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29
제129화. 2차 각성(2)
“드디어 깼나?”
눈을 뜨니 내 방이었다.
시계를 보니 정말 한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다.
안에서 보낸 30일의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어지는 2차 각성.
[소환사의 오의를 터득했습니다.] [소환수의 숫자가 50마리 증가합니다.] [소환수의 공격력이 10% 증가합니다.] [소환수의 방어력이 10% 증가합니다.] [소환수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스킬 레벨 한계가 +30 증가합니다.]“허어.”
엄청난 보상이다.
느낌상 소환수들과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되었고, 그들이 무엇을 보는지도 정확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 말은 곧 내가 인지할 수 있는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는 것을 뜻했다.
한마디로 영격이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소환수 증가.
50마리가 증가하였으니 이제 200마리에 이르는 군단을 이끌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좀 더 수련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200마리의 소환수들의 오감을 모두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전투는 더욱 다채로워질 것이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올라간 것은 덤 정도였지만 소환수의 등급이 상승했다는 것은 좀 컸다.
지금도 신화 급 소환수만 뽑아 다니는지라 사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등급이 더 상승한다면?
왜 소환사라는 직업이 사기라고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
2차 각성에서 이 정도였는데 레벨 100을 찍고 3차 각성을 하게 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다만 3차 각성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했다.
그 말은 2차 각성퀘스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는 뜻도 되었는데 과연 어떤 퀘스트가 진행될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때는 객관적인 평가가 될지 모르지.”
이번에는 절대평가에 가까웠다.
오직 소환술에 대한 부분만 테스트하였다면 3차 각성은 다른 부분도 종합적으로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 부분은 레베카에게 자문을 구해야 할 것 같았다.
2차 각성을 하고 나니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 하지만 보상이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분명히 각성 이후에는 스킬을 보상으로 지급한다.
눈앞에 황금색 상자들이 떠올랐다.
상자는 총 5개.
최소한 유니크 스킬을 보장하며 가끔은 신화 급 스킬이 뜨기도 한다.
사실 2차 각성퀘스트의 메인은 뽑기형 보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후우.”
굉장히 떨린다.
소환사 관련 스킬은 신들의 상점에도 잘 나오지 않았다. 나온다고 해도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신화 급 직업의 신화 스킬은 당연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이건 운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라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와!”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사실 이만하면 보상은 충분하다고 봤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도 스킬을 3개나 얻었고, 그중 하나는 유니크였다.
무려 속박을 할 수 있는 스킬.
이만하면 어떤 유니크 스킬이 떠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시 신화 스킬을 얻게 된 것이다.
도대체 확인을 하기가 겁날 지경이다.
대충 크리티컬 대미지나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신화 급 스킬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쓸모가 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바로 확인에 들어간다.
크리티컬 히트(패시브) LV.1
소환수의 크리티컬 확률이 1% 증가한다.
소환수의 크리티컬 대미지가 1% 증가한다.
“미쳤군.”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크리티컬이 자주 터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 터지면 적을 빈사상태로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대미지까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2차 각성을 마치고 나서 스킬 한계가 30이나 증가했다.
2차 각성에서 늘어난 부분의 스킬을 찍으려면 2차 스킬 포인트가 필요하다.
이 포인트의 가격은 기존의 10배.
하지만 지금은 돈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
가지고 있는 코인을 탈탈 털어 패시브에 투자했다.
크리티컬 히트(패시브) LV.180
소환수의 크리티컬 확률이 180% 증가한다.
소환수의 크리티컬 대미지가 180% 증가한다.
“장난이 아닌데.”
이 하나만으로도 소환수들의 공격력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하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잡캐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소환사의 능력을 한껏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날 아침, 길드 본부 식당.
나야 이곳이 집이었기에 일어나자마자 식당을 찾았지만, 길드원들은 일찍부터 출근을 하여 식사를 했다.
을들의 반란은 한국 지존의 길드다.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한 수준이었고 이제는 다시 집계를 해보아야 할 만큼이나 규모가 확장되었다.
돈이 남아돌았기에 아예 호텔 요리사들을 고용하였고 매 끼니가 호텔식으로 나왔다.
재료는 무조건 최고급이었고 사치에 가까울 정도로 밥을 잘 먹였다.
그 때문에 길드원들은 웬만하면 길드 식당에서 밥을 먹을 정도였다.
말이 식당이지 호텔 레스토랑 뺨친다.
내가 이렇게까지 돈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곧 있으면 사회는 그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한다.
완전히 기능이 마비되면 돈은 무용지물이 되기에 돈을 쓸 수 있을 때 팍팍 써야 한다는 것이 내 신조였다.
식사를 하면서 길드 간부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이중에는 특이하게도 임서희가 앉아 있었는데, 그녀 역시 우리 길드의 간부에 가깝기 때문이다.
내가 레몽의 지분 40%를 가지고 있었고 그녀가 우리 길드를 전담하였으니 거의 매일 얼굴을 마주친다.
“요즘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요?”
