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12
제112화. 리치 킹의 대지(1)
눈앞에 나타난 검은 포탈.
이곳에 발을 들이려던 헌터들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리치 킹의 대지에 입장합니다.] [추천 레벨: 70] [공략 실패 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입장하시겠습니까?] [Y/N] [경고!] [캐릭터의 레벨이 낮습니다!] [경고!] [다시 한 번 고려를 권장…….]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메시지.
누구도 레벨 70을 찍지 못하였기에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길드원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된다.
“길드장님. 이건 아무래도…….”
“어렵겠다고요?”
“이런 식으로 살벌하게 메시지가 울리는 건 처음이라…….”
신입 길드원들 사이로 웅성거림이 번졌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경고가 뜰 거라는 사실 정도야 다들 알고 계셨을 겁니다. 여기까지 와서 두려워 할 필요는 없지요. 아직 늦지 않았으니 두려우신 분들은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나는 팔짱을 낀 채로 기다렸다.
겁먹은 개 따위는 필요 없다.
그런 놈들은 동료들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럴 바에는 그냥 여기서 걸러 버리는 것이 나았다.
불이익은…… 있다.
여기서 자리를 뜨는 사람은 우리 길드에 있을 자격이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사냥들이 이어질 텐데 오히려 지금 걸러 주면 좋았다.
다만 여기서 포기할 사람이 있을까?
“까짓것. 죽기야 하겠어? 길드장님도 생각이 있으시겠지.”
“당연하지. 여기까지 와서 포기를 해야겠냐?”
다들 결의를 다졌다.
“그럼 입장합시다.”
[리치 킹의 대지에 입장하였습니다.] [경험치 보너스 +30%] [드롭 보너스 +30%]“오호.”
레벨이 낮은 사람들이 대량으로 입장한 효과일까.
경험치와 드롭 보너스가 붙었다.
드롭 보너스는 던전 클리어 보상에도 관련이 있었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오픈베타 보너스와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다.
‘거의 80% 확률로 신화 아이템이다.’
이만하면 되었다.
비록 유물 아이템이라는 것이 머릿속에 떠다니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찌 할 수가 없었다.
지금보다 더 발전하면 유물을 노리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리치 킹의 대지에 입장하자 끝없이 펼쳐진 무덤들이 보인다.
맵 전체가 하나의 묘역이다.
스산하게 깔린 검은 안개, 그리고 음산한 기운까지.
누구라도 이곳에 들어오면 몸서리를 치게 된다.
아직 안전구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굳어가는 사람들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던전 레벨과 너무 차이가 나면 그 기세에 압도되어 버린다. 나 역시도 그런 기운데 저항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들 몸 좀 풀고 계세요. 소환을 해야겠습니다.”
“예, 길드장님.”
사람들은 전의를 다지고 있었다.
나는 바로 소환을 시도했다.
전투가 벌어지면 돌이킬 수 없기에 최대한 조율에 들어간다.
마음에 드는 놈들이 뽑힐 때까지.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습니다.] [5급 천사 x20이 소환됐습니다.] [천계 기사 x30이 소환됐습니다.] [천계 용기사 x20이 소환됐습니다.] [영웅 타이탄 x30이 소환됐습니다.]“오오!”
술렁거리는 장내.
한눈에 보아도 내가 소환한 소환수들의 능력은 뛰어났다. 게다가 여기저기 흘러넘치는 신성력까지.
각종 병과들이 나타났으며 타이탄을 제외하고서는 천계에서 온 소환수들이었다. 모두 신성력을 다룬다는 뜻이었다.
“잠깐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세요.”
“예?”
“버프를 설치해야 하니까.”
“버프를 ‘설치’하신다고요? 그건 고위 신성 마법…….”
세실리아가 말을 줄였다.
고위 신성 마법이라는 것은 마법으로 치면 유니크 이상의 스킬 마법이라는 뜻이었다. 스킬북이 없으면 익힐 수가 없는.
그러니 그녀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한 발 앞으로 나가자 디버프가 들어온다.
[리치 킹의 저주가 깃듭니다.] [공격속도가 15% 감소합니다.] [이동속도가 20% 감소합니다.] [모든 스탯이 15% 감소합니다.]……
지금까지와는 격이 다른 디버프들.
레벨 70대의 던전에 들어가게 되면 필수적으로 디버프들이 들어온다.
아마 신성의 권역이 없다면 이곳에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다.
쿵!
나는 검을 바닥에 꽂고 버프를 설치했다.
사방 3km 범위에 신성한 권역을 설치합니다.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몬스터 약화 1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언데드 약화 5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력 3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 공격력 30%
사방으로 신성력이 번져 나간다.
신성버프가 들어온 것을 사람들도 확인하였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하하하! 형님께서 계획이 있으실 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신성 마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정도 버프가 사방으로 퍼지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들 나오세요!”
퍼억!
무덤을 뚫고 강화된 언데드들이 튀어 나오고 있었다.
리치 킹의 권속들.
좀비류는 물론이고 해골류 언데드들도 진득하게 마기를 머금어 검은 빛을 내고 있었다.
신성한 권역이 아니었다면 상대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웠을 것이다. 지금의 전력으로는 사냥이 불가능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신성력을 걸어 준다면?
