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28
제128화. 2차 각성(1)
[1분 남았습니다. 준비하세요.] [퀘스트가 진행됩니다.]“꾸어어어!”
쿵! 쿵! 쿵!
크기가 3미터가 넘어가는 거인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지금껏 강력한 몬스터들을 수도 없이 상대를 해 보았으니까.
하지만 역시 문제는 내가 직접 개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오직 소환수만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놈이 오우거 킹 정도의 움직임과 힘을 가졌다면 내가 가진 소환수는 고작해야 레벨 30대의 강철기사일 뿐이다.
오직 소환수만 이용하여 놈을 죽인다는 것이 가능할까?
수련을 거치기 전이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다르다.
바로 세 소환수를 움직여 거인의 움직임을 피해낸다.
콰과광!
소환수들이 서 있던 자리가 움푹 파인다.
가만히 있었으면 그대로 찌그러져 사망했을 것이다.
셋이 동시에 거인을 포위하며 검을 찔러 넣는다.
꽈직!
쨍그랑!
“허! 이런 미친!”
검이 가죽을 뚫지 못하고 두 동강 난다.
그 즉시 잔뜩 화가 치밀어 오른 거인은 1번 소환수를 그대로 우그러뜨렸다.
쾅!
1번을 끝장내고 뛰어 올라 2번을 그대로 밟아버린다.
[1차 시도에 실패하였습니다.] [10분 후, 강제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셋 중 둘이 죽으니 끝이었다.
하긴, 가뜩이나 피지컬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났었는데 여기서 하나만 남는다면 상대할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시스템은 둘이 죽으면 바로 실패로 판정을 하는 모양이었다.
분명히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수고라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에는 소환수 셋을 수동으로 움직이는 것도 버거웠다. 하지만 이제 셋 정도는 마치 내가 직접 들어가 있는 것처럼 미세하게 컨트롤이 가능했다.
이번 퀘스트는 컨트롤 능력시험이 아니었나?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놈을 죽일 수 있을지 생각한다.
2차 시도까지 3분 정도가 남았을 무렵.
[TIP: 지형을 이용하세요.]“아아, 지형.”
곧바로 이해했다.
멍청하게 그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껏 내 능력과 소환수들의 피지컬만으로 던전들을 클리어 해 왔기에 지형을 이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 실책이다.
이 시험무대가 왜 이렇게 넓으며 지형의 변화가 극심한지 이제야 깨닫게 됐다.
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바위와 폭포, 절벽 등 다양한 지형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소환수 하나를 이용해 돌을 던지자 어그로가 끌린다.
단순히 바위 뒤에 숨는 것은 올바르게 지형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었다.
이곳은 절벽이 즐비하다.
그렇다면 절벽에서 떨어뜨리면 되는 것 아닌가?
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하나씩 차례대로 어그로를 끌면서 절벽으로 거인을 유도하였다.
절벽 위에서 사투가 펼쳐진다.
어떻게든 놈을 밀쳐내려 방패를 사용했으나 사정없이 찢겨 나갔고 강철기사들의 몸이 걸레짝이 된다.
그리고 마침내.
꽈지직!
거인은 마치 내 의도를 알기라도 하는 듯이 절벽 위에서 버텼고, 강철기사들을 찢어버리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2차 시도에 실패하였습니다.] [10분 후, 강제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하.”
결국에는 실패다.
지형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굉장히 좋은 팁이었으나 거인의 AI도 꽤나 뛰어났다.
자신도 절벽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 같았다.
두 번의 기회를 날렸으나 아직까지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TIP: 적을 관찰하여 급소를 알아내세요.]“급소.”
나는 이마를 탁 쳤다.
왜 지금까지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단순히 거인의 눈동자를 찔러야 한다고는 생각했지만, 관찰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부위가 급소인 경우가 있었다.
눈앞의 거인은 강력한 힘과 큰 덩치, 그리고 꽤나 민첩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만큼이나 관절이 약해 보인다.
특히나 관절이 접히는 부위.
갑옷을 갖춰 입지 않은 이상 관절의 접히는 부위가 약점인 것은 당연하다.
3번째 시도.
이번에는 지형을 적절하게 이용하면서 연환계로 돌아가며 놈의 관절부위를 타격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숨에 눈동자와 연결되어 있는 뇌를 휘젓지 못한다면 조금씩 타격을 입혀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 방에 즉사를 당하는 경우는 조심을 해야 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후우웅!
거인이 몽둥이를 휘두른다.
그나마 덩치 때문에 민첩에 제한이 걸려 최대한 집중을 하면 어떤 식으로 몽둥이를 휘두를지 보였다.
슬쩍 방패로 비켜 막은 후에 팔오금을 찔렀다.
서걱!
“꾸에에엑!”
“먹힌다!”
기쁨에 정신이 흐트러질 뻔했다.
정신없이 세 마리의 소환수를 조종한다.
놈은 잠시 오른팔을 사용하지 못하였지만, 곧 회복을 하고 다시 몽둥이를 휘둘렀다.
서걱!
“꾸엑!”
다시 한 번 비명.
점점 약해지는 것이 보였다.
관절을 하나씩 마비시키려 하였으나 그 전에 놈의 팔이 회복되는 것이 빨랐다.
설마 이렇게 회복을 할 줄은 몰랐기에 당혹감에 휩싸였고 그 사이에 소환수 둘이 죽어 나갔다.
[3차 시도에 실패하였습니다.] [10분 후, 강제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이런!”
지금은 운이 나빴다.
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아무런 타격을 줄 수 없었던 1, 2차와는 다르게 3차에서는 약간의 타격이라도 줄 수 있었으니까.
