직 그 여파가 미치지 않았지만, 도시 하나라도 박살나는 날에는 멸망론이 정권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된다면 내 역할은 막중해진다.
‘정부에서 먼저 수를 쓰는 것 같지만.’
이렇게 대우를 해준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다.
육군 교도소는 그 특성상 간수들도 군인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나와 마주칠 때마다 경례를 했다.
“충! 성!”
나 역시 마주 경례를 한다.
뭔 군인들까지 경례를 하나 싶었는데 정부에서는 랭커들에게 명예 군인 계급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이라나 뭐라나?
만약 그 안건이 통과된다면 나는 높은 확률로 장성 급 계급을 갖게 될 것이다.
1년 후에 멸망하는 군에서 계급을 받아봤자 어디 쓰겠냐마는. 멸망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면회실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고 매우 영양상태가 좋아 보이는 백승후가 다가왔다.
“여!”
손을 흔들어 보이는 백승후.
도저히 감방에서 생활하는 수감자 같지가 않았다.
죄수복을 입고 있기는 했지만, 시계부터 시작해서 운동화에 이르기까지.
죄다 명품을 걸치고 있었다.
“팔자 좋아 보이는데.”
“그거야 네 덕분이지. 교도소 생활도 나쁘지 않아.”
“필요한 건 없나?”
“필요한 거야 널렸지. 아무리 환경이 좋아져도 심심하긴 하거든.”
나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람이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본능이라고 하지만 백승후는 아예 노골적이다.
“그래. 원하는 것이 있나?”
“컴퓨터가 있었으면 하는데. 게임이 가득 담겨 있는 걸로. 태블릿도 필요해. 드라마나 영화를 봐야 하니까.”“아주 놀겠다는 심보 같은데.”
“너도 교도소에 있어 봐. 시간이 얼마나 안 가는데.”
어깨를 으쓱이는 백승후.
물론 교도소라는 특성상 인터넷까지는 무리겠지만 컴퓨터를 구해다 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교도소장과 협상을 해 봐야겠지만 정부에서 개입을 하고 있는 이상 내 부탁 정도야 어렵지 않게 들어 줄 것이고.
하지만 그건 그거고, 백승후에게는 최대한 값을 받아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정부까지 설득해야 하는 문제인데 너는 내게 어떤 정보를 줄 수 있지?”
“유물 급 아이템이라면 좀 구미가 당기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