“마석이고 아이템이고 모조리 가격이 치솟고 있죠. 심지어 칼츠는 1.5배나 올랐어요.”
“허. 그 정도인가요?”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매입을 하고 있는 중인데……. 그 덕분에 길드의 수익은 50%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조금 불안하네요.”
나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이유는 회귀자들 때문이다.
그들도 나와 비슷한 마인드를 가졌다.
곧 있으면 사회가 기능을 잃을 것이었기에 돈이 제 기능을 할 때 최대한 사용하려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이렇게 되면 더 좋았다.
회귀자들에게 있어 금이나 보석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 쓰레기일 따름이다. 내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들에게는 필요가 없는 물건들.
곧 있으면 금은 돌덩이가 된다.
보석은 말할 것도 없었다.
“물가 자체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 바닥 물가만 오르는 것이니 상관없습니다. 더욱 보석과 금 매입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세요.”
“이미 금값이 5% 정도 상승했습니다. 보석도 마찬가지죠.”
“인플레가 와서 50%나 이 바닥 물건들이 올랐다면서요? 그럼 상관없는 일이죠. 아마 인플레는 더욱 심해질 겁니다. 그러니 끝없이 금과 보석을 매입하세요.”
“음……. 알겠습니다.”
이미 나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감히 한국에서 누가 건드릴까?
곧 아시아 내에서도 나를 건드릴 수 있는 국가가 사라질 것이다. 그리 된다면 아시아의 금과 보석을 매입하면 된다.
세계 랭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전 세계에서 건들 수 없을 것이었으므로 금이나 보석이 얼마나 오르던 상관없이 빨아들이면 된다.
대가는 아이템이나 마석, 칼츠 등으로 지급할 것이었으니 함부로 조사도 들어오지 못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라면 말이다.
“아, 그건 그렇고. 형님!”
박수철이 전투적인 식사를 마치고 나를 불렀다.
“왜?”
“오늘 뉴스 보셨어요?”
“뉴스? 자느라 바빴지. 새벽까지는 2차 각성에 매달렸고.”
“허! 설마 2차 각성을 하셨습니까?”
“했지.”
“와아!”
밥을 먹던 사람들이 수저를 내려놓고 박수를 쳤다.
신화 급 직업을 가진 사람이 2차 각성퀘스트를 통과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이렇게 하루 만에 통과할 것이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역시 형님이십니다! 저는 며칠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쯧. 겨우 2차 각성으로 호들갑이냐. 3차 각성이 문제지.”
“그건 까마득한 이야기고요.”
잠시 장내가 소란스러워진다.
“그건 그렇고. 하던 이야기부터 해봐.”
“아, 네. 일본 그년 말이에요.”
“에리카?”
“네. 지금 73층에서 털리고 있다던데요?”
“언제는 80층까진 그냥 돌파할 것처럼 이야기를 하더니.”
“끽해야 75층이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싸가지 없는 년은 벌을 받아야 하는데.”
“그냥 저는 죽었으면 좋겠던데요.”
“죽으면 좀 곤란하고, 이번 기회에 정신 좀 차려야지.”
아무리 미워도 일본의 지존 헌터가 바로 토가 에리카였다.
두들겨 패는 건 몰라도 죽으면 조금 곤란했다.
앞으로는 헌터들의 몸값이 더 올라갈 것이고 강력한 헌터의 등장도 드물어진다.
멸망할 세계를 생각하면 적당히 맞고 정신을 차렸으면 했다.
***
일본 도쿄 멸망의 탑.
헌터계에서는 이번에 생겨나기 시작한 탑들을 ‘멸망의 탑’이라고 정의하였다.
80층에 이르는 이 탑은 10일 후 터지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그 안에 막지 못하면 어마어마한 재앙을 몰고 온다.
그 때문에 멸망의 탑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지금 일본의 모든 관심은 탑에 집중되어 있었다.
혹시나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 일본 정부는 대피령을 내렸으며 며칠에 걸쳐 대피가 이어졌다.
아직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괜찮았지만, 그 안에 탑을 클리어 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이건 일본 국민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
일국의 수도가 무너지면 도대체 어떻게 국가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인가. 단숨에 후진국 수준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칠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국가재난상황을 선포하였고 한국과도 접선을 시도하려 하였지만, 에리카 덕분에 늦어지고 있었다.
카메라는 탑 73층을 비추고 있는 중이었다.
아세가와 총리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슴 졸이며 TV를 보기는 처음.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
“각하. 에리카가 밀리고 있습니다.”
“빌어먹을. 분명히 클리어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건.”
각 부처의 장관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리카는 굳이 자신들이 클리어 하겠다고 말하며 아무런 대책도 발표하지 않았다.
일이 잘못되면 야마토 길드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가진 위상 때문에 손을 쓸 수 없었다.
“한국에 연락을 하면 도와주겠나?”
“도와주기는 해도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콰광!
화면 속 에리카가 사정없이 튕겨져 나간다.
아세가와 총리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애초에 저걸 지존이라고 믿은 내가 병신이지. 어서 한국에 연락해! 반드시 소환사를 초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