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52
제152화. 우리의 목표는(1)
프랑스로 날아가는 전용기 안.
직항으로 12시간은 걸리는 거리였기에 시간은 꽤 많았다.
그 시간 동안 피골이 상접해 있는 임서희에게 레몽 길드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나는 먼저 사과부터 했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아니에요. 지존께서도 바쁘셨으니까요.”
분명히 임서희는 30대 초반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5살 정도는 더 들어 보인다.
피부도 많이 푸석푸석해졌고 몸도 약간 마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원흉은 스트레스.
물론 이건 내 탓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프랑스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들이 원인이었다.
“정확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2주 정도 전에 프랑스로 이탈리아계 마피아 출신 보조 길드들이 들어왔어요. 제노베세와 그랑드라는 길드들이죠.”
“제노베세? 유명한 마피아 아닙니까?”
“그들 말에 따르면 전통 있는 마피아라고 하죠.”
“대체 왜 프랑스로 왔답니까?”
“최근 프랑스에서 몬스터들이 빠르게 급증하고 있고 돈 냄새를 맡은 놈들이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요?”
“저희 길드장님은 이권이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활동하라고 경고를 했는데 그들이 말을 듣지 않았죠.”
“이상하군요? 분명히 제가 배후에 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요.”
“이탈리아 지존이 뒷배니까요.”
“하!”
그제야 모든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세계 랭킹 6위에 랭크되어 있는 이탈리아 지존 안데라오가 문제였다.
질풍의 암살자라고 불리며 오래 전부터 세계 랭커로 활동을 해왔다.
전생에서도 안데라오는 유명했다.
무차별적으로 세력을 확장하였는데 그중에는 보조 길드도 포함되어 있었다.
돈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세계 랭커인 만큼이나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감이 있었다.
얼마 전까지 나는 세계 랭킹 10위였고, 그 전까지는 헌터 약소국의 지존일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된 것.
“이 새끼가 사람을 물로 봤는데.”
“이탈리아에서 발원한 보조 길드를 건드린다면 안데라오가 움직일 수 있어요.”
“어차피 깨야 하는 놈입니다.”
“안데라오는 차기 세계지존으로 거론이 될 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에요. 곧 있으면 미국 지존에게 결투를 청할 거라는 말도 있고요.”
“그 인간이 레베카에게요? 안 될 텐데.”
비 회귀자가 회귀자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보기에 안데라오는 회귀자가 아니다.
원래부터 강한 놈이었고 멸망의 때가 오면 앞장서서 설치다가 골로 가는 미래가 예정되어 있었다.
아마 놈이 레베카에게 도전을 하면 박살이 나고도 남을 것이다.
“필연적으로 그 자와 대결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러라지요.”
“괜찮겠어요? 시간이 별로 없어요. 프랑스에 도착하고 나면 이틀 안에 정리를 해야 하는데 과연 안데라오와 대결을 할 시간이 있을지는.”
“안 되면 영국 멸망의 탑을 공략하고 나서 하면 됩니다.”
“굉장히 빡빡한 일정이군요.”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앞으로는 뭐든 빠를 필요가 있었다.
몇 개월 안에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나를 비롯한 회귀자들은 그런 변화의 기류를 감지하고 있는 중이다.
예전처럼 넉넉하게 시간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내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사실, 프랑스 카타콤에 볼일이 없었다면 레몽 길드의 일도 처리가 늦어졌을 수 있다.
“지존의 뜻이 그러시다면야. 본부에 연락을 취해 놓겠습니다.”
“네. 나름대로 준비를 해 달라고 전해주십시오.”
***
레몽 길드 본부.
최근 레몽 길드는 입지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탈리아에서 발원한 제노베세와 그랑드가 설치고 있었으나 프랑스 지존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대표적인 헌터 약소국.
고작 프랑스 지존이 막아 줄 수가 없었기에 아주 편하게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레몽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지존인 강한성이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
오세춘은 강한성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만 해도 강한성은 한국 지존은커녕 아무것도 아니었다.
작은 길드를 창설하여 이제 헌터생활을 시작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발전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세계 랭킹 8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강한성과 이탈리아 지존이자 세계 랭킹 6위인 안데라오와 붙으면 누가 이길까.
오세춘은 소환사에 걸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레몽 길드는 을들의 반란 하부 길드다.
지금으로써는 그를 믿어보는 수밖에.
“길드장님. 지존께서 오신다고 합니다.”
“연락 받았다.”
“그런데 내용이 좀…….”
“내용에 문제가 있나.”
“전면전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전면전?”
“프랑스 내에서 두 길드를 완전히 밀어버리실 모양입니다.”
“허어. 역시 그랬나.”
강한성은 작정을 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정리를 해버리려 작정을 한 것이다.
그 말은 곧 안데라오와 정면충돌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비서실장은 표정을 굳힌다.
“이게 맞는 판단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별 도리 있나. 어차피 이대로 시간이 가면 우리는 고사를 하고 말 거야. 한국으로 자리를 옮겨야 할지도 모르지.”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데다 유럽에서 큰 사업들을 이루어내고 있는 레몽 길드가 한국으로 적을 옮기면 어떻게 될까.
레몽은 몰락이다.