이건 시간싸움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적이라고 해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 천천히 공략을 해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최대한 집중한다.
“4차를 시작해 볼까?”
***
쾅! 콰과과광!
“하!”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거의 몇 시간 동안 공략했는데 매번 잠깐의 실수로 모든 것을 망쳤다.
[8차 시도에 실패하였습니다.] [10분 후, 강제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무려 8차.
총 8회에 이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치명타를 입히지 못하였다.
급소를 노려 공격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지만 집중력이 약간이라도 흐려지면 급속도로 회복을 하였고 바로 소환수들이 죽었다.
그게 벌써 8회에 이른다.
물론 지형도 이용하였고 유기적으로 공격을 이어나갔다.
2차 각성퀘스트가 원래 이렇게 어려웠던가?
아니다.
전생을 돌이켜 보면 2차 각성퀘스트는 정형화되어 있다시피 했다.
레벨 70에 시작하는 것은 기본이며, 각종 공략들이 이미 나와 있었기에 그것을 토대로 손쉽게 클리어를 했던 것이다.
물론 손쉽게 클리어 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실패한 사람들에 비해서지, 난이도가 높은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게다가 직업 등급이 높을수록 공략은 어려워지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나름대로 선방을 한 것.
어째서 신화 등급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랭커에 오르는 것이 어려운지 알게 됐다.
각성퀘스트 자체가 극악이라 그걸 뚫고 올라가는 사람이 매우 드물었던 탓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데 시스템이 다시 한 번 팁을 주었다.
[TIP: 카운터를 치세요.]“카운터!”
또 한 번 머리를 탁 짚었다.
지금껏 카운터를 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은 워낙 놈의 공격이 무식했기 때문이다.
카운터를 치다가 검이라도 부러지면?
실패하여 새롭게 시도를 하지 않는 이상은 무기가 복원되지 않는데 그리 되면 공격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무기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카운터를 치도록 노력해 보기로 했다.
시작된 9차.
지금까지와 다른 점은 없었지만, 내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거인의 힘을 분석해 나가고 있었다.
거인의 동작은 단순했지만 온몸이 무기나 다름없다.
그 말은 온몸이 카운터를 칠 수 있는 약점이 된다는 뜻이었다.
후우웅!
어마어마한 힘으로 찍어 내려오는 몽둥이.
슬쩍 피한 후에 그대로 놈의 힘을 이용하여 팔꿈치를 찔렀다.
푸욱!
“꾸에에엑!”
거인의 팔이 덜렁거렸다.
“성공이다!”
다만 그 힘에 검은 부러져버렸다.
카운터에는 성공하였으나 셋 중 하나는 그저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오른팔도 카운터로 관절을 박살내 버렸다.
퍼어억!
“꾸어어어!”
비명에 찬 분노.
거인은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하여 소환수 하나를 날려버린 후 그대로 뛰어올라 압살시킨다.
이어 또 하나를 점프하여 밟아버렸고 그렇게 9회 차도 실패해버렸다.
“…….”
[9차 시도에 실패하였습니다.] [10분 후, 강제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뭐 이런 빌어먹을 일이 다 있단 말인가?
도대체 소환사로 이름을 날렸던 자들은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마지막 한 번.
이번에 실패하면 평생 동안 2차 직업퀘스트는 성공할 수 없었고 도태될 것이다.
지혜의 권속도 내게 관심을 거둘지 몰랐다.
신격에 이르는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그녀였는데 고작 2차 직업퀘스트에 실패한 사람을 권속으로 둘까?
권속관계의 파기는 신만이 가능하다.
멘탈이 나가기 직전.
[TIP: 소환수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소환수의 희생.
지금까지 그 생각은 하지 못했다.
셋 중 하나를 희생시킨다면 둘로는 결코 공략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스템은 분명히 소환수를 희생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마치 모든 소환사들이 10회 차에 성공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 문구.
하나 확실한 것은 9회에 이르는 실패 동안 대단히 발전을 하였다는 것이다. 소환수를 다루는 방법과 일체화를 시키는 것, 전략까지.
2차 각성퀘스트는 실행을 하는 자체만으로도 헌터를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물론 정상에 오르려면 반드시 돌파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내 자신과의 싸움이다.’
심호흡을 했다.
아직은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지 않던가.
오히려 10회나 기회를 준 것이 굉장히 관대하게 느껴지는 처사였다.
처음부터 기회는 한 번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시 시작된 10회 차.
초집중에 들어가 소환수가 느끼는 모든 것을 느꼈다.
시각, 청각, 촉각까지 느꼈으며 바람이 어디에서 부는지, 적의 마력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알 수 있게 됐다.
[육감이 열립니다.] [적의 공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떤 스킬이 생긴 것처럼 격이 변화하였으며 마력의 흐름에 따라 어느 정도는 공격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다.
마치 적의 행동이 느려진 것처럼 보인다.
“꾸어어어!”
공중으로 뛰어 오르려는 놈의 모습이 보인다.
빠르게 미리 보아 두었던 지형을 살핀다.
거대한 나무를 사이에 두고 산개하자, 거인은 나무 자체를 박살내려는 듯 쇄도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소환수 하나를 그대로 밀어 넣었다.
짓밟히더라도 놈의 턱 아래에 검을 들이댔고, 그대로 검이 부러지면서도 칼날이 턱 밑을 파고들었다.
꽈직!
강철기사는 찌그러져 생명을 잃었지만, 그건 거인도 마찬가지였다.
스아아아!
강렬하게 모여드는 빛 무리.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소환사의 오의. 소환의 방 입장.] [2차 각성퀘스트를 모두 클리어 하였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