나를 비롯한 모든 사제들이 헌터들에게 신성 마법을 걸어 주었다.
신성력으로 50%나 약화된 능력. 여기에 추가로 몬스터 약화 10%까지. 총 60%나 놈들에게 디버프가 들어갔고 신성력이 부여된 무기를 들었다.
나는 여기에 버프 코인을 터뜨리고 레벨 100 수준의 무형의 파동을 켰다.
무형의 파동 LV. 100
적으로 규정된 대상의 HP 지속하락 10초당 10%.
적으로 규정된 대상의 움직임 둔화 20%.
적으로 규정된 대상의 스탯 -30%
아군으로 규정된 대상의 HP회복 10초당 10%
아군으로 규정된 대상의 속도 +20%
아군으로 규정된 대상의 스탯 +30%
“오오!”
디버프를 상쇄시키는 버프들.
헌터들은 앞으로 나아가며 적들을 베었다.
서걱!
깔끔하게 절단되는 언데드 몬스터들.
여기에 더하여 지휘관 급의 언데드들은 소환수들이 빠르게 처리해 나갔다.
사람들의 얼굴에서 화색이 돈다.
“할 만하다!”
“충분해!”
“그럼, 갑시다!”
길드원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생각보다 언데드 몬스터들이 강하지 않다는 것과 아군의 버프가 상상을 초월하였기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밀고 올라가는 것이다.
특히나 소환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언데드에게 다친다고 해도 천사들이 사방으로 신성력을 뿌리며 회복시켰다.
“죽어!”
놈들을 죽이면 경험치가 오른다.
경험치에 보너스도 있었고 곧잘 아이템도 떨어졌다.
대부분 일반에서 매직 등급이었지만, 레어 아이템도 가뭄에 콩 나듯이 떨어졌기에 사람들은 사냥에 미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유령기사 박수철의 활약은 눈부시다.
“아주 물 만났군.”
나도 질 수는 없다.
소환수들 덕분에 경험치가 빠르게 쌓이고 있었지만, 본체도 움직였다.
레벨도 레벨이지만 실전을 쌓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검은 포탈 앞.
구미시에 새로운 포탈이 열렸다는 사실은 순식간에 대한민국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이제 소환사의 움직임은 전 세계에서 주시할 정도.
천무살제는 구미에 도착하여 탄식을 터뜨렸다.
“한 발 늦었네!”
그는 자신의 이마를 탁 쳤다.
강한성이 구미로 움직였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내려왔지만, 간발의 차이로 을들의 반란이 모두 던전에 들어간 것이다.
사전에 강한성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아무리 랭킹 2위의 천무살제라고 해도 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레벨 70대의 던전이라면 빠른 속도로 레벨 업을 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길은 있었다.
던전 안으로 들어간 드론들이 안쪽의 상황을 촬영하여 외부로 송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대한 모니터로 던전 안의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던전 안은 도저히 언데드 구역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신성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한 구역이 완전히 신성력으로 덮여 있었으며 소환사 주변으로 강력한 버프들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버프를 받았기 때문일까.
헌터들은 거침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7급 S랭크 던전을 저렇게 쉽게?”
그리 생각하는 건 천무살제뿐만이 아니었다.
언론사에서도, 뒤늦게 지존을 쫓아온 여러 길드의 헌터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만약 우리 길드도 저기 낄 수 있었다면.”
여러 중소 길드들은 각자 어떤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따라 소환사를 쫓아온 길드들이 많았다.
대충 봐도 수백 명.
그들의 의도는 뻔했다.
“을들의 반란에 가입하기 위함인가.”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이미 태왕 길드와 플레임 길드에서는 합병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합병하면?”
“길드 자산을 내놓는 것이 조건이었죠.”
“아무리 그래도 길드의 자산을 포기하나.”
“소문이 돌고 있어요.”
사무장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일들의 반란에서 일부러 낸 소문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값에 스킬이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짓은 아니다.
700명이나 되는 길드원들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반값에?”
“도저히 구할 수가 없는 신기한 아이템들도 많다고 합니다.”
“…….”
천무살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빠르게 강해질 수 있다는 것.
헌터에게 그보다 중요한 일은 없었다.
“이거 흥미가 생기는데.”
1차 안전지대.
한 시간 만에 안전지대까지 주파하였다.
길드원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었다.
잘못하면 공략이 불가능하지 않을까도 생각을 했었지만, 의외로 손쉽게 적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미친 듯이 사냥을 하였고 언데드 몬스터들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버프가 이렇게나 들어갔는데 언데드가 힘을 쓰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 때문에 길드원들은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다들 더 사냥을 하려 하였지만, 내가 멈추었다.
사람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길드장님.”
상당히 피로해 보이는 임서희가 다가왔다.
그녀는 뒤늦게 사람들을 투입했다.
아무래도 7급 던전이라고 하니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 우리들을 바짝 쫓아오지는 않았다.
1차 안전지대 뒤편으로는 사체들이 널려 있었으니 레몽 길드에서 바로 사람을 보내 마석들을 추출하고 있었다.
“수고하십니다.”
“지금 던전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시나요?”
“글쎄요. 꽤 놀라기는 할 것 같습니다만.”
“중소 길드들이 병합을 요청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