어떻게 해서든 한국에서 자리를 잡기야 하겠지만 예전처럼 빠른 성장은 어렵다.
또한 주인이 사라진 유럽의 사업권들은 죄다 안데라오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건 두고 볼 수가 없는 일.
“지존을 영접할 준비를 하라.”
“예.”
프랑스 샤를 드골 국제공항.
나는 프랑스에 공식적으로 방문했다.
밀항을 하지 않는 이상 내 행적은 모두 기록이 되었고 반드시 귀화거부 서약을 써야만 나갈 수 있었다.
내가 출발할 당시에 한국도 떠들썩했기에 프랑스 정부가 모를 수는 없었다.
프랑스의 지존 마리아와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 동맹 비슷한 관계다.
예전에야 약소국끼리의 전쟁에서 승리를 한 것이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세계 랭킹 8위, 아시아 지존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왔으니 프랑스 내에서도 격하게 환영을 했다.
프랑스 정부는 물론이고 파이어 스틸 길드에서까지 마중을 나왔다.
물론 오세춘도 길드원들을 이끌고 공항에 나와 있었다.
촤륵! 촤르르륵!
쏟아지는 플래시.
프랑스 정부에서는 일부러 홍보를 하기 위해 나를 국제공항에 내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헌터 약소국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세계 랭커와 접점을 만들려 하였는데 프랑스 정부가 그걸 놓칠 이유가 없었다.
“프랑스 방문을 환영합니다!”
프랑스 헌터관리국장 마르소가 격하게 환영을 했다.
목에는 꽃목걸이까지 걸어주었고 최대한 나와 함께하는 사진을 최대한 많이 찍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마리아였다.
마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공식적인 별칭은 화염의 기사.
내게는 한 번 패했지만 좋은 관계를 다지기로 약속을 했었다.
마리아는 악수를 넘어 포옹을 했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나요?”
“저야 그저 버티는 수준이죠. 그나저나 축하드려요. 아시아 지존이 되신 거요.”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순을 밟은 것뿐이죠.”
“역시 꿈이 크시네요!”
마지막으로는 오세춘.
나름 헌터 출신으로 환갑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이었지만,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으면 이제 제 나이로 보일 지경이었다.
오세춘은 정중하게 허리를 굽혔다.
“간만에 뵙습니다.”
“몰골이 왜 그 모양입니까.”
“용 뺄 재주 있겠습니까. 시달리다 보니 그리 되었지요.”
그 주체가 생략되어 있었지만, 이탈리아계 놈들에게 당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갑시다.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시죠.”
“예, 지존.”
프랑스 M호텔로 향하는 차량 안.
M호텔은 레몽 길드에서 운영하는 사업체였고, 지금도 성황리에 운영을 하고 있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제노베세와 그랑드 길드의 영향으로 손님이 줄었다고.
“호텔에서도 행패를 부린다고요.”
“호텔 손님으로 와서 행패를 부리는데 정말 답이 없습니다.”
“경찰은 뭘 하고 있었답니까. 행패를 부렸다면 당국에서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경찰이요?”
오세춘은 헛웃음을 지었다.
경찰이라고 별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 역시 제노베세와 그랑드 길드의 눈치를 보기에 바쁘다고.
“개판이 따로 없군요. 다른 사업체들은요?”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호텔은 양호한 편이고 다른 사업체들은 아주 박살을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칼부림도 일어나고 본부로 쳐들어 올 기미도 보이고 있어 경비 병력도 강화를 한 상태이지요.
“…….”
말문이 막힐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이만하면 영업방해였으나 경찰은 손을 쓸 수 없다.
그렇다면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정부에서도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탈리아가 신경 쓰이는 것이다.
기본적인 국력 이외에 헌터계의 서열에서 국력이 결정되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지경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정말로 헌터 중심으로 사회가 형성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후. 그것 참.”
“죄송해요. 제가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마리아가 왜 미안해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겠죠.”
“제가 도우려 했는데 협박을 받았어요.”
“협박?”
“쉐도우 길드 사무장이 전화를 해서 레몽 길드를 도우면 죽을 줄 알라고…….”
그녀는 눈시울까지 붉혔다.
헌터계야말로 약육강식의 사회다.
아무리 마리아가 레몽 길드를 돕고 싶다고 해도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잘못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고 말기에 마리아도 별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내게 고개를 숙였다.
“준 동맹은 되는 관계인데 두고 보는 것이 참 마음이 아팠어요.”
“괜찮습니다. 제가 왔으니 해결할 수 있죠.”“해결이요? 그들을 치면 분명히 이탈리아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바라던 바입니다.”
“음…….”
마리아는 조금 불안한 표정이었다.
괜히 잘못하면 프랑스에 불똥이 튈 수도 있는 문제.
오세춘이 그녀의 걱정을 불식시킨다.
“저희 지존은 그 누구보다 늦게 헌터 생활을 시작하였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셨습니다. 지금만 해도 마찬가지이죠.”
“하긴. 아시아 지존께서 아무런 계획 없이 오지는 않으셨을 거고.”
“우리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어떤……?”
“이틀 안에 안데라오가 프랑스로 오게 만드는 것이지요.”
“……!”
“그놈이 프랑스 땅을 밟게 되면 아주 다리를 분질러버려야겠습니다.”